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노벨상이 만든 세상/삼투압

낚시꾼의 희소식, 바다에서 붕어 잡기 : 삼투압(1)

Que sais 2020. 10. 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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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즐겨하는 취미의 종류는 워낙 다양하여 사람마다 다르므로 어떤 틀이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이 만족하고 자신의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면 어느 소재나 대상도 인간의 취미가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돈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한 푼도 쓰지 않고 가난하게 살다가 죽은 구두쇠의 취미는 돈을 쓰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프랑스 혁명 당시의 기요틴에서 사형까지 당한 루이16세는 자물쇠를 만드는 취미를 갖고 있었는데 감옥에 억류되어 있을 동안에도 자물쇠를 만들면서 소일했다. 그런데 루이 16세를 사형으로 만든 요인이 바로 자물쇠였다. 루이 16세를 재판할 때 루이 16세와 함께 자물쇠를 만들어 준 자물쇠공이 루이 16세가 비밀 장소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루이 16세의 취미로 만든 자물쇠가 채워진 곳을 조사하니 루이 16세가 외국 왕들과 교환한 서신들이 들어있었다. 그 중에는 루이 16세의 해외 탈출 등이 들어있었고 결국 루이 16세는 반역자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취미로 만든 자물쇠 기술이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 간 억세게 재수 없는 사람이 된 셈이다. 물론 루이 16세는 1980년대에 프랑스의 국민들에 의해 무죄로 결정되어 서류상으로는 반역자가 아닌 프랑스 왕으로 복권되었다.

 

그런데 인간의 취미가 다양하지만 지역적인 특성을 도외시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사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사냥할 동물이 있는 장소와 시기를 택해야 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막이 아니라 산이 있는 곳을 찾아야 함은 물론이다.

비교적 전천후로 취미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있지만 낚시도 그 중에 하나이다. 낚시꾼들의 경우 일 년 내내 낚시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바다로 나갈 수도 있고 추운 겨울인 경우 겨울 낚시는 물론 실내에서도 낚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낚시꾼들이 자신은 정통 낚시꾼이라고 고집한다고 한다. 정통 낚시란 용어에 다소 어폐가 있지만 주로 민물고기 즉 붕어낚시를 의미한다.

일전에 사람을 물고기로 간주할 때 서울 시내에서 어느 장소가 가장 입질이 많을까하고 분석한 낚시 애호가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명동이나 종로 입구를 예상하였지만 서울에서 가장 입질이 많은 자리는 광화문 지하도라고 적었다. 광화문 지하도가 서울에서 가장 통행량이 많은 지역이라는 뜻인데 이 분이 쓴 글을 읽어보면 낚시를 잘 하려면 물고기가 많은 곳을 우선 찾아야한다는 것을 설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위 낚시 능력도 중요하지만 낚시할 물고기가 하나도 없는 곳에서 낚시줄을 드려보아야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소위 정통 낚시꾼이라고 자랑하는 낚시꾼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 중에 하나는 월척의 붕어가 걸렸는데 그만 잘못하여 놓쳐 버렸다는 것이다. 놓친 고기가 항상 크다는 말이 있지만 낚시꾼들의 이러한 과장은 아마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평생 동안 월척의 붕어를 낚아보지 못했다면서 출조할 때마다 월척의 붕어를 반드시 낚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한다. 그러면서 단 한 마리의 붕어를 낚지 못했어도 다음 기회를 기다린다. 소위 기다리는 것을 취미로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베테랑 낚시꾼에게 월척을 낚는 비결을 물으면 월척이 많이 있을 만한 장소를 정확히 알아내어 자리를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월척이 있을 만한 자리의 정보를 알아낸 다음 남보다 빨리 위치를 잡는 것이 관건이므로 절대로 딴 사람에게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낚시 애호가 중에서 월척의 손맛을 본 사람보다는 준척의 맛도 보지 못한 사람이 더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평생 낚시를 취미로 하여 주말마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낚시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월척 붕어를 잡지 못했다고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월척 붕어는 일반적으로 10년 이상 자라야 하므로 모든 낚시 애호가들을 만족시킬만큼 많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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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붕어를 기르자>

인간은 이런데서 항상 아이디어를 내기 마련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하자 낚시꾼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월척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붕어가 살수 있는 환경을 보다 넓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내용은 놀랍게도 민물고기의 간판이라고 볼 수 있는 붕어를 바다에서도 살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민물고기가 바다에서 살 수 없는 이유 거꾸로 말한다면 바닷고기가 민물에서 살 수 없는 이유는 짠물과 민물의 차이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삼투압 때문이다. 이는 농도가 묽은 용액이 농도가 진한 용액으로 농도가 같아질 때까지 이동하는 현상이다. 소금물과 민물 사이를 반투막판으로 막으면 물 일부가 소금물 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바다에 표류하게 되면 아무리 목이 마르더라도 바닷물을 마시지 말라고 한다.

그 이유도 바로 우리 몸의 삼투압 현상 때문이다. 우리몸 세포의 무기 염류 농도는 0.9%정도인데 바닷물의 농도는 약 33.5퍼센트이다. 따라서 바닷물을 마시면 혈액 속에 있는 무기 염류 농도가 세포액의 농도보다 진해져 세포로부터 물이 빠져 나오게 된다. 결국 목이 말라 바닷물을 마시면 마실수록 우리 몸 속의 수분은 점점 빠져나오기 때문에 결국 탈수 현상으로 죽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바닷고기에도 적용된다. 바닷고기의 몸 조직의 염도는 1.5%인데 반하여 해수의 염도는 3.5%이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바닷고기 세포 속의 물이 밖으로 빠져나가 탈수상태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바닷고기가 바다 속에서 살 수 있는 것은 바닷고기들의 생존 비결이 있기 때문이다. 바닷물고기는 아가미에 염분을 걸러내는 특별한 세포가 있어서 짠 바닷물을 마시면 소금기는 밖으로 내보내고 몸 속에는 맹물만 들어가는 구조로 이 문제점을 해결한다.

반면에 민물고기의 경우에는 몸 속 체액의 농도가 더 높기 때문에 피부나 아가미를 통해 끊임없이 물이 몸 안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들어간 물은 묽은 오줌이 되어 다시 몸 밖으로 나온다.

물고기들은 물속에서 살아야 하므로 몸에 수분과 전해질(염분)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 그들 나름의 독특한 방법을 개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생리학적 메커니즘을 삼투조절(Osmoregulation) 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어류들이 민물 또는 해수에서 살아야 하는 제약은 삼투조절 시스템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회귀성 물고기인 연어, 송어, 은어, 황어, 뱀장어 등은 민물과 짠물에서 모두 살 수 있다. 연어나 송어 등은 보통 때에는 바다에서 생활을 하다가 알을 낳을 때가 되면 해류를 따라 자신이 태어났던 강물로 찾아와 알을 낳기 때문에 소하성(溯河性) 어류라 한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는 다시 바다로 돌아가 성어가 될 때까지 자라는데 이런 물고기를 일회왕복표(one way return ticket)'을 가진 회유어라고도 부른다.

뱀장어는 이와 반대의 생활을 한다. 하천이나 호수에서 생활하다가 알을 낳을 때가 되면 깊은 바다로 돌아간다. 알에서 깨어난 물고기는 수천 킬로미터를 헤엄쳐 강물에 올라와 자라므로 강하성(降河性) 어류라 한다.

20세기에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유전자 연구는 어류에도 적용될 수 있다. 전자기법을 도입하여 이들 회귀성 물고기의 특성을 민물고기에 주입하자는 것이다. 즉 바다와 민물 양쪽에서 모두 살 수 있는 새로운 붕어를 만들자는 것이다.

학자들이 민물과 짠물에서 살 수 있는 물고기를 개발하려는 이유는 어족자원을 늘리기 위해서이다. 붕어나 잉어 등을 회귀성 물고기로 만들 수 있다면 어족 고갈에 따른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회귀성 물고기들은 일반적으로 맛이 좋고 영양가가 많으므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뱀장어와 연어를 연상하면 된다.

물론 붕어가 바다에서 살 수 있게 되어 서식량이 많아지고 붕어를 낚는 것이 어렵지 않다면 현재와 같이 낚시꾼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매력적인 연구임은 틀림없다.

삼투현상을 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매년 겨울철에 대비하는 김장이다.

겨울에 김장 담글 때 배추를 소금으로 절이면 절인 배추는 절이기 전보다 쪼글쪼글해진다. 배추에 들어 있는 수분이 소금 때문에 밖으로 빠져 나왔기 때문이다. 당연히 배추를 절이기 전과 절이고 난 후에는 배추 무게의 차이가 있다. 절이고 난 쪽이 물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더 가볍다.

식품을 장기간 보관하기 위하여 소금에 절이는 염장도 삼투압을 이용한 것이다. 김치와 마찬가지로 소금물의 삼투압 효과로 식품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미생물이 잘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염장은 생선, 육류, 채소 등 다양한 방면에 이용되는데 젓갈류, , 오이지 등이 대표적인 염장식품이다.

이와 같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삼투압은 우리들이 알게 모르게 접하면서 살고 있다. 당연히 학자들이 삼투압의 원리를 알고자 도전했고 <노벨상위원회>는 이들에게 보상했다. 바로 야고보 반트호프(Henricus van't Hoff)가 삼투압 현상을 연구하여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것이다. 그것도 제1회 노벨화학상이다.

최초의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네덜란드의 물리화학자 반트호프 박사는 네덜란드에서 학위를 받고 순수 과학자로서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뒤, 1872년부터 1873년까지 본 대학교에서 아우구스트 케쿨레의 지도 아래 연구 활동을 했다. 1873년부터 1874년까지 샤를 아돌프 뷔르츠의 연구실에서 일했으며 1896년에는 베를린 프로이센 과학아카데미의 교수가 되었다. 1884년에 출판한 화학동역학 연구로 반응속도론의 원리들 및 반응차수를 결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였다. 당시 삼투압이 얼마나 과학자들을 매료시켰는지는 1901년 최초의 노벨 화학상은 화학동역학 법칙 및 삼투압 발견을 주제로 한 반트포프 박사에게 돌아간 것으로 알 수 있다.

 

<노벨화학상 추천사>

전하,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왕립과학원은 베를린 대학교 야코뷔스 반트 호프 교수에게 화학동역학과 용액의 삼투압에 관한 그의 선구적 연구 업적에 대해 노벨 화학상을 수여했습니다. 그의 연구 결과는 돌턴 이후 원자론과 분자론 분야의 이론화학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입니다.

원자론 분야에서 반트 호프 교수는 파스퇴르에 의해 진전된 아이디어를 따라 구성 원자가 공간에서 기하학적으로 배열된 접점을 갖는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이 가설에서 탄소화합물과 관계된 탄소원자의 비대칭 이론과 입체화학이 창시되었습니다.

분자론 분야에서 반트 호프 교수의 발견은 훨씬 더 혁신적입니다. 그는, 이탈리아 사람인 아보가드로의 이름을 딴 아보가드로의 법칙(같은 압력과 온도에서 주어진 부피 안에 있는 기체분자의 수는 모든 기체에 대해 같다)이 삼투압이라고 알려진 물질들의 압력을 기체 압력과 같은 방식으로 고려한다면, 기체 상태의 물질뿐만 아니라 용액 속의 물질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반트 호프 교수는 기체의 압력과 삼투압이 동일한 것이며 따라서 기체 상태에 있는 분자와 용액 상태에 있는 분자 그 자체도 동일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그 결과 화학에서 분자의 개념이 명확해지고 현재까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유용해졌습니다. 그는 또한 반응에서 화학평형 상태를 표현하는 방법과 반응을 진행하는 기전력을 표현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반트 호프 교수는 원소의 여러 가지 변화 사이에서, 그리고 수분 함량이 다른 수화물들 사이에서 어떻게 전이가 일어나는지, 또 어떻게 복염이 만들어지는지 등을 설명했습니다.

역학과 열역학에서 기원한 단순한 원리들을 빌려 적용함으로써 반트 호프 교수는 화학동역학의 창시자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의 연구는 물리화학의 진보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반트 호프 교수의 물리화학 연구는 전기화학과 화학반응론에서 스웨덴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연구자들이 이룩해 온 위대한 업적에 필적합니다. 그만큼 과학 연구에 큰 가능성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용액에서 물질의 상태에 관한 연구에 가장 위대한 실질적 결과를 가져왔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화학반응이 대부분 용액 속에서 일어나고 살아 있는 유기체의 생명 작용이 용액 속에서 일어나는 물질대사 과정에 의해 유지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 연구 결과가 인류에 공헌하는 바는 막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