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건설·에너지 해결>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인력과 자재는 어마어마하다. 공사가 커질 경우 이들 자원들을 장기간 대량 투입해야 하므로 어떤 자원을 언제 어느 곳에 적재적소에 투입해야 할지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학자들은 착실한 건설 계획을 짜면 최고 35%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 건설 계획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데 바로 이 일을 빅데이터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빅데이터는 사회과학적 데이터보다 순수하다는데 특징이 있다. 순수하다는 것은 경우의 수가 다양하거나 변수가 많아 복잡하지 않으므로 분석과 예측이 상대적으로 명료해진다. 그래서 복잡한 수준으로 접근하지 않아도 효과가 크다는 점이다.
구글의 데이터 센터의 항온항습기, 냉난방공조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학습하며 예측하여 에너지비용 40%의 절감효과를 냈다고 한다.
건물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이라고 한다. BEMS는 건물 각 에너지 설비의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운전현황과 패턴을 보는 것이다. 즉 평소 가계부를 정리하는 사람이라면 세부 목록별 사용처를 보고 비용을 볼 때 어디를 얼마나 어떻게 줄여야 할지 방안이 나온다.
건물도 이와 같이 빅데이터로 가계부를 만드는 것이다. 아무리 IoT, IoE기술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쌓아 놓아도 이를 보고 분석하고 의미를 찾고 예측하고 실행에 옮기는 주체가 없다면 쓸데없는 일이다.
한마디로 가계부를 잘 쓰면 많은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말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상당한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업들이 이 내용을 모를리 없다. 한마디로 현재 수많은 대형 건설회사들이 장기간 진행되는 대형 공사에 빅데이터 시스템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광범위한 정보관리를 통해 건축의 창의성을 높이고 적절히 공사를 수행하면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상당한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는데 기업들이 이 내용을 모를리 없다. 한마디로 현재 수많은 대형 건설회사들이 장기간 진행되는 대형 공사에 빅데이터 시스템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실예로 한 공공센터 공사에 6,000만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빅데이터를 적용한 결과 18.3%에 달하는 1,100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려 18.3 %의 예산을 절약하는 것은 물론 건설 공기도 12주를 단축할 수 있었다.
현대건설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건물 설계 프로그램으로 건축물 에너지 소비 가운데 50% 이상 사용되고 있는 냉․난방 에너지를 동일한 초기투자비용으로 10%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런 결과는 주택·건축·토목·플랜트 등 각종 건설 현장에 빅데이터를 통해 공사 상황을 실시간 관리하는 ‘스마트 건설(Smart Construction)’로 진전한다.
그런데 이러한 빅데이터의 기술을 건설업을 넘어 석유, 천연가스 등을 생산하는 에너지산업의 모습도 바꾸어 준다. 에너지 기업들의 사활은 유가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인데 이는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석유, 천연가스, 석유화학제품 등의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 ‘쉘(Shell)’은 석유 및 가스 채굴서부터 정제 과정, 도·소매 과정, 심지어 소비자들의 구매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상세한 내용을 빅데이터화해 총체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BP(British Petroleum)는 2010년 ‘딥 워터 호라이즌’ 호의 전복사고로 엄청난 손실을 초래하자 곧바로 빅데이터 망 구축에 들어가 2015년까지 무려 180억 달러를 빅데이터에 투입했다. BP는 원유 채굴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두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여 ‘딥 워터 호라이즌’ 호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도다.
일반인들이 쉽게 생각하는 에너지 문제를 조절한다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에너지 분야에서 빅데이터의 활용은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다. 우선 정부로 보아 빅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세분화된 정책을 추진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에너지통계가 구체적인 자료를 충분하게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 문제를 빅데이터가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이다. 풍력, 태양열, 태양전지 등은 자연을 에너지 생산 원천으로 삼는데 이들은 기후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므로 이를 기반으로 생산하는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또한 달라져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데 이 분야도 빅데이터가 해결사로 등장한다.
즉 신재생에너지에 적합한 지리를 빅데이터가 추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적으로 변화는 있지만, 풍력, 일사량, 열 등 생산 원천이 풍부한 곳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곳은 기후가 변하더라도 최소한으로 생산하는 에너지양이 클 수 있으므로 이런 곳에 집중적으로 투여하면 활용률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덴마크의 베스타스사는 풍력 발전기를 개발하는 회사인데 최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 날씨, 조수간만의 차, 위성, 산림 정도를 분석해 풍력 발전원에 적합한 지리를 추천해준다. 이외에도 기후, 발전원 상황 등의 정보를 기반으로 에너지 생산 패턴을 추출한 후,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의 에너지 생산량을 예측하여 공급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이 분야에 한국도 상당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본계획」,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 「제1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2012.6.)」,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 「AMI 전환기본계획」 등이다.
이는 제4차 산업혁명에서 원유 채굴서부터 생산, 판매, 주식투자에 이르기까지 데이터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제 빅데이터가 얼마나 많은 인간들을 좌지우지하는지 알 수 있다.
<의료 부분의 혁명>
빅데이터의 중요성은 의학부분에서도 두드러진다.
우선 유전자 연구는 빅데이터가 아니면 엄두도 내지 못할 분야다. 전세계 학자들을 동원하여 인간의 게놈(genome·인간 DNA 서열 전체)을 전체 분석했다고 발표된 지 20년도 채 되지 않는데 현재 이를 실생활에 접목시켜 산전(産前) 태아 검사용 유전자 샘플을 분석하여 이를 출산 정보에 활용한다. 태아 유전자를 분석해 돌연변이를 찾아내어 기형아 출산 가능성은 물론, 평생 어떤 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지도 예측할 수 있다. 한 사람이 가진 유전자 서열 30억 쌍 전체를 분석하는 데 드는 비용은 1998년 1억 달러였는데 이제는 1,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빅데이터가 수술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은 <365MC>의 김남철 박사의 인공지능 지방흡입시술의 예로도 알 수 있다. 의료분야에서 인공지능은 그동안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판단'을 하는 데 활용됐다. IBM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왓슨'의 경우 입력된 암 치료와 관련된 방대한 논문 DB를 바탕으로, 환자별로 최적의 항암제를 추천한다. 그러나 지방흡입술은 비교적 쉬운 시술이지만 인공지능이 단순히 의학적 판단에서 그치지 않고, 인간의 뇌수술 등 고차원적인 시술 즉 손 동작을 DB화 해 의사가 최적의 시술을 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그동안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시술·수술 분야로 인공지능의 영역이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의학자들이 시술·수술의 경우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한 것은 의사마다 다른 시술·수술의 동작과 패턴을 컴퓨터가 이해하도록 정량화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최적의 시술·수술 경로를 파악하려면 수치화된 데이터가 필요한데, '손 감각'에 기반한 천차만별의 의사의 동작을 숫자로 나타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이다.
지방흡입 시술에는 지름 4㎜, 길이 30㎝의 캐뉼라가 사용된다. 이 관을 피부 아래 지방층에 비스듬히 넣고 지방을 뽑아낸다. 문제는 지방을 한 번에 흡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오렌지 알갱이처럼 작게 덩어리진 지방 조직을 빨아내려면 관을 꽂은 채 앞뒤로 수없이 찔렀다 빼야 한다. 시술이 진행되는 2〜3시간에 15,000〜20,000번 반복된다. 이때 관의 끝 부분이 지방층 정 가운데를 찌르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지방층 위쪽을 찌르면 피부가, 지방 아래쪽을 찌르면 근육·장기가 손상된다. 정확히 찌르는가는 오로지 의사의 손 감각에 의존하는데 아무리 숙련된 의사라도 20,000번에 가까운 동작을 반복하면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이를 인공지능 로봇이 담당토록 개발했는데 여기엔 모션캡처⋅빅데이터⋅인공지능 등 최신 IT 기술이 총동원됐다. 모션캡처 기술은 관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데 사용되는데 시술이 반복되면 정보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쌓인다. 이 정보를 빅데이터가 저장하고 처리하는데 인공지능이 빅데이터에서 패턴을 찾고 분석한다. 수억 회의 찌르기를 종합해 바람직한 찌르기 각도·속도 등을 계산하여 관이 지나치게 깊거나 얕게 들어가지는 않는지, 관의 끝이 위나 아래를 향하지 않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빅데이터가 의료부분에서 얼마나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기술은 한국에서 2015년 ‘C형 간염 집단감염’ 사건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이 사건은 당시 보건 당국이 ‘서울의 H병원이 주사기를 재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라는 환자의 신고를 받으면서 시작되었다.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보건 당국은 먼저 신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했다. 만약 어느 특정한 병원이 주사기를 재사용한다면, C형간염처럼 혈액으로 전염되는 감염병의 발병 확률이 다른 병원보다 훨씬 높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제를 한 뒤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빅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서울 H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던 환자들 중 C형 간염에 대한 항체양성률이 무려 13.2∼17.7%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평균인 0.6%의 최대 30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이 결과를 토대로 질병관리본부는 H의원에서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C형간염 집단감염 사고가 발생했다고 결론을 내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2016년 여름 전북 순창에서 보건당국은 30,000여 명인 순창의 인구수에 비해 C형 간염 환자 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자 그 지역의 A병원에 대한 역학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A병원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나오지 않자 결국 상당수의 환자가 불법으로 의료 행위를 하는 무허가 치료사로부터 치아 질환 치료와 한방 치료를 받은 점을 발견했다. 결론은 불법 의료 행위자들이 C형 간염 환자를 치료한 의료 도구를 제대로 소독하지 않아 다른 환자에게 C형 간염을 옮긴 사고라고 발표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각종 보험 분야가 활성화되어 있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가입자의 자격·보험료, 진료·투약내용, 건강검진 결과 및 생활습관 정보 등 2조 1천억 건, 92테라바이트의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더불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진료내역, 투약내용, 의약품 유통 등의 2조 2천억 건, 89테라바이트의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건강보험 빅데이터 순위가 세계 2위라고 발표했었다.
한국에서 이들 빅데이터가 어느 정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수치화는 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경우를 참조하면 한국도 상당한 효과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예로 보면 빅데이터 도입으로 의료부문에서 연간 3,300 억 달러의 절감 효과를 보인다고 발표되었는데 이는 미국 의료 예산의 약 8%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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