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래?(한국불가사의)/한국인과 네안데르탈인

네안데르탈인(16) : 언어 탄생(2)

Que sais 2021. 2. 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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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무엇이었든 간에 일단 언어의 싹이 진화하기 시작하자 성적인 동기를 품은 우리 조상들은 자신들의 타고난 언어 능력을 구애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넓은 의미의 언어구애는 우리가 왜 집단 속에서 관심을 끌고 타당성 있는 것들을 말하려고 경쟁하는가를 잘 설명해 준다. 짝 고르기는 인간의 사회생활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일반적으로 무엇을 말했느냐가 어떻게 말했느냐보다 더 중요하다. 언어의 형식 구조는 주로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매개체로서 진화했다. 성격과 마음을 드러냄으로써 섹스 파트너유혹하는 것은 생각과 감정이다. 성선택언어의 형식이 아니라 내용을 만든다. 일반적으로 생각 없이 말만 많은 사람보다 깊은 생각을 심오하게 표현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감동을 주는 승려나 신부 등이 사람을 무의미하게 떠들어대는 수다쟁이보다 더 인정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언어구애가 중요해지자 성 선택은 우리의 행동을 인도하는 생각과 감정을 더 많이 의식 경험(conscious experience)할 수 있는 쪽으로 또한 그러한 경험들을 언어로 보고할 수 있는 쪽으로 인센티브를 늘여갔다고 추정한다.

그 한 예로 남이 모르는 가십성 선택에서 중요한 구애행위로 인식된다는 설명이다. 익히 알고 있는 친구에 대한 낡은 정보나 전혀 모르는 사람에 대한 새로운 정보관심을 끌기 어렵다. 그런데 쌍방이 잘 알고 있는 대상에 대해 늘 새롭고 입증 가능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가십의 대상은 대화 참여자들이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해야 하므로 발화자가 청자가 모르는 새 소식을 알고 있다면 발화자는 비밀을 알아낼 수 있는 특별한 위치에 있거나 발이 매우 넓거나 아니면 기억력이 좋거나 또는 그런 정보를 캐낼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발화자는 높은 사회적 지위나 높은 지능을 소유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가십지위 과시의 수단으로서 성 선택과 그 밖의 사회적 선택에 의해 환영받음으로써 진화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으로 고대 인류에 있어서 이런 가십이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언어 능력이 개발되어 갔다는 것이다. 성선택에 대해서는 뒤에서 보다 설명한다.

 

<언어유전자 존재>

근래 유전자의 연구는 적용 분야가 어디까지로 확대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다방면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그 중에서 우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사람에 가장 가까운 침팬지는 훈련을 하더라도 발성 관련 근육을 잘 움직일 수 없어서 극히 제한된 단어만 발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능력문장을 만들어 유창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학자들이 도전했다.

한국·중국·일본 등 6개국 과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침팬지 게놈 프로젝트에서는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자 구조가 무려 98.75퍼센트나 같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최근 1퍼센트 차이의 수수께끼가 조금씩 풀리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언어 유전자라고 김형자 교수는 설명했다.

인간은 폭스피2’(FOXP2)라는 언어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 이 유전자가 오랜 진화 과정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사람이 정교한 언어 구사 능력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폭스피2가 처음 발견된 것은 2001년 말경이다. 언어 장애 내력이 있는 영국인 가계의 유전자를 연구해 분석해 본 결과, 폭스피2인간의 언어 구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런데 폭스피2는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포유동물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동일한 폭스피2를 갖고 있는데도 인간을 제외한 포유동물은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은 인간은 FOXP2유전자에서 중요한 변화가 발생해 침팬지나 쥐 등과 다른 독특한 언어 구사 능력을 갖게 됐다는 것을 발견했다. 폭스피2 유전자는 사람과 침팬지 사이에서 아주 미세한 염기 서열 차이를 보이는데 이런 차이가 사람에게 언어 능력을 가져다 준 것이다.

폭스피2 유전자모두 715아미노산 분자로 구성되었는데 인간의 경우 쥐와는 3, 침팬지와는 단지 2개만 분자 구조가 다르다. 이런 미세한 차이가 얼굴과 목, 음성 기관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뇌의 일부분을 훨씬 복잡하게 형성하고, 이에 따라 인간과 동물의 능력에 엄청난 차이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돌연변이일어난 시점은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출현한 시점과 일치한다고 한다. 폭스피2의 돌연변이1220만 년 전에 처음 일어났으며, 현재 인간이 가진 형태의 유전자 변형은 진화 과정 후기인 12만 년 전에 완성돼 빠른 속도로 전파된 것 같다고 설명된다. 즉 사람만이 폭스피2 유전자의 급속한 진화를 거쳐 지난 20만 년 동안 언어가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과학자들은 폭스피2 유전자 외에도 다른 여러 유전자들이 언어 구사에 관련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현재 쥐의 유전자인간의 언어 유전자와 비슷한 형태로 변이한 뒤 뇌와 행동 변화를 관찰하고 있다. 사람의 언어와 관련된 유전자가 더 많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학자들에게 고민을 안겨준 것은 평균적으로 여성들은 언어능력어휘력이 뛰어나며 남성들은 공간능력과 수학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우수함이란 평균적인 의미이지만 평균적으로 여아가 남아에 비해 일찍 말을 배운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노스 캐롤리나대학의 세칠 네일러 박사여성의 뇌언어중추가 양 반구 내에서 그리고 양 반구 사이에서 더 많은 영역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때문에 남자들은 뇌졸중과 같은 뇌손상을 입어서 뇌의 왼쪽에 있는 언어 중추에 장애가 일어났을 때 여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 그에 비해 비슷한 손상을 입은 여성들은 언어능력을 회복할 수 있다. 그 까닭은 양 반구 사이의 연결이 더 강해서 오른쪽 뇌에 있는 유사한 언어중추에 의존함으로써 왼쪽 뇌에 입은 손상을 보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어인간 진화의 주요 관건으로 진화했다면 남성의 평균 어휘력더 뛰어나야 한다는 모순점이 생긴다. 즉 언어가 그렇게도 중요한 요건이라면 여성은 언어이해력이 뛰어나고 남성은 언어생산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지적하는 학자도 있다. 그런데 제프리 밀러는 예리하게 남성과 여성의 성적 차이를 파고들었다. 진화는 최대의 이익을 주는 관계에 한하여 엄청난 노력을 들이지만 그 밖의 관계에는 곧바로 시들어진다는 점이다. 인간의 구애도 다른 동물과의 구애와 마찬가지로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는 주장이다.

여성한결같이 열렬한 언어구애를 받고 싶어 하는 대신에 남자열렬한 구애노력에 투자해야 하는 각종 비용이 높기 때문에 남성들은 성적 관계를 시작하거나 재개하기 위해 필요한 순간에만 구애노력을 하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구애의 후반기에는 남성의 짝 고르기가 더 강해지기 때문에 남성들은 짝이 임신을 하면 그녀를 버리고 새 여성을 찾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그러므로 쓸모 있는 남성을 더 오래 곁에 붙잡아두는 여성일수록 더 안락한 삶을 누렸을 것이며 그들의 자식들이 번성했다고 추정했다.

그러므로 진화 초기에는 성적 관계가 지속되는 기간 전체로 인간의 언어구애를 확장시킬 필요성이 생긴다. 성적 관계지속하는 동안 대화를 재미있게 풀어가려는 시도는 상대가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준다. 전략은 우리 조상들에게 상호이익을 가져다주었다. 여성들은 쓸모 있는 남성을 곁에 붙들어 둘 수 있는 무기가 된다.

인간의 태아는 태어날 때 그 어떤 포유류보다 미숙하고 약하다. 이것은 남성들의 진화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자식양육에 도움을 주는 쪽새로운 짝을 찾는 쪽보다 자기 유전자에 더 이익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인간의 언어가 구애만을 위해서 진화한 것은 아니다라는 지적은 많이 있다. 이를테면 친척들 간의 의사소통, 타인을 향한 사회적 과시, 집단 활동에서의 협력, 아이들 가르치기 등이다. 설사 언어가 새의 노래처럼 순수하게 구애를 위해서만 생겼다 하더라도 언어의 다른 미덕들도 곧바로 알려진다는 것이다.

테렌스 디컨 교수언어의 혜택을 보지 않는 사회적 활동은 없다고 지적했다. 어느 파티에 초청받아 갔는데 자신을 초청한 사람을 제외하고 자신이 전혀 모르는 외국어만 쓰는 사람들만 있다면 자신이 왜 이런 자리에 있어야 하는가 생각하게 됨은 당연한 일이라 볼 수 있다. 이 당시 느끼게 되는 좌절감과 낭패는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생존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반증해 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언어는 유용한 정보에 대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적응도를 과시하기 위해서 진화했다고 추정한다. 언어자식들에게 동식물에 대해 가르치는 생존 선택은 매우 유용하다. 자신의 아이들이 자신의 언어 능력에 의해 독풀을 먹거나 물려 죽을 확률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르치는 능력은 개인마다 다르다. 그러므로 가르치는 능력을 갖고 있는 이성을 좋아하도록 진화된다면 즉 훌륭한 교사 자질이 있는 자와 짝짓기를 하면, 그 자식도 손자를 효과적으로 가르칠 것이고 이런 유전자는 자자손손 대물림된다.

지구의 진화역사에서 인간은 한 개체에서 다른 개체로 생각을 정확하게 또는 고의적으로 부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적응도 지표들과 성적 장식들의 시스템을 발달시켜 온 유일한 종이라는 결론이다.

 

참고문헌 :

인간 흉내일 뿐 기계 한계점 극복 불가능, 박승수, 과학동아, 19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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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the World] '월드컵 족집게' 문어, 신통력의 비밀은?, 정병선, 조선일보, 2010.07.13

인간의 역사, M. 일리인, 오늘,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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