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화성에서 복덕방 차리기

화성에서 복덕방 차리기(3)

Que sais 2020. 12. 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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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도 있었다>

20025NASA는 자신들이 발표한 내용을 보완해서 발표했다. 자신들이 얼음 흔적이라 발표한 곳이 사실은 거대한 양의 얼음 호수를 의미하며 표토(表土) 1m 아래 묻혀 있다고 전했고 이것이 녹을 경우 화성 표면 전체를 500m 깊이의 바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과거 화성이 뜨거웠을 때 물이 흘렀음이 틀림없다. 그것이 식으면서 지하에서 얼음 형태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무려 35억 년 동안 땅속에 물을 포함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화성에 물이 존재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이처럼 많은 양이 있을 것이라는 근거 자료가 제시되기는 처음이다.

20035월 영국의 BBC 뉴스는 외계 미생물의 잔해가 화석화 된 것이라고 믿어지는 화성운석의 특징이 지구의 물속에서 재현되었다는 연구결과도 보도했다. 폴란드과학아카데미의 조제프 카즈미에르차크 교수와 독일 다름슈타트공대의 스테판 켐페 교수는 터기의 반 호수에서 화산암석과 석회질 뾰족탑을 발견했는데, 여기에 포함된 미세한 특징이 유명한 화성운석 ALH84001에 나타나는 미생물과 같은 구조와 놀랍도록 일치한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들 암석과 뾰족탑은 광합성하는 시아노박테리아의 서식처이기 때문에 이런 미세구조가 시아노박테리아에 의해 생겼다고 주장한다. 물론 침전에 의해 자연히 형성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있음을 첨언한다.

20041월 보다 구체적인 물에 관한 자료가 제시되었다. 유럽항공우주국(ESA)은 유럽의 화성궤도 우주선인 마스 익스프레스가 화성 273킬로미터 상공에서 찍은 사진을 분석한 결과 얼음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물 분자(H2O)를 구성하는 수소의 존재를 검출한 종래의 간접적인 방법과 달리 직접 물 분자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유럽항공우주국(ESA)의 데이비드 사우스우드 박사는 탐지된 얼음은 이산화탄소(CO2)가 냉각된 드라이아이스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20043, 미국 NASA의 스티브 스콰이어스 박사는 탐사로봇 오퍼튜니티가 착륙했던 곳은 과거 해변이었던 곳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NASA는 오퍼튜니티가 화성의 바위에서 잔물결 무늬와 응축된 염분을 발견했으며 이는 화성 표면에 최소한 5센티미터 깊이의 소금물 웅덩이가 존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일부 학자들은 이곳이 바다가 아니라 사막의 분지나 소금기 있는 저습지였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2007년에는 더욱 놀라운 발표가 있었다. `화성 표면 3분의1이 바다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이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마크 리처즈 교수 등 연구진은 곳에 따라 높이가 3m에 이르는 높은 능선들이 먼 옛날엔 평평한 해안선이었으나 화성의 축이 크게 기울면서 높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학자들은 1970년대부터 화성 북반구에 형성된 두 개의 긴 능선이 한때 해안선이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했지만 비판론자들은 고대 바다의 부드러운 경계를 이루기에는 능선들이 너무 가파르고 높다며 수긍하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진은 화성의 바다가 최소한 20억 년 전에 사라지긴 했지만 이는 바닷물이 모두 증발했기 때문이 아니라 언젠가 화성의 축이 북쪽으로 50도 가량 기울면서 물이 높은 곳으로 쏠렸다가 땅 속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각각 수천에 달하는 화성의 대표적인 해안선 두 개 중 하나는 먼저 형성된 아라비아해, 다른 하나는 나중에 형성된 듀터로닐러스해를 담고 있던 것이며 아라비아해의 규모는 지구 남극해 담수량의 2~3배에 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많은 물이 모두 증발하지 못했다면 화성의 땅 밑에는 아직도 저수층이 존재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연구진은 화성의 적도대 부근 표면이 구심력 때문에 비교적 평평하지만 바깥쪽으로 가면 암석들의 탄력적인 운동으로 바람 빠진 풍선 표면처럼 군데군데 뭉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때 화성의 해안선은 적도 부근에 위치했으나 화성의 기울어짐에 따라 북쪽으로 이동해 지금처럼 험준한 지형을 이루게 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화성이 기울게 된 원인은 분명치 않지만 아마도 맨틀층의 물질 분포 과정에서 큰 변화가 일어난 것 같으며 이 때문에 화성이 현재의 기울기를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놀라운 것은 화성(火星) 표면에서 물이나 얼음의 흔적이 아니라 물이 흐르는 개울도 발견됐다는 점이다. 즉 액체 상태의 물이 지표면을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생명의 필수조건인 물이 발견됨에 따라 화성 생명체의 존재에 대한 기대감도 표명한다. 그런데 이 물은 지구와 같은 성분의 물이 아니라 소금물이다. 염분 덕분에 화성은 영하 20도에서도 물이 액체 상태로 흐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리는 겨울철 도로에 쌓인 눈에 소금과 같은 염분인 염화칼슘을 뿌리면 얼음의 어는 점이 0도 이하로 내려간다. 덕분에 영하의 날씨에도 눈이 녹아 물이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소금물 발견은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는데 그것은 화성이 지구와 환경이 가장 비슷하므로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고 추정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보통 바닷물보다 염분이 8배나 강한, 사해(死海)에서도 사는 미생물이 발견된다.

미국 코넬대학교의 짐 벨 박사는 현재까지 밝혀진 화성의 자료를 토대로 화성의 생성 초기 어느 시점에 생명이 살 만했다고 단언해 말했다. 이런 자료들을 토대로 화성의 물 탐사에 대한 역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아마도 2030억 년 전 즉 화성 초기의 일로 추정되지만 웅덩이, 개천, 짧은 기간의 홍수가 등장했고 이들이 사라지면서 건조화를 되풀이했다. 아주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대양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있다. 대양이 존재했다면 따뜻하고 습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점이 화성에서 생명체가 존재했거나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현재 지표면에서 물이 보이지는 않는다. 대양이 있었다면 그 엄청난 물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학자들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일부는 증발해 대기권 높이 올라간 뒤 화성에서 영원히 사라졌을 것이다. 즉 화성 대기권에서 태양 방사선에 의해 원자로 분리돼 우주로 날아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일부는 화성 양극에 얼어붙은 채 남아있다. 또한 상당량이 지하에 그것도 화성 표면 밑 빙하에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에서 물을 확보한다면 그 후의 생존에 필요한 문제는 거의 해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구에서 화성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화성의 동토층(凍土層)을 분쇄해 물을 추출하기 위한 장비를 갖고 간 이후 화성의 자원을 이용, 그곳 정착에 필요한 산소 등 모든 것을 갖춘다는 것은 더 이상 공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화성의 지구화도 금성처럼 남조류를 활용하는 것이 유효하다. 영화 레드 플래닛, Red Planet」에서 이와 같은 상황을 극적으로 그리고 있다.

 

‘21세기 초, 자원고갈과 생태계 오염 등으로 지구의 거주 환경이 악화되자 화성을 새로운 인류의 터전으로 바꾸기 위한 화성 지구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류를 가득 담은 무인로켓을 화성으로 발사했다. 이는 화성에 도착한 이끼가 번식해 화성 표면을 덮으면 그들이 배출하는 산소가 모여 궁극적으로는 인간이 보호복 없이도 살 수 있는 대기층으로 바꿔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무인로켓이 발사된 지 50년 후, 주인공인 케이트 바우맨은 여섯 명의 승무원들을 이끌고 화성 지구화프로젝트'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기 위하여 화성으로 향한다. 하지만 우주선이 불시착하면서 모든 계획이 꼬이기 시작한다. 통신이 두절되는 것은 물론 탈출도구도 무용지물이 된다. 더구나 인간이 생존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소통이 고갈되었으므로 모든 탐사원들은 죽어야 할 극단적인 운명에 처한다. 결국 탐사대원들은 산소부족으로 고통을 당하면서 마지막 순간 우주복의 헬멧을 벗는다. 그런데 그들이 한 말.

 

숨 쉰다. 숨 쉴 수 있다.”

 

당연히 탐사대원들은 죽지 않았다. 놀랍게도 화성은 인간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50년 전에 발사한 이끼들이 학자들이 예상한 것보다 빨리 증식하여 화성 대기가 지구처럼 변한 것이다(영화에서는 이끼를 먹고 사는 곤충도 자란다).’

 

지구를 구해준 시아노박테리아가 바로 화성의 지구화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레드 플래닛에서 화성의 지구화를 위해 조류를 발사했다고 설명되는데 그 조류가 바로 시아노박테리아임은 물론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장밋빛 미래는 이미 태양계에서 일어난 적이 있다는 데 중요성이 있다. 바로 인간이 살 수 있게 지구를 만든 진정한 주인공이 바로 남조류라는 설명이다.

화성에서 해결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이 거창한 프로젝트를 순조롭게 진행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다. 가장 안전하면서도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에너지로는 태양광을 생각할 수 있지만, 화성은 태양으로부터 워낙 멀리 있는데다 기지 전체를 가동시킬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설치한다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다.

대안은 지구에서 충분히 검증된 원자력이다. 물론 원자력이라고 해서 원자력발전소 같은 엄청난 규모의 시설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10kW급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원자로로, 사람의 키 정도로 우주선이 싣고 갈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볍다. 특히 화성에서 대형 냉각장치나 냉각수를 구하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므로 킬로파워(kilo Power)’라는 이름으로 자체적인 냉각 시스템을 지닌 형태로 제작된다. 한마디로 초창기 화성 입주자들을 위한 에너지 확보는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