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노벨상이 만든 세상/디지털카메라

거대 공룡 코닥사를 퇴출시킨 디지털카메라(디카) 2

Que sais 2020. 10. 5. 16:12

youtu.be/dVaSiyjqy4E

<전천후 CCD의 활약>

CCD빛의 과다만 알 수 있으므로 만들어지는 이미지는 흑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카천연색 화면을 보여준다. 이는 CCD위에 적색, 녹색, 청색 삼원색 필터를 씌우면 사물의 색깔을 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녹색, 청색 필터를 씌운 CCD에서 적색 빛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주변 적색 필터 CCD의 값에서 추정한다. 적색 필터를 씌운 하나의 CCD빛이 100만큼 들어오고 인접한 적색 CCD에서 200만큼 들어왔다면 그 사이에 있는 녹색 및 청색 CCD에는 적색 빛이 주변의 평균값인 150만큼 들어왔다고 계산한다. 이는 어떤 추정 알고리즘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사진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한 화소에 CCD 세 개를 이용하기도 한다. 카메라로 들어오는 을 처음부터 적색, 녹색, 청색 빛으로 분류한 뒤 각각이 다른 CCD를 거치게 하면 모든 화소에 대한 적색, 녹색, 청색 빛의 양을 정확히 알 수 있다는 뜻이다. 보다 선명한 디지털 이미지를 얻게 되는 것이다.

CCD는 기존 필름보다 빛을 감지하는 능력1,000 이상 뛰어나다. 그러므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적격이다. 1990 왕복우주선 디스커버리호가 지구 상공 610킬로미터 궤도허블우주망원경을 올린 이유다.

의학 분야에서 CCD세포나 조직의 변화를 관찰하거나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하는 경우 수술 부위를 정확하게 보는데 유용하다. CCD장착된 캡슐 모양 내시경을 삼키면 캠슐소화기관을 따라 내려가면서 CCD몸속을 촬영하고 그 영상을 몸 밖으로 무선 전송할수도 있다.

캡슐형 내시경

 

가장 놀라운 것은 현재 시력을 잃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전자눈이다

다소 놀라운 일이지만 2010년 뉴욕주립대 와파 빌랄 교수는 자신의 머리 즉 뒤통수카메라이식했다. 머리 두피를 절개해 티타늄 거치대를 달고 거기에 조그만 카메라를 장착했다. 머리 뒤에 눈을 단 최초의 인간이다. 물론 그의 뒤통수에 달린 은 시신경으로 직접 연결되진 않았지만 실시간 영상 전송장치를 통해 3의 눈으로 보는 영상은 만들 수 있다. 이런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은 고성능 CCD가 장착된 소형화된 디지털카메라 덕분이다.

2010 년 뉴욕주립대 와파 빌랄 교수 뒤통수에 카메라 이식

일부 학자들은 600만 불의 사나이처럼 줌 기능을 가진 시신경에 직접 연결된 전자눈을 갖고 다닐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거대 공룡 코닥사의 몰락>

코닥.

1880 은행원이던 조지 이스트먼이 사상 처음으로 유리판 필름을 발명해 세운 회사다. 코닥1달러짜리 카메라를 시판하고 아마추어용 16영화 카메라를 내놓으면서, 미국과 세계인들의 머릿속에만 남아있는 추억을 현실의 기록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카메라가 세계인들의 생필품이 되자 코닥의 사업은 번창했다. 제약업까지 사업을 확장했던 1984년의 직원 수는 무려 145,000. GE(제너럴일렉트릭) 등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다우지수의 30대 기업에 포함됐다.

이러한 대기업인 코닥이 치명타를 입은 것은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 때문이다. 코닥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었지만 1980정보기술(IT) 붐이 일었을 때 코닥디지털 시대가 되면 플라스틱 필름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물론 이 당시에도 코닥사의 일부 전문가들은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닥사는 그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1990년대 중반에 뒤늦게 디지털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그야말로 놀라운 결단을 내린다. 디지털카메라가 기존 필름 카메라의 영역을 완전히 잠식하면서 필름 부분의 세계적 기업인 독일 아그파, 일본 코니카 등이 잇따라 필름 제조를 중단하자 이들을 헐값에 사들이는데 집중했다. 한마디로 다른 경쟁자들이 빈사상태에 있으므로 필름카메라 시장코닥으로 통일하는데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이러한 코닥사의 양다리 걸치기 대가는 혹독했다. 디지털 카메라필름을 원천적으로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시장 자체도 성립하지 않았다. 필름의 사용량이 급격하게 줄자 철저한 구조조정을 거쳐 단 몇 년 만에 직원의 숫자가 20,000여 명으로 줄었다. 세계적인 대기업에서 평범한 중견기업으로 추락한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뼈를 깎는 노력도 코닥을 살릴 수는 없었다.

2009년 코닥컬러필름의 원조격코닥사의 코다크롬도 생산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후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했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참담한 결과였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디지털카메라최초로 개발한 것이 다름 아닌 코닥이었다.

1975년 전기기사코닥사에 입사한 스티브 세손전자 기기를 사용하여 카메라를 만드는 연구에 투입되었다. 그는 CCD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으므로 영화 카메라 렌즈, 아날로그-디지털 변환 회로, CCD 등 다양한 종류의 전자 기기를 함께 결합시켰다.

세계 최초 디지털 카메라 개발자 스티븐 세손

197512세손의 조잡한 디지털 카메라 시제품이 등장했다. 8파운드(3.6킬로그램)의 무게토스터기 정도 크기인데 휴대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특히 사진 한 장을 찍은 후 이미지가 카세트에 기록되는 데 23가 소요되었으며 그 후 테이프에서 이미지를 읽어 텔레비전 화면으로 표시하는 데 23가 추가로 더 소요되었다.

다음 해 세손과 그의 동료들은 세손의 디지털 카메라코닥의 임원진에게 공개했다. 그런데 임원진의 반응은 너무나 쌀쌀했다. 사실 필름 제조로 가장 잘 알려진 코닥사에서 필름이 필요 없는 카메라는 충격이지 않을 수 없었다.

문제는 코닥사의 경영자여타 필름회사의 경영진이 너무나 달랐다는 점이다.

코닥사의 임원진들은 세손의 디지털카메라를 보고 결코 디카필름카메라를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코닥사세손디지털 카메라특허를 내는 것은 말리지 않았으나 디카가 잘 나가는 필름카메라 시장장애가 될 것으로 판단해 오히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을 적극적으로 방해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가 되면 플라스틱 필름 자체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코닥의 전성기19501960년대에 최고 인기였다. 생동감 있는 색상과 오래도록 변치 않는 내구성으로 특히 사진작가 영화 촬영기사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63년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저격 암살 장면을 담은 에이브러햄 재프루더8동영상도 이 필름으로 찍었다. 가수 폴 사이먼1973나에겐 니콘 카메라가 있어요. 사진 찍기를 좋아해요. 그러니 엄마, 내 코다크롬을 뺏어가지 마세요라는 가사의 코다크롬이란 노래를 불렀다.

아프가니스탄 난민 소녀 얼굴(좌), 사진작가  스티브 매커리(우)

컬러필름의 원조코다크롬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자 코닥최후의 코다크롬 생산품을 유명 사진작가 스티브 매커리에게 헌정하기로 했다. 그가 이 필름으로 찍은 사진을 미국 로체스터의 코닥박물관에 비치해 기념하겠다는 것이다. 매커리1985년 코다크롬으로 촬영한 아프가니스탄 난민 소녀 얼굴내셔널 지오그래픽 표지에 실어 큰 관심을 끌었다. 물론 아날로그 시대의 사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사진 기법예술가들과 애호가들에 의해 여전히 사랑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노벨상 수상작CCD디지털 캠코더, 몰래카메라, 감시카메라 등 다양한 곳에 쓰인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온 홍채인식장치를 비롯해 지문이나 얼굴 인식 장치에도 CCD가 들어 있다. 태양전지광전효과를 이용한다. 햇빛태양전지판을 때리면 전자가 나와 전기가 흐르는 것이다.

최근에 나오는 DSLR 등의 카메라도 사진촬영 방법만 기존의 셧터형 카메라를 차용했을 뿐 영상 기록 기술이라던지 작동원리는 디지털카메라의 그것과 다를 바가 거의 없다.

CCD의 진가천문학 분야에서 발휘된다. 한 예가 바로 미 항공우주국(NASA)허블우주망원경이다. CCD를 이용한 허블우주망원경1990 발사된 이후 인간들이 지상에서 얻을 수 없는 우주의 모습을 보여줬다. 2009에 발사된 NASA의 케플러우주망원경에도 CCD를 이용한 디지털이미지 기술이 기본이다. CCD우주뿐 아니라 깊은 바다 속에서도 관측기구로 널리 활용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한마디로 CCD우주공간, 바닷속 등 전 공간을 섭렵하고 있다는 뜻이다.

 

참고문헌 :

영상창작의 대중화를 실현한다, 김병억, 과학동아, 19902

디지털 카메라에 숨어 있는 아인슈타인, 김상연, 과학동아, 20051

코닥의 몰락, 김기훈, 조선일보, 2007.2.28.

디카에 밀려 굿바이! 코다크롬, 김창우, 중앙일보, 2009.06.24

인터넷과 디카 노벨물리학상을 받다, 박미용, KISTI의 과학향기, 2009.10.26.

[Science] 광섬유와 디카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임기훈, 한국경제, 2009.10.30

디카기술 미리 알아본 노벨상, 조경국, 매거진 esc, 2010.12

믿으면 정말 해낼 수 있는가, 강준만, 인물과사상, 201312

[아시아는 한다] "다름을 칭찬하고 몰입을 장려하라", 조의준, 조선일보, 2014.08.23

디카에 밀려 굿바이! 코다크롬, 이영완, 조선일보, 2017.02.03.

https://cafe.naver.com/createscience/475

삼성신화의 원동력 특급 인재경영, 김영안, 이지북, 2004

세계를 바꾼 20가지 공학기술, 이인식 외, 생각의 나무, 2004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유정식, 위즈덤하우스, 2007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상을 바꾼 발명품 1001, 잭 챌리너, 마로니에북스,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