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을 놓친 비운의 천재들/루트비히 볼츠만

열역학의 아버지 : 루트비히 볼츠만(1)

Que sais 2020. 10. 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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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역학의 아버지라고까지 알려지는 루트비히 볼츠만(Ludwig Eduard Boltzmann, 18441906)노벨상에 관한 한 그야말로 불행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바로 직전에 모든 과학계의 명성을 뒤로하고 자살하여 노벨상 자체를 박찼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는 과학자로 과학에 관련된 여러 가지 다툼의 와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이유는 다소 놀랍다.

과학을 입문하면 당연히 설명되는 볼츠만으로 현대과학의 기초를 놓았다고 평가되는데 놀랍게도 그가 자살한 것은 일부 동료들을 비롯하여 과학계가 그의 업적을 생각보다 크게 알아주지 않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한마디로 자신의 이론을 잘 이해 못하는 데 대한 스트레스우울증, 강박관념 등으로 변해 자살한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이해 못하는 동료에게 경종을 울려주기 위해서라도 자살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현재 그의 이론이 과학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론 중 하나라는 것만 보면 볼츠만이 툴툴거린 것도 충분히 이해되는 일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의 죽음이 오히려 그의 이론인식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조르다르노 부르노가 과학자가 아님에도 화형 당했기 때문지동설이 오히려 불같이 번져나간 것과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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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역학의 선구자>

1844 황실(皇室) 재무서기관의 아들로 에서 태어난 볼츠만빈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하고 1866에 대학을 졸업한 후 다음해에 박사학위를 받았고 곧바로 슈테판 교수 밑에서 조교가 되었다. 1869년 볼츠만그라츠 대학에서 이론물리학 담당 교수가 되었으며 그 후 한때 하이텔베르크의 R. W. 분젠쾨니히스베르거, 베를린의 G. R. 키르히호프와 H. 헬름홀츠 밑에서 객원으로 있었다. 이들 모두 교과서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볼츠만은 그야말로 위대한 스승들 밑에서 수학한 행운의 사나이임에 틀림없다.

위대한 스승 밑에서 연구한 학생들의 장점유럽의 유명대학을 비롯한 최고의 연구기관에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는데 있는데 그런 속설대로 볼츠만1873년 빈 대학을 비롯하여 그라츠뮌헨라이프치히 대학의 교수로 있었다. 1902 다시 빈대학교의 정교수로 초빙받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기체온도가 일정할 때 부피와 압력반비례하며(보일의 법칙), 압력을 일정하게 하면 부피온도에 비례하여 증가한다는 것이 샤를의 법칙이다. 이같은 법칙성을 기초로 기체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성질을 기체를 구성하는 분자운동으로 설명하는 것이 기체분자운동론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보일의 법칙그릇의 부피가 변했을 때 기체 분자의 충돌 횟수가 변화했다고 생각하면 쉽게 설명된다.

볼츠만은 놀랍게도 빈 대학 물리학과에 재학 중일 때 기체분자운동론의 입장에서 열역학 제2법칙의 역학적 의미에 대해서, 기체분자 내의 원자 수 및 기체 내부의 일에 대하여라는 논문을 제출하여 학계를 놀라게 했는데 그때 그의 나이 갓 스무 살이었다. 이것이 열역학 제2법칙의 근간으로 열에 관여하는 현상은 모두 불가역적 변화이며 고온에서 저온으로만 이동한다는 것을 대변한다. 세계의 교과서에서 반드시 나오는 이야기가 그의 나이 20도출되었다는데 놀라지 않으면 이상할 것이다. 그는 24그라츠대학 교수가 되었고 하이델베르크 등을 거쳐 29에 빈 대학의 교수가 되었는데 이와 같이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되었다는 것은 깐깐하기 이를 데 없는 독일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파격적인 일이다.

볼츠만의 강의수정처럼 명석했다고 알려지는데 그의 경력 중 특이한 것은 그가 여러 대학교를 전전했다는 점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유럽의 명문대학교빈대학교를 재직시 반원자론자에른스트 마흐(Ernst Mach, 18381916)에게 공격을 당하여 화가 나자 라이프치히대학으로 옮겼다.

그런데 라이프치히대학에는 후배로 1909년 노벨상을 수상하는 오스트발트(Friedrich Wihelm Ostwald, 18531932)가 있었는데 그 역시 볼츠만공격했다. 자신의 이론을 공격하는 학자들과는 함께 자리를 할 수 없다고 천언한 볼츠만1년 만에 사직하고 다시 빈 대학으로 돌아왔다. 물론 이때 약간의 곡절이 있는데 그가 빈 대학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1901마흐오스트리아 국회의원지명되어 철학과 주임교수 자리사직했기 때문이다.

학교를 마음껏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그가 독일 물리학계에서 거물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지만 학계에 몸을 담고 있는 경우 인간관계가 나빠져도 어느 정도 참고지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볼츠만에게는 어림없는 일이다.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천재 과학자의 일면을 보여주는데 바로 그런 천진함볼츠만으로 하여금 성공하게 만들었다는 견해도 있다. 전통이나 관습억매이지 않고 자신의 믿음에 따르는 것이 모든 사물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수많은 자연의 수수께끼해명할 수 있는 원천이란 설명이다.

볼츠만열역학의 선구자라고 알려졌다는 것은 이곳에서 열역학에 대해 어느 정도 설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열역학은 상당히 어려운 학문 중 하나다. 딱딱하기 그지 없는 수학을 기본으로 해야 하는데다 실험 변수도 많아 결론을 제대로 얻지 못하고 고생만하기 십상이다. 열역학을 설명하려면 다소 맛없는 내용을 다루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지만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이곳에서 수학을 기본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열역학 제1법칙>

에너지새로 만들어지지도 않으며 없어지지도 않는다. 우주에 있는 에너지다른 형태로 변환될 수 있지만 에너지의 총량항상 일정하다. 이것이 역학적 에너지 계에만 국한해서 생각해오던 에너지 보존법칙열 현상에까지 확장한 열역학 제1법칙이다.

법칙이라니까 매우 어렵게 생각하기 쉽지만 주방에서 물을 끓인다고 생각해보자. 간단하게 어떤 물체에 열을 가하려면 그 물체가 가진 온도보다 더 높은 온도를 가진 계()접촉시키면 되는데 가스 불에 주전자를 올려 놓아야 주전자 속에 있는 물이 끓는다는 설명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차가운 물이 가스불에 의해 끓는다는 것이론적으로 설명한다면 계에 열을 가하면 계의 내부 에너지는 그 열에 해당하는 양만큼 증가하고 계가 외부에 열을 빼앗긴다면 계의 내부 에너지는 그만큼 감소한다는 것이 된다. 즉 외부에서 계에 공급된 열은 계가 외부에 한 일과 계의 내부 에너지더한 것과 같다는 것이다.

다소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러한 자연 현상에너지보존법칙으로 처음 설명한 사람은 물리학자가 아니라 독일의 외과의사 마이어(Robert Mayer). 놀라운 것은 그가 에너지보존법칙을 발견한 것은 당시에 폭발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증기기관이 아니라 인간을 연구하면서 얻었다는 점이다. 그는 동인도제도를 오가는 네덜란드 선박의 의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피를 뽑는 사혈 방법이 최상의 치료법이었다. 특히 피를 뽑으면 열대지방에서 더위를 잘 견딜 수 있다고 알려졌다.

당대의 과학자계를 주름잡고 있는 프랑스 라브와지에(Antoine Laurent Lavoisier, 17431794)온혈동물의 몸속에서 음식산소와 반응천천히 연소되면서 체온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산소가 포함된 붉은색 피폐의 동맥에서 몸 전체로 운반되는 반면, 산소가 부족한 자주색 피정맥을 통해 다시 폐로 운반된다는 것도 알려졌다.

그런데 마이어는 한 선원의 정맥에서 피를 뽑자 자주색 피가 아니라 동맥에서 나오는 붉은색 피가 나왔다. 다른 선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선원들의 가 그토록 붉은 이유열대지방의 더위를 받았기 때문으로 생각했다. 무더운 열대지방에서는 신진대사가 느리더라도 같은 체온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동맥의 피 속에 있는 산소가 적게 사용되어 붉은색 피가 된다는 것이다.

마이어는 자신의 추론을 통해 근육의 힘체온음식에 들어 있는 화학에너지로부터 나오며 음식 섭취량에너지의 소모 평형을 이룬다면 결국 에너지도 보존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845년 마이어는 자신의 보존 원리자기에너지, 전기에너지, 그리고 화학에너지까지 확장하여 열 또는 에너지는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가 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들은 물리학자들은 마이어가 의사인데다 물리학이 아닌 인체로부터 도출되었으므로 그의 연구 결과를 무시했다.

그러나 그의 논문은 유명한 천재 과학자 윌리엄 톰슨(William Thomson, 18241907)에게 주목을 받아 널리 알려진다. 윌리엄 톰슨절대온도(K)를 창안한 켈빈경으로 다윈의 진화론과 혈투를 보인 장본인이다.

한편 동시대의 제임스 줄(James Joule)1그램섭씨 1 올리는데 필요한 (비열) 1칼로리에 해당하는 일의 양을 결정하는 연구착수했는데 그는 정확한 측정을 통해 어떤 주어진 일을 통해 만들어지는 열의 양항상 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열과 일동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볼츠먼열역학 제1법칙이 등장하자마자 학자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당대에 봇물처럼 쏟아져 들어온 산업혁명 때문이다. 당시까지 인간들이 사용하는 동력사람, 동물, 그리고 천연자원 물과 바람이 고작이었다. 그런데 을 일로 바꿀 수 있는 증기기관발명되자마자 사람들은 드디어 열역학 제1법칙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섞으면 뜨거운 물에서 차가운 물열이 이동해 온도가 같아진다. 이 과정에서 뜨거운 물이 준 열량차가운 물받은 열이 같은데 이를 에너지가 보존된다고 한다. 그런데 열의 이동은 한 방향으로만 이동하는데 간단하게 말해 차가운 물에서 뜨거운 물로 열이 이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어느 한쪽 방향으로만 일어나는 과정을 비가역 과정이라고 하며 이와 반대되는 것을 가역 과정이라고 한다.

가역 과정은 주어진 온도에서 동적(열적) 평형상태가 있을 때 일어나며, 외부에서 열을 가하거나 빼앗는다가역과정성립하지 않는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현상비가역과정으로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그 반대 현상을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가역과정으로 가장 잘 알려진 예가 시간의 흐름이다. 시간은 언제나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의 한 방향으로만 흐르고 미래에서 과거로 역행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타임머신은 바로 이런 자연 현상미지의 방법으로 역행시킬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볼 수 있다. 열역학 제1법칙은 종래에 100여 년 간 지속되었던 칼로리설(열을 일종의 물질로 보는 가설)을 완전히 폐기시키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열역학 제2법칙>

열역학 제1법칙을 이은 열역학 제2법칙은 근본적으로 어느 한쪽 방향으로만 진행하는 비가역 과정을 나타내며 자연의 무질서와 관계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주를 포함한 모든 계무질서를 향해 돌진하는데 완전한 평형상태에 도달하면 더 이상 아무런 과정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완전한 평형상태란 어떤 반응도 일어나지 않는 죽음을 뜻한다.

열역학이란 개념은 마이어에 의해 1840에 태어났지만 실제 열역학을 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은 그보다 다소 앞선 시기인 1824 프랑스카르노(Nicholas Carnot)에 의해서이다. 그는 카르노 기관을 발표하여 투입된 에너지100%를 활용할 수 있는 기관은 존재할 수 없다는 이론을 전개했다. 카르노는 두 열원 사이에 작동하는 모든 가역기관같은 효율을 가지며 이 보다 더 큰 효율을 가진 기관은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제시했다. 그렇다면 가장 효율이 좋은 열기관은 어느 정도인가. 일반적으로 증기기관의 열효율12퍼센트 이하, 가솔린 엔진2030퍼센트, 증기터빈45퍼센트 정도다.

이어서 클라우지우스(Rudolf Clausius)카르노의 이론을 발전시켜 고온의 물체에서 저온의 물체이 흐를 때 그 과정은 비가역적이며 원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열역학 제2법칙이다. 이것은 어떤 주어진 온도에서 더 높은 온도열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낮은 온도로만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닷물을 끓여 소금을 만드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므로 한 드럼통 안에 숫갈의 소금을 넣고 끓이면 소금이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처음 드럼통에 넣었던 한 숫갈의 소금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예를 통해 우리는 자연의 중요한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고립된 계질서에서 무질서로 나가는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간이 흐르면 무질서한 상태질서 있는 상태의 뒤를 따라간다는 것이다. 방을 어질러 놓기는 쉽지만 치우기는 어렵다. 자동차에 흠집을 내는 것은 간단하지만 이를 원상태로 만드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 이 모든 예가 질서에서 무질서로 향하는 시간의 방향성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엔트로피(entropy)라는 말이 나온다. 엔트로피는 바로 어떤 계의 무질서한 정도나 무작위적인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 열역학 제2법칙고립된 계에서 엔트로피(entropy)절대로 감소하지 않는다는 것을 예시한다. 엔트로피증가하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경계가 열평형 상태에 도달할 뿐이다. 여기에서 엔트로피무질서의 정도를 말하며 1850년 클라우지우스에 의해 처음으로 제안되었다.

 

고립된 계(system)안의 무질서도(amount of disorder)는 시간이 흘러도 줄어들지 않는다.’

 

이 말의 뜻은 단순하다. 앞에 설명한 열역학법칙닫힌 계에서 엔트로피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늘어나거나 아니면 기껏해야 그대로 있다고 설명된다. 무질서는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를 다르게 표현한다면 기관의 고위부저온부의 온도 차이가 없다면 기관은 일을 할 수 없다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 분명히 보다 질서 있는 상태옮겨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리학이 골머리 아픈 점이 바로 이런 경우인데 진공청소기로 방을 청소하면 질서 있는 상태로 만들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어떤 곳에서 무질서가 늘어나야 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진공청소기실내는 청결해지지만 그렇게 하려면 응당한 대가전기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다. 냉장고에얼음을 만드는 경우도 같은 설명을 할 수 있다. 물을 얼리면 보다 질서있는 상태얼음으로 바뀌지만 이 경우 냉장고고립된 계가 아니라 전원에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