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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3대 요소 : 빅데이터>
인류의 문명은 세 차례의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다고 설명된다. 이러한 변화를 토플러(Alvin Toffler)는 제1물결, 제2물결, 제3물결로 정의했으며, 다니엘 벨(Daniel Bell)은 농업사회, 산업사회, 탈(脫)산업사회로 개념화했다. 여기서 제2물결 혹은 산업사회로의 진입을 촉발한 사건이 바로 산업혁명(The Industrial Revolution)이다.
그런데 갑자기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세계인의 화두가 되었는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래학자 어느 누구도 이를 예상치 못했을 정도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들어섰다고 말했을 때 이 말의 진의를 곧바로 이해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4차 산업혁명을 거론하지 않으면 마치 원시인처럼 여겨질 정도다.
이런 변화는 2016년 3월,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등장한지 2개월 후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구글사의 ‘알파고(AlphaGo)’가 세계 바둑계를 10여 년 간이나 평정했던 이세돌 구단(九段)과의 대국으로 촉발된다. 대국 전까지만 해도 이세돌이 알파고를 간단하게 제압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론은 5전 3승제에서 이세돌이 1승 4패로 완패했다. 비로소 인간을 능가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 즉 인공지능으로 가득 찬 세상이 우리 주위에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인간에게 유용한 문명의 이기 대부분이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먼저 태어난 후 출현했듯이 인공지능도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태어났다. 역사적으로 인간들은 인위적인 수단을 이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드는데 비상한 능력을 발휘했고 인간들의 생활을 문명시대로 불러들인 제1차, 2차, 3차 산업혁명을 통하여 똑똑한 인공지능과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마련할 정도로 발전했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1892년 ‘발명왕’ 에디슨에 의해 세워진 제네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의 수익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GE는 세계적인 제조업체로 송전, 전기모터, 항공장비, 에너지, 금융, 가스, 헬스케어, 기관차, 오일, 무기 등이 주력사업인 세계적인 제조업체다. GE는 2014년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이 매출액 기준으로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순위에서 27위, 미국 500대 기업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으며, 가장 존경 받는 기업 순위에서는 10위,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세계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6위를 기록을 정도로 미국의 간판스타 기업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GE는 제조업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분야 판매로 전체 매출액 5%를 얻고 있는데 이 5%에서 얻는 수익이 GE 전체 수익의 75%를 차지한다. 놀라운 것은 이런 엄청난 수익을 얻고 있는 <GE 모니터 진단센터>의 창설 일자가 5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geulmoe.quesais
세계적인 간판 제조업체가 소프트웨어를 통해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한 것은 GE 생산제품에 전략적인 소프트웨어를 장치했기 때문이다. GE는 민간 항공기 엔진의 60%이상을 제조하고 있는데 엔진에 각종 센서를 부착해 <GE 항공운항 지원센터>를 통해 24시간 실시간으로 엔진 상태를 점검하고 정비가 필요한 시기를 미리 예측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판매자가 ‘갑’이 아니라 구매자가 ‘갑’이란 인식을 심어주었다.
GE의 가스터빈 공장도 전 세계 10,000여개의 화력발전소 가스터빈을 만드는데 이곳의 마지막 공정은 250여개의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 센서도 <GE 모니터 진단센터>를 통해 제품의 오류 및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므로 구매자들로 보아서는 철저한 AS에 한걸음 앞장 서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기존에 판매된 제품에도 이들 기술을 접목하여 GE는 전세계 제품 생산 전반에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를 결합했다. GE의 이러한 새로운 산업 장르의 길로 변환이 근간 화두가 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실체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GE가 단 5년에 엄청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는 말은 그동안의 제조업체란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의 과정에 맞추지 않으면 새로운 세계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인간 생활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과거의 산업혁명은 인간 개개인과는 커다란 관련이 없다. 인간이 아닌 기계 물질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기계 기술에 의해 인간에 유익한 이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엄청난 능력을 인공지능 로봇 등과 공유하여 인간에 유익한 것으로 대처하는데 도움을 준다.
<알파고의 충격>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2016년 ‘올해의 과학 5대 사건’에 알파고를 포함시켰다.
순수 과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컴퓨터 프로그램 하나가 바둑 고수인 이세돌 9단을 꺾었다는 것이 왜 그렇게 중요한 사건이냐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사이언스>가 알파고를 5대 사건 중 하나로 선정한 것은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은 것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시대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결정적 사건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알파고 이전 인공지능(A.I.)의 상징은 세계 체스 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겼던 IBM의 딥블루였다. 딥블루는 고전적 계산주의 모형에 입각한 인공지능으로서 프로그래머가 작성한 명령문에 따라 규칙에 맞추어 기호를 조작하는 장식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이와 전혀 다른 구조의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두뇌를 본떠 만든, 소위 신경망 구조에 입각하여 작동한다. 알파고의 경우도 인간 프로그래머가 개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알파고는 딥러닝 기법을 통하여 바둑 두는 법은 물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찾아낸 규칙을 통해 바둑을 두는 모종의 ‘자율적’ 프로그램이다. 그러므로 프로그래머가 관여하는 영역은 학습과 관련된 알고리즘이며 이를 통해 알파고가 습득한 바둑 규칙이나 전략을 인간 프로그래머조차 정확히 내용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알파고는 인간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율적으로 ‘판단’, ‘선택’하고 자신이 최선의 수라고 생각되는 지점에 착점한다. 말하자면 알파고는 사전에 주어진 명령외에 인간의 개입이나 간섭없이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율적 인공 행위자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란 바로 이런 인공적인 지능이 보다 업그레이드되는 상황으로 변모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그동안 지구상에서 연출되었던 1차, 2차, 3차 산업혁명과 완전히 궤를 달리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3차례의 산업혁명이 인간의 현대 문명을 견인하던 산업혁명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이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세계를 하나로 묶어준다는 것을 전제로 시작하지만 보다 차원 높은 발전으로의 변환을 예시하기 때문이다.
알파고와 이세돌간의 세기의 바둑 대결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인공지능은 이제 ‘딥러닝’과 같은 알고리즘으로 무장하여 새로운 시대로 진격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그동안 인간이 알고리즘을 이해하여 컴퓨터(로봇)에게 주입시켰지만 이제는 기계의 알고리즘이 인간을 이해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인터넷 등 정보화를 기반으로하는 제4차 산업혁명이 얼마나 큰 파장을 갖고 올 수 있는가는 다음으로도 알 수 있다.
과거 로마 제국은 전체 세계 영토의 3.64%, 중국 청 왕조는 전 세계의 9.87%를 차지했다. 전세계를 자국의 식민지로 편입시킨 대영제국은 22.63%, 아시아를 통합했던 몽골제국의 영토 장악력은 22.29%에 불과하다. 인류 사상 가장 거대하다는 제국들도 25% 미만의 영토를 갖고 세계를 좌지우지한 것이다.
그런데 현재 구글의 모바일기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OS 점유율은 거의 80%나 되며 국가별 검색엔진의 90%이상을 구글이 차지하고 있고 <페이스북>의 국가별 SNS의 점유율도 80%에 달한다. 현 단계에서 과거의 제국주의보다 큰 힘을 글로벌 기업들이 대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시대는 다음과 같은 변화도 가능하다.
‘인공지능화가 되면 컴퓨터 파워는 엄청난 베타 수준으로 간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과거 실험실에서 연구하던 규모로는 설명할 수 없게 된다. 이제 인공지능은 한 기업이나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다.’
인간의 노동구조는 산업혁명 이후 세분화, 전문화시키는 작은 프레임 하에서 작동되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현재 인간이 만들어 낸 세분화된 구조를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산업 시스템 전반과 인프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그동안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는데 그 단초를 알파고와 이세돌간의 바둑 대결로 촉발되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펜데믹이 발효된 2020년 세계는 과거와 전혀 다른 궤도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학자들은 제4차 산업혁명을 대체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사물인터넷, 소셜 미디어 등으로 인간의 모든 행위와 생각이 온라인의 클라우드 컴퓨터에 빅 데이터의 형태로 저장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상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일치하는 세상이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부르는 이름도 여러 가지인데 디지로그(Digilogue), 사이버피지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 O2O(Online to Offline)도 있다.
그런데 이들이 변모시키는 미래세상은 현재와 상당히 다르다. 학자들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사물인터넷, 유비쿼터스, 스마트시티, 스마트 홈 등이 현실화되는데 걸림돌이 없다고 단언해서 말한다. 여기에 2020년에 등장한 코로나19가 이를 앞당기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실 미래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하는 것은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코로나19를 예측한 미래학자들은 없다. 그만큼 미래 세계를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은 과거 몇 년 전만해도 현재와 같은 세상을 생각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자동차들이 핸드폰으로 길을 찾는다.
구글은 지구 전체를 촬영하여 통째로 온라인상에 올려놓고 있는데(Google Earth), 이를 활용하여 각 나라별 지도 및 도로 시스템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위치추적시스템(GPS)을 통해 도로 위의 모든 자동차들의 움직임을 측정해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제공한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핸드폰을 사용하는 ‘카카오내비’, ‘T-map'이 그것이다.
이 시스템이 얼마나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국내 교통 상황을 연상하면 잘 알 수 있다. 내비게이션이 없을 때 길이 막히면 도로에서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으므로 어느 길로 가야할지 막막했다. 그러나 이제는 내비게이션이 도착 예정시간을 알려주고 어느 길은 교통 체증이 있으므로 목적지에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해준다. 과거의 내비게이션은 별도로 구입하여 장치해야하지만 ‘카카오내비’, ‘T-map' 등은 평상시 사용하는 핸드폰을 사용하는데 핸드폰의 내비게이션은 기본적으로 무료라는 점이 장점이다.
제4차산업혁명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는 점은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세상은 사람들이 직접 요구하는 것을 넘어 ‘원할 것 같은 것’을 미리 예측해 제공하고 그들도 인식하지 못하는 숨겨진 욕망을 추적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로 변모하게 된다는 점이다.
아마존은 주문이 들어오기 전에 고객의 행동을 예측해 ‘주문할 것 같은 물건’을 사전에 포장하고 기다린다. 어느 제품을 판매한 후 고장 날 때 애프터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고객에게 사용 정보를 알려주어 미리 고장 날 때의 낭패를 예방해 줄 수도 있다.
인간의 노동구조는 산업혁명 이후 세분화, 전문화시키는 작은 프레임 하에서 작동되었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는 우군이기도하고 적군이기도 하다. 생산자는 되도록 많은 이득을 얻기 위해 소비자로부터 많은 수익을 받기 위해 저가로 물품을 공급하고자 한다.
그러나 공급자는 거의 항상 ‘갑’으로 소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공급자의 주장에 따라야 했다. 물론 어떤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가 오히려 공급자를 공격하여 ‘갑’으로도 변한다.
이와 같은 이분법적인 ‘갑’, ‘을’ 관계는 4차 혁명시대에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과거와 같는 시스템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과연 어떤 기술로 움직이느냐로 귀결된다. 이런 의미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핵심 요소들이 있기 마련이다. 빅테이터, 플랫폼, 클라우드컴퓨팅이다. 한마디로 이런 핵심 요소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제4차 산업혁명은 원천적으로 출발할 수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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