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노벨상이 만든 세상/초전도체

노벨상의 노다지, 초전도체(12) : 인공태양(III)

Que sais 2020. 10. 24.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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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장비 토카막(Tokamak)>

레프 아르시모비치(1909~1973)토카막의 아버지

한국세계가 집중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토카막(Tokamak) 장치이다. 토카막(Toroidal Chamber with Magnetic Coils) 러시아어에서 유래된 명칭으로 구소련의 이고르 탐(Igor Tamm, 18951971)사하로프(Andrei Sakharov, 19211989)1950대 발명했다. 이후 아치모비치(Lev Artsimovich, 19091973)1968 세계에서 처음으로 초고온 플라스마100분의 1 이상 가두는 토카막 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단순간이지만 이 성공은 과학자들에게 큰 힘이 되었고 일본1996에 순간 온도를 섭씨 52,000만도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다. 태양 표면 온도섭씨 6,000이고, 중심부 온도섭씨 1,500만 도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사건으로 이를 토대로 현재 전세계핵융합에 총력을 경주할 수 있는 희망을 심어주었다.

토카막(Tokamak)내부

과정이야 어떻든 일단 토카막에서 열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면 이를 이용하여 증기를 만들고, 증기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만드는 과정은 일반 발전방식들과 동일하므로 실용화에 어려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들 연구 개발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이지만 유럽 국가 연합에서 이 분야에 도전했다. 이들이 추진한 핵융합장치 JET(Joint European Torus)1991도에 최초로 2 동안 2kW의 핵융합에너지를 발생시켰고, 1994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TFTR(Tokamak Fusion Test Reactor)에서는 3초 동안 1kW의 출력을 발생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런 에너지의 발생은 핵융합로의 과학적 실증을 보여준 것으로 세계 과학자들을 고무시키는데 충분했다.

토카막자기장 속에서 움직이는 전기를 띤 입자에 작용하는 로렌츠 힘(Lorentz force)을 바탕으로 한다. 토카막 속의 플라스마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상태이므로 전기를 띤 입자, 하전 입자의 상태이다. 하전 입자자기장과 입자의 속도수직한 방향으로 로렌츠의 힘을 받으므로 그림에서와 같은 나선형의 궤적으로 움직인다. 도넛 모양의 자기장을 만들면 내부의 하전 입자자기장 내부를 빙글빙글 돌면서 갇혀있게 된다. 이것이 플라스마를 가두는 토카막의 기본적인 원리이다.

토카막 내부의 자기장

토카막의 핵심초전도자석이다. 초전도자석으로 만들어낸 강한 자기장핵융합 장치에서 플라즈마를 가둘 수 있기 때문이다. 초전도 자석기본은 5K 영하 268에서 저항이 사라지며 전류가 흘러도 열이 발생하지 않는 초전도 성질을 띠는 것을 이용한다. 초전도체태양과 같이 뜨거운 인공태양을 만드는데도 필수적이라는데 다소 놀랄 것이다.

실제의 토카막에서는 단순히 도넛 모양의 자기장을 만드는 자석뿐 아니라 여러 가지 자석을 이용해서 내부의 플라스마가 잘 유지되도록 제어해줄 필요가 있다. 토카막에서 도넛 모양의 자기장을 만드는 것을 TF(Toroidal Field) 자석, 플라스마를 제어하는 자석을 PF(Poloidal Field), 플라즈마 자체가 운동하면서 생성되는 전류인 플라즈마 전류를 구동하는 자석CS(Central Solenoid) 자석이라고 한다. 플라즈마높은 온도로 가열하면서 효과적으로 가두기 위해서는 높은 자기장이 필요하므로 최근에 건설되는 토카막 장치들은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다.

핵융합장치가 궁극적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는 경제적이고 안전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1차적 목적인 임계조건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고 설명된다. 임계조건이란 핵융합을 일으키도록 투입된 에너지핵융합의 결과로 발생하는 에너지와 같아지게 되는 핵융합플라즈마의 조건이다. 물론 이것으로 핵융합발전의 실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핵융합장치원자력발전소처럼 실용화하려면 임계조건을 넘어서 핵융합의 결과로 발생된 에너지가 스스로 핵융합을 지속시키는 점화조건에 도달하여야 하는데 이는 임계조건10에 해당한다.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플라스마 발생 시 토카막 내부의 모습. 밝게 빛나는 부분이 사실은 온도가 더 낮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한국은 발빠르게 핵융합분야에 투입하여 핵융합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차세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보유한 선두주자이다. 이 장치는 여러 가지 기록을 갖고 있다.

 

초전도 자석에 들어간 초전도 선을 모두 이으면 길이가 12,000km. 지구의 지름과 거의 비슷한 길이. 이 정도면 서울과 부산을 약 27번 왕복할 수 있다.

 

초전도 선 안에는 초전도 심3,000가닥 이상 들어 있다. 초전도 심을 꺼내 한 줄로 이으면 길이가 3,600km. 지구 둘레를 약 1,000 감을 수 있고, 지구와 달 사이(38km)를 약 50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KSTAR가 들어선 실험동 건물의 벽면 두께는 1.5m. 이런 특수 실험동을 짓는데 들어간 총 시멘트 양51,263. 이 정도 양이면 아파트 1,000세대를 지을 수 있다.

한국의 인공태양 KSTAR가 이온온도 1억 도 초고온 플라즈마 30초 유지에 성공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KSTAR2021년 핵융합에너지기술 5대 강국에 진입하고 2036년까지 핵융합 발전소 건설능력을 확보해 2040대에 핵융합 발전소를 완공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에너지 전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데 한국의 에너지사정은 여타국가와 매우 다르다. 한국에너지 수입의존도97%에 달하며 석유소비 세계 7, 석유 정제능력 세계 5, 전력소비 세계 12세계 10대 에너지 소비국으로 근본적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핵융합에너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설명이다.

토카막이란 원리가 개발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핵융합에 관한 한 아직 기본 단계 수준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소립자를 발견하고 화성우주선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획기적으로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핵융합이 지지부진한 것은 그만큼 핵융합로 제작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핵융합발전에 대한 평가는 크게 나뉘어져 있다. 199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프랑스피에르 질 드 젠(Pierre Gilles de Gennes, 19322007) 박사는 다음과 같이 핵융합발전혹평했다.

 

태양을 상자에 가두어둔다는 (ITER) 계획은 멋진 발상이다. 문제는 우리가 그런 상자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피에르 질 드 젠느(1932~2007) 1991년 노벨 물리학상

드 젠 박사자기의 상전이(相轉移)를 연구하여 이를 수식으로 규명하고 또한 초전도현상액정고분자마이크로에멀전 등에서 일정한 규칙성을 찾아내는 등 초전도 분야핵융합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이다. 그의 부정적인 발언은 핵융합에 정말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진단할 때 항상 제시된다.

200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마사토시 고시바 도쿄대 교수핵융합 발전의 실제 비용을 검토한다면 그 전망은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플라스마 융합센터미클로스 포콜랩 소장은 설사 핵융합 발전의 문제점이 완전하게 정복되더라도 상용화되려면 적어도 50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경제적 타당성을 결정하기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런 난관에 좌절할 인간들이 아니다. 난관이 있다면 오히려 도전에 열기를 뿜는 것이 인간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이지만 인공태양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2018년 중국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해 1에 달하는 인공태양자체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과학원 플라스마 물리연구소핵융합 실험로이스트(EAST: Experimental Advanced Superconducting Tokamak)를 이용해 이러한 성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중국이 개발한 핵융합 원자로 연구설비 ‘인공태양’

그런데 KSTAR토카막으로 핵융합 연구의 고비 중 하나로 여겨져 온 플라스마 중심 이온온도 1억도(9keV)1.5초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플라스마 이온온도 1억도태양 중심온도(1,500만도)보다 7배 정도 높은 온도로, 이온핵과 전자로 분리된 플라스마 상태 중수소와 삼중수소 이온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온도로 여겨진다. 1억도핵융합에서 필요한 것은 태양에서는 매우 큰 중력으로 중심부 플라스마 이온 밀도가 극도로 높아 1,500만도에서도 핵융합이 일어나지만 중력이 훨씬 작은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플라스마 이온온도1억도 이상 초고온이 돼야 한다.

플라스마 이온온도 1억도 운전초전도 토카막 핵융합장치로는 KSTAR가 처음이다. 중국과학원에서 2018이스트(EAST)’플라스마 1억도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핵융합 원료이온이 아닌 전자의 온도를 높인 것이었다.

KSTAR의 플라스마 이온온도 1억도핵융합실증로에 적용할 차세대 플라스마 운전모드를 구현하는 실험을 통해 달성한 것으로, 중성자입자빔가열장치(NBI-1)플라스마 중심부를 효과적으로 가열하는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결과다. KSTAR는 현재 초고온 플라스마10초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한국이 핵융합 연구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핵융합 연구에 점수를 준다하더라도 원자력발전소와 같이 실용화되는데 2045을 꼽는 학자들도 있지만 많은 학자들이 100년 이상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한다. 한국의 경우 핵융합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당분간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지만 미래의 어느 날 핵융합 기술로 지구 생명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꿈이 아니다. 미래의 인간들이 두 세 개의 태양을 보면서 살 수 있게 된다면 에너지 문제는 모두 해결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시기가 당장이 아니라는데 학자들이 아쉬워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안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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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도의 플라즈마를 잡아라, 이성규, 사이언스타임스, 2004.09.14.

또 하나의 태양 - 핵융합 기술, KISTI의 과학향기, 2005.03.14

우주에서 얻는 미래자원 헬륨3, 유상연, 과학향기포커스, 2006.4.10.

한국에인공태양이 뜬다, 이현경, 과학동아, 20078

인공태양핵융합에너지시대 열었다, 이재원, 파이낸셜뉴스, 2007.9.13.

쓰레기 태우고 공해 줄이고 피부 재생시키고 플라스마 혁명, 김형자, 주간조선, 2010.03.29. 2098

돈 먹는 하마에 거침없이 투자?, 석광훈, 한겨레21, 20100510일 제659

핵융합, 김충섭, 네이버캐스트, 2009.07.24.

쓰레기 태우고 공해 줄이고 피부 재생시키고 플라스마 혁명, 김형자, 주간조선, 2010.03.29. 2098

핵융합시 온도가 1억 도를 넘는다는데! 그 높은 온도를 견디는 시설이 있나요?, 한국원자력문화재단, 2010.10.14

핵융합에너지, 김형찬, 네이버캐스트, 2010.10.11.

토카막의 꽃, 초전도자석, 국가핵융합연구소, 2015.12.11.

, 1인공태양실험 성공, 연합뉴스, 2018.11.14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시대 성큼’, KSTAR, 1초고온 플라스마 첫 달성, 연합뉴스, 2019.02.14

물리법칙으로 이루어진 세상, 정갑수, 양문,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