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의학 노벨상이 만든 세상/광우병

과학계 가짜 뉴스 대명사, 광우병(3)

Que sais 2020. 10. 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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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인간의 프리온이 적군으로 변형>

광우병의 주된 원인은 동물 사료이다.

영국에서는 1980년대 초부터 소를 빨리 키우기 위해 양과 소의 사체갈아 사료에 먹이기 시작했는데 바로 이것이 문제였다. 초식동물에게 고기를 먹이기 시작했는데 그들의 아이디어는 적중하여 젖소가 엄청난 양의 우유를 생산하게 됐다. 그런데 한 번 맛을 본 젖소 신형 사료를 주지 않자 우유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심지어 풀을 뜯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지기도 했다. 결국 농부들은 젖소에게 처음에 제공했던 단백질 케이크'를 계속 먹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런데 가장 양순한 동물이었던 젖소사람을 걷어차고 들판에서 소들이 몸을 떨고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그 후 1980년대 후반, 광우병영국의 소떼들을 휩쓸었다. 양의 스크래피소에게 넘어간 것이다. 문제는 그런 괴이한 질병인간에게도 발병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바로 광우병이 세상에 나타난 것이다.

영국에서 발병한 광우병의 공포를 지적하는 우표 ⓒ Michaelfthompson

학자들은 광우병의 증상이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JD)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광우병이 나타나기 시작한 이래 발견되는 CJD 환자20퍼센트 정도가 이전과는 다른 증상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과거의 CJD60대 이상의 환자가 대부분이었으나 새로 발병되는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20대 후반이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증상CJD와 비슷하면서 뇌파 소견이나 뇌의 부검 결과가 다소 달랐다. 더구나 이들 환자들 대부분이 소를 기르는 농부인데다 그들이 기르던 소들 중 예외 없이 광우병에 걸린 소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학자들은 이들 환자들을 광우병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으로 규정하고 정식 명칭은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이라고 명명했다. vDJD잠복기510으로 매우 긴 편으로 프리온(PrP)을 범인으로 생각한다.

 

프리온은 원래 정상적인 동물이나 사람의 뇌에 존재하는 단백질이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프리온원래 병을 일으키지 않으며 감염력도 없다.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프리온없앤 동물 인공적으로 만들어도 생존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아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결정적인 영향미치지 않는다고 추정한다. 기능도 알 수 없고 없어도 생존에 지장이 없는 물질이 진화상 도태되지 않고 많은 종들에게 폭넓게 발견되는 것은 커다란 수수께끼.

고약스러운 것은 프리온변형되면 병을 일으킬 수 있으며 다른 개체로의 감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리온은 보통의 단백질과는 다르게 핵산(DNA 또는 RNA)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생체에 감염될 수 있고 자기 증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프리온DNA와 유사하게 나선형으로 꼬인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모양을 갖고 있을 때 프리온은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선지 나선형 프리온병풍처럼 층층이 접히는 구조로 변화하면 비극이 시작된다.

따라서 변형 프리온은 정상 프리온보다 쉽게 자기들끼리 뭉쳐 플라그라는 덩어리를 형성한다. 더불어 정상 프리온마저 자기와 똑같은 구조로 바꾸는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스탠리 벤 프루시너(1942~) 1997년 노벨 생리의학상

이것은 과학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프루시너 교수프리온을 밝혀냄으로써 그동안 발병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던 스크래피와 쿠루병, 광우병, 크로이츠펠트-야곱병 같은 프리온 질병의 정체가 드러났다. 그밖에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 헌팅턴병 등도 각각의 관여 단백질의 입체 구조 바뀌면서 진행되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생물체의 기본 유전 전달 및 생존의 방식은 기본적으로 유전정보를 DNA에 저장하는 것이다.

배양된 림프구에서 나온 HIV-1 발아의 주사 전자 현미경 사진. 세포 표면의 여러 개의 둥근 범프는 비리온의 조립 및 발아 부위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DNARNAprotein(단백질) 순서로만 정보가 전달된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레트로바이러스를 비롯한 몇 종류의 바이러스는 역전사(reverse transeription) RNA에서 DNA를 만드는 것이 밝혀졌다. 여기에 프리온도 첨가된 것이다.

 

문제는 왜 어떻게 이들 프리온변형된 프리온(PrP-sc)으로 바뀌는가이다.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추정한다. 변형프리온(PrP) 하나가 일단 몸 속에 들어오면 원래 존재하던 정상적인 프리온과 결합하여 이를 변형프리온으로 변형시킨다. 이후 변형프리온다시 프리온과 결합하여 이를 변형시키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변형프리온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변형프리온이 걷잡을 수 없이 증식되면 는 물론 인간vCJD에 걸린다는 설명이다.

물론 사람이 걸리는 vCJD가 정말 소의 광우병에서 유래된 것인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다. 더구나 어떻게 프리온이 몸 속에 들어와서 뇌까지 침투할 수 있는지도 자세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일반적으로 도살된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수 등에 있는 변형프리온(PrP)가 인체에 들어오면 일단 사람의 비장에 모였다가 비장으로 뻗어나온 말초 신경을 타고 거꾸로 뇌로 유입되어 중추신경계의 정상적인 프리온도킹하여 변형프리온을 만든 후 급속도로 증식하여 vCJD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발성 크로이츠펠트-야코브(CJD)의 MRI

처음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되었을 때 사람들은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적어도 인간에게 광우병이 옮겨지리라곤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989에 시행된 일련의 실험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세포를 쥐에게 주입하자 쥐도 병에 감염되었으며 돼지, 염소, 고양이에게도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문제는 인간에게 이런 실험을 할 수 없으므로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소와 고양이프리온에 감염될 수 있다면 인간감염될 수 있다고 추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혹시라도 광우병에 걸린 는 물론 광우병 가능성이 있는 소를 수입하여 우리 식탁에 올려 질 수도 있다고 강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이유이다.

원래 자연발생적인 질환이라 볼 수 있는 CJD100만 명의 1꼴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인 데다가 환자의 대부분이 50를 넘긴 중년으로 젊은이가 발병한 사례를 찾기 힘든 질환이다. 그러나 문제가 된 광우병이 남다른 충격을 준 CJD 환자는 대부분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었고 심지어는 10대 청소년도 있었다. 더구나 일반적인 CJD발병 초기부터 치매 증상을 나타내며 병의 진행 속도가 느린 데 반해 1990년대 이후CJD 환자사망 직전까지 치매 증상을 거의 나타내지 않는데다가 매우 빠른 속도로 경제가 나빠지는 특징을 지녔기 때문이다.

한편 광우병과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과의 연관성은 수년간 논란이 분분했으나 결국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를 먹으면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이 발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광우병과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프리온(Prion)'인데 프리온백질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가 전염성을 가지고 스스로 복제를 하며, ()간의 벽을 넘나들 수 있다는 것을 앞에서 설명했다. 프리온에게 스크래피, 에게는 광우병(BSE), 인간에겐 변형 크로이츠펠트-야곱병(vCJD)을 일으킨다고 알려진다.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준 것은 20003, 이 병이 산모를 통해 신생아에게도 감염된다는 사실이다.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은 주로 2, 30대의 사람에게 발병하며 정신착란과 시력상실, 중풍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급격히 치매가 진행1년 이내에 사망한다. 현재 치료법은 없다.

 

<광우병 제대로 알기>

광우병은 호흡기를 통한 감염이나 접촉 등으로 감염될 수 있는 전염병(infectious disease)이 아니라 변형 프리온(PrPsc)을 섭취했을 경우에만 사람에 발병할 가능성이 있는 전달병(transmissible disease)이다.

광우병영국에서 1972년 육골분소사료로 급여하기 시작하면서 1985 경에 최초로 학계에 보고되었고 1992경부터 사람에서 vCJD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88 동물성 사료금지시킨 이후부터 광우병 발병 보고가 감소하였고 이후 전세계적으로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되지 않았다. 광우병 사태를 계기로 그간의 공장식 사육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자연 생리학에 위배되지 않는 축산 형태로 대부분 변경된 것이 주효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 상황은 전혀 다르게 변형되어 광우병 사태국가 민심을 흔들 정도의 파괴력을 보였다.

한국에서 광우병이 초미의 주목을 받은 것은 그동안의 회오리바람의 여파로 대한민국에서 광우병은 단순히 가축질병이나 쇠고기 수입 검역 등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이념, 사회적 계급간의 문제이자 국가적 자존감의 문제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본질에서 파생된 현상본질을 압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인들에게 광우병이라 하면 자연스레 촛불시위가 연상된다.

제17대 대통령 이명박(1941~)

2008광우병 촛불시위100도 안 된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강타했다.

한국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당시의 촛불시위한국에서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할 지도 모른다는 위험 가능성만으로 진행된 사건이었다. 광우병이 핵폭탄과 같은 위력을 발휘한 것은 새로 들어선 정부미국 축산업계의 요구를 거의 수용한 미국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을 타결했다는 발표에서 시작됐다. 2007 결렬됐던 미국 쇠고기 수입 조건 협상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기간 중인 418일 타결됐는데 내용은 30개월 이상의 소뿐만 아니라 30개월 미만 소의 뇌 머리뼈 척수광우병 위험 물질(SRM)로 비정되는 것도 포함되었다는 것이 시비의 요인이다. 특히 이런 협상은 한국의 검역주권까지 미국에 내 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받았다.

 

촛불시위의 불을 당긴 결정적 계기는 2008429 방송된 MBC-TV<PD수첩> 긴급진단,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가였다. 이 방송에서 미국의 아레사 빈슨광우병유사한 병으로 사망했는데 그녀를 인간광우병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 큰 파문을 갖고 왔다. 추후에 MBC-TV 아레사 빈슨의 사인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다고 단정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는데 방송국에서 이와같이 후속 보도한 것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아레사 빈슨사망 원인인간광우병은 아니라고 밝혔는데도 한국에서는 MBC-TV의 보도를 보고 인간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2008년 5월13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 MBC ' PD수첩' '긴급취재-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2' 화면 캡처 출처 : 미디어스(http://www.mediaus.co.kr)

여하튼 이 방송이 나간 후 인터넷을 통해 광우병에 관한 우려가 폭발적으로 번져나갔고 52일 첫 촛불시위청계광장에서 벌어졌다. 이 시위가 주목을 받은 것은 여중·고생들이 주역으로 학교급식으로 자신들이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이후 미국소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라는 괴담 등이 전국을 도배하면서 촛불시위는 전국으로 번져 100일 넘게 계속됐다.

촛불집회 ⓒ 인사이드코리아

결국 정부촛불시위대의 요구를 반영하여 미국과 쇠고기 수입 추가 협상을 벌여 30개월 이상 된 소고기반송하고, 검역권한을 강화하며, 뇌 눈 척수 머리뼈4개 부위수입을 차단하기로 합의했다. 촛불시위의 파급은 상상을 초래했다. <전경련부설한국경제연구원>촛불시위의 사회적 비용37512억 원이며 이 가운데 직접 피해액1574억 원, 간접 피해는 26,939억 원에 달한다고 했다. 이 발표를 놓고 진보진영에서는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배어있는 야만적인 행위라고 반박했다.

이에 과학계에서 광우병의 진상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고 20085월 제52<한림원탁토론회>에서 광우병의 요지가 무엇인가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변형 프리온 단백질99.7%SRM에 축적되므로 쇠고기 섭취를 통해 사람에서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며, 우유 등과 같은 유제품과 소 부산물이 포함된 화장품, 약품 사용 등을 통한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수혈병원기구 및 치료행위를 통한 사람 간의 감염가능성은 제기되고 있다.

 

역학적으로 30개월 이하의 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낮으며 30개월 이하 소의 경우 SRM을 제거한 고기는 안전하다고 여겨지고 있으나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광우병 감염소(subclinical)를 찾기 위해서 24개월 이상 소는 모두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vCJD가 발생한 환자의 경우 코돈129가 대부분 MM(메티오닌-메티오닌) 이나 VV(발린-발린)보다 질병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프리온 질병 저항성에 관여하는 코돈 219의 경우 한국인의 저항성 유전자 보유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vCJD의 발병에는 다양한 유전자가 관여를 하므로 하나의 유전자형으로 vDJD 발병 위험성의 높고 낮음을 판단할 수 없다.

 

정부와 국민, 언론기관에서 광우병의 안전성 및 위해성에 대해 너무 극단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으며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가 지나치게 과장된 면이 있다. 사람에서의 vDJD의 발병변형 프리온의 감염성, 감염량, 감염기간, 노출 빈도, 노출된 사람의 감수성 여부, 잠복기, 종간 장벽(species barrier)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루어지므로 소 광우병과 vCJD에 대한 지속적인 위험 평가(risk assessment) 연구와 함께 우리 사회가 근본적인 광우병의 실체 파악과 지속적인 토론과 연구를 바탕으로 현명하게 대체해 나가야 한다.

한국의 과학자를 대표하는 한림원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토의와 해결책을 찾으려는 생각은 아예 도외시한 채 감성의 언어가 거리를 메워 결국 광우병 자체에 대한 문제는 제치고 정치적인 면이 자리를 대체하여 더욱 사건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지 100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이들 문제점들이 침소봉대되어 한국을 온통 혼동으로 몰아간 폭탄이 된 것이다.

그러나 4년 후 2012년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었다고 해도 한국에서 큰 문제로 비화되지 않았다. 이는 2008년 광우병 사태가 한창일 때 많은 과학자들이 광우병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이유가 없다고 꾸준히 설파한 것도 주효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시에 광우병으로 인해 유포되었던 가짜 뉴스 즉 괴담이나 거짓말이 계속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은 과학이 원천적으로 갖고 있는 진솔한 설명에 국민들이 납득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일부 학자들은 이 사건을 한국에서 과학의 승리로 설명하기도 한다.

 

참고문헌 :

시체를 먹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하여, 대중과학, 20001월호

식인부락의 소름 짓는 괴병, 대중과학, 200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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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내린 광우병에 대한 유일한 결론은, 장하준, 조선일보, 2008.05.25.

'단백질 케이크'를 먹은 젖소가 사람을 걷어찼다는데살인단백질 이야기, 김철중, 조선일보, 2008.06.14.

[뉴시스아이즈]이슈진단 '미국산 쇠고기 공포, 그 진실은?'-정부, 미 광우병 발병에 검역 강화로 대응, 이득수, 뉴시스. 2013.05.14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이은희, 궁리, 2002

노벨생리의학상, 김영만, 바른사, 2006

노벨상 스캔들, 하인리히 찬클, 랜덤하우스, 2007

교양인을 위한 노벨상 강의, 야자와 사이언스 연구소, 김영사, 2011

하리하라의 몸 이야기, 이은희, 해나무,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