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의학 노벨상이 만든 세상/지구 생명체 진화

지구 생명체의 진화(5), 살아있는 화석 실러캔스(II)

Que sais 2020. 12. 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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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러캔스는 태생일까 난생일까>

화석 어류라는 실러캔스가 실존하자 학자들에게는 그들이 어떻게 번식하느냐가 많은 관심거리였다. 먼저 동물의 발생방식은 크게 난생, 난태생, 태생 등으로 나뉜다.

난생알을 낳는 것으로 대부분의 어류와 양서류, 파충류, 조류가 여기에 속한다. 난태생암컷의 몸속에 있는 생식관에서 알이 성장하여 새끼상태로 암컷의 몸 밖으로 나오는 생식 방법이다. 난태생인 동물은 포유류의 오리너구리와 파충류살무사, 상어, 가오리, 열대어 같은 몇 종류에 국한한다. 태생모체 내에서 생명이 발달하는 형태로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포유류태생이다.

처음에 학자들은 실러캔스태생이라고 생각했다. 실러캔스 화석배 부분에서 작은 새끼들이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실러캔스도 일반 어류와 마찬가지로 난생이라는 설이 대두되었다. 실러캔스해부한 결과 지름 12센티미터의 알을 발견한 적도 있고 길이 79센티미터의 알도 발견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실러캔스와 가장 유사한 폐어난생이므로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실러캔스의 알

그러나 일부 학자들이 실러캔스난생이라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실러캔스의 커다란 알난태생상어알과 비슷할 뿐만 아니라 실러캔스생리학적 면을 고래할 때 여러 면에서 상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의문은 난태생이 아니고 난생이라면 그렇게 큰 알은 반드시 단단한 껍데기로 싸여 있어야 하는데 껍데기가 단단하지 않았으므로, 단단한 껍데기도 없이 어떻게 보존되는가가 의문이었다.

그러나 이 논쟁은 결국 난태생이라는 것으로 결론 났다. 1975년에 실러캔스의 해부과정에서 다 자란 새끼 5마리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새끼들의 길이는 약 30센티미터나 되었다. 학자들은 새끼들이 어미 몸속에서 1년 정도를 지낸 후에 나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콩알만한 뇌>

실러캔스가 고생물학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살아있는 화석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특이하게 실러캔스의 두개골고대 화석 물고기처럼 두 칸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 속의 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작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진화론현대 육상동물의 조상이라면 왜 고대 물고기의 두개골둘로 나뉘었는데 사지로 걷는 육상동물에서는 하나가 됐을까하는 점이다.

영국 브리스톨대휴고 두텔 박사2019년 첨단 분석장치를 이용해 오랜 수수께끼를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박물관에 보관된 임신한 실러캔스를 해부하지 않고 엑스선 스캐닝을 통해 3차원 모델을 만드는 방식으로 이 물고기의 태아가 발달하면서 두개골과 뇌 구조가 어떻게 변하는지 밝혔다. 실러캔스가 뱃속에서 알이 깨어나 새끼를 출산하는 난태생 이라는 것은 일찍 알려진 사항이다.

둘로 나뉜 실러캔스의 두개골에서 특이한 점두개골 용량의 1%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작은데 비해 척삭과 전기 감지 기관은 유난히 크다. 척삭은 대부분의 척추동물의 초기 발달과정에서 퇴화하는 기관이다. 두텔 박사두개골 가운데 작은 끈 형태인데 두개골이 커지는 속도에 견줘 뇌가 매우 느리게 성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신 비대한 척삭척추와 뒤 두개골 아래에 자리 잡았는데 척삭이 특별하게 발달하면서 두 개의 두개골이 연결된 독특한 구조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척삭은 일부 물고기의 뇌 아래 작은 막대 형태퇴화하는데 반해 실러캔스에서는 뇌보다 50배 크기팽창했다는 것이다.

 

실라칸스두개골자료(자료 휴고 두텔)

이는 실러캔스의 뇌 성장 과정은 인간과 같은 영장류의 뇌가 급격히 자라는 것과 선명하게 대조된다. 두텔 박사큰 척삭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으면서 두개골이 딱딱하게 굳는 것을 가로막음으로써 두개골이 두 부분으로 나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두개골 속에는 보다 훨씬 큰 주둥이 기관이 달려 있는데, 여기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므로 실러캔스의 뇌가 작아졌다고 추정했다. 이 기관은 캄캄한 바다에서 먹이를 찾을 때 쓰는 전기 감지 기관이다.

경쟁자가 거의 없는 심해 동굴에 살아 과거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고대의 원시적 물고기 상태로 고정된 것은 아니다. 학자들은 실러캔스의 경우 변화가 느렸을 뿐 진화가 멈췄던 적은 없다고 설명한다.

실러캔스의 발견으로 고생물학자들은 단편적인 화석으로부터 화석생물복원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실러캔스우리의 직접적인 조상이 아니라 우리의 계통도와 평행으로 달리는 다른 계통의 생물이다. 우리의 할아버지는 아니더라도 바다 속의 어떤 물고기보다도 우리와 가까운 친척이다.

실러캔스는 어획 대상 종은 아니지만 부수 어획 또는 표본용으로 포획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개체수가 500마리 미만인도네시아 실러캔스멸종 위험이 가장 큰 위급 종으로, 개체수가 1만 마리 이하아프리카 실러캔스취약종으로 지정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도 실러캔스의 표본이 있다. 이것은 1985코모로 공화국의 압데르만 대통령전두환 대통령에게 기증한 것으로 현재 63빌딩Sea World에 전시되고 있다. 실러캔스길이가 145센티미터, 머리 길이 25센티미터, 체폭 28센티미터, 체고 26센티미터이다. 또한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도 실러캔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양서류의 조상 폐어>

여기에서 학자들은 질문을 던졌다.

초기의 물고기들이 어떤 방법으로 물 밖에서의 호흡을 할 수 있었을까? 망둑어입 속을 머금었다가 머리를 한번 돌려 입 둘레적심으로써 산소를 얻는 문제를 해결한다. 또한 축축한 몸뚱이 살갗을 통해 대기 중에서 산소직접 호흡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는 물 밖에서 잠깐 동안밖에 머무를 수가 없다. 실러캔스도 현재 깊은 물 속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해답을 얻을 수가 없다.

그런데 그 질문을 명쾌하게 해결해 주는 동물이 아직도 살아있다. 바로 폐어라는 물고기로 오랫동안 멸종되었다고 알려졌었는데 19세기다시 발견되었다. '폐어''(lung, )'는 공기로 숨을 쉬는 호흡기관, '허파'를 말한다. 땅에서도 공기로 숨을 쉬려니 당연히 폐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폐어영어로는 'lung fish', 한자로는 '肺魚'라고 쓴다.

폐어실러캔스와 마찬가지로 엽상형의 지느러미원시적인 허파도 가지고 있으므로 필요할 때면 공기를 마실 수도 있다. 이들은 바다에서 나와 큰 호수로 이동하기도 한다. 이동이 불가능할 경우 진흙 속으로 파고 들어가 호흡하며 계절을 넘겨 생존한다. 그들은 물이 줄어들면 둥그렇게 몸을 말고 꼬리로 머리를 감싸며 구멍에 바르기 위해 점액분비한다. 태양이 물기를 완전히 말리면 점액양피지처럼 변한다.

 

폐어(오스트렐리아)

폐어내장에 열려 있는 한 쌍의 주머니를 갖고 있어 그곳으로 숨을 쉴 수 있으므로 일단 물밖에 나서면 전적으로 주머니에만 의존한다. 땅속에 파 들어간 폐어진흙 밖으로 지름 2.5센티미터 가량의 관을 만들어 주머니 속으로 공기를 공급받아 생존할 수 있다. 들은 간단한 에 해당되는데 폐어1년 정도는 생존할 수 있다. 어떤 폐어공기를 들이마실 수 없게 되면 놀랍게도 익사하기도 한다. 또한 폐어이빨판이라는 특수한 이빨 구조를 갖고 있어, 물고기를 삼킴과 동시에 토막토막 썰어서 위 속으로 내려 보낼 수가 있다.

몸은 가늘고 길며 뱀장어 모양이다. 등지느러미·뒷지느러미꼬리지느러미와 연결되었으며 가슴지느러미·배지느러미채찍 모양이다. 눈은 작고 시력이 약하며 후각에 의해서 작은 물고기새우· 등을 잡아먹는다.

폐어35000만 년 전에 매우 번창했으므로 실러캔스의 화석이 나오는 암석층에서 자주 발견된다. 폐어와 실러캔스고대 육지개척했던 물고기들이 필요로 한 기초 능력을 모두 갖췄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육지영구히 영토화 한 물고기라 평가할 수 없다. 양서류의 첫 화석과는 두개골의 구조가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양서류(兩棲類)는 일반적으로 총기류실러캔스류의 계통에서 진화한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양서류와 폐어류심장 및 혈액순환계, 초기발생, 일부의 골격공통성이 있으므로 폐어류양서류의 조상형이라고 생각하는 학설도 있는데 현생종의 직접적 조상형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중생대 초기 이후에 출현했다. 화석종은 거의 전세계에서 발견되는데 모두 담수(淡水)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의 폐어2()의 등 지느러미를 가졌으며, 등지느러미·꼬리지느러미.뒷지느러미는 서로 분리되어 있고, 몸은 코스민 비늘로 덮여 있었다. 그 후 지느러미들은 연속된 하나의 지느러미가 되었고, 현생종에서는 몸이 가늘고 길어짐과 동시비늘은 둥근비늘로 변화했다.

실제 아가미가 퇴화하지 않고 완전히 남아 있는 것오스트레일리아의 1뿐이지만, 나머지 5종의 폐어어느 정도 퇴화아가미가 남아 있어 이를 '아가미 구멍'이라고 부른다. 물 속에 들어가면 어류의 심장활동 보조기관동맥원추(conus arteriosus)의 나선형 밸브가 작동하여 인두를 막아 폐로 물이 유입되는 걸 막음과 동시에 아가미 구멍으로의 세동맥이 열려서 물에서 직접 호흡이 가능하도록 한다. 물에서 바깥으로 나갈 경우에는, 이 과정이 반대로 작용하면서 수분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아가미 구멍이 막힌다.

실러캔스는 우리가 흔히 보는 물고기보다는 사람 등 네발로 걷는 척추동물에 가깝다. 그러나 사지보행 동물의 직접 조상은 아니다. 최근의 분자생물학과 화석 연구실러캔스보다 폐어의 조상인간과 같은 척추동물을 낳은 것임을 보여준다.

 

셰드 아쿠아리움에서 그랜드 대드의 죽음을 추모하는 홈페이지

폐어장수하는 물고기로도 유명하다.

물속에서는 물론 에서도 살 수 있는데 무려 100이나 산다. 웬만하면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얘기다. 폐어가 언론을 탄 것은 미국 시카고의 유명 수족관 '셰드 아쿠아리움(Shedd Aquarium)‘에서 84 동안이나 관람객을 맞은 초고령 희귀종 폐어 안락사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길이 122cm, 무게 11kg폐어의 이름은 할아버지를 뜻하는 '그랜드대드(Granddad)'였다. 안락사를 시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고령으로 인해 삶의 질이 빠르게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락사시키기 1주일 전부터 먹이 먹기를 중단하고 장기부전 증상을 보였다. 수족관 측은 84 동안1400만 명'그랜드대드'를 관람한 것으로 추산했다.

폐어는 진화 과정상 물고기와 양서류 사이'잃어버린 고리'로 설명된다.

현생종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36이 있는데 3은 각각 별도의 ()로 분류되어 있다. 현생종도 모두 담수산이며, 3대륙으로 갈라진 현재의 분포과거에 대륙이 하나로 붙어 있었을 때의 분포의 흔적이라고 추정한다.

90이나 살았던 그랜드대드가 속한 호주 폐어는 현존하는 다른 폐어류보다 원시적인 특징이 잘 보존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