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속인 거짓말/정조대

정조대 신화의 전말(1)

Que sais 2020. 12. 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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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코스트너 주연 의적 로빈 후드(1991)를 패러디한 로빈 후드Men in Tight(1993)코미디이지만 줄거리는 정통 로빈후드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로빈 후드 Men in Tight

 

영국의 십자군 원정에 참가했다가 포로가 된 로빈은 감옥에서 탈출, 영국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영국은 전장에 나간 리차드 왕 대신 그의 동생 존 왕자사악한 영주왕권을 장악하여, 백성들을 착취하고 방탕한 생활을 일삼고 있었다. 로빈의 가족들은 병으로 모두 죽고 재산은 강제로 압류했는데 로빈이 유일하게 남은 맹인 하인 블링킨재회한다. 로빈은 잘 알려진 아추, 블링킨 그리고 리틀 존과, 학정을 피해 온 사람들을 훈련시켜 존왕에게 항거할 계획을 세운다.

존 왕의 생일 파티에 잠입한 로빈은 그곳에서 만난 마리안에게 한눈에 반한다. 존왕노팅햄 영주를 시켜 로빈의 제거 음모를 꾸미자 마리안로빈에게 그들의 음모를 알려주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사랑을 확인한다.

변장하고 활쏘기 대회에 참가한 로빈우승하지만 결국 정체가 탄로나 체포된다. 마리안로빈을 구하기 위해 노팅햄 영주의 청혼을 받아 드린다. 교수형 직전 부하들의 도움으로 풀려난 로빈노팅햄 영주와 최후의 결투를 벌여 그를 쓰러뜨리고 마리안과 해후한다. 이때 십자군 원정에서 돌아온 리차드왕존 왕자를 축출하여 왕좌에 복권하고 로빈과 마리안리차드왕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한다.‘

 

이 내용대로라면 정통 로빈훗 역사물과 다름없다. 그런데 내용상 선정적인 장면이 다소 존재하여 19으로 판정되었다. 물론 한국에서 내용의 상당 부분을 잘라 고교생 관람가로 출시했고 19961228KBS 토요명화로도 방영되었다.

내용은 단순하지만 이 영화가 특별히 주목받은 이유는 매우 특별한 곳에 있다.

 

바로 마리안 정조를 지키기 위해 정조대를 입자, 이걸 열 수 있는 열쇠를 두고 로빈과 로팅햄 영주 사이에 혈투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결론은 로빈훗노팅햄 영주에 승리하여 마리안의 정조대를 풀어주고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것인데 배경이 되는 시대가 십자군 전쟁이 한창일 때로 정조대가 등장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로빈 후드 Men in Tight 한 장면

그런데 로빈 후드에서는 코미디의 주제로 등장하지만 인간이 만든 물건 중 정조대(貞操帶)처럼 악명이 높은 것은 없을 것이라는데 많은 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일반적으로 정조대라면 십자군전쟁 때 당시 성지 탈환을 위해 장기간 원정을 떠나기 전 부인의 정절을 지키기 위해 철갑 팬티열쇠를 채우고 떠났다는 이야기로 대변된다.

아내에게 부분 외음부대()를 채워 놓는 것이 보편적이었는데 이 장비의 금속판은 여성의 음문(陰門) 일대를 덮었다. 외음부대는 수직으로 좁고 긴 구멍이 나 있어서 오줌은 눌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의심 많은 남자의 아이디어가 부가된다. 열쇠장이들로 하여금 좁은 구멍에 밖으로 향하는 금속 이빨들을 스프링 장착식으로 부착하게 만들어 애인을 비롯한 어떠한 사람이 손가락으로 더듬어보는 것조차 여의치 않도록 만들었다.

남자들의 의심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아내에게 정조대를 차게 했음에도 흥분할 경우 혼자 즐길 수 있다고 의심하는 남편은 완전 외음부대를 채웠다. 완전 외음부대는 앞쪽 판의 구멍에 추가하여 좀 더 큰 구멍이 뒤쪽 판에 뚫려 있어 배변은 가능하나 항문 성교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심지어는 뒤쪽 구멍에 금속 이빨들이 돋아나 있는 것도 있었다. ‘지상의 연애 천국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폐쇄시키는이 기구가 순결 유지에 대한 지루하고도 딱딱한 설교보다는 보다 효과적이라고 남자들은 만족했다.

당시의 남자들은 이러한 기구를 여자에게 채우고 장기간 여행이나 전쟁에 나가더라도 도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떤 자책감을 갖지 않았다. 현대와 같으면 당연히 여자의 건강문제가 지적될 터인데 그 질문도 크게 고려되지 않았다. 당시의 의사들이 여자들에게 부분 또는 완전 외음부대를 몇 달씩 착용해도 목욕을 자주 하는 한 건강상에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자의 정절을 표방한 정조대가 오히려 성문란을 초래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남자들은 여자에게 정조대를 채워주었으므로 안심하고 친구들이나 손님들이 자신의 부인을 희롱하더라도 걱정하지 않았다. 남편은 아내의 부정을 걱정하지 않으므로 수없이 외출했고 종전보다 더 오랫동안 집을 비우곤 했다.

그런데 잘 알려진 이야기는 정조대의 열쇠2였는데 하나는 남편이 가지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제일 신임하는 자에게 맡겼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임하는 자란 믿음직한 수하가 아니라 바로 남편의 하녀 중 애인이 된 여자. 적어도 남자보다는 믿을만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남편이 갖고 나간 열쇠만으로 정조대가 풀려지는 것은 아니다. 여자에게 정조대가 채워져 있으므로 남자들이 안심하는 바로 그 믿음 때문에 여자들은 보다 자유롭게 다른 남자들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이 말은 여자도 정조대 덕분에 수없이 많은 외도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아내들이 이런 주어진 기회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므로 자물쇠 달린 정조대가 부정을 더욱 만연시켰다라는 격언이 생겨 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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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오래된 정조대>

원래의 정조대의 의미는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었다. 정조대가 태어나게 된 본래의 뜻은 남자들이 오랫동안 집에서 떠나 있을 때 아내의 정조가 무뢰한들에게 유린당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어느 곳을 가더라도 치안 상태가 완벽한 것이 아니므로 양가집 여자일지라도 언제 겁탈 당할지 모를 일이었다. 그러므로 초기에 정조대가 발명되었을 때 많은 여자들로부터 대단한 환영을 받은데다 아내나 연인에게 정조대를 채워주는 것은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므로 정조대에 평은 나쁘지 않았다.

정조대가 어느 정도 공적인 제도로 정착되었다는 증거는 많이 있다. 한 귀족의 딸에게 젊은 기사가 구혼하자 딸의 어머니가 자랑스럽게 자기 딸은 12살 되던 해부터 지금까지 정조대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처녀를 아내로 맞이하기를 고대했던 남자는 그녀의 허리를 더듬어보고 옷자락 밑에 정조대가 있는 것을 보고 만족한 미소를 짓는다.

결혼식을 올린 후 신부의 어머니 사위에게 수년간 소중하게 간직해왔던 열쇠를 준다. 그때부터 열쇠를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주인이 바뀐 것이다. 젊은 남편은 비로소 정조대의 자물쇠를 살펴보고 문 앞에 기다리고 있던 친지와 친구들에게 자물쇠와 문은 그대로 무사했다고 말했다. 그 소리를 듣고 모두들 그가 멋진 결혼을 했다고 부러워하면서 박수를 쳤다.

중세시대에 일반적으로 신혼 초야를 지내고 난 바로 다음날 아침에 젊은 신부에게 최초로 건네주는 선물이 바로 정조대였다. 순진한 여자들은 이 장식품을 아직 한 번도 본 일이 없으므로 어떻게 사용하는 지도 몰랐다. 그러자 남편이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 가를 설명해 준 후 직접 자기 손으로 아내의 사랑스러운 몸에 부착시켜 준다. 이로서 아내의 윤리에 어긋나는 연애의 길폐쇄되었다고 남편은 자랑스럽게 의쓱거린다.

 

여하튼 정조대관한 글고대 각국에 많이 남아있다.

프랑스에서 브랑콤은 남편이 부재시 항상 아내의 명예로운 정조를 지켜주는 가장 훌룡한 보호자의 보호를 받는 것을 덕목으로 여겼다고 다음과 같이 적었다.

 

앙리 국왕 시대에 어떤 철물상이 여자의 음부자물쇠를 채우도록 만든 철물셍제르망 시장에 내 놓았다. 그것은 아래로부터 차용하는 ()인데 자물쇠를 열쇠로 열 수 있었다. 철물은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졌는데 거기에는 구멍이라곤 소변을 볼 수 있는 조그마한 구멍만 23개밖에 뚫려있지 않아 그것을 착용하면 여자는 감미로운 쾌락을 맛볼 수 없었다.’

 

이탈리아의 경우도 이와 유사한 기록이 남아있다.

 

밀라노 귀족들은 과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자기 부인들에게 예술적인 세공이 가해진 금제 혹은 은제의 대를 착용시켰다. 그 대에는 배꼽 근처자물쇠가 달려있었으며 대소변용의 작은 구멍만 있었다. 부인들이 이 대를 착용하기만 하면 감시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대로 생활해도 좋았다.’

 

이탈리아의 코르나자노는 장기간에 걸친 여행을 떠나는 상인들이 이 대를 어떻게 사용했는가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외국인 상인아름다운 처녀아내로 맞았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를 두고 해외여행을 떠나게 되자 많은 남자로부터 유횩을 받는 아내를 믿을 수 없으므로 그러한 죄악에 빠지지 않도록 어떤 조처를 강구했다. 바로 세미라미스아들의 질투심 때문에 발명했던 시리아식의 대를 만들게 했다. 이 대에는 여자가 소변을 볼 수 있도록 조그만 단 하나의 구멍만 나 있었다. 상인은 아내에게 그 대를 채우고 열쇄를 자기가 보관하면 안심하고 여행에 나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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