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노벨상이 만든 세상/스타워즈와 레이저

스타워즈와 레이저(2)

Que sais 2020. 9. 2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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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권 논쟁>

 

레이저 개발에도 특허권 논쟁이 있었다. 그것은 타운즈의 동료 연구자고던 굴드(Gordon Gould)이다. 굴드1943물리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뉴욕에서 원자폭탄을 만드는 맨해튼프로젝트에도 참여했고 전쟁이 끝나자 컬럼비아대학에서 광학과 마이크로파분광물리학을 계속 공부했다.

그는 타운즈최초의 메이저를 시연한 3 뒤인 1957년 레이저에 대해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기체를 채운 관 속에 있는 거울 사이에서 광파를 반사시키면 1000분의 1초 이내에 물질을 과열시킬 수 있는 단일 파장의 집속된 광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 아이디어가 떠오리자 앞으로 레이저산업, 통신, 군사용으로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노트에 적고 제목을 레이저의 가능성에 관한 간략한 계산이라고 적었다. 레이저라는 말의 창시자고든 굴드로 학자들이 인정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그는 이 아이디어를 특허로 제출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레이저를 개발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단지 그는 자신의 노트를 인근 과자가게에서 설명하고 자신이 설명했다는 증명을 받아두었다.

그후 TRG라는 작은 회사에 입사하여 자신의 아이디어국방성에 제출하고 특허를 신청했는데 이때는 이미 타운즈와 숄로가 특허를 출원한 지 몇 달이 지난 뒤였다. 더구나 두 사람은 굴드와는 달리 195812에 발표한 논문 자외선과 광학 메이저레이저의 발명자로 공인되어 있었다. 더구나 타운즈는 이미 학계와 정부의 요직에 있었으므로 굴드와는 경쟁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때 만해도 레이저가 실용화되지 않았으므로 두 사람 간의 문제는 명예에 관한 것 뿐이었다. 즉 누가 먼저 레이저를 생각해 냈느냐였다.

그런데 테오도르 메이먼을 선두로 메이저, 레이저가 개발되자 사건은 보다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했다.

특허논쟁이 벌어질 처음에는 굴드가 여러 면에서 불리했다. 특허심사관굴드가 이전에 고안했다는 증거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그가 남긴 기록이 발명의 증거로서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굴드는 자신이 적어도 타운즈보다 레이저를 먼저 만들었다는 데는 양보하지 않았다. 굴드소송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이 출원하고 있는 특허권의 절반을 팔고 소송에 매달렸다. 결론은 다른 발명가와는 달리 굴드의 승리였다. 그는 1977년 특허청으로부터 광학 펌핑 레이저특허권인정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것은 레이저를 이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은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뜻했다.

물론 특허청의 특허 인정에도 레이저 장비를 생산하는 몇몇 회사에서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1987 또 한 번 법원은 굴드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렸다. 그가 브롱코스의 과자가게에서 증명받아 둔 노트가 30년 후에 인정받은 것이다.

굴드산업용, 상업용, 의료용 레이저 장치의 80퍼센트가 광학적으로 펌핑되고 방전, 여기되는 레이저 증폭기에 관한 원천 특허를 확보하여 소송으로 많은 자금을 소비했지만 결과적으로 더 큰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행운아가 되었다. 학자들은 굴드가 초창기부터 레이저 개발자로 인정받았다면 그처럼 많은 돈을 벌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 마디로 레이저는 두 발명가 모두에게 행복을 주었다. 타운즈노벨상을 받았고 굴드엄청난 로열티를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찰스 타운스140만 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의 상금을 수여하는 2005 템플턴상수상자로도 선정되었다. 이로써 찰스 타운스 박사역사상 세 번째 템플턴상과 노벨상을 모두 수상한 인물이 되었다.

템플턴상종교적 실체에 대한 연구 또는 발견에 공로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데 지금까지 노벨상과 템플턴상을 모두 수상한 인물로는 테레사 수녀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있다.

타운스수상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연구 초기에 자신의 신앙심 때문에 종종 비난을 받기도 했었다며 과학과 신앙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많은 사람들은 과학 가설과 신앙을 기본적으로 포함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아무것도 증명할 수가 없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은 이 우주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는 것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천체에서 별을 보고, 다른 현상들을 관찰하고 있지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전체의 5퍼센트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그 안의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 모릅니다. 단지 거기에 어떤 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실험할 수도 없고, 볼 수도 없습니다. 그 존재를 알기위해 과학자들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알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수많은 수수께끼 현상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빛에 얼어버린 원자>

스티븐 추 교수 등의 연구는 레이저의 효용도를 한 차원 높게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이들은 초능력으로 악당을 무찌르는 만화 주인공들을 좋아한다. 그중에는 번개같이 빨리 움직일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플래시맨(Flash Man)'도 있다. 이 만화에서는 악당이 플래시맨을 잡기 위해 물체를 순간적으로 얼려버리는 광선총을 사용한다. 광선총에서 내뿜는 빛은 물체의 온도를 높여 녹여버리거나 태워버릴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오히려 온도를 급속히 낮춰 꼼짝 못하게 얼려버린다. 이와 같이 광선총으로 물체를 얼리는 것은 만화에서만 가능한 것일까.

 

기체 상태의 원자상온에서 평균 시속 4,000km로 움직인다고 한다. 총알이 날아가는 속도의 3. 이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을 때는 그 움직임 효과에 의해 생기는 오차 때문에 원자의 고유한 특성을 정확히 알아낼 수가 없다. 원자움직이지 못하게 공간에 붙잡아 둘 수만 있다면, 원자의 성질은 물론 내부 구조도 천천히 아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해결 방법은 플래시맨 만화처럼 원자를 얼리는 것이다. 기체의 온도를 내리면 기체 내 원자들의 움직임이 점점 느려진다. 섭씨 영하 273절대영도가 되면 원자는 얼어서 정지한다. 과학자들은 온도를 절대영도 가까이로 내려 기체 상태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던 원자들을 얼려서 공중에 붙잡아 놓은 다음 그들의 고유한 특성을 알아내려고 노력해 왔다. 하지만 대기압에서는 온도를 내리는 과정에서 원자들이 응축돼 액체나 고체 덩어리로 변한다. 수증기가 온도를 내리면 물이 되고 얼음이 되는 것과 같다. 그래서 1975년 미국 스탠퍼드대아서 샬로 교수핸시 시어도어 교수을 이용해 원자의 움직임느리게 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파동인 동시에 알갱이이기도 하기 때문에 광자(光子)라고도 불리며 물체에 힘을 전달해 준다. 이 힘을 광압(光壓)이라고 한다. 광자가 전달하는 힘 자체는 아주 미미하다. 그러나 원자도 매우 작기 때문에 원자가 느끼는 광자의 힘은 상당해 광자원자에 충돌하면서 큰 힘을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원자의 움직이는 방향과 정반대로 날아온 광자원자충돌 흡수되면, 광자원자가 움직이는 방향과 정반대 방향으로 힘을 작용해 원자의 속도를 줄일 수 있게 된다.

 

1985년 미국 벨연구소스티븐 추 박사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윌리엄 필립스 박사기체 상태 원자레이저 빛을 쪼여 원자의 속도를 계속 줄임으로써 결국 원자공중에 붙잡아 두는 데 성공했다. 1988에는 프랑스 콜레주드프랑수아 파리고등사범학교클로드 코엔타누지 교수레이저 빛에 의해 붙잡혀 있는 원자들의 온도가 거의 절대영도라는 것을 밝혀냈다. 즉 이들 원자는 실제로 얼어 있다는 것이다. 레이저 빛원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얼린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레이저 냉각 및 포획(laser cooling and trapping)이라고 한다. 지금은 미국 스탠퍼드대로 옮긴 추 교수와 필립스 박사, 그리고 타누지 교수'원자를 얼리는 레이저 광기술'을 개발한 공로로 1997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그 후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게르하르트 렘페 박사200434네이처지에 기존의 방법에 비해 5배나 더 빠르게 원자를 얼릴 수 있는 새로운 레이저 냉각 기술을 발표했다.

 

이러한 레이저 냉각 기술지상위치측정시스템(GPS)용 인공위성에 장착돼 있는 원자시계의 정밀도100배 이상 증가시켜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이나 휴대전화 속에 있는 위치추적시스템의 정확도이하로 향상시킬 수 있다. 학자들이 이 기술에 주목하는 것은 앞으로 이 기술로 도청이 불가능한 양자통신, 연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양자컴퓨터, 원자레이저 등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레이저의 종류>

레이저가 발명된 지 50도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장비들이 개발되었다. 이제 레이저매질의 형태, 동작하는 파장영역, 공진기의 모양, 동작형태 등에 따라 각양각생이다. 레이저의 종류는 일반적으로 매질의 형태에 따라 분류하는데 김용평 박사의 글에서 많이 참조했다.

 

기체레이저 : 가장 많이 사용하는 레이저로 동작할 수 있는 파장 영역도 원적외선 영역에서 X선 영역까지 광범위하다. 기체레이저원자 분자의 회전, 진동, 전자레이저상태 사이의 천이에 얻어지므로 매질이 균일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다른 레이저에 비해 매질의 부피를 임의대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얻고자 하는 출력을 자유자재로 얻을 수 있다. 적외선영역에서 동작하는 레이저이산화탄소(CO2)가 있고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적색영역의 헬륨네온(He-Ne)레이저청록색영역의 아르곤이온(AR+)레이저가 있다. 헬륨네온레이저는 저출력이지만 높은 안정도로 동작할 수 있으므로 주로 계측용으로 사용된다. 자외선 영역에서 동작하는 대표적 가스레이저로는 엑시머(excimer)레이저가 있는데 이것은 재료의 초미세가공, 반도체가공 분야에서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

 

고체레이저 : 고체레이저는 결정이나 비결정물질을 모체로 하여 미량의 활성 이온혼합한 매질을 이용한다. 따라서 레이저발진을 매질을 구성하는 중성원자가 아닌 이온의 전차 천이에 의해 이루어진다. 고체레이저의 장점은 기계적으로 견고하고 다루기 쉽다는 점이다. 반면에 안정된 연속동작의 면에서는 기체레이저에 미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고체레이저는 대부분 가시광선에서 근적외선 영역에 걸쳐 동작하는데 대표적 레이저로 루비레이저가 있다. 루비레이저붉은 색의 빛을 내며 1960년 메이먼최초로 발명한 레이저이기도 하다.

 

액체레이저 : 액체레이저의 대표급으로 색소레이저가 있는데 화학염료유기색소를 활성 매질로 이용한다. 색소레이저의 큰 장점동작파장영역이 넓다는 점이다. 근적외선에서 적외선 영역까지 동작이 가능하여 연구용 광원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반도체레이저 : 반도체레이저는 다른 종류의 레이저가 기본적으로 원자 분자 또는 이온의 비교적 좁은 에너지 상태를 이용하는 것에 반해 결정중의 자유전자 자유정공(hall)과 같은 자유캐리어(carrier)를 이용한 레이저로 폭이 넓은 에너지 밴드(band)간의 천이에 의해 작동한다. 특히 반도체레이저는 매질이 극히 큰 천이율을 갖기 때문에 수십에서 수백 미크론의 크기로도 동작하며 효율도 50퍼센트 이상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반도체레이저는 다른 종류의 레이저로는 불가능했던 응용이 가능해 광전자학(optonics)의 중요한 소자로서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반도체레이저로는 갈륨비소(GaAs), 인듐인(InP), 인듐비소(InAs) 등이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다중통신기술은 진동수 분할 방식으로 반송파(搬送波,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비롯해 무선통신에서 정보를 실어 보내는 고주파전류)의 진동수를 일정하게 분할해 신호를 얻는다. 분할된 진동수 영역(흔히 채널)은 선폭이 넓을수록 채널수를 많이 만들 수 있다.

통신에 유용한 레이저의 장점은 정보를 실을 수 있는 용량이 크다는데 있다. 예를 들어 전화에 이용되는 전자파 선폭4kHz이고 텔레비전의 선폭4MHz이라면 텔레비전의 전자파전화에 비해 1,000배의 정보를 1 동안 보낼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양의 정보짧은 시간에 보내려면 큰 선폭이 바람직하고 선폭이 크기 위해서는 반송파의 진동수가 높아야 한다. 그런데 반도체 레이저발진 파장근적외선이므로 마이크로파에 비해 진동수가 약 1만 배 높을뿐더러 무려 수십 GHz에 이르는 넓은 선폭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채널당 20GHz의 선폭을 이용하는 컬러TV의 경우 수천 채널을 동시에 방송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현재 위성방송에서 수많은 채널을 동시에 방영할 수 있는 이유이다.

 

자유전자레이저 : 미래의 빛으로 알려지는 자유전자레이저전자가속도 운동을 하면 제동 복사의 형태전자기파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전자가동시켜, 주기적으로 배열된 자장구조 속을 사행운동시키면 전자기파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유도방출이 일어나고 레이저 빛이 발생된다. 이런 시스템은 앞에서 설명된 레이저와는 다소 다른데 장점은 이론적으로 발진파장마이크로파에서 X선 영역에 이르기까지 전자의 속를 제어함으로써 자유자재로 변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