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속인 거짓말/정조대

정조대 신화의 전말(3)

Que sais 2020. 12. 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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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개방의 도구가 된 정조대

최초의 정조대이탈리아에서 제작되었으며 피렌체 거들로 알려졌다, 이것이 대 유행을 불러와 전 유럽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으며 배설구하트 모양으로 만든 것은 비너스의 거들또는 순결의 자물쇠라는 명칭으로 불렀다. 이탈리아의 베르가모 지방특수한 정조대도 매우 유명했다. 심지어 14세기 파도바의 프란체스코 다 카라라는 궁전의 모든 여성에게 정조대를 채웠다는데 이는 사실이다.

정조대는 예술가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주어 프랑스 음악가 드뷔시는 유명한 피아노 모음곡의 표제를 베르가마스크라고 붙였다. 그 이유를 묻자 드뷔시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유학 시절 베르가모 지방을 여행하다가 정조대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 인상이 하도 강했기 때문에 이들 곡과는 직접 관계가 없지만 이름을 그렇게 붙였습니다.’

 

정조대베르가모로 대표되는 것은 베르가모에서 많이 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조대를 베르가모식 자물쇠로 부르기도 했으며 부인 또는 애인에게 베르가모식 자물쇠를 채웠다라고도 말했다.

학자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중세시대정조대들이 많이 보급되었다는데도 실물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과거에 박물관에 전시되었던 정조대도 거의 전부 18세기 또는 19세기에 호기심이 많은 몇몇 사람들을 위해 주문 생산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동안 프랑스 파리 시 클뤼니 박물관(Musée de Cluny)40여 개의 정조대는 단 한 개를 제외하고 모두 가짜판명되어 철거되었다. 독일 뉘른베르크독일국립박물관영국대영 박물관에도 정조대가 전시되어 있었으나 이 역시 철거되었다. 신빙성 때문이다.

물론 전혀 실물이 발견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1889, 독일의 유물 수집가인 파친게르오스트리아의 린츠에서 가죽과 철로 만들어진 벨트를 찾아냈다. 벨트가 발견된 곳은 한 젊은 여성의 무덤으로 무덤의 주인은 16세기 사람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파친게르도시의 기록 보관소에서 해당 여성의 매장 기록을 찾아내지 못했고 이후 이 유물마저 도난당했다고 한다.

 

알브레흐트 크라센 박사는 그의 저서 중세시대의 정조대에서 그동안의 자료를 볼 때 중세시대에 사용된 정조대는 많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그 일예로 이에 따른 그림이나 실물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특히 문학에 등장하는 정조대에 관한 이야기는 우화이거나 풍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세시대 정조대에 대해 다음 글을 예시했다.

 

정직한 처녀에게 구원의 투구를 입에, 진리의 말씀을 입에, 가슴에 신과 이웃에 대한 진정한 사랑, 몸에 순결의 띠를

 

위에 적은 띠를 정조대로 볼 수 있는데 이를 문자 그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16세기경부터 정조대삽화, 판화, 목판화에 자주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십자군시대의 정조대에 관한 자료는 거의 발견되지 않지만 중세시대에는 나타난다.

잘 알려진 그림은 1590에 그려진 정조대 풍자화. 그림자 속의 두 사람이 벨트 열쇠를 들고 있고 당나귀 귀남편의 모자에 있다.

과학자들은 정조대가 크게 보급될 수 없는 결정적인 걸림돌은 실무적으로 여성이 차용하는데 많은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배뇨, 월경 및 위생의 정상적인 활동을 허용하면서 항문과 질 침투를 모두 방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더불어 십자군 전쟁과 중세시대정조대가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로 학자들은 중세시대에 그 어떤 때보다 이성교제자유로웠다는 점을 제시한다. 중세시대에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이성과의 교제자유로웠으며 일부 국가의 상류층에서는 모든 여자들이 애인을 갖도록 권장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일찍 결혼한 후 애인과 공개적으로 교제했다. 일부 중세시대를 다루는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다.

 

더욱 이를 증명하는 자료로 중세시대의 남녀 혼욕탕을 들기도 한다. 중세시대남녀가 나체로 목욕하므로 자유로운 이성 교제현대보다 더 자유로웠다는 뜻이다. 기독교적인 생활의 습성화기도와 금욕절제된 생활중세시대인들이 살았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성적인 면에서는 현대보다 오히려 개방적인 면도 있었다. 그러나 바로 이와 같은 자유로운 중세시대퇴폐 행위정조대의 필요성을 요구했다는 시각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여하튼 성풍습이 자유로워지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원치 않은 임신이다. 과거에는 일단 임신이 될 경우 적절하게 낙태를 하지 못하면 원치 않은 임신이더라도 어린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정조대 등으로 무장했다고 포장해도 임신만은 포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사실 정조대 문제 이전의 기독교 문제로 올라간다.

기독교가 공인되자 콘스탄티누스 황제영아 살해를 불법화했지만 부모의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어린아이들의 영아 살해가 증가하자 사회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기독교 교리에 의해 살해는 죄악이었지만 부적절한 임신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자 기독교에서도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교회묘수를 만들었다. 자신의 손으로 어린아이들을 직접 때려죽이는 것용납되지 않았지만 길에다 내다버려죽게 하는 것은 용인되었다. 길에다 어린아이를 버리면 누군가가 주워서 키울수도 있는데다가 단지 어린아이를 길에 놓았는데 찾지를 못했다고 변명할 수도 있으므로 크게 비난받는 죄가 아니었다.

이는 기독교에서 풍기문란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점을 해결해 준 것이다.

한마디로 정조대의 효용도가 사라진 것으로 학자들은 십자군 전쟁 또는 중세시대정조대가 크게 부각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정조대의 신화는 교회 등에서 추후에 십자군을 설명할 때 참여한 기사들을 위해 포장했을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다.

 

<남자용 정조대>

빅토리아 시대에는 남성용 정조대도 소개되었다.

당시에는 자위 행위부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러므로 아동과 청소년의 자위 행위를 막기 위한 기구 사용이 유행했으며 미국 특허청에도 수많은 각종 도구들이 신청되었을 정도다. 가장 유명한 것은 일종의 걸쇠 삽입으로 사춘기 소년의 포피를 잡아당겨서 귀두를 덮게 한 뒤 포피 끝을 한데 모아 둘레에 4개의 구멍을 뚫고 2개의 잠금 고리를 끼워 채우는 것이다. 잠금 장치자위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성적 흥분에 의해 음경이 팽창하면 아주 고통스럽기 때문에 섹스 욕구는 애초에 사라지도록 고안되었다.

자기 신체를 함부로 다루는 것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위험한 악행으로 여겨졌던 빅토리아 시대독일의 바인홀트는 결혼할 수 없는 극빈 독신자 전원을 잡아드려 걸쇠를 삽입하자고 제의했다. 그는 정신병원에서 자위 행위를 들킨 이들에게 간헐적으로 걸쇠를 삽입하면 참회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정당성을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정조대가 항상 금욕을 위해서 준비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걸쇠 삽입이나 정조대성인 장난감으로 변모하여 그 기본 목적이 쾌락 방지가 아니라 쾌락 제공으로 바뀌기도 했다. 이는 십자군 시대중세 시대에 정조대와 같은 물건이 적게 발견되는 것정조대여성의 섹스를 막는 것보다 페티쉬 물건으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대판 여성 정조대는 가죽 제품으로 정조대를 열어 볼 때의 기대를 증폭시키는 효과를 내는 목적으로 제조되었는데 과거에도 이런 용도는 유효하다는 뜻이다.

이런 예를 볼 때 정조대가 본래의 목적을 지키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인간의 식욕과 성욕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조대를 만든 사람이 인간인데다 인간에게 정조대를 영구히 채울 수 있다는 것이 결코 가능한 일은 아니다. 결국 정조대는 남자들이나 여자들에게 정신적인 위안을 위한 일시적인 소도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여자의 처녀성과 정조중요시하는 풍습일부다처제를 갖고 있는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아프리카 동부누가라 족어린 소녀의 음부를 요도구만 남기고 봉합해 두었다가 결혼할 때 개방한다. 결혼 후에도 출산을 하면 아기가 젖을 먹는 동안 다시 봉합하는 풍습을 갖고 있다.

특히 세상은 바뀌어 1940년대부터는 BDSM(Bondage and discipline, slave and master)의 도구로만 쓰인다. 이를 통해 장시간에 걸친 서로의 성적 교감 행위 도중 자위행위를 하는 일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가죽,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에서부터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것까지 다양하다.

근래 성폭력방지팬티라는 것이 판매되어 구설수에 올랐는데 당기면 벗겨지지 않는다는 쇠줄을 부착한 것으로 효능을 보면 과거에 악명 높은 정조대와 다름없다. 일부 사회단체에서 이를 현대판 정조대라며 끝까지 저항하면 강간은 불가능하다는 식의 잘못된 통념을 반영한다며 불매운동을 벌이기까지 했다.

또한 1999 인도네시아화교들은 국내가 소란스러워지자 화교 여성들이 집단 강간 등을 당할까 두려워서 안전내의(內衣)라는 이름의 정조대를 개발하여 보급했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물론 중세시대와 같은 철제가 아니라 가죽으로 된 벨트알미늄 자물쇠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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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blog+] ‘남성용 정조대도 있었다, 일간스포츠, 2007.11.06

정조대, 위키백과

ttps://www.smithsonianmag.com/smart-news/medieval-chastity-belts-are-myth-180956341/

풍속의 역사, 에두와르트 푹스, 1986

몸과 마음의 생물학, 김창환, 지성사, 1995

별난 인종 별난 에로스, 유종현, 꿈의날개, 1996

터부의 수수께끼, 야마우치 히사시, 사람과사람, 1997

문화라는 이름의 야만, 찰스 패너티, 랜덤하우스코리아, 1998

유행 속에 숨어 있는 역사의 비밀, 박영수, 살림, 1998

세계 풍속사, 파울 프리샤우어, 까치, 2000

세계사의 전설, 거짓말, 날조된 신화들, 날조된 신화들, 리처드 솅크먼, 미래M&B, 2001

환상박물관, 김장호, 개마고원, 2004

, 그래?, 김경훈 외, 아마존북스, 2016

풍속의 역사, 에두와르트 푹스,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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