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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명체의 진화(12), 대멸종은 새로운 출발

Que sais 2020. 12. 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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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멸종의 새로운 시각>

근래 학자들이 대멸종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지구 상 멸종률이 높았던 시기가 양막동물 파충류, 조류, 포유류를 포함하는 오늘날 대부분의 육상 척추동물의 다양화를 이끈 주 원인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진화적 적응보다 순발력이 높다는 것이다.

베를린 자연사박물관닐 브로클허스트 박사양막동물 일부 그룹에서 대량멸종이 일어난 시기가 빠른 다양성 증가가 있었던 시기와 일치한다는 것을 밝혔다.

그는 31500만 년에서 2억 년 전 시기초기 양막동물들 사이에서의 적응방산 문제를 조사했다. 이 기간 동안 전지구적인 규모로 매우 큰 기후변화가 있어서 남극의 얼음이 극적으로 줄어들고 적도 지역의 우림이 사라졌으며 기온이 상당히 높아진 데다가 오랜 가뭄이 있었다. 그런데 이 시기는 대량멸종 사건도 일어났다.

갈라파고스 제도 에서 발견된 14종의  핀치새  중 4종은 적응 방사선을 통해 진화한 것으로 생각되며  부리  모양을 다양화하여 다양한 먹이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적응방산이라는 개념은 현대 진화생물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로 적응방산은 한 그룹 내의 종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종종 해당 그룹이 경쟁하는 그룹보다 우위에 설 수 있게 해주거나 새로운 자원을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주요 진화적 혁신의 결과로 일어난다.

그러므로 진화적으로 새로운 특징의 출현종다양성의 급격한 증가와 시기적으로 일치하게 되면 이 새로운 특징다양성 증가의 원인이라고 가정한다.

닐 브로클허스트 박사는 보통 서로 가까운 관계인 두 그룹 사이에 큰 다양성 차이가 생기는 것은 다양성이 높은 그룹에서 더 많은 종들이 진화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양성이 낮은 그룹에서 더 많은 종들이 멸종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양성이 높은 그룹에서 중요한 혁신이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큰 멸종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종들이 크게 번성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요 혁신이 종다양성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 대신 멸종이 일어나 힘든 시기가 되었을 때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학자들은 포유류와 가까운 관계멸종초식동물디키노돈트를 예로 들었다.

27000만 년 전, 디키노돈트류이빨이 없는 부리 앞뒤로 움직이는 아래턱을 진화시켰다. 이 두 가지는 모두 분명히 식물을 먹는 데 도움이 되는 기능적 적응이었지만 디키노돈트근연종들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가 엄청나게 다양해진 것은 1000만 년 후, 소규모의 멸종 사건이 있고 난 후였다.

 

디키노돈트

대표적인 공룡브라키오사우루스처럼 역사상 가장 덩치가 컸던 육상 척추동물을 포함하는 그룹인 용각형류 공룡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발견된다. 용각형류 그룹에 속하는 거대한 몸집의 공룡들은 결과적으로 가까운 관계인 그룹과 비교해 다양성이 매우 높아졌는데, 그렇게 된 것은 트라이아스기가 끝날 무렵, 용각형류 공룡이 처음 나타나고 거의 3000만 년이 지난 후에 있었던 대량멸종 사건이 일어난 후부터라는 것이다.

브라키오사우루스 상상도

마르셀로 루타 박사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대규모 다이어그램을 이용해 여러 유기체 그룹의 진화적 관계를 표현하면 찰스 다윈은 물론 다윈 이후 여러 세대의 생물학자들이 물었던 진화와 관련된 주요 질문에 대한 답이 찾아진다. 생명이 어떻게 이렇게 다양해 졌을까? 주요 다양화 사건을 일으킨 것은 무엇일까? 동물과 식물은 어떻게 전지구적 재난에 대응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베를린 훔볼트 대학 자연사박물관외르크 프뢰비쉬 박사도 이를 부연한다.

 

놀랍게도 이들 초기 육상 척추동물들이 새로운 구조나 기능을 진화시켰을 때는 종 수가 극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았다. 그 대신 이들 그룹의 역사에서 한참 후에야 보통은 멸종 사건이나 기후가 혹독하던 시기적응방산이 일어났는데 이런 패턴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결과는 진화생물학의 여러 전통적인 예측들과는 배치되는데 주요 혁신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져왔다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근래 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6500만 년 전 백악기 말엽대멸종 이후 가장 큰 멸종이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 대멸종인간의 손으로 만들고 있다는 우려이다. 지구인들이 현재 무차별적으로 벌이고 있는 환경 파괴가 결국 우리 자신의 멸종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대멸종

여러 차례의 멸종이 없었다면 인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지만 이들과 여섯 번째의 멸종의 차이점은 간단하다. 과거 5번의 멸종은 모두 인간과 직접 관련이 없지만 정말로 6번째 멸종이 일어난다면 이는 인간의 책임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설명이다.

이 문제에 관한 가장 껄끄러운 질문은 정말로 가까운 미래에 인류가 과연 멸종할까이다. 그동안 계속 지적되었지만 가까운 미래에 과거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고 기온과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일어났던 대멸종과 같은 일이 갑자기 일어난다고 예상하는 학자들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가 어떤 상황으로 펼쳐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데는 모두 동의한다. 그러나 모든 잠재적 변화가 극단적으로 일어난다면 폭발적인 재앙 즉 동시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퍼펙트 스톰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족적이 닿지 않은 곳이 없더라도 숨을 곳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대멸종이라해도 지구상의 동물이 갑작스럽게 거의 모두 사라지는 사건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규모의 소행성 충돌이나 화산 폭발 등으로 인근 지역이 초토화되면서 많은 생명체가 사라질 수 있지만 대멸종지구의 동물 절반 이상이 약 100만 년 이내에 멸종하는 사건으로 정의된다. 물론 실제로는 100만 년 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결판이 났다.

지구상에 5이라는 대멸종의 기억은 지금 지구를 덮고 있는 인류에 대한 엄청난 압박과 심리적인 공포감을 가져다주지만 여하튼 지구상에 5이나 대멸종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구건재하며 생물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대멸종을 거치면서 동물들의 모습은 세련되게 달라지고, 포유류가 나타났으며, 그리고 마침내 만물의 영장인간이 탄생했다. 대멸종긍정적인 시각으로 해석한다면, 대멸종은 지구가 발전하는 창조적인 파괴라고 볼 수 있다.

학자들은 간명하게 이야기한다.

하나의 위기가 바로 다음 시대를 위한 기회로 작용하여 우리 생명계멸종과 진화의 역사를 반복하면서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 생명이 어느 정도 진화한 후 멸종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이 내려져 결국 멸종새 시대를 열기 위한 필수조건이 되었다는 설명도 지지를 받는다. 그런 대멸종지구상의 생물취약하면서도 동시에 복원력이 있어 곧바로 회복되었고 현재와 같은 지구 생태계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피터 브래넌 박사는 운 좋게도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겪고도 지구가 살아남았으므로 인류가 현재 존재할 수 있지만 인간들의 지나친 자신감파괴적인 효과를 일으킬지 모른다며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저는 지금 우리가 본질적으로-다음 100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에 따라-둘 중 하나가 되리라 여겨지는 지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명과 함께 어쩌면 지구상의 모든 생명자멸하든가,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든 근처 행성들로, 다음에는 멀리 떨어진 행성들로 도달하는 식으로 은하계 구석구석까지 퍼지게 될 공산도 있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30억 년 전 과거 화성지구처럼 생명체가 살기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화성에서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되자 당시 열악한 환경인 지구로 눈을 돌려 생명체를 접목시켰다고도 말한다.

 

화성거주지개념상상도(NASA)

그런데 현재 지구인의 과학기술로는 화성으로 나가는 것 즉 화성 이주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화성의 지구화가 계획되고 있는데 이는 적어도 당분간 인류는 멸망치 않을 것을 전제로 한다. 즉 지구에서 살 수 없다는 환경이 된다고 해서 인간우주에서 사라진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우주로 진출할 수 있을 정도로 과학이 발달했음에 고마워해야 한다는 뜻과 다름없다.

 

참고문헌 :

초기 포유류가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야간 시력을 진화시킨 방법, 셀 프레스, ScienceDaily, 2016.06.20.

지구 대멸종은 언제 일어날까?, 심재율, 사이언스타임즈, 2019.07.11

[핵잼 사이언스] 공룡 멸종 후 폭풍 성장신생대 초기 포유류의 비밀, 고든 정, 서울신문, 2019.11.04

대량절멸,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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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opeoplestime.info/2015/11/13/small-fish/

https://nopeoplestime.info/2015/12/26/mammal-diversity-explosion/

https://nopeoplestime.info/2016/06/23/mammalian-night-vision/

https://nopeoplestime.info/2015/12/02/extinction-not-innovation/

https://nopeoplestime.info/2016/06/17/early-mammal-diversification/

https://nopeoplestime.info/2015/12/16/curtain-of-fire/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ml?idxno=87601

풀리지 않는 과학의 의문들 14, 존 말론 외, 까치, 2000

21세기에 풀어야 할 과학의 의문 21, 존 말론, 이제이북스, 2003

노벨상과 함께하는 지구환경의 이해, 김경렬, 자유아카데미, 2008

우리는 어떻게 지구에서 살게 되었을까?, 신 줌페이, 비룡소, 2012

대멸종 연대기, 피터 브레넌, 흐름출판,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