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탐사로 도전>
네스 호의 네시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의문점은 어떠한 증거든 나타나기만 하면 정밀 조사에 의해 곧바로 부정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수에 여러 마리의 괴물이 있다는 흥미있는 이야기에 세계적인 ‘괴물 사냥꾼’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1959년 딘스데일을 단장으로 한 최초의 과학조사팀이 네스 호로 파견되었다. 한 달 동안 초정밀 음향측정기와 많은 카메라 장치를 갖추고 자원한 30여명이 호수를 지켰다. 드디어 높이 약 3미터 정도의 수중 물체의 등에 혹이 있는 수중 물체가 목격되었고 음향측정기에 의해 큰 물체가 호수 면에서 약 20미터의 깊이까지 가라앉았다가 다시 위로 올라오는 것이 추적되었다. 수심 30미터 정도에 곤들메기 떼가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이 팀의 조사로 몇 마리의 괴물이 먹고 생존할 수 있는 물고기 떼가 존재할 수 있다고 발표되었지만 전문가들은 네시의 존재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맥클로이드는 1960년에 물 속에서 12∼18미터나 되는 거대한 전신을 드러낸 괴물을 보았다고 했다. 그의 추정으로는 몸길이가 거의 45미터나 된다고 했는데 긴 목은 코끼리의 코를 닮았고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 같다고 했지만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네스호의 괴물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자 1960년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의 자연과학사 팀은 수중음파탐지기를 배 밑에 부착하고 괴물을 찾아 나섰다. 그들은 물고기 군집을 탐지하였는데 그것은 조그마한 물고기의 집단이 아니라 거대한 물체일지도 모른다고 발표했다. 그들은 1962년에 다시 보다 정밀한 장비를 갖고 호수의 괴물에 도전하였고 역시 물 속에서 거대한 물체의 흔적을 발견했다.
1961년 동물보호협회의 리처드 피터는 네스 호의 괴물을 조사할 수 있는 자금을 획득하자 ‘네스 호 현장조사 사업단’을 설립했다. 10월, 두 대의 강력한 탐조등이 2주일에 걸쳐 밤마다 네스 호를 조사했다. 단 한 번이지만 수면에서 벌떡 일어선 길이 약 2.5미터의 ‘손가락 같은 물체’를 포착했다.
1962년 홀리데이는 딘스데일이 촬영한 언덕과 거의 같은 장소에서 검고 반질반질한 것이 수면에서 약 1미터 높이로 나타났다가 하마처럼 잠기는 것을 보았으며 몸길이는 거의 14미터라고 발표했다. 1962년 하슬러 대령은 2개월 동안 돛단배를 타고 네스 호를 탐사했다. 15명의 조사원들이 합류했는데 그들은 수중에 있는 대형 물체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한편 홀리데이는 1965년에도 뒤집힌 보트의 배처럼 보이는 괴물의 모습을 발견했다. 1966년 영국 공군 정보부는 딘스데일의 필름을 분석하여 물체가 보트도 잠수함도 아님을 확인했다.
그 후 홀리데이는 『네스 호의 거대한 연충』이라는 책에서 네스 호의 괴물은 거대한 괄태충 즉 오징어와 문어의 선조와 같다고 했다. 또 그것은 잠수함과 비슷한 넓적한 엉덩이를 가진 동물로서 브리튼 제도에 많이 서식했다는 전설이 있으며 ‘윔’ 또는 ‘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용의 원형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했다.
1969년 야심에 찬 한 탐험대가 초고감도 수중카메라들과 폐쇄회로 TV 및 비디오 녹화기들을 동원한 잠수함 피시스호를 동원했다. 이 팀에는 미국 1인승 잠수함 바이퍼피쉬호도 동원됐다. 그들은 영국해군에서 차용한 소음을 내는 기계도 설치했다. 그것으로 괴물을 튕기려는 생각이다. 여기에 덧붙여 어마어마하게 커다랗고 고약한 냄새가 나는 미끼를 호수에 넣었다. 그 미끼의 무게는 25킬로그램이나 되었는데 재료는 말린 동물의 피, 뱀의 호르몬, 기타 괴수가 주의를 보낼 만한 것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대로 괴물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지질학적으로 큰 공헌을 했다. 잠수함 피시스호는 호수의 수심이 310미터나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조사 전에 추정했던 네스호의 수심보다 65미터가 더 깊었고 또한 거대한 수중 동굴도 발견했다. 영화 「네스 호의 괴물」의 수중 동굴은 이 사실을 근거로 한 것이다.
네스호 괴물에 대한 탐사로 특이한 사람은 프랭크 시얼이다.
그는 1958년부터 네스호에 천막을 치고 여러 번 괴물을 찾으려고 시작했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발표하더니 1965년 6월 거무스름한 것이 호수면을 가로지르는 것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괴물을 두 눈으로 보았다고 확신한 그는 1969년부터 4년 간 네스호의 괴물을 찾는데 전념한다. 1971년 비로소 괴물을 찍을 수 있었는데 사진에는 물의 소용돌이 위로 등의 튀어나온 부분이 하나 나타나 있었다. 그는 그 후 5년에 걸쳐서 괴물의 사진을 10장이나 찍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백조와 닮은 목 부분이 호수면을 가르고 나오는 모습이다. 이 사진은 1976년 그의 저서 『네시-괴물을 찾아 7년 간』에 수록되었다.
그 책과 스코틀랜드 관광국의 추천으로 그의 천막은 ‘관광객의 메카’가 되었고 1975년 8개월 동안에 무려 25,000명의 사람들이 그를 만났다. 그는 캐나다의 퀘벡에서 온 여자와 함께 호수 속으로 사라지는 괴물을 목격하여 신빙성을 더 높였다.
그러나 프랭크 시얼이 발표한 사진들은 모두 교묘하게 손질된 것임이 니콜라스 위첼에 의해 폭로되었다. 그가 사진의 수정 기술을 사용해서 괴물의 등에 혹을 붙였다는 것이다. 특히 사진을 찍는 상황도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가 제시한 네스호의 동물들은 조작이라고 판명되었다.
〈현상금을 탈 수 있는 사람을 기다린다〉
네스 호의 공룡이 얼마나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는가는 로버트 라인스를 단장으로 하는 미국 MIT대학의 벨몬트응용과학아카데미(AAS)의 조사단이 구성되었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세계의 석학들이 모여 있다는 MIT대학의 네스 호 탐사는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고 조사단은 1970년부터 1975년까지 매년마다 네스 호를 찾았다. 그들은 성능이 우수한 장비를 활용해서 호수 안에 있는 어떤 물체를 시각적 영상과 음향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그 후 이 자료를 NASA의 질레스피 박사가 컴퓨터로 해상도를 높여 선명한 사진을 공개했는데 그 중 하나는 길이 2.5미터 정도의 큰 지느러미를 갖고 있는 물체가 찍혀 있었다. 1975년의 사진에는 목이 긴 동물과 지느러미 모양의 발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목이 길고 두 개의 땅딸막한 부속물이 붙어 있는 몸체가 드러났고‧‧‧. 두 번째 사진에는 목과 머리가 보였다. 목은 그물 모양이었다. 네스 호에는 거대한 수생생물이 존재한다’
이들의 발견에 세계가 경악했으며 이 동물의 학명(Nessiteras Rhombopteryx)까지 만들어 졌다. 그러나 이 동물의 길이가 겨우 2.5미터 크기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대형 상어만 해도 10미터가 넘는다. 2∼3미터 크기의 동물이 설사 네스 호에 있다고 해도 그것을 괴물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사람들의 목격담을 토대로 할 경우 네시는 목과 꼬리가 길고 몸집이 큰 플리오사우루스(Pliosaurus)와 같다는 지적인데 이것은 커다란 수장룡의 이미지와는 너무나 달랐다.
약 1억6000만 년 전 살았던 플리오사우루스는 중생대 해양 파충류 그룹으로, 지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바다의 포식자로 꼽힌다. 특히 플리오사우루스는 육지의 최강자인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무는 힘이 11배나 더 강하며 워낙 쎈 힘으로 '바다 괴물'(Sea monster)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당시 몸길이는 16m로 추정되지만 화석의 자료가 불충분하여 아직까지 확실한 것은 아니다.
여하튼 사상 최강의 플리오사우루스가 네스호에서 발견된다니 세계인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976년 네시의 탐색자 로저 파커는 수중 탐지기를 사용하여 2주일 동안 네스호를 탐사한 결과 두 개의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에 신중한 〈뉴욕 타임스〉까지 네스호에 대한 새로운 탐색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5,000달러를 내놓았고 로저 파커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
드디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발견하는데 가장 권위가 있다는 미국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에서 1976년 네시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사상 최대의 탐험대를 파견했다. 그런데 정교한 음파발신기를 사용하여 네시를 유혹했지만 어떤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네스 호에 네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철수했다.
네스 호 조사사업단의 이사이며 시카고대학의 생화학교수인 로이 맥컬은 네스 호의 괴물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하여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발표는 여러 가지 증거를 살펴본 결과 ‘중간 크기의 어류포획성 수서동물이 네스 호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라는 설명뿐이었다.
그의 설명 역시 중간 크기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로 구설수에 휘말렸다. 상어의 크기만 해도 10미터가 넘는데 반해 2∼3미터 크기의 동물이 설사 네스 호에 있다고 해도 그것을 괴물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학자들은 네스호의 네시가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결론적으로 네시를 실제로 본 사람은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네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가장 큰 이유는 네스 호는 플리오사우루스와 같은 거대한 동물이 살기에는 너무나 작아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정밀 조사에 의해 네스 호에는 곤들메기를 포함하여 20톤가량의 물고기들이 있다고 확인되었다. 이것은 네스 호의 20톤의 먹이로는 황소 5마리 분인 2톤 정도의 생명체가 먹고 살 수 있는 분량이라는 것이다.
네스호의 괴물에 대하여 괴물 자체에만 주목한 것은 아니다.
우선 학자들은 네시를 목격한 목격자들의 말을 참고하여 매우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그들은 호수 내에 통나무를 넣고 일반 사람들에게 무엇을 보았느냐고 조사하였다. 놀랍게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통나무에 머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네스호에 네시가 있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는 사람들이 선입관을 갖고 네시로 단정한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는 수많은 보트가 있는데 이들 보트가 지나가면서 일으킨 파도가 합쳐지는 간섭 효과는 실제보다 크게 보여 큰 물체가 헤엄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더구나 같은 것을 보고 사람에 따라 자신이 목격한 것을 다르게 증언하곤 했다. 특히 파도 현상을 괴물의 혹이 물 밖으로 나온 것으로 보고했다.
그 뿐이 아니다. 이 지역에서는 기온이 5∼10도만 차이가 나도 찬 공기와 더운 공기의 접촉면에서 반사작용으로 신기루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긴 목이 나온 괴물을 보았다는 목격자들은 대체로 여름철의 관광객들로 이들이 신기루 현상을 괴물로 착각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런 와중에 네스호의 괴물에 대해 치명타가 제시되었다.
MIT 대학의 벨몬트응용과학아카데미(AAS)의 라인스 팀에 의해 1975년에 찍힌 목이 긴 동물과 그 전의 지느러미 모양의 발이 선명하게 나온 사진의 진상이 밝혀진 것이다.
질레스피 박사가 사진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해 컴퓨터 처리를 했는데 지느러미 모양의 발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라이스의 사진에 선명하게 지느러미 모양의 발이 보이는데 이는 라인스 박사가 사진을 의도적으로 변형했다는 뜻이다. MIT에서 사진을 조작하였다는 말에 세계가 경악했음은 물론이다.
MIT의 조작사건 등 네스호의 괴물은 착각 또는 조작임이 밝혀지기 시작했는데 특히 2000년, 노르웨이의 제이슨 깁 박사는 보다 강력한 강타를 보냈다.
그는 보트 19대를 동원하여 일렬로 동시에 전진하면서 네스호 전체를 3주 동안 수중음파탐지기로 샅샅이 훑었다. 그러나 어떠한 동물로 나타나지 않았다. 그의 결론은 괴물을 목격했다는 증언은 조작이거나 착각이며 호수 안에서 포착되었다는 수중생물은 거대한 철갑상어일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34년 케네스 윌슨이 찍은 괴물의 사진이 문제였다. 1972년 NASA로부터 윌슨이 찍은 사진이 가짜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으므로 네스 호의 괴물은 존재한다는 주장은 계속되었다. 한 마디로 인간들의 조사와 연구가 미흡했기 때문에 네스 호의 괴물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1994년 마틴과 보이드 박사에 의해 이 사진의 진상도 밝혀졌다. 그들은 웨더렐 부자와 챔버스가 날조했다는 것을 밝혔다. 강건일 박사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이안 웨더렐의 아버지 듀크 웨더렐은 〈데일리 뉴스〉지에 고용되어 네스 호의 괴물에 대해 조사했다. 그는 단지 2일간 네스 호에서 보낸 다음에 1933년 12월 20일 두 개의 커다란 네 발가락 흔적을 발견했으며 네스 호 괴물은 전설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1934년 1월 <자연사 박물관>은 두 개의 발자국은 동일한 것이며 우산 받침으로 사용하던 하마의 다리라고 발표했다.
자신의 조작이 탄로 난 듀크는 아들인 이안과 진짜 괴물을 만들기로 공모했다. 이안은 장난감 잠수함을 사왔고 이복형제인 스펄링이 딱딱한 나무로 머리와 목을 깎았다. 8일 동안 괴물을 만들어 바다에서 시험한 다음 1934년 이안이 네스 호에서 사진을 찍었다.
듀크는 네스 호의 괴물에 대한 자신의 조작이 보다 신빙성이 있도록 보일 방법을 친구인 챔버스와 상의했다. 챔버스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의사 윌슨을 소개했고 윌슨은 그들의 제안에 동의하고 자신이 사진을 찍은 것으로 발표했다.’
2001년 6월 이탈리아의 루이지 피카르디 박사는 네시는 지진으로 인한 물보라와 물거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네스호의 괴물을 보았다는 주장이 무려 3,500여건이나 되지만 대부분의 목격자들의 증언을 살펴보면 괴물이 호수에서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고 요동쳤다는 점 이외에는 일치하는 것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피카르디는 네스호가 스코틀랜드 주요 활동단층인 ‘그레이트 글렌’ 바로 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진으로 인한 진동이 단층을 타고 전해져 네스호 수면에 물결을 일으켰으며 이를 괴물로 오인했다는 것이다.
네스 호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은 2003년 7월 영국의 BBC 방송이 내렸다. 이 방송의 「네스 호의 괴물을 찾아서」 제작팀은 600차례에 걸쳐 음파 탐지 실험을 하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네스호를 샅샅이 뒤졌다. 엄청난 탐색 작업을 통했음에도 네시와 같은 거대한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흔적을 찾지 못하자 결국 2005년 네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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