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노벨상이 만든 세상/고엽제

천사의 물질로 포장된 고엽제

Que sais 2020. 9. 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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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물질로 포장된 고엽제>

 

미국베트남의 공산화를 막고 궁극적으로 자유 체제의 평화를 지킨다는 명분하에 1960, 베트남의 통킹만 폭격을 시작으로 대규모 전쟁을 감행했다. 그러나 미국에 비해 군사무기에 절대 열악한 베트공이지만 베트남의 특유한 기후에 무성하게 자라는 풀잎과 나뭇잎 등을 활용하여 대미군 항전의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있었다.

미군베트공이 이용하는 정글이 큰 장애물이므로 정글전에 대항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를 개발했다. 제초제로 쓰이는 화학 물질 즉 고엽제(枯葉劑)이다.

메콩 강 삼각주의 정글에 고엽제를 살포중이다.( 1969년   7월 26일 )

고엽제초목 및 잎사귀 등을 말라죽게 하는 역할을 하는 제초제로 상당히 인기를 끌던 농약이지만 독극물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인체에 큰 피해를 주는 악명 높은 물질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들 고엽제천사의 물질로 포장했다. 열대나 마찬가지인 베트남에 창궐하는 모기를 박멸할 수 있으므로 전장의 골머리인 말라리아를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기를 박멸한다는 공중보건 상의 목적을 내세우며 미군구 남베트남군과의 합동 작전하에 19621월부터 19719까지 15종류의 고엽제베트남에 무차별적으로 살포했다.

이때 주로 살포된 제초제가 바로 황색 고엽제인데 노란색 드럼통에 담았으므로 에이젠 오렌지라 불렀다. 에이젠 오렌지라는 이름은 당시 제초제를 포장한 드럼의 색깔에 따라서 부른 것으로 흰색, 푸른색, 녹색, 오렌지 등이 있었는데 이 중 에이젠 오렌지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알려지기로는 12,000,000 겔론에이젠 오렌지월남 전 국토 면적18%에 살포되었다고 알려진다.

에이젠 오렌지2.4.5-T2.4-D라는 제초제1124 : 1로 섞어서 만들었으며 이들 속에 불순물로 들어있던 TCDD(트리클로로 디벤조파라다이옥신)가 문제를 일으키는 성분이다. TCDD는는 kg30 mg 정도 포함되어 있는데 베트남에 뿌려진 2,4,5-T는 약 2천만 kg이며 TCDD170 kg 정도 포함되어 있었다. 문제는 TCDD는 인류가 만들어 낸 독 중 가장 강력한 독으로 알려진다는 점이다.

고엽제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dioxin)6개의 벤젠 고리산소로 결합시킨 유기화합물을 총칭한다. 다이옥신염소나 브롬을 함유한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거나 염소를 함유한 쓰레기를 태울 때에도 만들어진다. 다이옥신이 발생하는 과정은 종이, 살충제나 제초제염소화합물 생산 과정, 도금, 제련, 제강산업뿐 아니라 대형소각로에서 쓰레기를 태울 때는 물론 자동차 배기가스, 담배연기에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다이옥신인류가 발명한 최악의 독성물질로 그 독성은 청산가리의 수만 배에 달한다. 공해를 다룰 때 오염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흔히 ppm(100만분의 1)을 사용하는데 다이옥신의 허용 규제치는 단위부터 달라 ppb(10억 분의 1)를 사용한다. 그만큼 엄청난 독성을 갖고 있으므로 2.3.7.8-TODD요구르트 한 병 분량인 85g으로도 10만 명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

정글베트공의 은신처이므로 정글을 민둥산으로 만들기 위해 미국은 정글 지역에 고엽제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했다. 정글의 숲을 제거하여 적을 쉽사리 발견하고 섬멸하기 위해서 살포된 고엽제는 소기의 목적대로 울창한 정글의 아름드리나무 뿌리까지 말려 죽이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적군뿐만 아니라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의 머리 위에 살포되었다는 점이다.

1967년 월남에서 고엽제 살포 작전이 일주일에 6일 씩 하루에 두 번 계속되었다. 비행기150피트 상공에서 130노트의 속도로 비행하면서 공중 살포했는데 비행기 한 대 당 약 11,000파운드의 고엽제를 싣고 있었으며 당시 살포된 고엽제의 총량은 약 1,200만 갤런에 달한다.

고엽제정글의 풀과 나무들을 초토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순환 고리에 연계되어 수로를 통해 물고기들을 멸종시키고 정글의 동물들에게 흡수되고 정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체내에 축적되어 심각한 다이옥신의 부작용을 노출시켰다.

그런데 고엽제의 여파는 살포된 지 얼마 안 되어 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엽제에 노출되었을 경우 심한 피부병과 피부질환을 앓게 됨은 물론 임신 여성의 경우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다.

고엽제 살포가 중지된 10년 후, 베트남전이 종전된 지 5이 지난 19802월 베트남 중부 고원의 지아라이 콘탐이란 지역에서 태어난 월남전 기형아베트와 도크상체는 둘, 하체는 하나로 태어났다.

베트와 도크

나라사우스다코타 주에 사는 크리스토퍼 존슨베트남 전에서 오른쪽 다리와 청각을 잃었다. 그런데 그는 귀국한 후 심한 피부병과 독감 증세로 앓았으며 그의 아들 니콜라스기형아로 태어나 출생 직후 사망했다.

19668월 베트남에 파견되었던 마이클 라이안1년간 전쟁 임무를 수행했고 1970년에 전역했는데 1967년부터 1973까지 심한 피부병은 물론 체중감소, 청각 장애, 심한 두통을 앓았다. 그는 베트남에 있을 때 고엽제에 의해서 마치 달 표면처럼 된 지역에서 막사를 건설했다. 1971 태어난 그의 딸은 정박아인데다 팔다리의 뼈들이 부분적으로 없고 엄지손가락이 없었다. 그뿐 아니라 심장에 구멍이 난 생태, 복수의 구멍을 가진 항문, 내장이중적으로 형성되는 등 18가지의 비정상 몸으로 태어났다. 한마디로 고엽제의 피해는 본인에 한정되지 않고 2까지 선천성 기형, 피부병 등을 대물림하고 있다는 점이다.

19701월 뉴욕에서 고엽제 법정소송이 제기되었다. 참전용사, 그리고 그들의 배우자와 자녀들은 다이옥신을 포함하고 있는 제초제로 생산한 다우케미컬과 기타 제초제 제조 회사들을 고소했다. 이에 대해 1980년 연방법원프랫 판사고엽제 피해자들의 고소가 이유있다고 판결했다.

다우케미컬1960년대 중반에 펜실베니아 대학 피부과의 클리그만 교수에 연구비를 주어 다이옥신의 독성에 대한 실험했는데 그 대상은 홈스버그 교도소에 있는 죄수들이다. 그러나 이들 자료는 비밀로 분류되어 공개하지 않았다. 1970년 봄 미국과학발전협회의 제초제 문제위원회에서도 월남에 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조사를 수행했으나 그 결과를 대외 비밀로 처리했다. 결국 이 문제는 1970년 상원 청문회를 거쳐 6월 국방성고엽제의 전면적인 사용을 금지했다. 다우케미컬그들의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생산했으며 미군고엽제베트남 전쟁에서 엄청나게 살포한 것이다.

이 사건은 베트남전 참전 퇴역장병들은 대규모 소송 끝에 1984년 미국의 고엽제 생산 제약회사들과 18천만불 규모의 피해자 보상 기금 설치에 합의했고 이 기금에서 각종 후유증 치료비와 보상금을 받고 있다.

그런데 사건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은 당시 미군과 태국군, 남베트남군하노이를 비롯해서 북베트남 주요 삼림지대산악지대고엽제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하였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삼림은 물론 농작물이 큰 피해를 받았지만 무려 400만 명에 달하는 북베트남인들과 삼림 및 산악지대 원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한국에서도 고엽제 살포>

이 문제는 한국에게도 비화된다. 한국19647월 국회에서 월남에 군대를 파병하기로 가결한 후 9월부터 19733까지 86개월 동안 312,853을 파병했다. 그 가운데 전사자4,624, 전상자15,000이나 되며 한국인의 고엽제 피해자5,000에 이르는데 여기에는 놀랍게도 한국의 DMZ에서 근무하던 일부 장병들도 관련된다.

한국의 중부전선 DMZ에서 1968년부터 1971까지 집중적으로 에이전트 오렌지, 블루, 모뉴런 등과 같은 고엽제의 집중적인 세례를 받았는데 놀라운 것은 1970년 고엽제의 전면적인 사용을 금지했음에도 한국군고엽제를 살포했다는 점이다. 물론 한국의 DMZ에서 고엽제 살포지역은 큰 틀에서 전방 일부 사단 즉 3사단, 5사단 등에 한정된다

그러나 당시에도 이미 미국 등지에서 금지된 고엽제한국군살포되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됨은 물론 보다 많은 피해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이 문제가 표면화된 것은 민주화 이후 1990대 즉 고엽제가 살포된지 거의 20년이 지나서이다.

해외로 이민갔던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이 베트남전 참전자들의 고엽제 피해보상 요구운동을 보면서 자신들도 고엽제 피해자란걸 깨달으면서부터다. 20115월 경상북도 칠곡군경기도 부천시 등에 주둔중인 주한(駐韓) 미군부대고엽제매장되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1993고엽제후유의증 환자지원 등에 관한 법률국회를 통과하였고 20151고엽제후유의증 환자지원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국회에 통과되었으며 이후 고엽제 피해자들에 대한 일부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는 고엽제에 의한 질병 피해후유증과 후유의종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후유증으로 모두 19개의 질병으로 분리하고 후유의증으로 20개 질병으로 분리하고 있다.

후유증으로는 임파선암, 연조직육종암, 폐암, 후두암, 기관암, 전립선암 등이 포함되며 말초신경병, 다발성골수증, 호지킨병, 만성골수성백혈병, 파킨슨병은 물론 당뇨병이 포함된다.

후유의증에는 일광관민성피부염, 건성습진, 뇌경색증, 중추신경장애, 다발성경화증, 근질환, 악성종양, 고혈압,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뇌출형(뇌졸증)이 포함되며 1후유증으로 인정받은 2세의 척추이분증, 말초신경병, 하지마비척부병변 등이 고엽제의 피해자로 인정받고 있다.

 

참고문헌 :

고엽제에 노출된 월남참전 군인에서 발생한 피부 질환, 최종순 외, 가정의학회지, 200526

https://namu.wiki/w/%EA%B3%A0%EC%97%BD%EC%A0%9C

최경희 교수의 과학아카데미(3), 최경희, 동녘, 2000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2, 이은희, 살림,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