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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19) : 성선택(3)

Que sais 2021. 2. 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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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역작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

다윈은 수많은 동물을 비교하여 자신의 성선택설을 전개했다. 인간을 포함하여 말, , 양 등 포유류, 조류, 어류, 곤충류를 집중적으로 탐구하여 그의 책이 발간되었을 때 방대한 량에 학자들이 놀란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므로 학자들에 따라 다윈진정한 역작종의 기원이 아니라 이 책이 발간된 지 12년 후인 1871년에 발간된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이라고 말한다.

다윈의 성선택 사례를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공작의 예만 들어도 충분하다.

공작의 꼬리는 짝 고르기를 통한 성 선택의 전형적인 예로 제시되는데 결론은 공작 암컷크고 화려한 꼬리를 가진 수컷을 좋아했기 때문에 수컷이 암컷의 눈높이에 맞춰 꼬리를 진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존을 위해서라면 짧고 가볍고 우중충한 꼬리가 더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적어도 수컷이 꼬리를 화려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들며 가꾸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호랑이 같은 포식자의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공작 수컷은 암컷에게 무려 1미터나 되는 부채꼴 깃털, 황금색 눈꼴무늬 등을 보여주기 위해 안달이다. 이런 행동은 암컷을 유혹하기라는 기능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과학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다윈의 설명이다.

이스라엘의 아모츠 자하비(Amotz Zahavi) 교수1975극단적인 장애이론(handicap theory)으로 절묘하게 수컷 공작의 긴 꼬리의 단점에 가려져 있는 효용성을 설명했다.

장애이론에 따르면, 수공작의 꼬리수컷에게 장애가 되면 될수록, 생산 비용이 많이 들수록 수컷이 암컷에게 보내는 신호는 그만큼 더 정직하다. 우선 그것을 생산해낼 자원과 능력이 없다면 결코 그 신호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긴 꼬리의 수컷장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다는 바로 그 사실은 암컷에게 그 수컷이 난관을 극복할 능력이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수컷장애로 인한 대가를 치르면 치를수록 암컷에게 자신의 유전적 자질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더 잘 알릴 수 있는 것이다.

그는 공작 수컷의 장식건강과 힘, 개체의 유전적 적응도를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암컷은 수컷의 신호가 얼마나 많은 비용을 들여 표현된 것인지를 가늠하여 그 신호의 진실성을 파악한다. 장식꼬리는 수컷 공작에게 방해물이라는 바로 그 사실이 암컷 공작이 짝을 선택하는 요소로서 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암컷 공작은 그런 장애(handicape)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존한 수공작이 더 우수하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이인식은 신체적 장애가 결국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음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반증이 될 수 있다는 자하비의 기발한 논리정직이 최선의 전략이라는 격언과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여하튼 다윈동물의 성선택이 두 가지 방법으로 종의 진화를 이끈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수컷들 간의 짝짓기 경쟁유발시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암컷이 특정 수컷을 짝짓기 상대로 선택하는 것으로서 진화의 커다란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다윈이 제시한 첫 번째 가설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많은 수컷들이 뿔과 가지뿔 또는 다른 무기들을 갖추고 있는 반면 암컷은 그렇지 못하다. 큰 뿔을 가진 수컷 엘크가 다른 경쟁자보다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녀석은 큰 뿔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더 많은 암컷들과 짝짓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에 큰 뿔에 관련된 녀석의 유전자를 물려받는 수컷 새끼를 더 많이 퍼뜨릴 수 있다. 새끼 또한 다른 수컷들을 물리치고 많은 암컷들과 교미할 수 있는 능력을 물려받는 것이다.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은 크게 두 가지 핵심 쟁점을 다루었다. 첫째는 생물의 역사에서의 성선택의 역할이다. 둘째는 인간이 유인원과 공통된 조상에서 유래된 것이지 특별하게 창조된 것은 아니라는 가설이다.

종의 기원에서도 지적되었지만 후자의 주장에는 큰 단점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 당시 유럽 외의 지역에서는 인간의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고, 유럽에서 발견된 화석 증거도 매우 빈약했기 때문이었다. 다윈은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기 위해 비교발생학과 해부학, 생리학 지식 등을 총동원해 인간 진화의 직접적인 연관 관계를 설명했지만, 불충분한 화석 증거는 계속하여 그의 이론에서 결정적인 단점으로 작용했다. 물론 지금은 세계 각지에서 인간 조상의 화석들이 발견되면서 다윈의 주장이 옳았음이 드러난 상태다. 또한 인간과 아프리카 유인원 간의 차이정도의 문제이지 결코 종류의 차이가 아님도 증명되었다. 다윈의 진화론과 성선택론 모두가 확실한 이론으로 자리매김하는 걸 방해한 결정적인 문제점 중의 하나는 오늘날에야 제거되었지만, 다윈이 그러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설득력 있는 이론을 전개했던 것은 모든 문제를 복합적으로 설명해서 이해를 구하려던 그의 성실한 연구 방법 덕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종의 기원은 출간되자마자 유럽을 온통 소용돌이로 몰아넣었지만, 보다 큰 충격을 주어야 마땅할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은 큰 논쟁에 휘말리지 않았다. 성선택에 관련된 특정한 학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소위 무시와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것이다.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은 원래 다윈의 자연선택론에서 드러난 미흡한 점, 특히 인간의 유래에 대해서 정식으로 다룬 것이다. 따라서 상식적으로 판단해 볼 때, 진화론보다 더 반향을 일으키거나 적어도 같은 비중으로 다루어졌어야 옳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내용이 근래까지도 잘 알려지지 않은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여자와 남자는 정신 능력에서 차이가 있으며, 둘째, 여자가 남자를 선택했고, 마지막으로 인종 간에도 차이가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주장여자로부터 비난을 받았으며, 두 번째 주장남자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 주장은 일부 인종의 열등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다윈은 인종론자라는 비판까지 들었다. 한마디로 그의 주장은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로부터 환영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

혹자는 세계에서 다윈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특히 다윈과 함께 진화론을 주장한 월리스를 비롯한 당대의 진화론자들조차 성선택에 대해 비난한 것은 암컷이 수컷을 고른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남자들이 주로 장악하고 있던 당대의 지식인 계층이 보기에, 여자가 남자를 고른다는 것은 그야말로 수긍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들이 살던 시대의 젊은 숙녀들은 훌륭한 미혼 남성의 눈길을 끌기 위해 화사한 옷과 보석으로 장식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남자들이 여성을 선택하기 때문이었다. 많은 동물들의 경우를 볼 때도 수컷이 짝을 고르는 것이 순리였다. 그런데 다윈은 역으로 설명했던 것이다.

더구나 그 당시 많은 남성들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인식 능력과 선택 능력이 모자란다고 여겼다. 심지어 동물의 암컷은 수컷들이 쟁탈해야 할 난자 창고에 불과하다는 식의 심한 모욕도 서슴지 않았던 시대에 다윈은 여자가 남자를 골랐다고 주장했다. 당연히 다윈의 진화론에 환호한 과학자들도 암컷 동물들의 성적 선택, 즉 변덕이 진화의 행보에 영향을 미쳤다는 다윈의 설명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들은 학자이기 전에 남자였기 때문이다.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의 또 다른 논쟁거리는 남녀의 지능 차이를 명확히 제기했다는 점이다. 다윈은 수많은 논제를 통해 여자의 지능이 남자보다 떨어진다는 주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것은 맞지만, 먹이를 구할 수 있는 능력은 수컷이 암컷보다 우월하다는 것이다. 먹이를 구하는 능력 자체가 지능이 발달하게 된 요인이라는 얘기였다. 물론 다윈은 이런 주장을 통해서 진화 과정에서 지능이 생겨나게 된 시간에 대한 견해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다윈도 남녀 간에 지능이 다르다는 주장이 심각한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여성에게 적당한 기회와 훈련이 주어진다면 여성의 지능도 남성처럼 될 수 있다고 애매하게 설명했다. 즉 남녀의 지능에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껄끄러운 논제를 희석시키려고 노력했지만, 그러나 많은 여성들이 상당히 분개했던 것은 사실이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다윈의 주장은 잘못 나가도 한참 잘못 나간 가설이라며 매도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다윈은 인종 문제에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했는데, 그가 볼 때 인간이 문명화된다는 것은 교육받은 영국인처럼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엄밀한 의미에서 다윈의 주장은 당대의 지식인들에게서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내용이었다. 그가 비글호를 타고 탐험에 나섰을 때, 푸에고 인디언기괴한 행동은 그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들은 종교가 없었고 머리털이나 옷이라고 볼 수도 없는 것을 몸에 걸치고 있었으며, 이렇다 할 도덕적 규범도 갖고 있지 않았다. 문명인이라고 자처하는 다윈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푸에고 인들이 식량이 부족해지면 가장 먼저 할머니들을 먹어치운다는 사실이었다.

다윈이 인종 문제에 관한 한 당대 문명권의 주장을 대부분 적어 넣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윈은 미개인과 문명인의 차이를 분명히 밝히면서도 문명인조차 미개인으로부터 발전했다고 주장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다윈은 영국에서 일정 기간 교육을 받은 원주민이 문명화하는 것을 보고, 그들도 개량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