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노벨상이 만든 세상/디지털카메라

거대 공룡 코닥사를 퇴출시킨 디지털카메라(디카) 1

Que sais 2020. 10. 5. 16:06

youtu.be/SNjD7pMu2DM

디지털 카메라 즉 디카의 기본인 CCD(Charge Coupled Device · 전하결합소자)를 개발한 두 사람이 200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여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 2009년 노벨물리학상의 주인공은 영국 스탠더드텔레콤의 찰스 가오 박사미국 벨연구소의 윌러드 보일 박사, 조지 스미스 박사 등 세 명이다.

2009년 노벨물리학상 가오박사, 보일박사, 스미스박사

디카의 노벨상 수상으로 세계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디카의 등장으로 거대 공룡 그룹인 코닥사퇴출되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지구인들에게 충격을 준 것은 코닥사디카를 세계에서 제일 먼저 개발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닥사가 몰락한 것은 코닥사의 정책자들이 디카의 등장을 방해하면서 카메라 필름 보급을 적극 추진했다는 점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세계를 이끌 첨단 과학 기술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선용하느냐는 인간의 일인데 코닥사는 반대로 갔다는 점이다.

코닥사

<불편한 필름 카메라>

디카는 사실 매우 오래전부터 원리가 알려진 것이다.

다게레에 의해 카메라가 등장하고 이에 편승해 코닥사세계 필름 시장을 주도했지만 카메라의 단점은 분명했다. 카메라정지된 순간을 촬영할 수 있지만 연속적인 동작은 표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한 것이 촬영기. 촬영기는 움직이는 물체를 연속적으로 찍어 필름빛을 통과시킬 경우 사람의 눈에 사물이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에 스크린에서 사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시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영화는 한 화면을 만드는 데 30분의 1밖에 걸리지 않는데 사람 눈의 잔상(殘像 : Persistence of vision) 효과15분의 1이므로 단절감을 느끼지 않고 연속적인 동작과 행동으로 여기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비디오카메라는 사진과는 달리 연속적인 순간들을 촬영할 수 있다. 비디오카메라는 피사체의 상을 필름에 찍는 것이 아니라 전기신호로 바꾸어 자기테이프에 기록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방식의 기본 원리19세기말네덜란드의 폴센에 의해 개발된 자기녹음기로부터 유래한다는 것이다. 당초에 자기녹음방식음성자기신호로 기록하는 것이지만 1950년 미국에서 화면녹화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이것이 고정헤드VTR(video Tape Recorder)비디오카메라로 찍힌 것을 TV나 모니터에 재생시켜 볼 수 있도록 만든 장치이다.

이 아이디어는 세계 카메라 부분거대 회사들의 각축장이 되었는데 당초 승리는 1975년 일본 소니사테이프 폭0.5인치베타 방식의 VTR로 돌아갔다. 그런데 일본의 빅터사가 테이프의 폭은 같으나 녹화방식과 시간이 다른 VHS(Video Home System) 방식을 선보였다.

두 방식비디오테이프가 헤드에 맞물려 돌아가는 방식이 달라 호환성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소니사의 베타 방식VHS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성능이 좋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분야에서 전문가들의 이런 평은 매우 중요하여 세계 전문가각종 TV 등 방송사에서는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소니사의 베타 방식을 사용했다.

그런데 세계의 정황은 기술이 다소 좋다고 반드시 우위에 서는 것은 아니다.

VHS소니사의 VTR을 물고 놀어졌다. 소니사베타VTR보다 성능이 다소 좋을 수는 있지만 각종 언론 매체에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으며 중요한 것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베타맥스(상), VHS(하)

과학계에서 경비가 큰 문제는 아니다. 그런데 VHS미국의 할리우드에서 소니의 베타대신 손을 들어주었다는 점이다.

이는 소니치명타가 되었는데 이는 카메라 질과는 전혀 다른 시장성 때문이다.

당대에 비디오 상점에서 영화를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 영화 보는 것이 기본인데 거의 모든 비디오 즉 영화가 미국의 할리우드를 제품이다. 한마디로 할리우드의 영화 비디오를 모두 VHS로 출시하므로 가정에서 VHS를 기반으로 한 비디오만 보아야했다. 베타 방식의 비디오 테이프를 보려면 비디오 재생기도 따로 구입해야 했다.

두 개의 재생기를 확보해야하는데 이 경쟁에서 VHS가 승리한 것은 간단하다. 일반 비디오VHS로도 불만없이 시청할 수 있는데다 비디오기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쟁의 불똥비디오카메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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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비디오카메라와 녹화기가 따로 떨어진 거치형이 기본이므로 두 사람이 카메라와 녹화기를 들고 다니면서 촬영을 해야 했다. 또한 가격이 비싸 방송용이나 기록용 등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되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거치형 문제점을 일거에 해결한 것이 바로 캠코더(카메라 + VTR).

1985년 270만 화소 CCD탑재 8mm 소니 핸디캠 CCD-V8

캠코더는 기능면으로 볼 때 종전의 비디오카메라와 VTR을 단순하게 결합시킨 것에 불과하지만 카메라 역사를 다시 쓰게 할 정도로 획기적인 개발인데 이는 당대 첨단 기술CCD가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비디오카메라 렌즈가 일반 카메라 렌즈와 다른 점은 피사체필름에 맺히는 것이 아니라 CCD(전하결합소자)에 맺혀진다는 것이다. 피사체의 연속적인 동작이 기록되어 어느 때라도 원하는 순간에 화면을 정지시키면 필요로 하는 동작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일반 영사기와 다르다.

이 말은 일반 사진기가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카의 장점필름 없이 전자 센서를 이용하여 영상을 감지하고 정보를 JPEG, TIFF, Raw 포맷, GIF 등의 디지털 이미지 파일 형식이나 MPEG, DV, MJPEG 등의 디지털 동영상 파일 형식으로 저장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여기에서 필름을 통해 사진을 만들어 보던 방식 자체를 폐기한다는 것은 매우 큰 기술적 전진이라 볼 수 있다. 필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디지털 사진기로 찍은 사진들이 메모리카드에 입력되고 그 정보를 곧바로 이미지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프린트도 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진을 찍는 동시에 인터넷 등을 통해 전 세계 어느 장소로도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1839년 시스 프레르(Susse Frères)가 제작한 다게레오타이프 카메라

아날로그 사진에 존재했던 원본과 복사본의 개념도 사라진다. 이 말은 디지털로 변환된 자료는 아날로그 시대에는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한다는 것을 뜻한다. 19세기 초프랑스에서 처음 등장했던 다게로 등이 아날로그 사진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결정타가 되었다.

 

<CCD 등장>

필름 카메라를 대체하는 디카의 핵심기술CCD가 개발된 것은 1960대이다.

19699 어느 날<벨연구소>반도체 분야 연구책임자였던 윌러드 보일과 연구원 조지 스미스는 사무실에서 CCD에 대한 기초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는데 당시 그들은 디카의 이미지센서가 아니라 이전보다 성능이 좋은 전자메모리였다. 그들의 임무는 새로운 메모리 기술 개발이다.

그런데 두 사람은 곧바로 CCD 이미징 기술에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곧바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시작하여 196910 즉 아이디어를 도출한 지 단 한 달 만에 빛을 전기신호로 바꿀 수 있는 CCD를 개발해 동료들 앞에서 시연했다.

CCD우표만한 크기의 사각 형태 소자로 그 위에는 수많은 광센서들이 들어 있다. 디카에서 화소 수가 많을수록 사진의 화질이 좋아진다. 화소 수가 바로 광센서. 핸드폰에서 1,000만 화소라면 1,000만개의 광센서CCD에 붙어 있는 것이다.

금속 판에서 전자의 방출을 도시한 그림(광전 효과)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디지털 카메라 안에는 1921년 아인슈타인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안겨준 광전 이론이 숨어있다. 디지털 카메라아인슈타인의 광전 효과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광전효과금속이나 반도체을 쪼이면 전자튀어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CCD광전효과를 이용해 전기신호로 바꾸어준다. 전자에 대한 정보를 메모리 반도체에 기록하면 사진 파일이 되는 것이다.

자동차 운전자를 가장 곤혹스럽게 만드는 음주측정기에도 광전효과의 원리가 들어있다. 음주측정기에는 특별한 종류가스가 들어 있다. 가스알코올과 만나면 푸른 가스가 된다. 푸른 가스는 빛을 비출 때 더 높은 에너지의 전자를 내보낸다. 이 신호를 감지해 운전자술을 마셨는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것이다.

당시 그들의 단순한 아이디어가 전지구촌을 뒤흔드는 아이디어가 될지는 생각지 못했지만 CCD는 그야말로 세계 과학 및 산업계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곧바로 마이클 톰셋 박사에 이어졌다. 그는 이것을 사진 촬영에 응용해 CCD를 개발했다. 1972년 톰셋 박사의 아내를 찍은 최초의 디지털 사진잡지 표지에 등장했다. 또한 1980년 일본전기주식회사(NEC)데라니시교수CCD보다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핀광다이오드(PPD)를 개발하여 더욱 힘을 얻었다.

그러나 CCD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보고 적극 투자한 곳일본의 소니사이다. 소니사는 두 사람이 CCD를 시연한 후 단 2만년에 세계 최초의 흑백 CCD를 개발하자마자 곧바로 벨연구소와 계약하고 CCD 기술을 이전받았다.

물론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이 처음부터 순풍을 단 것은 아니지만 1981년 세계 최초의 상용 디지털카메라 마비카(Mavica)를 선보였다. 마비카마그네틱(magnetic)과 비디오(video) 그리고 카메라(camera)를 합성한 말로서 이 카메라의 특징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1981년에 출시된 최초의 마비카 모델

마비카의 등장은 그야말로 세계를 놀라게했다. 그러나 당시의 전자 카메라에는 저장용량의 한계컴퓨터화상을 직접 입력하지 못하는 등의 기술적인 결함, 컴퓨터화상을 입력하기 위한 고가의 전용포트, 특히 사용자들이 개인용 컴퓨터화상을 다루는 작업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다지 큰 호응은 얻지 못했다.

후지 DS-100

1991에야 비로소 후지 필름전용 SRAM 카드를 사용해 화상디지털화할 수 있는 DS-100을 발표했다. 디지털카메라가 일반인들에게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95CASIO가 발매한 저가 보급형이 개발되면서다. 이후 인터넷의 확산과 디지털 문화의 확산으로 디지털카메라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여하튼 디카의 등장카메라계를 재편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소니의 선공으로 오랜 세월 소니CCD 공급자독점적 지위를 누렸고 캐논, 니콘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미놀타인수했다.

디지털카메라뿐 아니라 CCD가 들어가는 영상 장비소니가 절대적인 힘을 발휘했는데 소니VHS대신 배타를 고집한 것은 바로 이런 자부심 때문이다. 물론 캐논, 니콘메이저 카메라 회사가 곧이어 CCD를 장착한 디카에 총력을 기우렸지만 소니를 따라잡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다. 이는 CCD를 개발하자마자 소니사가 배팅했기 때문인데 이를 두고 과학기술계에서 순발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 좋은 실예로 계속 거론된다.

퀸 엘리자베스 공학상 트로피

또한 포섬 교수1990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에서 CMOS(상보성 금속산화막 반도체) 이미지 센서를 개발했다. CMOS는 오늘날 디지털 카메라의 토대가 될 정도로 다방면에 활용된다. 이들의 연구결과가 얼마나 지구인들의 실생활에 깊숙이 들어왔는가는 영국 엘리자베스 2의 이름을 딴 퀸 엘리자베스 공학상수상함으로써도 알 수 있다. 공학 분야노벨상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제정됐는데 상금 100만파운드(145000만원)노벨상에 버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