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노벨상이 만든 세상/프레온가스

천사에서 지구의 악당이 된 프레온가스(2)

Que sais 2020. 9. 2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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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물질 프레온>

냉각제의 문제점이 노출되었음에도 상업용 및 가정용 냉장 수요는 폭증하기 시작했다. 1913 처음 등장한 가정용 냉장고1920년대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아이스박스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냉각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전한 사람이 1930미국의 뒤퐁사의 토머스 미지웨이(Thomas Midgley, 18891944)제너럴모터스의 앨버트 헨이다. 이들은 불소진정시키는 법파괴적인 불소를 아무것도 파괴하지 않는 온순한 화합물로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토머스 미지웨이(1889~1944)

미지웨이1930년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화학회에서 시행한 발표는 그야말로 참석한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했다. 미지웨이 뚜껑이 없는 용기에 소량의 액체 CFC를 부었다. CFC가 끓기 시작하자 CFC 기체에 자기 얼굴을 들이대고 입을 벌려 깊게 숨을 들이쉬고 미리 켜 둔 촛불 쪽으로 돌아서서 천천히 CFC를 내뱉자 촛불이 꺼졌다. CFC불연성이고 무독성이라는 사실을 증명한 놀랍고도 특이한 실험이었다.

CFC냉장 산업혁명을 일으켰다. 1950에 이미 냉장고는 선택이 아닌 필수 가전기기였다. 신선한 식품을 사기 위해 매일 쇼핑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썩기 쉬운 음식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게 되자 식사를 미리 만들어 둘수도 있게 되었다. 냉동 식품 산업이 발달하면서 과거에 없던 새로운 식품들이 개발되었고 즉석 식품들도 붐을 이뤘다. CFC는 우리의 장보는 방식, 음식을 준비하는 방식 심지어는 우리가 먹는 음식까지도 바꿔 놓았다. 냉장고의료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 열에 민감한 항생제, 백신, 의약품 등의 보관뿐만 아니라 지구 반대편으로 보내는 운송도 이제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미지웨이가 발명한 물질인 CFC독특한 성질 때문에 대단한 각광을 받았다. CFC냉각제로서의 모든 기술 요건들을 훌륭하게 만족시켰다. 비부식성이어서 장치 내의 관을 손상시키지 않고, 독성이 없어서 식품 사용에 용이하고 비교적 낮은 압력에도 쉽게 액화하여 열효율이 좋으므로 냉장고, 에어컨 등의 냉매제로 사용되었다.

이외에도 반도체인쇄회로 기판세정제, 단열재로 많이 사용되는 우레탄폼(폴리우레탄 발포제) 제조용 발포제, 용매와 잘 섞이고 무취성이며 분사능력이 좋아 에어로졸 분사제로도 이용되었다. 특히 불이 붙지 않고 독성이 없어서 취급자들이 제조 과정에서도 안심하고 다룰 수 있었다. 1980대 말에 세계적으로 연간 100만 톤 정도 프레온이 생산될 정도였다.

더구나 생산비도 낮았으므로 낭비를 막으려는 시도도 없었다. 자동차 에어콘에 사용된 CFC3분의 1이 일상적인 배수로로 흘러들어갔으며 절반 이상수리 중에 사라졌다. 낡은 냉장고를 해체할 때는 공기 중으로 방출시켰다. 대기 중에 있는 CFC4분의 3스프레이 깡통에서 나왔다. 스프레이 깡통1950대에 개발되었는데 미국의 경우 1970년대 초반에 이르러 급속도로 보급되어 무려 한 해에만 15억 개의 스프레이 깡통이 사용되었을 정도이다.

프레온의 발명에도 유명한 발명품에 거의 모두 따라 다니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다. 1928 뒤퐁사의 냉장고 부서에서는 당시 냉장고에 사용되고 있던 암모니아를 대체할 수 있는 무색, 무취, 무미, 무독, 불연인 냉매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책임 연구원이었던 미지웨이불소와 염소를 모두 함유하고 있는 획기적인 탄소화합물을 발견했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에서 그들이 개발한 물질이 불소의 화합물이므로 때로는 유독하다는 보고가 있었다.

기니피그

독성의 보고를 재검토하기 위해 미지웨이클로로플루오로카본합성시켜 실험용 쥐기니피그를 넣어 본 결과 전혀 이 가스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동일한 실험을 계속하여 안정성을 계속 확인하고 있었는데 한 실험에서는 기니피그모두 죽었다. 이것을 이상하게 여긴 미지웨이기니피그죽은 상황을 주의 깊게 검증하였는데 실험용 비커 중의 하나에 이 담겨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때문에 치사성의 포스겐이 발생된 것이다. 기니피그를 죽게 한 것은 클로로풀루오로카본이 아니라 포스겐이었다.

만약에 미지웨이가 이런 동물 실험에서 기니피그죽고 사는 것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그는 클로로풀루오로카본이 유독하다는 것을 믿고 더 이상 실험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더구나 기피니그죽은 실험이 가장 먼저 이루어졌다면 처음부터 프레온 가스에 대한 냉매 실험취소되었을 것이다. 세계적인 발명우연에 의한 경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주위에서 일어나는 조그마한 변화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프레온을 사용하는 실내 에어컨디셔너2차 세계대전 이후 코카콜라와 함께 미국을 상징하는 물건이 되었다.

 

<천사가 악당으로>

프레온은 개발되자마자 암모니아식 냉동냉장 시스템을 대체하였고 에어컨 등에도 적용되어 인간의 주거 환경을 급속히 개선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특히 자동차의 폭발적인 보급에 따라 프레온을 사용한 에어컨전 세계를 석권한다. 현대인에게서 냉장고나 에어컨이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프레온은 우리들에게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현대 문명의 축을 이루고 있는 물질인 프레온은 결국 각종 용도에 따라 사용된 후에 제품 속에서 나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는 것이다. CFC의 방출과학기술의 발전문명의 이기의 폭발적인 증가로 급증했다.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CFC의 양1931에 겨우 100이었지만 1950년에는 35000, 1960년에는 13만 톤, 1970년에는 50만 톤, 1980년대 중반에는 65만 톤으로 증가되었다.

CFC의 방출량이 늘어나자 대기 중에 축적되는 양도 증가하여 1974년 이후 10년에 2배로 증가할 정도였다. 그 결과 염소의 농도도 한 해에 5% 늘어나 1950대 말에 0.6ppb였던 것이 1989에는 4ppb가 되었다.

문제는 일단 방출된 프레온은 비에 의해 씻겨 내려오거나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고 천천히 성층권으로 상승한다는 점이다. 우선 오존층이 어떻게 생기느냐를 보자.

성층권 상부에서 산소분자(O2)0.2µm(µm=10-6m)보다 짧은 파장의 자외선을 받으면 산소 원자(O)분리된다.

 

O2 + hv(자외선) O + O

 

분리된 산소 원자는 불안하여 주변의 산소 분자와 재결합한다.

 

O2 + O + M O3 + M

 

이때 M질소와 같은 3의 물질이다. 이 생성과정은 주로 25킬로미터보다 높은 고도에서 진행되나 생성된 오존혼합을 통해 점점 아래층으로 전달된다. 좀 더 아래층에서는 더욱 긴 파장인 0.20.3µm자외선흡수하여 오존의 파괴가 진행된다.

 

O3 + hv O2 + O

O3 + O 2O2

이 과정을 통해 성층권 2530킬로미터 사이에 오존이 풍부한 오존층이 형성된다. 이 층이 중요한 것은 지상의 생물체유해한 자외선을 걸러내기 때문이다. 생물체에 의해 만들어진 산소생물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오존층을 탄생시킨 것이다.

지구의 대기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성층권에 도달한 CFC자외선에 의하여 분해되면 염소원자가 생성된다는 점이다. 이때 오존염소 원자촉매로 해 산소분해된다. 이 반응은 촉매 반응이므로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오존의 생성과정에는 산소원자가 필요하다. 프레온가스에 의한 오존 분해단계에서 산소원자가 제거되므로 오존의 생성 속도는 느려지고 이로 인해 오존의 농도감소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염소 한 원자10만 개의 오존을 파괴할 수 있다고 알려진다.

오존자외선을 거의 통과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설명했다. 우리가 햇빛을 쬘 때 인체에 해로운 대부분의 자외선오존층에서 걸러지므로 조금 남아있는 자외선만으로 적당히 햇빛을 쬐는 것비타민 D의 생성 등 생체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오존층에서의 평형상태가 깨어지면 지구자외선을 막아주던 오존층의 보호로부터 점차 벗어나게 된다. 반면에 대류권에 존재하는 나머지 10퍼센트의 오존은 증가한다. 이것은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태양광선으로 분해되어 산소원자생성되고 이것이 산소분자와 반응함으로써 오존발생증가시키는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공해 없는 자동차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 말은 오존층에서는 오존줄어들고 대류권에서는 오존늘어나면서 그동안 인간 생존에 절대적으로 중요했던 물리조건이 뒤바뀐다는 소리다.

햇빛과도하게 쬐면 화상을 입거나 피부암에 걸리는 등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백내장이나 각종 면역 기능 저하 등도 자외선의 과다가 요인이다. 어떤 학자들은 오존 보호막5퍼센트 감소하면 해마다 50만 명 이상이 피부암에 걸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인간은 그래도 이런 상황을 모면할 수는 있다. 특별히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태양 빛과 직접 접촉하지 않는 건물 안에서 생활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땅 위에 있는 생물들이다. 고등 동식물에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이라든가 비늘, 껍질 등이 있지만 흙 속이나 바다의 제일 윗부분에 있는 미생물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들이 자외선에 견디지 못하면 그들을 의존해서 살아가는 생물들이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결국 생태계를 파괴되고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동식물치명상을 입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향이 12 내로 닥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50년 이상이 되면 심각한 식물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기계가 망가진 것 같다>

마리오 J. 몰리나(1943~2020)1995년 노벨 화학상

프레온이라는 환상적인 물질인류의 생존에 중대한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 처음으로 밝혀진 것은 1971러브록프레온가스의 한 종류CFC11의 대류권에서의 농도를 측정한 후부터이다. 몰리나(Mario J. Molina)와 롤랜드(F. Sherwood Rowland)프레온 가스의 염소오존층의 파괴 주역이라는 이론을 1974<네이처> 에 발표하였다.

프랭크 셔우드 롤런드(1927~2012)1995년 노벨 화학상

CFC의 안정성산업용으로는 큰 장점이지만 대기로 CFC가 방출되면 성층권에 그대로 도달하여 오존층을 파괴할 수 있다는 혁신적인 주장이었다. 그들의 발표 직후 곧바로 영국의 남극 관측기지 핼리베이에서는 성층권의 오존1960년대에 비해 40퍼센트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콩코드의 첫 비행 (1969년 3월 2일)

사실 이 문제점은 엉뚱한 사건으로 발견된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초음속여객기콩코드성층권을 비행할 때 배출하는 질소화합물오존층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 논쟁의 중심이었다. 이것의 중요성은 현재 각국에서 개발한 모든 초음속 전투기 등도 관련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실제의 주범CFC임이 밝혀진 것이다.

1982남극 월동대 기상연구자대장, 기계가 망가진 것 같다. 오존이 이상할 정도로 적다라고 흥분한 목소리를 토해냈다. 이른바 오존층의 파괴가 심한 오존 구멍이 발견된 것이다. 그 후 오존층의 규모는 계속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1985년 영국의 조사단19849월과 10 사이에 남극 대륙 성층권오존이 40퍼센트나 감소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오존의 파괴범프레온의 사용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오존홀 (2006년 10월)

프레온오존층 파괴의 주역이라는 비난을 받자, 프레온이 오존층 파괴와 관계없다는 일부의 주장이 제기되었다. 프레온류 물질은 공기보다 무거우므로 성층권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성층권에서 프레온류 물질검출되어 이들의 주장은 부정되었다.

대기 상층의 오존 수준을 측정하는데 사용하는 주요 장치이산화황과 같은 다른 오염 물질에 의해 혼동되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오존과 이산화황은 모두 비슷한 주파수에서 빛을 흡수한다. 그리고 흡수 스펙트럼에서 가스의 집중도를 측정하는 돕슨 미터는 이 두 가지를 서로 구별하지 못하므로 명백한 오존 상실이 사실은 발전소에서 방출된 이산화황의 효과적인 통제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계속적인 측정으로 남극 위의 오존층이 매우 엷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산화황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환경론자들을 비롯한 학자들이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