세계 7대 불가사의/이집트 피라미드

피라미드(75) : 스핑크스(4)

Que sais 2021. 3. 1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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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핑크스를 살리자>

199511월부터 아름다운 벽화로 유명한 네페르타리 왕비무덤이 이집트 정부와 미국의 게티 재단에 의해 복원되어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했다.

한편 네페르타리 왕비의 시아버지 즉 람세스 2세의 아버지인 세티 1의 무덤도 19세기에 발견되었을 무렵에는 네페르타리 왕비의 벽화와 같은 정도로 비교적 좋은 보존 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무지한 관광객들이 만지기도 하고 또 유적 안에서 내뿜는 수증기로 인해 심하게 손상되어 원래의 모습을 연상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 복원 작업을 포기하였다고 알려진다.

유명한 투탕카문 파라오 무덤의 경우도 총 면적이 90제곱미터에 지나지 않는데도 하루 방문객이 최소한 3,000명쯤 되어 이들이 하루에 내뿜는 수증기가 25리터의 물의 양과 같아 벽화와 상형문자에 결로 현상을 일으켰고, 벽을 썩게 하여 군데군데 버섯 모양의 반점이 커지고 있다. 산성의 결정체가 벽과 도료에 부착하여 벽에 손을 대면 묻어 나올 정도로 그림들을 박리시키고 있다. 이에 놀란 이집트 당국은 투탕카문 파라오의 무덤을 폐쇄하고 일반 관람객들의 출입을 금지하였다.

이 세 가지 예는 고대 이집트 문화재 보존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또 세계 고대 유적의 절반 가량이 있는 나일 계곡이 20세기의 질병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도 커다란 문제다.

이집트는 한때 고대 문화가 가장 잘 보존된 지역 중 하나였다. 건조한 기후는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박물관 역할을 했으며 중동 지역에서 비교적 전쟁 피해를 겪지 않은 나라였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1960년에 건설된 아스완 댐으로부터 시작된다. 아스완 댐 건설로 수백 제곱마일의 지하수를 끌어올림으로써 광대한 지역에 농업 용수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지만 대신 엄청나게 습도가 증가되었다. 이 때문에 일년 내내 강수량이 거의 없던 룩소르 지역에 두 달간 계속 비가 오는 등 기후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기자 피라미드 주변에 산성 안개가 끼는 바람에 쿠프와 케프렌의 피라미드가 이미 파괴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도 있다. 특히 불충분한 하수 시설 때문에 땅 위를 흘러다니는 하수가 스핑크스에까지 들어갔을 것으로 짐작되며, 유물들이 차량에 의한 진동으로 흔들리고 공기 오염 때문에 침식당하고 있다는 조사가 있다.

 

아스완 댐

아스완 댐의 영향으로 지하 수위가 상승하여 지표 가까이에 잠자고 있던 소금이 결정되어 유적을 침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나일강의 염분은 리터당 0.2그램인데 아스완 댐 저수지의 염분1.2그램이 넘는다.

무덤들은 비록 어려움은 있으나 소규모이므로 나름대로 용이하게 보존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 그러나 피라미드나 스핑크스와 같은 대형 구조물의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

우선 쿠프의 대피라미드는 관광객에 의한 오염 문제가 시급히 제기되고 있다. 하루 6,000명의 관광객에 의해 한 시간당 150그램의 물과 많은 양의 칼로리가 침투해 벽 표면에 소금 성분이 응축되고 있다.

그리고 관광객이 내뿜는 수증기뿐만 아니라 외피 부분의 돌들이 방수 역할을 하지 못하여 수분이 피라미드 안으로 직접 들어가고 있다. 석회 물질은 물에 의해 변질되고 용해된다. 쿠프 피라미드의 경우 물의 접촉과 함께 강한 압력도 발산한다. 피라미드가 마치 살아 있는 것과 같으므로 급속도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피라미드 윗부분에 있는 파라오의 현실 상부의 밀도1.85로 아주 적다. 이 밀도는 석회의 밀도 2.4보다 현저하게 적은 것으로 피라미드 상부에 빈 공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스핑크스에 대한 보존 문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스핑크스 붕괴의 위험은 두 부분으로 갈라진다.

그 하나는 동체(胴體)가 침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핑크스의 동체는 원래 현장의 산을 깎은 것인데 거기의 모암(母岩)이 깎여 나가고 있다. 모암을 지탱해주던 로마 시대에 붙여진 석회석 타일이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그 틈새로 수분을 포함한 공기가 들어가 붕괴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말에는 스핑크스 동체 중에서 어깨 부분이 떨어져 내려 세계를 경악시킨 적도 있다.

 

대영박물관 소장 스핑크스 턱부분

또 하나는 목에 구멍이 난 부분이 스핑크스 붕괴 가능성을 크게 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머리 부분은 500톤이나 되기 때문에 그 무게를 지탱할 수 있도록 턱수염이 나 있었는데 그것이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다. 그 구멍으로 수분을 많이 함유한 새벽 공기가 들어가고 낮의 건조한 대기에 의해 수분이 증발하는 현상이 반복되어 작은 구멍이 점차 커져 머리 부분이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 전문가들은 스핑크스의 목 부분을 보강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현재 대영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어 쉬운 일이 아니다.

스핑크스를 살리는 방법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대영 박물관에 있는 수염 부분을 반환받아 원상대로 복원하는 것이다. 대영 박물관의 창고 속에서 잠자고 있는 턱수염을 원 위치에 붙이자는 이 안은 매우 주목을 받았으나, 많은 해외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다른 문화재에 대해서도 반환 운동이 거세질 것을 우려하여 거부하고 있다.

두번째 안은 목에 생긴 작은 구멍화학 용제를 주입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일부 학자들이 반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일단 용제를 주입하고 나면 두 번 다시 손을 댈 수 없다는 데 있다.

세 번 째는 더 좋은 방법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자는 안이다.

몇몇 학자원들은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급격한 퇴화의 주범은 나일강 상부에 건립한 아스완 댐뿐만 아니라 자동차 공해와 열악한 인근의 주거 환경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현재 카이로에는 거의 1,500만 명이나 되는 주민들이 살고 있다. 특히 관광객들은 기자 지역에 되도록 가깝게 자동차를 주차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이들이 내뿜는 배기 가스 등으로 주변 대기가 매우 혼탁해졌다. 또한 피라미드 주변의 거주자들이 마구잡이로 지하수를 개발하기 때문에 지반이 침하하고 오수가 지표면으로 스며들어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유적까지 침투하고 있기도 하다.

이 지역에서 자동차를 추방하여 그 진동에 의한 자극을 완화시키거나 관광객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등의 대책도 나왔다. 대신 관광객들을 전동차로 운송하는 것이다. 일본은 스핑크스 전체를 투명 재료로 씌워 공해를 차단하자고 제안하였다. 아스완 댐의 물을 우회하여 고대처럼 정기적으로 나일강 유역에 홍수가 일어나도록 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문화재 보존의 문제는 문화재를 갖고 있는 해당 국가의 제반 여건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유적 보존 운동이 활발하게 일고 있지만 아직도 가난이 가장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빈곤한 국가에 무조건 유적 보존을 최우선 정책으로 요구할 수도 없는 일이다.

 

나폴레옹과 스핑크스

물론 재원의 부족을 이유로 전 세계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이집트 당국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이집트를 방문하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세계적인 문화 유산을 보기 위한 것임에도 그 관광객으로부터 나오는 자금을 이집트 정부가 군비 확장 등에 쓰고 있는 것을 비난하는 것이다. 비록 피라미드, 스핑크스, 투탕카멘 등 세계의 유산이 이집트에 위치하고는 있지만 그것은 인류의 자산이므로 그에 의하여 벌어들인 수입금은 인류를 위하여 쓰여야 한다는 것이다.

중동 평화가 문화재 보존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 지적도 틀리지 않다. 어쨌든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화두로 생각된다.

한편 스핑크스의 코가 떨어졌는데 이것은 나폴레옹의 군대가 사격훈련을 위해 총을 쏘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있다. 그러나 근래 이 이야기는 조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나폴레옹은 이집트의 피라미드 전투에서 부하들에게 수 천 년의 역사가 그대들을 보고 있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이집트 문명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나폴레옹이 부하들에게 스핑크스를 훼손하는 일을 허락했다고 볼 수 없는 일이다.

역사가 마크리지는 스핑크스를 훼손한 범인은 수피교도를 들었다. 이들은 9세기에 이집트에 들어왔는데 스핑크스를 우상이라고 여기고 파괴했다는 것이다. 당시에 스핑크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의 아버지로 불렸고 스핑크스에 접근하는 것조차 두려워했다. 그러므로 수피교도들은 부하들의 이런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해 스핑크스는 돌이지 신이 아니다.라는 말주문을 걸고 얼굴을 훼손했다고 한다. 이 때에 턱수염도 함께 떨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참고문헌 :

스핑크스 지하에 감춰진 비밀의 방’ (), 이성규, 사이언스타임스, 2010.12.02.

스핑크스 지하에 감춰진 비밀의 방’ (), 이성규, 사이언스타임스, 2010.12.09.

스핑크스 지하에 감춰진 비밀의 방’ (), 이성규, 사이언스타임스, 2010.12.15

옛문명의 풀리지 않는 의문들, 피터제임스, 까치, 2001

파라오의 저주, 이종호, 북카라반,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