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노벨상이 만든 세상/우주

태초 3분간(2)

Que sais 2020. 9. 16. 17:36

youtu.be/zL9mDgE_YH0

<2빅뱅>

르메트르가 기본적인 빅뱅이론의 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일반적으로 빅뱅이론의 창시자가모프(George Gamow)로 인식된다. 그것은 2차 세계대전 말에 이루어진 원자폭탄의 개발우주에 대한 인식에 획기적인 변환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조지 가모프(1904~1968)

우주팽창하고 있다는 것은 영화 필름을 거꾸로 돌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먼 은하일수록 더 빨리 우리에게 접근해 와서 어느 시점에 이르면 모든 은하가 한 곳에 모이게 된다. 결론은 과거에는 우주가 현재보다 작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의 우주에는 분명히 시초가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의할 일은 우리 은하우주의 중심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가모프빅뱅이론을 끌어낸다.

1904 러시아의 오데사에서 출생하여 1920대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가모프양자론에 흥미를 갖고 러시아를 떠나 유럽으로 갔다. 그의 천재성은 곧바로 발휘되었다. 그는 곧 양자역학알파입자(헬륨핵)들이 무거운 핵으로부터 내던져지는 소위 알파붕괴라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모프는 그것들이 양자터널효과로 핵 주위에 있는 장벽을 뚫고 지나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러시아에서 온 가모프유럽의 물리학자들에게는 새로운 천재의 탄생이었다.

포텐셜 장벽을 통과하는 전자를 표현한 애니메이션. 일정 확률의 전자가 장벽을 넘는다.

가모프르메트르의 모형을 수정할 수 있었던 것은 핵물리학과 원자폭탄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르메트르와 가모프의 모형에서 차이는 비교적 간명하다.

르메트르거대한 핵이 점점 더 작은 성분으로 와해해 들어가는 것을 상상했지만 가모프형성과정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가모프초기의 우주가 많은 복사에너지를 포함하고 있었으므로 온도가 대단히 높았다고 확신했고 이것은 입자들이 원자폭탄 폭발처럼 서로 충돌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핵반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1947에 발표된 가모프의 이론은 즉 우주가 백 수십 억 년 전에 큰 폭발을 일으켜 팽창해 나가는 과정 속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빅뱅대폭발로 불리지만 이것은 보통의 평범한 폭발이 아니다. 197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와인버그처음 3분간(The First Three Minutes)에서 빅뱅이론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스티븐 와인버거(1933~2021)1979년 노벨 물리학상

 

처음에 한 폭발이 있었다. 지상에서 우리가 익히 아는 폭발, 곧 일정한 중심에서 시작해서 퍼져나가면서 점점 주위의 공기를 휘말아 들이는 그런 폭발이 아니고 어디서나 동시에 일어나서 처음부터 전공간을 채우고 모든 물질의 입자가 다른 모든 입자들로부터 서로 떨어져 나가는 폭발이다. 여기서 말한 전공간(全空間)이란 무한한 우주의 모든 것을 의미하거나 혹은 한 구()의 표면처럼 제 안으로 굽은 유한한 우주의 모든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둘 중 어느 가능성도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이것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 (중략) 우리가 얼마간의 자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가장 이른 시점인 약 100분의 1에서 우주의 온도는 대략 1,000억도(10^11)였다. 이것은 가장 뜨거운 별의 중심에서 보다도 훨씬 고온이며 이 고온 때문에 실제로 보통 물질의 성분인 분자, 원자는 물론 원자의 핵들까지도 지탱할 수 없었다. 그 대신 이 폭발에서 퍼져나가는 물질은 여러 가지 종류의 소위 소립자들로 되어 있었다.’

 

이를 배리 파커 박사는 다음과 같이 부연하여 설명했다.

 

무한소의 씨앗으로 시작한 우주광속보다 더 큰 속도로 팽창했다. 초기의 우주는 순수한 복사에너지 덩어리였지만 팽창하면서 입자들이 생성되어 가스구름을 형성했다. 그리고 팽창을 계속하면서 미세한 요동(flucturation)이 발달했고 그 요동이 수십 억 년에 걸쳐 응축되어 은하와 별 그리고 행성들이 형성되었다. 대폭발우주가 창조되었던 것이다. 대폭발 이전에는 아무것도 심지어는 빈 공간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이제 천문학자들에게는 두 가지 우주 모형이 놓여졌다. 하나는 호일로 대표되는 정상이론이고 다른 하나는 혜성처럼 나타난 가모프의 빅뱅이론이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천문학 연구소에 있는 프레드 호일(1915~2001) 동상

호일의 정상이론은 우주는 항상 똑같이 남아있다는 것으로 가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관측에 의하면 우주팽창하고 있으므로 이것은 은하들 사이의 공간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밀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에서 물질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놀랍게도 그 양은 작아서 한 면이 100미터입방체 안에서 1년마다한 개의 수소원자가 만들어진다. 즉 이런 물질이 응축되어 새로운 은하들을 만들어낸다면 우주정상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주의 나이무한대. 정상이론에 의한 우주 속의 은하들은 나이가 상당히 다양할 수 있다. 어떤 것은 매우 나이가 많고 어떤 것은 매우 젊을 수 있다. 더욱이 우주 깊숙한 곳을 들여다본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물체들이 똑같아 보일 것이라는 것이 정상이론의 주된 설명이라고 배리 파커 교수는 설명했다.

전쟁의 물리학 저자 배리 파커

한편 우주대폭발로 시작되었다는 빅뱅이론에 대해 일반인들이 갸우뚱한 것은 어떻게 우주의 모든 물질이 한 곳에 다 모여 있을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어떻게 온 우주작은 에서 태어날 수 있었을까.

태초의 알고온과 밀도를 갖는 특이점(singlularity)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특이점이란 현대 물리학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마치 수학에서 분모가 0이 되는 점과 같은 난해함을 갖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정상이론(CC)은 바로 관측되는 우주의 팽창은 받아들이되 초기의 특이점을 피할 수 있도록 고안된 모델이다.

 

<빅뱅을 지지하는 세 가지 단서>

20세기 천문학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것은 가모프가 제창한 빅뱅이론이다. 이 이론은 다음 세 가지 단서에 기반을 두고 있다.

첫째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은하들이 우주적 규모에서 보면 서로 멀어져 가고 있는데 이는 우주 시공간적으로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은하들이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설명된다. 우주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주의 과거로 갈수록 점점 작아지고 어떤 순간에는 크기가 영(0)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게 한다. 이는 우주 태어난 시점이 있으며 나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우주의 나이는 대체로 150억 년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는 오늘의 우주마이크로파로 된 으로 가득 차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파온도영하 270정도로(3K) 우주 배경복사라고도 부른다. 우주의 에너지는 보존되므로 과거에 우주가 작았을 때 우주 배경복사는 현재에 비해 매우 뜨거웠을 것이다. 태어났을 때 우주의 온도는 매우 높았지만 팽창하면서 식고 있다. 그런데 우주 배경복사의 온도정밀하게 측정하니 하늘에서의 위치에 따라 10만분의 1도 정도미세한 차이가 발견됐다. 이런 우주 배경복사 온도공간적인 변화밀도 변화를 나타내므로 우주 초기밀도높고 낮은 지역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후에 은하와 은하단 등이 태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감마선,엑스선,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테라헤르츠파,마이크로파,전파 순

셋째는 오늘날 관측되는 천체들의 화학적 성분으로 수소 70퍼센트, 헬륨 25퍼센트 그리고 헬륨보다 약간 무거운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무거운 원소들은 일반적으로 무거운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지며 헬륨 가벼운 원소들은 별의 내부보다 더욱 뜨겁고 밀도가 높은 환경에서 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헬륨과 가벼운 원소는 별이 만들어지기 훨씬 전에, 우주의 초기 온도와 밀도매우 높았을 때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세 가지 단서를 기반으로 빅뱅이론이 태어나자 천문학계가 온통 술렁거렸는데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우주가 한 점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가설은 사람들의 조롱을 받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빅뱅 우주론 지지자들은 많은 사람들의 조롱에도 불구하고 빅뱅의 증거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학자들의 우려를 알아차리기나 한 듯 곧바로 놀라운 발견이 이어졌다.

펜지어스와 윌슨이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을 발견한 홀름델 혼 안테나(Holmdel Horn Antenna)는 1959년에 프로젝트 에코(Project Echo)-지구 궤도를 도는 대형 알루미늄 플라스틱 풍선을 반사경으로 사용하여 지구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무선 신호를 반사하는 미국 항공 우주국의 수동 통신 위성를 지원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그것은 빅뱅이론의 근거가 된 우주배경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1965년 벨 연구소 아르노 펜지아스(Arno Penzias)와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에 의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대폭발이론에 의하면 이 복사가 현재 가지고 있을 온도를 대략 3K로 예측했다. 그들의 우주배경복사 발견은 곧바로 정상우주론에 큰 타격을 주었고 그들은 1978년 노벨상을 받았다.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설명한다.

BBCC에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던 또 다른 결정적인 요인우주에 존재하는 헬륨의 양이다. 현 우주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 중 약 4분의 3수소이며 나머지 약 4분의 1헬륨이다. 그런데 헬륨핵융합으로 생성되려면 최소한 온도가 1000이상이어야 한다. 따라서 헬륨이 무려 수소의 3분의 1가량이나 존재한다는 사실은 우주태초엄청난 고온에서 시작됐다는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빅뱅 이론에는 심각한 문제가 남아 있었다.

배경복사는 매우 매끄러워서 관측에 따르면 약 1/10000까지 균일하다. 으로부터 물질이 생성되었음을 고려하면 물질분포도 그만큼 균일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발달된 측정 장비에 의하면 우주는 어디에서나 불균일하게 흩어져 있는 별과 은하와 은하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주의 물질분포는 대단히 우툴두툴하다. 이것은 원래의 가스구름에 있는 물질의 분열을 말해주므로 만일 우리가 과거를 충분히 멀리 본다면 배경복사에서 이런 분열의 증거약간의 얼룩을 찾을 수 있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오지 스무트(1945~)2006년 노벨 물리학상

그런데 1992년 캘리포니아대학교조오지 스무트(George Smoot)를 주축으로 하는 연구팀이 1989에 발사한 코비(COBE) 위성으로부터 관측 지점들 간의 미세한 온도 차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관측된 하늘에 있는 점들 간의 온도 차이는 3천만 분의 1정도였지만 이것이야말로 대폭발의 마지막 중요한 난점 중에 하나가 제거되는 순간이었다.

COBE에 의해서 관측된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의 요동

그러나 빅뱅이론에 대한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빅뱅이론 학자들이 오랫동안 빅뱅이론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싸웠지만 아직도 많은 해답들이 입증되지 못한 채 아이디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

태초 초고밀도의 한점-대폭발 급팽창, 박석재, 과학동아, 19951

대폭발이론이 태어나기까지, 라대일, 과학동아, 199212

우주의 시작에서 마지막까지 표준우주모델 시나리오의 기틀 마련, 김성원, 과학동아, 19939

태초 초고밀도의 한점-대폭발 급팽창, 박석재, 과학동아, 19951

150억년 우주 드라마, 이명균, 과학동아, 19982

우주는 모든 물질이 한 점에 모여 일으킨 대폭발의 결과, 박석재, 신동아, 2004년 신년호 특별부록

처음 3분간, 스티븐 와인버그, 현대과학신서, 1986

대폭발과 우주의 탄생, 배리 파커, 전파과학사, 1996

처음 읽는 우주의 역사, 이지유, 휴커니스트, 2012

'물리 노벨상이 만든 세상 > 우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플레이션 이론 등장  (0) 2020.09.16
빅뱅  (0) 2020.09.16
태초 3분간(1)  (0) 2020.09.16
우주 모형  (0) 2020.09.16
우리 우주는 세 가지 중 하나(2)  (0) 2020.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