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의학 노벨상이 만든 세상/지구 생명체 진화

지구 생명체의 진화(3), 육지로 진출(II)

Que sais 2020. 12. 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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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의 틱타알릭에 관한 연구는 계속되어 2006, 2008, 2013틱타알릭 네 개체의 골반 화석을 찾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를 분석한 결과 뜻밖의 사실이 밝혀졌다.

틱타알릭의 골반 유스테노프테론보다 훨씬 커 어깨뼈와 비슷한 크기였다. 따라서 배지느러미연결된 뼈사지동물의 넙다리뼈와 정강이뼈, 종아리뼈에 해당의 크기도 어깨에서 가슴지느러미에 연결된 뼈와 비슷할 것으로 추되었다. 이는 틱타알릭배지느러미를 움직여 뭍에서 이동할 수 있었음을 뜻한다. 전륜구동에서 후륜구동으로의 전환사지동물나온 뒤가 아닌 그 전에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칸토스테가

흥미롭게도 틱타알릭의 골반 역시 물고기와 육상동물과도기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크기는 기존 물고기보다 훨씬 커져 몸에서 비율 초기 사지동물36500만 년 전에 살았던 아칸토스테가(Acanthostega)와 거의 비슷한 반면 모양은 여전히 물고기에 가깝다. 양쪽 배지느러미연결된 골반이 아직 합쳐지지 않았고 엉덩뼈에 붙어있는 엉치늑골도 없다. 그 결과 틱타알릭의 배지느러미 힘은 기존 물고기보다는 세지만 사지동물의 뒷다리에는 못 미친다. 그러나 틱타알릭의 중요성틱타알릭 물고기와 사지동물을 연결하는 잃어버린 고리’, 과도기적 특징을 지닌 존재라는 것이다.

틱타알릭 복원도

어류와 양서류의 중간 단계가 발견되면서 어류에서 양서류로 진화했다는 가설이 점점 굳혀가지만 양서류로 옮겨가는 과정이 간단한 것은 아니다.

땅에서 살기 위해서는 우선 다리가 필요하다. 어류 가운데 다리와 비슷한 엽상형 지느러미를 지닌 것이 최초의 양서류 조상 후보에 올랐다. 화석으로 남아 있는 리피디스티안1938 살아 있는 동물로 발견된 속이 빈 등뼈란 뜻실러캔스가 그 주인공으로 실러캔스는 뒤에서 별도로 설명한다. 암모나이트도 이 시기에 등장했다.

 

익티오스테가

어류에서 양서류옮겨가는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화석북극의 엘스미어 섬 외에 그린란드에서도 발견됐다. 37500만 년틱타알릭이 등장한 데 이어 60센티미터의 도룡뇽을 닯은 삐죽삐죽한 지붕이란 뜻36천만 년 전아칸토스테가와 몸길이 약 1미터익티오스테가가 그 뒤를 이었다. 물고기에서 양서류로 넘어가는 중간화석이 계속 발견된 것이다.

아칸토스테가네발동물을 뜻하는데 네발동물은 다리가 넷 달린 척추동물이며 오늘날 양서류, 파충류, 조류와 포유류로 대표된다. 데본기의 초기 네발동물고생물학자들에게 매우 중요하게 간주되는 것은 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육지로 올라와 결국 육상에 살았던 모든 척추동물을 위한 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현재 데본기 네발동물이 가장 풍부하게 발견되는 장소는 그린란드인데 이곳에서 수십 개의 골격이 통조림 속의 정어리처럼 꽉꽉 들어차있다. 네발동물들이 한꺼번에 죽었기 때문인데 제니퍼 클랙 박사고해상도 싱크로트론 X-레이를 이용하여 화석 다리뼈를 스캔했다. 싱크로트론 X-레이를 사용하면 촘촘하게 쌓여있는 표본들에 손상을 주지 않은 채 현미경으로 봐야하는 세부사항들을 마치 진짜 조직학 슬라이스들을 보는 것처럼 살펴볼 수 있었다.

싱크로트론 X선 회절(XRD)

클랙 박사는 연구에 사용된 아칸토스테가의 화석 모두가 미성숙한 개체로 이들의 나이는 최소한 여섯 살 또는 이보다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칸토스테가의 성장은 아직 느려지지 않은 상태인데 성장이 느려진다는 것은 성적으로 성숙했음을 의미한다.

연구원들이 주목한 것은 아칸토스테가의 앞다리가 발생이 더 진행되기 전까지 연골 상태로 남아있다는 점이다. 연골은 뼈와는 달리 광물화되지 않은 조직으로 탄력이 있는데 연골로 된 앞다리는 물 밖에서 동물의 몸무게를 지탱하기에는 너무 약했다. 주로 물 속에서 살아야 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 중에서도 아칸토스테가어류와 육상동물의 중간 형태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중요성을 부여받았다

또한 아칸토스테가 다리의 골형성이 시작되는 시점은 개체에 따라 편차가 크다는 것이 발견되었는데 이를 통해 성적이형성이나 적응 전략, 혹은 경쟁과 관련된 크기 변이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익티오스테가가 등장한 시기는 데본기 말기대기의 산소 농도가 낮았다.

그런데 이때 대 멸종이 일어났다. 멸종이 일어나던 시절에 과연 육지로 진출할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도 제기되었지만 진화는 그렇게 일어난다. 생존 조건이 나쁠 때 생물 종()의 수는 줄어들지만 이때 새로운 몸의 설계가 이뤄진다. 산소가 낮은 시기진화의 적기(適期)였다는 뜻이다.

이후 익티오스테가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되었는데 이 동물의 특징은 잘 발달된 발과 물고기처럼 꼬리도 달려 있다는 점이다. 학자들이 내기를 했다. 익티오스테가발 달린 물고기인지 아니면 물고기를 닮은 양서류인가이다.

그런데 학자들은 익티오스테가발과 발목을 연구한 결과 이들이 물속에 잠겨 부력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몸을 지탱할 수 없었을 것이란 사실을 밝혀냈다. 육상에선 살 수 없다는 뜻이다. 결론은 익티오스테가양서류라기보다는 발 달린 물고기주로 수중 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설사 익티오스테가가 육상으로 진출했고 아가미를 잃었다고 하더라도 피부를 통해 산소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호흡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팔다리를 갖고 있어도 숨을 쉬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다. 진정한 양서류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허파가 필요하다. 부력이 있는 물을 벗어나 공기 중에서 무거운 몸을 지탱하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손목·발목·등뼈·어깨띠·골반이 변해야 했다. 이 모든 과정을 마쳐야 비로소 최초의 육생 양서류로 인정받을 수 있다.

허파가 들어갈 자리를 만들기 위해 등뼈와 흉곽이 변해야 했다. 원시적인 허파를 완성하려면 복잡하고 표면적인 넓은 주머니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주머니 내부 표면 전체혈관이 분포돼 있어야 하며 동시에 순환계에도 변화가 일어나서 이곳으로 를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진화 과정을 통해 허파가 완성돼 가는 도중의 중간 호흡계물속의 아가미공기 중의 허파보다 산소를 전달하는 효율이 낮았을 것이다. 따라서 허파가 완성돼 가던 시기엔 필요한 산소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의 산소가 공기 중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37000만 년 전부터 36800만 년까지 200만 년 동안 대기의 산소 수준1214%로 떨어졌다. 학자들은 산소 농도가 낮아진 이 기간동안 육상으로 진출했다가 낮은 산소 농도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물로 돌아가는 ()진화 현상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 때문인지 익티오스테가도 등장했다가 금세 사라졌다.

대기의 산소 농도가 다시 높아진 것은 31800년 전석탄기 후기.

석탄기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지금 발견되는 석탄이 생성된 시기가 이때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대기의 산소 농도는 극적으로 상승했다. 석탄기 마지막 구간엔 대기 중 산소 농도35%에 달했다. 지구 역사에서 유일무이한 시기.

틱타알릭은 어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틱타알릭우리 몸에도 남아 있다. 틱타알릭 이전의 모든 물고기들은 두개골과 어깨일련의 뼈로 연결돼 있어서 몸통을 돌리면 목도 함께 돌아갔다. 그러나 틱타알릭의 머리는 어깨와 떨어져 있어 자유롭게 움직인다. 틱타알릭작은 뼈 몇 개를 잃어버린 덕분이다. 이는 양서류·파충류·조류·포유류 그리고 사람이 공유하는 특징이다. 인체 골격의 모든 부분의 속성틱타알릭까지 거슬러 올라가므로 학자들은 틱타알릭내 안의 물고기라고 표현했다.

대략 36000만 년석탄기가 시작된다. 습지 근처20미터 키의 양치식물이 숲을 이루며 파충류와 단궁류가 등장하여 본격적으로 육상생활을 시작한다. 널리 알려진 동물은 몸길이 20센티미터도마뱀을 닮은 힐로노무스, 몸길이 2미터정도의 대형육식동물 에리옵스 등이다.

에다포사우루스 상상도

이 당시 등장한 단궁류는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그것은 인류를 포함한 포유류단궁류에서 진화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단궁류머리뼈를 옆에서 볼 때 눈 뒤쪽으로 좌우 1개씩 구멍이 뚫려있는 동물을 말한다. 이 구멍을 특두창이라고 하는데 이로써 머리뼈가 가벼워지고 머리뼈 바깥쪽까지 근육이 넓게 부착되어 근육이 더 강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측두창좌우 2씩 있는 생물을 쌍궁류라고 하는데 중생대에 등장하는 공룡은 물론 지금의 파충류는 모두 쌍궁류이다. 단궁류로 잘 알려진 것은 초식동물에다포사우루스. 몸길이 2.53미터의 도마뱀 등에 커다란 부채를 펼쳐서 붙인 것처럼 생겼다.

메가네우라과 화석

석탄기에는 메가네우라라는 역사상 가장 큰 곤충이 등장한다. 잠자리와 형태가 흡사한데 날개를 펼치면 길이가 무려 60센티미터나 된다.

 

29900만 년고생대의 마지막인 페름기가 시작된다. 이 시기에 육상동물진화를 거듭하면서 다양해진다. 이 당시 태어난 디메트로돈은 크기와 형태가 에다포사우루스와 비슷하지만 디메트로돈육식동물이다.

국립 자연사 박물관 의 디메트로돈 뼈

페름기 후기 다리와 이빨포유류와 비슷한 단궁류의 일종단궁목이 번성한다. 고르고놉스몸길이 약 24미터에 거대한 어금니를 갖고 이 당시 가장 강한 육식 동물이었다. 이중 몸길이 1미터 전후의 초식동물 디키노돈, 몸길이 약 50센티미터의 프로키노수크스가 속한 키노돈트류가 나중에 포유류로 진화한다.

고르고놉스 의 재건

학자들이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캄브리아기 시작 무렵, 골격을 가진 동물이 갑자기 출현한다는 점이다. 이 질문에 많은 학자들이 도전했는데 제일 먼저 해양의 화학적 특성을 거론한다. 해양화학 자료에 의하면 신원생대 말에서 캄브리아기에 걸치는 기간에 해양의 칼슘 농도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에 녹아 있는 칼슘의 양이 늘어나면서 탄산칼슘(CaCO3)이나 인산칼슘[Ca3(PO4)2]으로 이루어진 캄브리아기 동물 골격의 형성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골격을 형성함으로써 얕은 바다에 살았던 동물들은 유해한 자외선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었고, 골격에 근육을 부착시킬 수도 있게 되었다. 아울러 당시 막 출현했던 육식동물(포식자)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도 커졌을 것이다. 원시 어류의 이빨 기능을 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코노돈트(conodont) 화석이 이 무렵에 출현하는데, 코노돈트 자체도 인산칼슘으로 이루어진다.

코노돈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