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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용도의 공업용 다이아몬드>
인공 다이아몬드의 연구는 보석류와 같은 결정체 다이아몬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제너럴일렉트릭 사의 방법은 고온과 고압이 필요하므로 저온과 저압의 상태에서 다이아몬드를 만들어내는 방법이 학자들의 연구 의욕을 불태웠다. 그 기술은 다른 어떤 물질의 표면에 다이아몬드의 얇은 층을 만들게 하는 것이다.
아주 흔한 메탄 가스는 수소 원소 넷에 탄소 원소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메탄을 충분히 가열했을 때 메탄 분자들은 탄소와 수소의 혼합체로 분열된다. 이 증발기체가 유리 위를 통과할 때 탄소 원소들을 유리 표면에 부착시킨다면 보이지 않는 탄소 원소 층이 유리 표면에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을 반복하면 탄소 원소 층은 아주 촘촘한 다이아몬드 배열을 취하게 된다. 다른 말로 하자면 유리 표면에 단순한 탄소로 씌우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다이아몬드 막으로 씌우는 것으로 이것을 CVD법(화학 기상 석출법)이라고 한다.
이 제품이 현실화된다면 그 쓰임새는 상상할 수 없다. 다이아몬드 막이 씌워진 안경이나 선글라스는 다이아몬드로 긁지 않는 한 절대로 긁히지 않는다. 더욱이 이러한 다이아몬드 막은 유리 이외의 다른 표면에도 형성될 수 있다. 다이아몬드화 된 칼이나 면도칼은 웬만한 힘을 가하지 않고서는 결코 그 예리함을 잃지 않게 된다. 더구나 다이아몬드는 방수가 되며 화학물질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녹이나 부패의 염려도 없다.
그러나 이러한 다이아몬드 층의 가장 큰 매력은 거의 보통 유리만큼이나 값이 싸다는 점이다. 탄소가 포함된 증발기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지 높은 온도만 필요하고 고압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제작비가 싸게 먹힌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러시아 학자들은 이들이 만든 다이아몬드 막이 현존 다이아몬드보다 더 단단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 인공다이아몬드 막이 왜 더 단단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지 명쾌한 해답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론을 규명할 수 있다면 그들에게 노벨상이란 영예가 돌아갈 것이라는 데 학자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보다 인간에게 실용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획기적인 이론이나 발명은 거의 모두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의 중요한 성질 중에 하나는 전도체이자 부도체라는 점이다. 이것은 전자장비들이 다이아몬드화 될 경우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의 최신 마이크로 프로세서들은 섭씨 100도까지 달궈지며, 온도가 그 이상 올라갈 경우 망가지기 때문에 성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는데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전자 장비들은 공전(空電)의 영향을 덜 받게 되며 열 축적도 없어진다. 더구나 다이아몬드에 미량의 붕소나 인을 적당히 추가하면 반도체로도 될 수 있다. 그러한 반도체들은 방사선에 저항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들의 전자보다 전자의 움직임이 훨씬 더 빠를 수 있으므로 현재 개발중인 VLSI(초대규모 집적회로) 등의 초고속 컴퓨터 기술에 커다란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최근에는 다이아몬드의 생성에 대한 색다른 이론이 제기되고 있다. 다이아몬드를 구성하는 탄소의 일부가 외계에서 왔다는 것이다. MIT의 스티븐 해저티 박사는 다이아몬드 속의 일부 탄소는 지구상에 동․식물이 출현한 연대보다 훨씬 오래되었다고 발표했다. 현재 과학계가 받아들이는 다이아몬드 생성이론은 지상에서 살았던 동, 식물의 유기물질이 지각변동에 의해 땅 속 깊숙이 들어가 수백만 년 동안 높은 온도와 압력을 받아 탄소원자들이 재배열되면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이아몬드의 연대측정과 화석기록을 보면 여기에 포함된 탄소가 동물이나 식물보다 30억 년이나 더 오래되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해저티는 다이아몬드에서 발견되는 오래된 탄소는 별의 진화 단계에서 마지막에 해당하는 초신성 폭발에서 만들어져 운석이나 혜성 등에 의해 지구로 날아온 것으로 추정했다. 다이아몬드와 운석의 탄소동위원소 비율이 비슷하다는 점과 지구 구성 물질이 일부 운석과 비슷한 점도 이에 대한 증거로 제시된다. 아직도 이 가설에 대한 확실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학자들의 계속적인 연구 주제임은 틀림없다.
다이아몬드의 특별한 성질을 이용한 특별한 재료도 탄생했다. 2003년 4월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난 영국의 지질학자 탠디 박사는 최근 시체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첨단 기술을 통해 다시 태어났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탠디 박사의 시체에서 탄소를 제외한 다른 불순물을 제거한 후 고온과 고압으로 인조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방법으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공시간에 따라 0.5캐럿에서 최대 1.5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유골로 만든 다이아몬드는 노란색조를 띤다.
현대과학기술에 의해 기존 이론에 반대인 이론이 태어나 새로운 학문이 생겨나는 것이 비일비재한데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새로운 물질들이 태어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것 중에 하나는 초전도체 다이아몬드이다.
원래 다이아몬드는 딱딱한 물질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보석이나 공업용 연마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다이아몬드를 인공적으로 합성할 때 소량의 불순물을 혼합하면 합성된 다이아몬드가 다양한 성질을 갖는데 <러시아 과학원>의 E. A. 에키모프 박사는 흑연에 소량의 붕소 원자를 주입하여 10만 기압과 절대온도 2,500K라는 초고온 고압상태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하자 4K라는 극저온에서 전기저항이 0가 되는 초전도 성질을 나타낸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다이아몬드의 결정 안에 붕소 원자가 들어감으로써 전자의 이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에키모프 박사는 다이아몬드뿐만 아니라 실리콘이나 게르마늄도 같은 결정구조를 갖고 있으므로 그것들도 초전도체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설명했다.
<다이아몬드보다 더 강한 원소>
슈퍼맨이 다이아몬드를 인공적으로 만들었지만 인간이 다이아몬드보다 더 단단한 물질도 만들었다는데 놀랄 것이다. 붕소와 질소의 화합물인 질화붕소가 있다. 이 물질의 특별히 두드러진 성질은 없지만 결정 구조가 흑연과 같다. 그 때문에 질화붕소를 ‘하얀 흑연’이라고도 부른다.
과학자들은 값이 싼 질화붕소의 합성법을 발견한 후 여기에 수천만 기압의 압력과 온도를 가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검은 흑연을 다이아몬드로 만들 수 있다면 하얀 흑연으로는 어떤 물질을 만들 수 있는가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보라존(borazon)'이다. 보라존은 단단함에서 다이아몬드를 능가한다. 또한 다이아몬드보다 고온에서 더 잘 견딘다. 물론 아직까지 보라존의 가격은 상상할 수없이 고가이므로 일반사람들이 다이아몬드 대신 사용하려면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 할 것으로 본다.
한편 2002년 다이아몬드보다 더 강한 원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한국 과학진에 의해 밝혀졌다.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 초고압물리실험실의 신현채 박사 등은 오스뮴이란 원소가 지금까지 가장 단단하다고 알려진 다이아몬드보다 더 강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신 박사팀은 두 개의 다이아몬드 사이에 오스뮴 분말을 넣고 대기압의 60만 배(60기가파스칼)에 달하는 엄청난 압력으로 누르는 실험을 했다. 이 분말을 X선 회절법으로 분석해 찌그러진 정도를 분석한 결과 오스뮴의 체적 탄성계수는 462 기가파스칼로, 다이아몬드(443 기가 파스칼)보다 더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체적 탄성계수는 어떤 재료를 일정량만큼 찌그러뜨리기 위해 가해야 하는 압력으로, 높을수록 강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오스뮴은 청회색의 광택이 나는 매우 무거운 백금족 원소로, 1804년에 발견됐다. 6각형 벌집 구조를 지닌 이 금속은 현재 촉매, 전기접점재료, 전구의 필라멘트, 축음기의 바늘로 쓰이며, 이리듐과의 합금은 펜촉이나 정밀 베어링으로 사용된다.
오스뮴이 다이아몬드보다 강하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오스뮴은 누구나 흔히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신현채 박사는 ‘오스뮴은 높은 압력에서도 6각형의 구조를 유지한다’며 오스뮴 원자 사이의 공간에 탄소, 붕소, 질소 등을 넣으면 전자밀도가 높아져 아주 강력한 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 팁 한 가지.
2004년 매우 놀라운 발표가 있었다.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다이아몬드별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BPM 37093’이라는 이름의 이 별은 지구에서 보면 센타우루스자리 쪽으로 50광년쯤 떨어져 있으며, 크기는 지름 약 4,000km로 달과 비슷하지만 질량은 태양과 맞먹는다. 지금까지 지구에서 발견된 다이아몬드 중에서 가장 큰 것이 약 600g에 해당하는 3,106캐럿임을 생각한다면 실로 엄청난 크기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별이라 말하는 항성(Fixed Star)은 보통 수소(H)가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심에서는 수소의 핵융합을 통해 헬륨(He)이 생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헬륨은 고밀도로 인한 강한 압력을 받아 또다시 핵융합을 통해 더 무거운 원소인 탄소(C)로 변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생명체에도 죽음이 있는 것과 같이 장기간 핵융합을 통해 수소와 헬륨을 다 태운 별은 더 이상 핵융합을 일으키지 못하고 중심에 탄소를 가득 안은 백색왜성이라는 고밀도의 작은 별로 수축하게 된다. BPM37093으로 불리는 이 별은 원래 태양과 같은 별이였으나 에너지를 모두 소비하고 별의 내부가 압축된 백색 왜성으로 다이아몬드처럼 탄소 결정체인 것으로 밝혀졌고 지름이 1,500킬로미터나 된다.
1960년대 초, 코넬 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에드 샐피터는 백색왜성의 내부가 고밀도의 압력으로 인해 고체로 이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론을 제안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센터의 멧칼피(Travis Metcalfe) 박사 팀에 의해 백색왜성 BPM 37093의 내부가 탄소의 고체, 즉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졌음이 밝혀진 것이다.
지구의 다이아몬드가 엄청난 고온과 고압에 의해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백색왜성 내부의 압력은 지구에서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질 때보다 100만 배의 100만 배나 높다고 알려진다. 이와 같은 엄청난 고압에서는 원자핵 주변의 전자가 떨어져나가고, 탄소의 원자핵만으로 이루어진 초고밀도의 다이아몬드 결정이 형성될 수 있다.
한마디로 각설탕만한 크기의 다이아몬드라 할지라도 그 질량은 수십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그 별에서 다이아몬드를 채굴하여 지구로 가져온다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초고밀도로 뭉쳐져 있을 BPM 37093의 다이아몬드는 별을 떠나자마자 내부의 압력을 이겨 내지 못하고 폭발하듯 산산조각이 나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은 지난 40여 년 간 백색 왜성 내부가 결정체로 변한 것으로 추정만 했을 뿐 직접적인 증거를 얻지 못했는데 이 별의 진동을 측정, 내부를 연구함으로써 이 백색 왜성의 탄소로 된 내부가 고체화돼 우주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가 됐음을 밝혔다. 다이아몬드 가격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국내 다이아몬드 가격에 수십억조를 곱해보기 바란다.
참고문헌 :
「다이아몬드 스토리」, 앤드류 코번, 내셔널지오그래픽, 2002년 3월
「오스뮴이 다이아몬드보다 강하다」, 신동호, 사이언스동아, 2002.04.11
「다이아몬드 원석 불법거래 한국인 연루 늘어」, 김승호, www.news.go.kr 〈해외리포트〉, 2004.01.28.
「미다스 왕의 황금과 다이아몬드 별」, 정창훈, 과학향기 퓨전, 2004.03.10.
「수십억조 캐럿짜리 ‘다이아몬드별’발견」, 『과학과 기술』 2004년 4월
「초전도 다이아몬드」, 『뉴턴』, 2004년 8월
「유골로 다이아몬드 만든다」, 『과학동아』 2004년 9월
「지상 최대 다이아몬드 광산을 가다」, 로버트 키너, 리더스다이제스트, 2005년 6월
「자연산 넘보는 인공다이아」, 남승우, 조선일보, 2007.1.15.
「실험실 다이아몬드 뜬다」, 이은주, 중앙일보, 2007.1.15
「7천 캐럿, 사상 최대의 초록색 다이아몬드 원석 발견? 논란」, 김경훈, 팝뉴스, 2007.08.29
「 33억년 전 깊은 땅속에서 탄생한 '최고의 보석'」, 이희나, 조선일보, 2016.12.28.
『우리가 처음은 아니다』, 앤드류 토머스,현대과학신서, 1988
『테마가 있는 20가지 과학 이야기』, B.E.짐머맨 외, 세종서적, 1999
『생각 1g만으로도 유쾌한 화학 이야기』, 레프 G. 블라소프외, 도솔, 2002
『풀리지 않은 세계의 불가사의』, 콜린 윌슨 외, 하서,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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