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노벨상이 만든 세상/탄소 나노튜브와 그래핀

꿈의 나노 소재, 탄소 나노튜브와 그래핀(1)

Que sais 2020. 10. 8.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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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러렌이 발견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탄소 원자들이 한 방향으로 길게 결합되어 마치 원통 기둥 모양을 한 탄소 동소체가 발견되었다. 6각형수십 밖에 지나지 않는 나노튜브가 그것이다. 이것은 탄소 나노튜브로 모양은 우리 선조들이 삼복 더위에 사용한 대나무로 만든 죽부인의 모양과 유사하다.

1991일본이지마 박사풀러렌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다가 우연히 가늘고 긴 대롱 모양탄소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대롱 표면에는 탄소 원자들이 벌집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었고, 지름은 약 10억 분의 1미터 정도인 나노의 크기였다.

성균나노과학기술원(SAINT)의 스미오 이지마(사진) 원장

이지마 박사가 발견한 탄소 나노튜브의 특성은 크게 두 가지하나는 가느다람에도 불구하고 탄소 원자 사이의 결합실리콘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이다. 탄소나노튜브탄소원자들이 육각형 벌집 무늬를 이뤄 긴 튜브처럼 속이 텅빈 구조로 둥글게 말려 있는데 지름이 1nm에 불과하다.

 

또 하나는 1996스몰리가 발견한 것으로 탄소나노튜브 분자는 여러 다발을 이루거나 튜브 모양을 적당하게 변형시키면 반도체 성질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원래 전기적으로 도체나노튜브가 다발을 이루면, 밧줄 형태튜브는 일부러 도핑을 하지 않아도 튜브와 튜브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전기적인 성질도체에서 반도체로 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트랜지스터초고집적화하는데 매우 유리하다. 또한 튜브 끝에서 전자들을 방출해 정확한 방향으로 쏠 수 있어 고화질 평판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분자 크기탄소나노튜브의 끝이 매우 뾰족하기 때문에 낮은 전압으로도 전자를 방출할 수 있고 화면의 형광물질에 정확하게 부딪쳐 화상을 구현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의 장점CRT만큼 값이 저렴하면서도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데 있다.

그러나 학자들이 가장 크게 주목하는 것은 지금까지 반도체는 주로 규소, 실리콘을 사용해왔지만 탄소 나노튜브반도체로 사용할 경우 전자, 전기 계통에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특성이다.

 

사진=위스콘신대학 매디슨캠퍼스, 세계 최초 탄소나노튜브 트랜지스터 개발

한국의 임지순 교수마이클 S. 퓨러 교수3개의 단자를 가진 10나노미터 크기의 탄소나노튜브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는데 이것은 당대에 사용되던 것보다 크기가 1만 분의 1 정도로 작다. 반도체 집적도1만 배나 높일 수 있다는 뜻으로 이것을 기억소자로 이야기하면 대략 테라(1DRAM)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엄지 손톱만한 면적의 트랜지스터 안에 수십 권이나 되는 두꺼운 백과사전 전질100배 정도의 정보를 기억시킬 수 있다. 또한 반도체 집적도1만 배 이상 높이면 초대형 슈퍼컴퓨터가정용 벽시계 정도의 크기로 줄일 수 있으며, 정보처리 분야에서도 혁명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었다.

 

또한 열전도실리콘보다 훨씬 높아 열을 잘 방출함으로써 반도체 소자가 작동하면서 더워지는 문제가 쉽게 해결된다. 실리콘 반도체 소자가 갖고 있는 가장 골머리 아픈 발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탄소 나노튜브를 만드는 방법은 아크 방전, 레이저 증발법, 화학 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이 있는데 포항공대의 이건홍 박사 화학 증착법을 사용하여 나노튜브를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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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탄소 나노튜브전기를 가했을 때 전자방출하는 특성이 뛰어나므로 TV의 전자총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름1수백 나노미터라 할지라도 길이는 1수백 마이크론 범위에서 조절이 가능하므로 이론적으로는 종이처럼 얇은 평판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액정화면(LCD)의 문제점편광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TV, FED(Field Emission Display)를 개발할 수 있다고 알려진다.

탄소나노튜브는 속이 비어 있어서 가볍고, 전기구리만큼 잘 통하고, 열 전도다이아몬드만큼 좋으며, 인장력철강만큼이나 우수하다. 전자제품에서 좋은 것은 모두 갖고 있다는 뜻인데 더욱 놀라운 것은 실내온도의 공기 중에서 화학적으로 안정되고 강하다는 점이다.

 

학자들이 전자회로 외에도 초강력 섬유, 마찰에 잘 견디는 표면재료로 쓸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에 힘입어 나노튜브로 만드는 수없는 아이디어가 제시되었다.

나노튜브로 만드는 기어도 제안되었고 인간의 두뇌 구조와 같은 논리회로를 갖고 있는 신경망으로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된다.

흥미로운 것은 나노튜브관실린더로 삼고 C60으로 만든 피스톤을 사용하는 초소형 기구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 4차 산업혁명 시대 안에는 이러한 물질이 실제로 탄생할 것으로 생각한다.

 

근래 탄소의 제5의 탄소동소체도 발견되었다. 호주 캔버라대학 연구팀은 최근 다섯 번째 형태인 '나노폼(nanofoam)'을 만들어냈다고 보고했다. 탄소초당 10,000회의 펄스를 때릴 수 있는 강한 레이저를 쪼여 온도를 섭씨 10,000에 이르게 하자, 수 나노미터밖에 안 되는 짧은 나노튜브들이 엉켜 그물 구조를 이룬 형태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이는 나노튜브들이 단순히 물리적으로 뒤엉켜 있는 것과는 다르다.

학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이 나노폼자기장에 끌린다는 것이다. 탄소의 동소체는 일반적으로 반자성인데, 나노폼은 연결된 결합 덕에 금속성을 띄면서 홀전자를 갖는 전자구조를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와 같이 나노폼은 독특한 자기적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의 응용이 가능하다. 한 예로, 나노폼혈관에 주사하면, 혈액 중에 포함된 나노폼의 자기적 성질 덕에 MRI(핵자기공명촬영장치)에서 혈류를 또렷이 관측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유난히 열전도도가 낮은 특징이 있는데, 종양나노폼을 주사한 뒤 레이저를 쬐면 온도가 높아져 종양 세포를 죽이지만 주변 조직에는 열을 전달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2차원 탄소 동소체 그래핀>

탄소나노튜브가 발견된 뒤 곧바로 원자 한 개의 두께를 가진 6각형 구조얇은 막으로 이루어진 2차원 탄소 동소체가 발견되었는데 이것이 그래핀이다. 그래핀6각형의 벌집 모양이 층층이 쌓아올려진 구조로 이루어진 흑연에서 가장 얇은 한 겹을 떼어낸 구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두께 0.2nm 정도의 매우 얇은 2차원 평면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놀라운 것은 물리적, 화학적 특성들은 매우 우수하고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그래핀은 매우 가볍지만 강철보다 단단하며 또한 열전도도와 전기전도도가 뛰어나다.

그래핀흑연의 얇은 막을 만들려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 탄소 원자의 두께로 이루어진 흑연 한 층이 갖는 독특한 물리화학적 특성을 연구하는 것이 학자들의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2003년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가임(Andre K. Geim)와 노보셀로프(Konstantin S. Novoselov) 교수 흑연 블록10100개 층의 탄소층으로 연마하여 탄소재료의 성질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박사과정 학생 한 명흑연 블록을 연마했지만 예상 목표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자 그는 연마한 탄소층스카치테이프에 붙였다가 떼어내면 맨위층이 박리되어 테이프에 붙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가 이렇게 생각한 것은 그래핀의 성질이 상당히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연필심으로 쓰이는 흔한 물질인 흑연그래핀 여러 장이 켜켜이 쌓여있는 구조로 볼 수 있다. 이런 탄소 층상구조 덕분에 연필은 우리가 조금만 힘을 주어도 잘 떨어져나가며 글씨가 잘 써진다. 하지만 흑연에서 단지 한 장의 그래핀만을 얻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2004년 가임 교수와 노보셀로프 교수 흑연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뗐다 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이 일을 해냈다. 흑연에 붙였다 떼어낸 스카치테이프1020 정도 스카치테이프로 붙였다 뗐다를 반복했더니 예상처럼 되었는데 그것도 상온에서 말이다. 더불어 그래핀고작 원자 한 층으로 되어 있어 쉽게 부서지고 말 거라는 예상과 달리 매우 안정적이기까지 했다.

이후 계속 공정이 발전하여 마침내 한 층으로 된 흑연층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는 이 새로운 시트(sheet)흑연을 뜻하는 그래파이트 탄소 이중결합을 가진 분자를 뜻하는 접미사 -ene를 합성하여 graphene'라 명명했다.

그가 만든 그래핀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반도체로 주로 사용되는 단결정 실리콘보다 100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다. 강도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며 최고의 열전도성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보다 2 이상 열전도성이 높으며 자기 면적20%까지 늘어날 정도로 신축성도 좋다. 더불어 탄성이 뛰어나 늘리거나 구부려도 전기적 성질을 잃지 않았다. 더욱이 98%이상 통과시킬 정도로 투명하며 늘리거나 구부려도 전기적 성질을 잃지 않는다.

또한 자기 면적의 20%까지 늘어날 정도로 신축성도 좋다. 게다가 완전히 접어도 전기전도성이 사라지지 않는다.

학자들은 이들 성질에 놀라 그래핀을 꿈의 나노 소재로 불렀다.

이와 같이 많은 학자들이 관심을 보인 것은 그동안 반도체 분야를 석권한 실리콘 시대가 저물고 그래핀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컴퓨터와 디바이스들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핀트랜지스터,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 전자종이, 입는 컴퓨터 등을 만들 수 있는 전자정보 산업분야미래 신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스마트폰둘둘 말아 연필처럼 귀에 꽂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학자들은 그래핀의 미래를 다음과 같이 적는다.

 

구조재료(터빈날개, 플라이휠, 우주항공, 수송분야)

전기에너지 저장(배터리)

잘 휘어지는 전자장치

나노 전자 디바이스(로직, 메모리)

경량 전기 전도체

투명한 전도성 필름

비투광성 필름

폴리머, 세라믹스 복합체

센서(화학 또는 바이오센서)

전력 발생장치(연료전지)

흡착제, 촉매제

새로운 물질의 템플레이트 또는 기관

섬유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