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노벨상이 만든 세상/탄소 나노튜브와 그래핀

꿈의 나노 소재, 탄소 나노튜브와 그래핀(2)

Que sais 2020. 10. 8.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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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와 노벨과학상>

풀러렌 노벨상화학상을 받은 후 탄소나노튜브, 그래핀이 이어서 발견되었다.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가 워낙 많은 장점을 갖고 있으므로 이 두 분야에서 연구한 과학자가 노벨상을 수상할 것이라는 것은 상식이나 마찬가지로 알려졌다.

이런 예상은 틀리지 않아 2010년도 노벨 물리학상 흑연으로부터 그래핀을 분리해 내는 데에 성공한 러시아 출신의 물리학자 안드레 가임(Andre K. Geim)콘스탄틴 노보셀로프(Konstantin S. Novoselov)에게 돌아갔다.

이들이 그래핀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래핀의 두께0.35nm(나노미터), 고작 원자 한 층 밖에 안 되는 두께다. 10억분의 1m 두께인 1nm그래핀3장 정도나 쌓을 수 있다.

그래핀풀러렌(fullerene)과 탄소나노튜브와 형제나 마찬가지다. 이들 서열은 엄연한데 이는 풀러렌1985, 탄소나노튜브1991, 그리고 그래핀10살도 넘는 터울을 지고 2004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더욱 학자들이 놀라는 것은 그래핀플라스틱과 만나면 플라스틱의 새로운 장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플라스틱에 1%의 그래핀만 섞어도 전기가 잘 통하게 된다. 또한 플라스틱에 고작 0.1%의 그래핀을 집어넣으면 에 대한 저항이 30%나 늘어난다. 한마디로 얇으면서도 잘 휘어지고 가볍기까지 한 새로운 초강력 물질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들이 처음으로 얻은 그래핀은 고작 마이크로미터(1= 1m100만분의 1m) 크기에 불과했다. 작은 그래핀으로 이번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비롯해 여러 과학자들이 그래핀의 우수한 특성들을 조금씩 밝혀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때까지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놀랍고 신비로운 특성들이 드러났다. 예를 들어 그래핀에서 전자빛처럼 행세한다. 진공에서 초당 30km라는 일정한 속도로 이동하듯, 전자그래핀에서 초당 1,000km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인다.

뿐만 아니라 전자그래핀에서 특이한 터널링 현상을 보인다. 터널링 현상입자을 뚫고 지나가는 것으로 양자세계에서만 나타난다. 터널링 현상벽의 높이가 높을수록 적게 나타는데, 그래핀에서의 전자는 이런 벽도 허물어버린다. 마치 이 가로막고 있지 않은 것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이는 그래핀기묘한 양자세계에 속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형들인 풀러렌과 탄소나노튜브가 쫓아오지 못할 정도로 소재로서 우수하다.

이번 노벨상 수상자 명단에 기대를 모았던 김필립 교수가 빠진 건 너무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그래핀 응용 면에서 우리나라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을 삼을 만하다. 실제로 그래핀 상용화 세계 전쟁에 불을 붙인 곳은 우리나라. 홍병희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그래핀으로 가로세로 약 2cm휘어지는 투명필름세계 최초로 개발2009< 네이처>에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신축성이 좋아 늘리거나 접어도 전기전도성을 잃지 않는다그래핀의 특성을 눈으로 확인시켜 준 첫 사례로 알려진다. 이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퍼듀대 등이 앞다퉈 그래핀으로 투명필름, 트랜지스터 등을 만들면서 상용화 연구에 속도를 더했다.

홍병희 서울대 교수

특히 2010년 홍 교수 연구팀그래핀으로 30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마이크로 크기만 했던 그래핀이 이제 무려 70cm 정도까지 커진 것이다.

 

<최연소 노벨물리학상>

가임1982년 모스크바 물리기술연구소(지금의 모스크바 물리기술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87년 모스크바에서 가까운 체르노골로브카에 있는 고체물리학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71990년 체르노골로브카에 있는 마이크로 전자공학기술 및 고순도물질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19901994에는 배스대학교, 노팅엄대학교를 거쳐 코펜하겐대학교에서 포스트-Doc를 밟았다. 2001맨체스터대학교의 물리학 교수가 되었다. 200410월 가임<사이언스>지에 그래핀을 만든 내용을 원자 두께 박막의 탄소필름에서의 전기장 효과논문으로 제출했고 이어 세계를 강타하여 2005년부터 세계 각지에서 그래핀을 만들도록 유도했다.

 

콘스탄틴 세르게예비치 노보셀로프(Konstantin S. Novoselov)러시아 물리학·수학 분야 최고 권위 공과대학인 MIPT에서 수학하였고, 네덜란드 네이메헌 라드바우드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그의 박사 과정 지도교수안드레 가임(Andre Geim)과 함께 연구 활동을 시작하였다.

 

201010꿈의 나노물질이라 불리는 그래핀을 발견한 공로로 스승인 안드레 가임과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였는데 당시 그의 나이 36이다. 36세의 나이노벨 물리학상을 받음으로써 역대 노벨상 수상자197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브라이언 조지프슨(Brian Josephsonm) 이후 가장 젊은 나이노벨상을 수상한 인물이 되었다. 그들의 수상 제목은 2차원적 소재 그래핀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이며 노벨상추천사는 이들의 연구를 종합적으로 다루어 주었는데 그래핀이 세상에 등장한지 단 6년만의 일이다. 그들의 나노 신소재그래핀 발견이 얼마나 세계를 놀라게했는지는 노벨상 추천사로도 알 수 있다.

브라이언 데이비드 조지프슨 (Brian David Josephson, 1940~ )197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조지프슨 효과)

노벨상 추천사

전하,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은 획기적인 차세대 나노 신소재를 개발한 공로에 대해 수여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수준의 소재를 대표하는 이 그래핀이라 불리는 소재는 놀랍게도 연필이나 접착제 같은 평범한 사무 용품을 활용해 극히 소량으로 생산이 가능합니다.

탄소는 아마도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며 우리가 아는 모든 생명체의 근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순수한 탄소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는 그래파이트, 즉 연필에 사용되는 흑연입니다. 탄소가 고압을 받게 되면 고가의 다이아몬드의 형태로 존재하게 되는데 이 홀에 있는 보석 중 일부가 바로 그 다이아몬드일 것입니다.

그래파이트는 원자 하나의 두께를 갖는 여러 겹의 탄소 원자 층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층 하나를 우리는 그래핀이라 부릅니다. 그래핀 층은 육각형 구멍을 가진 작은 철망 같은 모습이고 육각형 구조이지만 원자 하나의 두께에 지나지 않을 만큼 매우 얇습니다. 그래핀 층은 강하고 질기지만 그래파이트에서만은 이들 층이 서로 약하게 연결되어 있어 우리가 연필로 글씨를 쓸 때 일어나는 현상과 같이 그래파이트는 쉽게 찢깁니다. 종이에 연필을 대고 그으면 여러 겹의 탄소 부스러기가 떨어져 나옵니다. 당연히 어떤 부스러기는 다른 것들보다 더 얇을 것이며 이는 실제로 단일 탄소 층들을 구성하는 부스러기의 작은 부분일 것입니다. 이 홀에 계신 여러분도 연필로 글씨를 쓸 때 그래핀과 같은 얇은 층들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래핀2차원적 결정성 물질을 대표합니다. 2차원이라 함은 높이가 아닌 가로 세로로만 원자들이 물질에 연결된다는 것을 뜻하며, 물질에서 전자3차원이 아니라 2차원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핀에서 원자들은 마치 질량이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특이하게 활동합니다. 물리학에서 이것은 특이한 형태의 양자홀 효과(1985년 노벨상 수상)와 같은 흥미로운 현상을 일으킵니다. 이것의 또 다른 예로서 클라인 터널링이 있는데 이 효과는 1929년 스웨덴 물리학자 오크사 클라인에 의해 예견됐던 것입니다. 다른 계통에서는 일찍이 관찰된 적이 없고 그래핀에서만 지난해 관찰된 바 있습니다.

그래핀은 또 다른 예외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강철보다 100는 더 강하다는 것입니다. 1평방미터의 그래핀으로 해먹을 만든다고 가정할 때 이것은 비록 단 하나의 원자 두께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갓 태어난 아기나 고양이를 거뜬히 들 수 있을 만큼 질긴 것이 특징입니다. 해먹1밀리그램, 고양이 수염 하나의 무게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한 그래핀훌륭한 전도체의 역할을 하는데 그 전도성은의 10에 달하며 투명하고 유연할 뿐 아니라 신축성도 매우 뛰어납니다.

오래 전부터 그래파이트육각형의 탄소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래핀에서 전자의 활동은 일찍이 1947년 필립 월레스에 의해 계산된 적이 있지만 그 누구도 단일 레이어의 전기 계측이 가능하도록 그래핀을 분리할 수 있으리라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올해 수상자인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동료들과 함께 2004년 그래핀에 대한 첫 번째 논문을 발표했을 때 세상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평범한 접착 테이프를 사용한다는 실로 기발한 방법으로 얇은 탄소 레이어분리해 적합한 표면으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이종 현미경을 사용하여 레이어 중 일부가 단 하나의 원자 두께만큼 얇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적절한 형태로 샘플을 새겨 넣고 전극연결했으며 전기 계측을 수행하여 실제로 이 소재가 예상된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해냈습니다. 이후 여러 팀들, 특히 이 두 교수의 팀이 새로운 실험을 수행했고 이 새로운 탄소 소재의 수많은 흥미로운 특성들을 연구했습니다.

그래핀 연구 분야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어떤 응용이나 적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결정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그래핀의 독특한 특성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희망을 열어주었습니다. 가능한 응용 분야로서는 터치 스크린, 태양광 전지, 고속 트랜지스터, 가스 탐지기 및 초강력 경량 물질 등이 있습니다.

가임 교수님, 보노셀로프 교수님.

스웨덴 왕립과학원2차원적 물질 그래핀에 관한 획기적인 연구 공로를 인정하여 두분 교수님께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을 대표하여 두 교수님의 역작에 깊은 존경과 찬사를 보냅니다. 이제 전하께 나아가 노벨상수상하시겠습니다.

 

참고문헌 :

인간과 정보의 경계 허무는 인터페이스, 장미경, 과학동아, 20032

탄소의 새로운 동소체 발견-자석에 붙기까지, 박상욱, www.scieng.net, 2004.3.21.

탄소나노튜브 속에는 온도가 없다, 과학동아, 20049

꿈의 신소재 그래핀, 2010 노벨상 거머쥐다, 박미향, 과학향기, 2010.11.02

탄소와 노벨과학상, 최성우, 사이언스타임즈, 2017.07.21

교양으로 읽는 과학의 모든 것, 한국과학문화재단, 미래M&B, 2006

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 노벨물리학상, 노벨 재단, 바다출판사,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