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의학 노벨상이 만든 세상/창조론 VS 진화론

창조론과 진화론 대혈투 : 원숭이 재판(2)

Que sais 2020. 9. 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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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놀라게 한 원숭이 재판>

 

1925년 테네시주채티누가에서 멀지않은 작은 시골도시의 데이튼 마을에서 재판 사상 유례가 없는 공판이 열렸다. 피고24세의 존. T. 스코프스(John Scopes)라는 고등학교 교사이자 풋볼 감독으로 그는 성서의 천지 창조설을 가르치도록 결정된 주의 법률을 어기고 다윈의 진화론을 가르쳤다는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존. T. 스코프스(1901~1970)

찰스 다윈죽은 지 약 40이 지나서 열린 이 재판근본적인 질문이 문제가 되고 있었다. 성경에 적힌 대로 하느님모든 생물창조했는가, 아니면 비슷한 종들은 공통 조상에서 유래했다는 진화론인간은 원숭이와 동종인가였다.

그런데 데이턴 및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들은 다윈 이론을 어떤 종교적 내용과 관련없이 자유롭게 이루어진 과학적 발견으로 생각지 않고 성서의 창세기를 공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이론이라고 간주했다. 한마디로 자신들은 원숭이로부터 유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혼동이 일어날 수 있는 주장 즉 창조론의 원리를 극명하게 설명한 사람은 1802년 신학자 윌리엄 페일리이다.

 

사막에서 시계를 발견하게 되면 분명히 그건 기술이 뛰어난 어떤 시계공이 만든 시계라고 추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눈을 만든 시계공은 얼마나 기술이 뛰어났겠는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

현재의 관점 즉 교황 요한바오르 21996년 진화론이 인정된다고 교시를 내릴 정도로 진화론이 문제된다는 것이 다소 의아하지만 1920년대미국에서의 상황은 지금과 매우 다르다. 각종 과학 분야에서의 발달로 진화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날이 갈수록 증가했지만 미국에서는 이런 과학기술계의 발전이 모든 면에서 적용되지는 않았다.

1920년대 초에 성경에 근거를 둔 창조론자들은 미국의 3개주(테네시, 미시시피, 아칸소)진화론가르치는 것불법적인 행동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테네시 주에서 제정된 버틀러법의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다.

 

주 내의 어떤 대학, 사범학교 및 초중등 공립학교에서도 성경에서 가르치는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는 이야기를 부정하는 어떤 이론을 가르치거나 인간이 다른 하등동물로부터 유래했다고 가르치는 것은 불법이다.’

 

즉 이들 3곳 주에서는 어떤 교육기관이라 할지라도 성경에서 가르치는 신의 창조의 역사부정하, 그 대신 인간이 저급한 동물류에서 유래한다고 주장하는 이론을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에 유럽의 대부분 교회에서 진화론호의적으로 보거나 적어도 감수하고 있었지만 미국의 대부분 주에서는 이와는 반대로 성경의 원론적인 해석을 강요했다.

미국성경글자 그대로 인정하는 환경으로 몰아간 것은 당대의 새로운 문화 물결 때문이었다. 1차 세계대전연합국의 승리로 끝나자 추상적인 예술이나 재즈와 같은 점잖지 못한 이단 물결미국오염시키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둘 수 없기 때문에 성경의 세세한 구절까지 철저하게 사실로 믿는 근본주의자(fundamentalist)들은 자신들이 일어서야 한다고 믿었다.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1860~1925)

세계근본주의자협회캠페인 선봉에는 세 번씩이나 대통령 후보였고 외무장관도 지낸 적이 있는 윌리엄 브라이언로 그가 원고측 검사였다. 그는 열변을 토하는 웅변가이자 골수 정치적 복음주의자1차 세계대전이야말로 다윈의 무신주의에 대한 형벌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진화론승리하면 기독교탈진한다고 말하면서 성서주의와 무신앙 사이에 벌어진 생사를 건 전투라고 열변을 토했다.

학교에서조차 진화론을 가르키는 것이 봉쇄되자 진화론자들은 이 문제를 법정에서 다루고자 했다. 자신들의 소도시를 널리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한 데이턴의 주민들은 스코프스창조론자에 맞서기 위해 시범 케이스로 선임했다.

그는 시민권 보호를 위해 설립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와의 약속대로 수업 시간금지된 진화론을 가르치고 고발되었다. 스코프스조지. W. 헌터시민 생물학시간에 진화론을 강의함으로써 법을 어겼다고 인정했다.

클래런스 대로(1857~1938)

스코프스를 변호하기 위한 세 명의 변호사 중 스타급인 클래런스 대로진지하게 사고하는 과학자라면 그 누구도 다윈의 이론을 뒤흔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로의 주장은 명료했다.

 

성경학문적인 저서가 아니라, 모두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종교와 도덕에 관한 책이므로 국가어떤 해석이 옳다고 규정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테네시 주에서 지배적인 법규개인의 신앙문학학문의 자유를 위반하는 것이다. (중략) 진화의 영역에서 성경만이 생물 수업의 기본 지침이라는 것은 300년 전 갈릴레이법정에 세운 것과 똑같은 미신이고 무지이다.’

 

그러나 재판테네시 주에서 진행시킨 것은 불행이었다. 재판장 존 롤스턴성경을 매일 읽어라라고 씌어진 깃발 아래 앉아 있었고 12명의 배심원11성경의 근본주의자(fundamentalist)였고 한 명문맹이었다.

원숭이 재판으로 알려진 스코프스 사건미국 전역을 들끓게 만들었다.

원주민 1,800여명에 불과한 데이튼에서의 재판이 얼마나 큰 주목을 받았는지 한 번은 법원 건물 앞 잔디밭에서 심문을 계속했는데 이때의 방청객 수가 무려 5,000여 명이나 되었다.

엄밀한 의미에서 재판 내역 자체창조론자브라이언의 완패로 끝났다.

그것은 스코프스의 변호사대로창조론자인 브라이언증인으로 요청했는데 놀랍게도 판사가 주의를 주었음에도 원래 달변의 브라이언은 이를 순순히 응했다. 그는 자신의 웅변력을 믿었기 때문에 대로의 어떤 질문에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로의 질문은 그의 상상을 뛰어 넘었다. 당시 대로의 질문과 브라이언의 답변을 보자.

 

대로 : 뱀이 이브를 유혹한 후, 하느님이 뱀에게 너는 배로 기어 다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신은 이 말을 믿습니까?

브라이언 : 믿습니다.

대로 : 당신은, 뱀이 그 이전에는 어떻게 움직였는지 상상할 수 있습니까?

브라이언 : 아니오.

대로 : 당신은 뱀이 꼬리로 다녔는지 또는 그렇지 않았는지 아십니까?

브라이언 : 모릅니다.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브라이언대로의 질문에 점점 궁색해졌고 자가당착에 빠졌으며 답변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어떤 사람은 이날 전설이 파괴되었다라고 적었을 정도였다. 또 다른 질문과 답변을 보자.

 

대로 : 당신은 대홍수 이후 4200년 동안에 지구상의 모든 종들이 출현했다고 믿습니까?

브라이언 : 그렇습니다.

대로 : 당신은 어떤 문명들은 5000년 전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브라이언 : 나는 성경을 부정하기 위해 기우린 노력들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대로 : 당신은 지구가 엿새 동안에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까?

브라이언 : 하루가 24시간인 엿새는 아니겠지요.

 

재판장 존 롤스턴재판의 축이 갑자기 무너지는 것을 알아차리고 대로와 브라이언 간에 있었던 모든 심문 내용을 기록에서 삭제토록 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코프스승소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스코프스의 변호사대로미국 사법제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스코프스에게 유죄 평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할 경우 대법원상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판사는 곧바로 스코프스에게 100불의 벌금형이라는 유죄를 선고했다. 판결 자체로는 브라이언이 승소했지만 그는 재판이 끝나고 5일 후에 사망했다. 반대신문에서 대로에게 철저하게 망신을 당했다는 절망감그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다고 추측하는 사람이 많았음은 물론이다.

물론 몇 달 후 테네시 주 대법원절차상의 실수를 들어 원심을 파기하고 스코프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결론적으로 진화론법정에서 승리했지만 진화론반대하는 측실속을 차렸다. 테네시학교에서 진화론에 대해 강의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은 그대로 유지시켰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미국의 경우 1960년대까지도 생물학 교과서에서 대부분 진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1968년 미합중국의 대법원반진화론 법의 위헌 판결을 내렸음에도 1969년 캘리포니아주 교육국은 다음과 같은 교육 지침을 내렸다.

 

새 교과서에는 성서의 창세기를 포함한 온갖 인류의 기원설을 실어야 한다. 또한 아동들에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 발생의 원리’, 스판테 아레니우스의 판스페르미야설 등을 가르치는 것을 허용한다.’

 

창조론자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진화론동등한 자격으로 창조론학문으로 가르치도록 하는 법입법화해야 한다고 압력을 가했다. 그러나 1987년 대법원헌법에 규정한 국가와 교회의 분리를 들어 이 법도 폐지했다.

스푸트니크 1호

그런데 미국에서 다른 나라와는 달리 진화론창조론자들의 기세에도 불구하고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것은 창조론자들이 관련 재판에서 여러 번 패배했기 때문이 아니다. 학자들은 구소련에서 1957년 인류 최초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발사하고 우주 탐사 경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대다수의 교육자들이 미국우주 탐사 경쟁에서 소련에게 진 이유는 학교에서 과학과 기술 교육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곧바로 꼼꼼하게 교과서들을 검토하는 작업이 이루어졌고 생물학에서 진화론이 확고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진화론과 창조론의 대결투1990대 말 캔자스 주 교육위원회의 위원들이 과학교육정책을 수정하기로 결정했을 때 절정에 달했다. 학생들이 진화에 관한 부분에서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데 이것은 학생들이 시험에 나오지 않는 부분을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시험에 나오지 않는 내용을 교사들이 학생에게 가르칠 리는 만무한 일이다.

캔자스 주의 학교에서 진화론가르치지 않는다고 하자 전국에서 격렬한 항의가 일어났다. 각 주의 대학 교수들은 캔자스 주 고등학교 학생들은 과학 지식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을 것이므로 대학에 입학할 자격이 안 된다고 선언했고 과학 단체들은 캔자스 주에서는 학회를 개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결국 이 사건은 주민들의 투표를 통해 다시 번복되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이루어진 교육위원회 선거에서 보수적인 기독교인 네 명 중 세 명교육위원회에서 밀려났고, 캔자스 주에서 진화론에 대한 교육을 금지하는 규정은 폐지되었다.

 

<전략을 바꾼 창조론>

그동안 종교계와 진화론자들이 혈투를 벌였는데 1996년 로마 교황 요한 바오르 2<교황청 과학아카데미>새로운 지식에 비춰볼 때 진화론이 단지 가설에 불과한 것이 아님이 인정된다공식 교서를 내림으로써 더 이상 진화론과 창조론이 대립할 필요성이 없다고 선언했다. <교황청 과학아카데미>는 노벨상 수상자 등 저명한 과학자 80명의 모임으로 비신자도 참여한다.

교황청 과학아카데미

서로 다른 분야를 취급하는 종교와 과학이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도록 만든 것은 인간이므로 인간이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런 선언이 나온 것은 그렇게 선언하지 않을 수 없는 증거가 제출되었기 때문이다.

바버라 맥클린토크(1902~1992) 1983년 노벨 생리의학상

창조론자들이 적시적소에 사용하던 절대적인 이론형질변경단시간에 일어난다는 증거를 대라는 주장이 1983년 맥클린토크(Barbara McClintock) 박사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함으로써 원천적인 반론 자체가 부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도 진화론자들의 속을 썪였던 형질변경이 장기간이 아니라 단시간에도 일어난다는 것이다.

캔사스주에서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창조론자들은 굴복하지 않고 새로운 작전을 수립했다. 그동안 진화론반대하고 창조론을 주장하는 것이 그동안의 여러 과학적 성과에 의할 경우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논지의 방향약간 변형한다.

윌리엄 페일리(1743~1805)

그들은 200여 년 전 1802년 신학자 윌리엄 페일리가 주장한 시계공 논리를 다시 끄집어 냈다. 해변을 거닐다가 모래 속에서 우연하게 시계를 발견했다면 시계가 어떻게 해서 해변에 놓였을까하고 질문하는 것은 상식이다. 복잡한 내부 구조를 가진 시계저절로 만들어져서 해변까지 오게 되었다는 설명보다는 이를 누군가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만들었다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몸처럼 복잡한 구조누군가가 만들었다는 설명이 더 적합하며 그 누군가가 바로이라는 이야기다.

그동안 창조론에서 주장한 그 누군가는 부동의 이었지만 창조과학에서는 지적설계로 슬쩍 바뀐다. 한마디로 창조론등의 용어가 지적 설계라는 탈기독교적 용어로 대체된 것이다. 그들은 과학이라는 분야를 학교에서 가르키고 있으므로 창조과학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연금술연금과학으로 바꾼다면 연금술을 학교에서 화학과 함께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는 것과 다름아니다.

교회의 주일학교에서 창조론을 가르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학교 생물학 수업에서 진화론 대안으로 창조론을 가르치는 것이 여러 면에서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기독교를 기반으로 세워진 나라이기는 하지만 헌법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 조항으로 인해 특정 종교공교육의 현장에서 옹호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뒤집어 보면 창조론종교 이론이 아닌 과학이론이라면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학교에서 창조론으로 설명되는 기독교 이론이 아니라 창조과학으로 창조론의 핵심을 가르치자는 것이다. 그들은 이를 지적설계론(Intelligent Design)'으로 포장하여 창조과학이 비단 기독교하고만 연관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의 탄생과 변화를 설명해주는 이론이라고 주장했다. 이 논지의 핵심은 주체가 이 아니라 지적 설계라는 것이다.

이 문제가 큰 반향을 얻은 것은 펜실베이니아도버 지역 교육청 담당자들이 보수기독 단체<토머스 모어 법률 센터>의 자문을 받아 중학교 생물 시간다윈의 진화 이론을 가르칠 때 다윈의 이론은 이론일 뿐이지 사실이 아니며 그 이론과 다른 지적 설계론에 대해서도 가르칠 것을 권장했다. 그러나 교육청의 이런 권유에 일부 생물학 교사들은 이미 창조론이 과학이 아니라 종교라는 것을 교황청에서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창조론을 과학 시간에 가르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학교 측의 방침 거부했다.

이 지역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들이 많은 곳임에도 일부 학부모들이 교사들과 뜻을 같이 하고 2005년 도버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987년 연방법원에서 공립학교에서 창조론을 과학 이론으로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송의 쟁점지적 설계론교육청의 주장대 진정한 과학인지를 가려달라는 것이다. 소송은 그야말로 미국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학부모 측을 지원하며 수많은 생물학, 철학, 과학사 교수들이 증인으로 나섰다. 그들은 과학적 이론이라면 그것에 반하는 증거가 나왔을 때 오류를 인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하는데 지적 설계론반박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과학적 이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판사는 증인으로 나선 브라운 대학교 생물학과 케네스 밀러 교수에게 과학 시간에 아이들에게 지적 설계론의 존재를 알려 주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 밀러 교수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케네스 레이먼드 밀러(1948~)

저는 신을 믿으며 저의 두 딸 모두 독실한 신자로 키웠습니다. 지금 교육청에서 하고자하는 교육은 과학이냐 신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저는 제 딸들이 이런 식의 교육 환경에 노출되는 것에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딸들이 제대로 된 과학 교육을 받으면서도 믿음을 잃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판사로 지명된 사람은 존 존스로 부시 대통령펜실베이니아 주의 연방재판부 판사임명한 사람이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보수의 상징공화당 지지자였기 때문에 시작부터 재판은 원고에게 불리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재판40여 일에 거쳐 계속되었는데 지적설계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람이 리하이 대학교의 마이클 비히 교수이다. 판사는 그에게 어째서 지적 설계론 과학이냐고 질문했다.

마이클 비히(1952~)

 

저에게 과학적 이론이란 관찰 가능한 사실들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적설계론자들의 가장 큰 취약점 지적 설계를 바탕으로 출판된 학술 논문한 편도 없다는 점이다. 그러자 이들은 과학계에서 진화론을 옹호하느라고 지적 설계 논문을 실어주지 않는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재판이 계속될수록 피고측의 주장이 약화되었지만 판사의 성향은 그래도 우려의 대상이었다. 드디어 판결의 날이 되자 피고측 변호사판사에게 질문했다.

 

판사님. 오늘은 재판을 시작한 지 40일째 되는 날인데 일부러 이렇게 의도하신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성경에는 40이 유난히 많이 나온다. 대홍수가 났을 때 40 동안 비가 왔고 물이 빠지는데 40, 모세40 동안 시내산에 올라가 신과 대화를 했다. 그러나 판사는 자신이 의도적으로 40일에 판결하도록 설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판사지적설계론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의 손을 들어주었다. 139이나 되는 긴 판결문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본 재판부는 지적 설계의 본질은 명백히 종교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적 설계의 종교적 의도는 이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른이나 아이 모두에게 명백히 드러난다.’

 

존스 판사는 설령 지적 설계가 사실이더라도 과학이 아닌 것은 분명하며 과학자들에 의해 전혀 과학으로 인정되지 않는 종교적 의도가 명백한 것을 과학이라 주장하여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그는 열정은 좋은 것이지만 종교적인 열정은 위험한 도구일 수 있다는고 강조하며 일부 기독교인들이 지적 설계를 과학이라 주장한다 해서 과학이 아닌 것이 과학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교육청항소를 포기했고 다음 교육청 선거에서 지적 설계지지했던 이들 모두 낙선되면서 사건이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