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노벨상이 만든 세상/X선 : 뢴트겐

X선이 만드는 세상(1) : 뢴트겐

Que sais 2020. 10. 1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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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원에서 갈라진 인류의 선조는 몇 백 만년 동안 수렵활동을 통해 얻은 동식물요리하지 않은 채 먹었다. 그런데 50만 년 전(100만 년 전으로 추정하기도 함) 인간이 불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부터 생활은 크게 변한다. 그 전에 먹을 수 없었던 것을 익혀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밤에는 어둠을 밝혀주었으며 추운 날엔 몸을 덥혀 주었다. 이를 에너지 차원으로 말한다면 당시 불을 피우는 데 사용된 나무야말로 인간 역사상 최초의 에너지원이라 볼 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불의 신 프로메테우스가 대지에서 흙을 조금 떼내어 물로 반죽하여 신의 형상과 같이 인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후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커다란 두 가지 무기를 주었다. 하나는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서서 다닐 수 있는 직립자세를 주었고 다른 한 가지는 불을 사용할 수 있는 지능을 주었다.

인간이 불이라는 선물을 받자 다른 동물보다 월등한 존재가 되었다. 불을 사용하여 무기를 만들어 다른 동물들을 정복하고 불을 이용하여 음식물을 조리하며, 기후가 추운 곳에서 살 수 있었다. 인간들은 불 없이 하루도 제대로 살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불 에너지 다음으로 인류가 손에 넣은 에너지는 가축 에너지. 1만 년 전, 농경 시대로 들어서자 사람들은 소, 말 등의 가축을 이용하여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거나 논밭을 경작했다. 이때부터 인간은 조금씩 문명을 만들어가면서 다른 형태의 에너지를 찾기 시작했다. 물을 끌어올리거나 물레방아를 돌리는 힘을 발견했고 집을 짓는 데 필요한 나무를 운반하기 위해 강물의 힘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사람들은 물의 낙하, 바람 등의 자연 에너지를 이용하는 지혜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사용하는 에너지원17세기부터 현대로 넘어오게 되는 획기적인 진전이 이루어진다. 인간이 석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석탄을 이용할 수 있게 되자 비로소 인간의 생활은 비약적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석탄을 이용증기기관이 발명되자 곧바로 산업혁명이 일어난다. 각지에서 근대 문명을 이루는 생산물의 수요처가 늘어나자 이들 기관을 이용한 대량생산 공정이 발달하고 물자를 수요처에 곧바로 공급할 수 있는 고속도로, 증기선, 증기기관차 등이 등장한다.

20세기에 들어서자 에너지원은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된다.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이지만 보다 경쟁력이 있는 석유가 가장 강력한 에너지로 등장한 것이다. 석유로 만드는 획기적인 에너지 연료가 개발되자 자동차, 비행기, 우주선 등이 모습을 보이는 등 인류는 산업과 기술, 경제, 문화의 각 부분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위의 설명은 구석기시대부터 인간이 현대 문명을 이룰 수 있는 계단을 단계적으로 밟아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현대 문명을 본격적으로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19세기 말에 등장한 밤을 낮으로 만들어 준 전기. 물론 불은 50만 년 전부터 인간에게 활용되어 밤을 밝혀주었고 인간의 생활 영역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주었지만 전기과거의 불과 차원을 달리한다.

전기가 인간의 생활로 들어오기 시작해서부터 비로소 인간이 보다 인간다운 생활 즉 현대문명을 영위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문제는 일단 문명의 이기로 인간에게 들어온 전기에너지 없이는 이제 인간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전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은 인간이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전기를 만들어주는 시설이 제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기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직접 전기를 만드는 것과 열이나 동력원을 이용하여 이를 전기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전자는 태양전지 모듈을 이용하는 것이고 후자는 각종 발전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각종 대체에너지를 이용한 발전도 후자에 속한다. 발전기를 대형으로 만든 것이 발전소인데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와 우라늄을 사용하는 원자력 발전소가 기본이다. 두 발전시스템 중에서 근간의 화두가 되고 있는 방사능원자력발전소에서만 발생한다.

방사능은 그동안 수많은 인간들에게 희비를 안겨주었지만 인간과 접촉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부터다. 겨우 100여 년 전에 탄생했음에도 인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으로 이들이 인간에게 접목되는 과정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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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로 세금 받는다>

인간이 전기 현상을 발견한 것은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전기현상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사람은 오토 폰 게리케(Otto von Guericke, 16021682). 그는 보석인 호박을 문질러서 정전기를 발생시키던 전통적인 방법 대신에 회전 장치를 이용해 커다란 유황으로 만든 공을 빠르게 회전시켜 전기를 발생시켰다. 그가 전기를 발생시키는 기전기를 만든 것은 현대 물리학의 발전에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다.

스테판 그레이(Stephen Gray, 1670년경~1736)는 전기가 도체를 따라 흐른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전류를 발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실험을 통해 명주실은 부도체이고 금속은 전기를 더 잘 통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뮈센부르크(P. van Musschenbroek, 16921761) 놋쇠선의 한 쪽은 전기를 발생시키는 기계에 연결하고 다른 한 쪽을 물이 담긴 병에 넣어 전기를 저장하는 유명한 라이덴병(Leyden jar)을 발명했다. 프랑스의 사바르라이덴병에 저장된 전기를 방전할 때, 방전 불꽃이 점멸하고 진동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적었다.

미국의 정치가로 유명한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1790)연을 사용한 실험으로 번개가 전기방전이라는 것을 발견하여 공기 중에도 전기가 있음을 확인했다. 갈바니(Luigi Galvani, 17371798)개구리를 이용한 실험에서 동물에서 만들어지는 동물전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전기볼타 백작(Count Alessandro Volta, 1745~1827)에 의해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는다. 그는 기전기(起電機, 전기를 일으키는 장치), 전위계(電位計, 전위의 차이를 측정하는 장치), 전지(電池, 전기를 축적하는 장치) 등을 발명하여 전기학의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轉機)를 제공했다. 그는 이 공로로 전기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전압의 단위인 볼트(Volt)'도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볼타는 정식적인 과학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전기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습득하자 직접 실험실을 차리고 라이덴병을 개선한 전기쟁반(electrophorus)를 만들었다. 볼타의 전기쟁반전기를 저장하는데 편리하므로 오늘날에도 실험실에서 사용할 정도로 당대의 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명성은 이탈리아 밖으로도 널리 퍼져 스위스의 취리히 물리학회에서 그를 회원으로 선출할 정도였다.

전기쟁반을 발명한 후 전기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필요성이 제기되자 만든 것이 전위의 차이전압을 반복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전위계. 이 당시 그가 기준 눈금을 정했는데 그 값은 오늘날 전압의 측정 단위인 볼트13,350배에 해당한다. 그후 그는 젖은 종이를 사이에 넣은 구리와 아연판을 여러 장 겹쳐서 볼타전지를 만들어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볼타전지전류를 화학적으로 얻어내었다는데 큰 의의가 있으며 이것이 세계 최초의 전지.

캐번디시(Henry Cavendish, 1731~1810)전기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밝혔고 쿨롱(Charles Augustine de Coulomb, 17361806)은 전하 사이의 인력과 반발력을 정밀하게 측정하였으며, 전기력전하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쿨롱의 법칙을 발견했다. 게오르그 시몬 옴(Georg Simon Ohm, 17891854)전압전류와 저항의 곱과 같다옴의 법칙을 발견하여 전하 사이에 작용하는 전기력과 전류의 여러 가지 현상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전기현상만을 갖고는 전하 사이에 작용하는 힘인 전기력과 자석 사이에 작용하는 힘인 자기력의 관계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자기현상이라는 것은 사실 전기현상보다 오래 전부터 실생활에 응용되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나침반이다. 그러나 그때까지 어느 누구도 나침반의 자침이 남북을 가리키는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학자들은 자기현상과 전기현상이 서로 관계있는 현상이라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1820덴마크의 외르스테드(Hans Christian Oersted, 1777~1851)가 전기회로 곁에 놓아 둔 자침전류가 흐를 때마다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하고 전기와 자기전하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앙드레 앙페르(Andre Marie Ampere, 1775~1836)전류가 자기장을 만들고 전류에 의해서 만들어진 자기장이 다른 회로에 흐르는 전류에 힘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해서 전기와 자기는 모두 전하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 발견은 물리학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예고한 것이다. 전류가 자기를 만들어 낸다면 반대로 자기장, 자석이 전류를 만들어 낼지 모른다고 학자들은 생각했다. 학자들의 생각은 옳았다.

 

<가난을 뛰어넘은 패러데이>

패러데이캐번디시보다 60년 늦게 태어났는데 그가 태어났을 때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기세를 올리고 유럽 대륙에서는 프랑스 혁명이 절정에 이를 때였다.

패러데이가 태어날 때 과학은 주로 상류층의 영역이었다.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을 뿐 아니라 과학계에 발을 들여 놓기 위해서는 연줄도 필요했다. 그러므로 가난한 패러데이가 과학사상 걸출한 인물이 되는데는 그의 선천적인 과학적 재능과 성실함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상류 사회의 최고 화두는 전기였다. 당대의 과학자들과 마술사들은 정전기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을 감탄케 했다. 특히 갈바니가 전기를 이용하여 죽은 개구리의 다리가 움직이게 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상상력을 부어 주었다. 즉 그가 발견한 동물전기가 뼈와 살에 생명을 불어넣는 생명의 힘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전기를 가해 시체를 살려내려는 시도를 했는데 이것을 극적으로 묘사하여 당대의 베스트셀러가 된 사람이 메리 셀리([Mary Wollstonecraft Shelley, 1797~1851). 그녀의 프랑켄슈타인인 이 당시 과학자들의 염원과 당대의 연구 내용을 잘 묘사한 것으로 이는 전기를 생명의 힘으로 생각한 당대의 생각을 대변한다.

패러데이는 런던의 엘리펀트앤캐슬 근처의 빈민가에서 살았다. 그의 아버지는 대장장이였지만 장애를 갖고 있어 가족을 거의 부양하지 못했다. 패러데이의 형제는 열 명이나 되어 생계가 매우 어려웠으므로 가족들이 종종 몇 주 동안 빵만 먹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패러데이는 어려서부터 스스로 생활비를 벌어야 했으므로 열 세 살부터 책방의 심부름꾼으로 일했는데 하는 일은 신문 배달이었다. 그 무렵 신문배달은 구독자에게 돈을 받고 한 집에 신문을 배달해 주고 손님이 다 읽을 때까지 1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신문을 거두어 다른 손님에게 배달하는 시스템이었다.

1년 후 패러데이는 라보라의 제본소 견습공으로 들어갔는데 이 일은 그의 미래에 큰 도움을 주었다. 제본소에서 제본 기술을 닦았을뿐더러 제본하는 과정에서 많은 책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흥미를 끈 것은 마셋트 부인화학의 회화라는 책으로 그는 적은 돈이나마 실험도구를 구입하고 여러 가지 실험을 했다. 라보라의 주인은 어린 패러데이를 귀엽게 생각한 나머지 당대에 유멩세를 타고 있었던 과학강연을 듣도록 도와주었다.

 

패러데이는 과학 강연에서 전기와 기계새로운 지식을 이야기 듣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상세히 기록하는 것은 물론 직접 그림을 삽입하여 조그만 책을 만들었다. 작은 책이지만 386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인데 이 책을 우연하게 주인이 보고 서점의 고객 중에 당시 최고의 과학기관인 런던왕립연구소의 회원 윌리엄 댄스(William Dance)에게 보여주었다. 댄스패러데이를 격려하는 뜻으로 왕립연구소에서 실시되는 저명한 과학자 험프리 데이비 경의 유명한 연속 실험 시연에 참석할 수 있는 표를 그에게 주었다. 그는 데이비 경의 강연을 들으며 열심히 기록하고 자세하게 그림을 그려 제본한 노트 한 권데이비 경에게 보내면서 과학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조수로 받아 달라고 부탁했다. 깊은 인상을 받은 데이비 경은 당시 21살인 패러데이의 진정성을 알아보기 위해 보잘 것 없는 일을 제안했는데 패러데이는 그 일을 수락했고 데이비 경의 신임을 받았다. 1813년의 일이다.

 

패러데이에게 또 한 번의 좋은 기회가 찾아 왔다. 프랑스의 과학아카데미가 데이비경의 전기화학분야에서의 업적을 기려 상을 주려고 파리로 초청했다. 데이비경젠 아프리스신혼여행을 겸해서 유럽 여행을 기획했는데 패러데이를 동행토록 했다. 여행 중에도 실험기구를 휴대하여 데이비경과 실험을 했는데 이는 유명한 데이비 경으로부터 직접 과학훈련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위 당대의 최고 과학자로부터 과학의 도제수업을 받은 것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패러데이는 독학을 한 것이 아니라 당대 최고의 지성들로부터 교육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고 그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데이비와 패러데이1815년에 귀국하였으므로 패러데이가 상당한 과학지식을 쌓았다.

 

데이비경과 패러데이의 사이는 지도교수와 대학원생 같은 관계로 변하였는데 1821패러데이자유롭게 움직이는 자석은 내부에 전류가 있는 고정된 전도체 주위를 회전할 것이며 자석이 고정되고 전도체가 움직일 수 있다면 전도체는 자석 주위를 회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두 개의 작은 모형을 만들었다. 자석을 고정시킨 모형과 전도체를 고정시킨 모형이었다. 오늘날 일부 전동기전자석을 이용하지만 일부 전동기영구 자석을 사용한다. 하지만 자력전도체의 전류를 밀어낸다는 기본은 동일하다. 이런 과학적 업적은 당대의 학계에 큰 인정을 받았고 이후의 행보에는 거침이 없어 1825왕립연구소의 실험실 주임이 되었고 1833교수로 승진했다.

패러데이가 발견한 것은 자기장전류를 만들어 내는 실험에 착수하여 한 쪽 코일에 흐르는 전류에 의해 만들어진 자기장다른 코일에 전류를 흐르게 한다는 것이다. 패러데이의 전자기유도 법칙은 도선 주위에서 자기장을 변화시키면 도선에 전류가 흐른다는 것으로 오늘날 모든 발전기와 변압기가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휴대용 전자 기기의 배터리 충전기 같은 저압의 전기 제품을 작동시킬 수 있도록 전력 공급 전압을 낮추거나 고압 전선에 전달하기 위해 전압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 고압선전력 손실은 비교적 적기 때문에 전력고압으로 발전소에서 각 지역으로 간다. 그 다음 가정에서 사용하기에 안전하고 낮은 전압(대부분 110볼트나 220볼트)으로 낮춰진다. 우리들의 일상생활 곳곳에 응용되는 그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기기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다. 선풍기와 진공청소기, 세탁기, 컴퓨터, 헤어드라이어 등 전동기 등도 그의 아이디어를 차용했다. 거의 모든 기계가 변압기로 변경되는 전기를 사용되는데 이 모두 패러데이의 원리에 따른 발전기의 전기로 작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