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독도의 생태계 변화는 한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독도는 동도와 서도로 나뉜 작은 섬이지만 바닷속에 잠겨 있는 부분까지 포함하면 독도 전체 높이는 2,300m에 이르는 거대한 화산체다. 그러므로 상부 대지 면적이 여의도의 10배나 되는데 독도 주변은 차가운 물과 따뜻한 물이 서로 만나는 구조 및 환경 특성 때문에 독도 주변 해양 환경 및 생태계는 동해의 다른 지역과 판이하게 차별화된다.
독도에 서식하는 식물은 울릉도 특산식물인 섬장대를 포함, 도깨비쇠고비 등 59종으로 보고되었으며, 각종 단체들이 그간 심어온 보리장, 동백, 섬괴불, 향나무, 사철나무, 후박나무 등의 울릉도 향토수종을 포함하여 현재 약 80여 종의 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있다. 육지에서 200km 이상 떨어져 있는 독도이지만 무척추동물인 곤충류는 딱정벌레목 22종, 나비목 17종, 파리목 17종, 노린재목 10종, 매미목 10종, 벌목 9종의 서식이 보고되었다.
또한 독도 연안의 수산자원 생물은 어류가 총 104종이며, 무척추동물, 해조류를 포함해서 전체 137종이나 된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수산 생물은 혹돔, 돌돔, 벵에돔, 개볼락, 조피볼락, 볼락, 불롤락, 자리돔, 연어병치, 말쥐치, 달고기, 소라, 해삼 등이다. 이런 유용성 자원 생물 이외에도 독도의 해양생물상은 암반생태계를 중심으로 독도에 서식하는 연체동물 로 총 91종, 새우류, 집게류, 게류 등의 십각류가 33종, 갯지렁이류 32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독도가 작은 섬임에도 이와 같은 생태계의 보고인 점은 독도 주변 해역이 계절별로 한류와 난류의 복합적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교적 영양분이 풍부한 저층수가 잘 혼합되어 다량의 영양분을 선호하는 다양한 종류의 플랑크톤이 번성할 수 있다.
다양한 어종의 먹이가 되는 이러한 플랑크톤의 번성은 독도 주변 해역이 회유성 어종이 풍부한 어장으로 만들어준다. 또한 수심 2,000m 이하의 심해에 둘러싸여 급경사를 이루는 독도의 해저면은 천해에서 심해에 이르는 광범위한 수심별 저서생물 분포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독도 연안의 생태계가 ‘갯녹음 현상’으로 급속도로 사막화되고 있다는 경고등이 켜져 한국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갯녹음이란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탄산칼슘(CaCO3)이 석출되어 해저생물이나 해저의 바닥, 바위 등에 하얗게 달라붙는 현상을 말한다.
즉 갯녹음 현상이란 바닷물 속에 녹아있던 석회수들이 탄산칼슘 가루로 석출되어 바닷물이 쌀을 씻고 난 쌀뜬 물을 부어놓은 것처럼 부옇게 보이고 그 탄산칼슘 가루들이 서서히 가라앉아서 바다 밑 바위에 허옇게 달라붙는 현상을 말한다. 석회가루는 바위에만 달라붙는 것이 아니라 고래나 혹돔 같은 물고기의 아가미주변에도 달라붙고 소라나 전복 홍합 같은 조개껍데기에도 달라붙는다. 바다에서 탄산칼슘이 석출되는 이유는 탄산칼슘으로 석출되는 수용액(석회수)이 포화상태를 넘어섰기 때문에 탄산가루가 고체로 석출되는 것이다.
자연 상태의 물에서도 탄산칼슘이 석출되는데 이는 중탄산칼슘과 수산화칼슘이 수용액 속에 녹아있을 수 있는 포화상태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탄산칼슘이 바닥면이나 바위에 달라붙기 시작하면 바닥면의 수소이온 농도는 pH9.5 정도의 강알칼리성으로 바뀌게 되어 pH8 정도의 중성 조건에서 살아온 해조류들은 살 수 없고, 석회성분을 주영양분으로 섭취하는 무절석회조류 같은 쓸모없는 홍조류들만이 번성하게 된다. 그러므로 광합성을 통해 산소와 영양물질을 만드는 1차 생산자 역할 뿐 아니라 바다동물들에게 직접적인 먹잇감이 되는 해조류가 사라지고 나면 바다 속은 황폐화되므로 이러한 갯녹음 현상을 ‘바다의 사막화’라고도 부른다.
말 그대로 바다 밑에서 살던 해조류가 녹아 없어지는 것으로 과거에는 백화현상(Whitening event)으로 불렸으나 현재는 순수 우리말로 해조류가 녹아버린다는 의미를 지니는 ‘갯녹음 현상’으로 바꾸어 부른다.
갯녹음 현상은 아주 복잡한 원리로 일어난다. 먼저 온실효과로 인한 수온의 상승과 수중으로의 이산화탄소 유입을 들 수 있다. 그 결과 바닷물 속의 칼슘이온(Ca2+)이 고체인 탄산칼슘(CaCO3)으로 바뀌면서 이를 섭취해 살아가는 무절산호조류가 잘 자라게 한다. 그밖에 해조류를 포식하는 해양 동물의 지나친 증식이나 담수 오염원과 함께 바다로 유입된 곰팡이나 해양 미생물의 병원성이 해조류의 서식을 방해할 수 있다는 가설도 있다. 독도로 국한한다면 학자들은 울릉도와 함께 해수온의 상승과 남쪽의 열대성 해류의 북상이나 지구 온난화에 의한 수환경의 변화로 추정하는데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의 행동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해조류는 연안에서 바다로 들어갈수록 녹조류, 갈조류, 홍주류 순으로 띠를 이루는데 독도에서 대표적인 종은 잎파래, 대황, 서실류 및 붉은실류 등이다. 특히 독도 연안에서 다년생 갈조류인 대황 군락이 넓게 분포되어 있다.
특히 대황은 감태 등과 함께 갯녹음 현상으로 강하게 암반 위에도 부착하므로 다른 대부분의 부착동식물이 착생할 수 없도록 만들므로 독도의 사막화를 재촉하는 주범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독도에서 문제가 되는 갯녹음 현상의 주요원인이 되는 해수의 상승 요인은 거의 전 지구에서 일어나는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추정하므로 독도에서 벌어지는 갯녹음 현상은 독도를 둘러싼 근간에 일어난 일로 추정한다.
윤승한 박사는 독도에서 발견되는 갯녹음 현상을 독도의 개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갯녹음 현상은 독도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동해와 남해안 일대에서 발견된다는데 특징이 있다. 우선 한반도 바다에서 일어나는 갯녹음 현상은 1960년대 산업화가 시작된 후 비로소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1970년대부터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갯녹음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1990년대 말에는 경상북도 영덕군과 포항·영일만 일대의 동해안 지역까지 확대되고, 제주도 전체와 여수 거문도-거제도-마산-부산-울산-포항-삼척-동해-강릉까지 백화현상으로 바다 밑이 초토화되었다. 특히 한반도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울릉도와 독도, 경남 거제 통영 홍도(갈매기섬, 알섬)와 전남 신안군 홍도와 전북 새만금 앞바다 고군산 열도까지 갯녹음현상이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산업화에 따라 우리나라 전 연안의 바다에 거의 대부분 시멘트에서 녹아나온 pH 12.5의 강력한 수산화칼슘이 바다로 유입되어 농축되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특히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인공어초라는 이름으로 인근 바다에 콘크리트 덩어리들을 빠트린 것이 주범으로 몰린다.
사실 한반도의 갯녹음 현상은 뻘물이 심하게 일어나는 서해안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연안 바다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콘크리트 인공어초들이 오히려 물고기들이 살 수 없게 만든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강원도 삼척 앞바다에서 갯녹음 현상이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삼척은 우리나라 시멘트 공장들이 몰려있는 곳이다. 또한 삼척과 가까운 강원도 영동과 태백에는 시멘트 재료인 석회석 광산이 몰려있다.
독도에서의 갯녹음 현상만 설명한다면 우선 독도에서 이들이 발견된 것은 1999년부터라고 알려진다. 2004년경에 특히 심각해졌다고 하는데, 독도에 갯녹음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동도와 서도 사이의 선착장 부근이라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는 독도에서 준공한 콘크리트 시멘트 선착장이 요인으로 초래되었다는 것이다.
독도에는 1997년 동도에 80m의 주 부두와 20m의 간이부두, 137m의 진입로를 갖춘 독도 접안시설을 준공했다. 그런데 완공 후 단 2년이 안 되어서 갯녹음 현상이 발견된 것이다. 독도는 지리적인 위치상 석회암동굴에서 흘러나올 수 있는 중탄산칼슘이 공급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에 의한 중탄산칼슘과 수산화칼슘의 공급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정황상 모든 곳에서 갯녹음 현상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서해안과 동해안, 남해안의 일부 지역에서는 갯녹음 현상이 보이지 않는다. 서울 수도권에서 많은 시멘트가루가 서해로 흘러들지만 서해의 갯벌이 이를 모두 수용하기 때문이다.
서해 바다에는 큰 풍랑이 없어도 한 달에 두 번씩 보름과 초하루 사이 물때에 뻘물이 일어난다. 서울 수도권에서 흘러들어온 수산화칼슘과 탄산수소칼슘이 탄산칼슘 결정으로 석출된다고 해도 뻘물이 일어서 그것들을 덮어서 감싸버리고, 점토와 시멘트가루의 무게 때문에 바닥 밑 뻘 속으로 가라앉아서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서해에서는 적조가 없는 이유도 같은 이유다.
또한 동해안이나 남해안 지역의 모래밭에도 석회가루가 달라붙지 못한다. 모래 가루(입자)는 파도에 휩쓸리면서 갯벌의 입자와 마찬가지로 석회가루를 감싸고 달라붙어서 석회가루가 가지고 있는 뭉치면서 굳어지는 능력을 없애버리기 때문이다. 인근이 도시화가 되어 수많은 시멘트 가루가 바다로 유입되었을 것이 분명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과 광안리 해수욕장에 갯녹음 현상이 발견되지 않는 이유다.
바다에 갯녹음 현상이 생기면 해조류들이 없어지는 이유는 석회의 알칼리성 때문이다.
연체동물의 조개껍데기는 대부분 석회석(탄산칼슘, CaCO3)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석회석 성분이 조개껍데기의 89∼99%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조개껍데기는 가장 안쪽의 매끄럽고 얇은 진주층과 가운데 가장 두꺼운 능주층(稜柱層)과 가장 바깥쪽 얇게 유기물로 덮혀 있는 표피(각피)층의 3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조개류나 석회조류가 살아있을 때는 3개 층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으므로 큰 조개껍데기 위로도 해조류들이 달라붙어 공생할 수 있고, 조개가 죽고 나서도 조개의 유기물 각피(표피) 위로 바다에 떠다니는 독하지 않은 무기물들이 쌓이면 거기에도 해조류들이 달라붙어 살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조개가 죽고 파도나 조류에 조개의 표피를 감싸고 있던 유기물 층과 침전에 의해 쌓인 무기물 층이 쓸리고 씻기어나가면 바로 탄산칼슘 덩어리인 능주층이 드러나게 된다. 탄산칼슘은 pH 9.0〜9.5 강알카리성이다. 이 때문에 조개껍데기나 석회조류 위에 달라붙어 있던 해조류들이 죽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미역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들은 표피가 석회질로 덮여 있어서 석회에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살아날 수 있는 점이다. 문제는 다시마, 감태 등으로 해중림 조성해서 갯녹음 현상으로 황폐화된 바다의 생태계 복원을 시도하고 있지만 해중림의 조성만으로 갯녹음 현상을 해결할 수 없고 해중림이 조성되었다하여 물고기들을 불러올 수 없다는 점이다. 미역이나 다시마는 몸체에 석회성분이 1%도 되지 않으므로 미역이나 다시마가 석회를 모두 섭취할 수 없으므로 이미 분포된 석회를 수거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학자들은 근본적으로 바다에서 석회를 건져내야 갯녹음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약간의 틈새는 있다. 우리나라는 굴 양식이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이것이 큰 효자노릇을 할 수 있다. 굴껍데기 자체가 탄산칼슘 자체라고 할 수 있으므로 굴양식장에서 굴껍데기를 건져내는 것은 탄산칼슘을 덩어리째로 건져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여하튼 물고기를 포함한 수생식물들은 지구에서 바다가 생긴 이후로 육지와 접해있는 바닷가나 갯바위 근처에 몰려 살도록 진화되었다. 윤승한 박사는 국내에서 종종 일어나는 물고기들의 떼죽음과 고래 등의 죽음의 상당수가 갯녹음 현상 때문으로 초래했다고 추정했다.
물론 바닷속의 탄산칼슘 증가로 반사이익을 취하는 곳도 있다. 부산 앞바다와 울산 앞바다에 근래 들어서 오징어 어장이 사시사철 형성되고, 서해안까지 오징어 어장이 확대되었는데 이를 육지에서 흘러든 시멘트 성분 덕분이라는 시각도 있다.
수산화칼슘이 석회가루(탄산칼슘)로 바뀌면서 내놓은 반응열 때문에 당연히 수온이 올라가는 점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연근해 바다에서 동해 0.8도, 남해 1.04도, 서해 0.97도가 올라갔는데 오징어가 갑자기 많아진 것은 수온상승보다도 많은 회분을 필요로 하는 오징어의 신체구조상 ‘석회성분'의 먹이가 풍부해진 것 때문으로 보는 것이다.
독도의 갯녹음 현상을 방지하는 방법은 다른 곳이나 마찬가지로 인위적으로 해조류 이식 및 포자방출을 유도하여 바다숲을 조성하는 등 해조류가 부착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고 갯녹음 현상의 주범이라 볼 수 있는 콘크리트 등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러므로 독도에서 방류되는 오염원을 줄이고 독도 인근 해역에 접근하는 어업 선박에서 유출되는 기름 및 오‧폐수 등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한다. 독도에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등 독도를 훼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 아니므로 인간의 노력에 따라 독도 연안의 생태계는 어느 정도 복원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독도에 매장된 자원을 보다 원활히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독도의 수생활 여건도 함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참고문헌 : https://kin.naver.com/open100/detail.nhn?d1id=11&dirId=11&docId=827010&qb=64+F64+EIOqwr+uFueydjCDtmITsg4E=&enc=utf8§ion=kin&rank=10&search_sort=0&spq=0
「독도 ‘메탄하이드레이트’ 개발 난항」, 조영삼, 경상매일, 2014.07.30.
「[과학이야기]버뮤다 수수께끼는 가스 때문?」, 박미용, 뉴스메이커, 2003.09.18 제5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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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와 독도 인근 해저의 광물자원」, 석봉출, www.news.co.kr, 2004.10.11
「해저의 메탄수화물 개발하면 인류는 수세기 동안 에너지 걱정 없어」, 유해수, 월드빌리지, 2004.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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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조 바다밑 황금 '메탄 하이드레이트' 잠잔다」, 매일신문, 2008.09.11.
「미래의 대체 에너지원 가스 하이드레이트란?」, 유지우, SK에너지, 2016.07.25.
「차세대 에너지 ‘하이드레이트’ 생성원리 규명」, 연합뉴스, 2018.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