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노벨상이 만든 세상/우주

우주배경복사(2)

Que sais 2020. 9. 17. 16:13

youtu.be/RT2ZjlQhf6A

<배경복사가 증명한다>

 

여기서 과학 팁 이야기.

빅뱅은 실제로 우리들이 상상하는 폭발은 아니다. 우선 음파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그것과 연관된 폭음이 있을 리 없다. 또한 빅뱅공간이나 시간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우주팽창됐다고 말하는 것은 시공간 자체가 팽창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모든 물체는 빛의 형태열을 방출하며, 물체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물체의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이미 설명하였다. 온도가 높은 물체에서는 에너지가 높은 빛, 파장이 짧은 빛이 나오고 온도가 낮은 물체에서는 반대로 파장이 긴 빛이 방출된다.

빅뱅 직후에는 에너지와 물질 사이에 상호교환이 일어나지만 우주팽창함에 따라 온도가 내려가면서 더 이상 상호교환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때 남아 있던우주 팽창과 더불어 우주 속으로 흩어지면서 도플러효과에 의해 파장이 점점 길어지게 된다.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우주의 팽창에 따라 우주의 온도는 계속 떨어졌다는 것이다. 가모프는 계산을 통해 빅뱅 때 나온 초기의 우주복사선 파장7.35센티미터로 예측했다. 이것은 3°K의 물체가 내는 빛과 같은 파장이다.

과학자들은 이 빛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학자들은 빅뱅 이후 고온의 우주에 충만해 있던 , 이제는이 아니라 전파(마이크로파)가 되어 우주를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추정했으며 이 빅뱅의 흔적인 전파를 우주 배경복사라고 불렀다. 그러나 백 수십 억 년 전에 일어난 빅뱅의 증거, 3°K의 물체가 내는 파장을 찾아낸다는 것은 잃어버린 과거의 생물 화석을 찾아내는 일보다도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펜지어스와 윌슨이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을 발견한 홀름델 혼 안테나(Holmdel Horn Antenna)는 1959년에 프로젝트 에코(Project Echo)-지구 궤도를 도는 대형 알루미늄 플라스틱 풍선을 반사경으로 사용하여 지구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무선 신호를 반사하는 미국 항공 우주국의 수동 통신 위성를 지원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우주 고고학적 증거, 빅뱅의 화석을 발견되었다. 3°K의 우주 배경복사의 발견우주론에 있어서 20세기 최대의 발견이라고 일컫는데 그것은 벨연구소의 펜지어스(Amo Pansias)와 윌슨(Robert W. Wilson)에 의해서이다.

벨연구소의 펜지어스와 윌슨은 원래 우주 배경복사를 발견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우리 은하계의 은하면에서부터 올지 모르는 전파 복사를 관측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그들은 은하계해와 달의 무리에서 복사되는 전파의 파장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그때까지 사용되고 있던 각주형 안테나의 개량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곳에서 오는 전파는 매우 약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발신되는 보이지 않는 전파신호를 모두 제거하여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신안테나의 잡음을 정확하게 계산한 후 그들이 포착한 전파의 온도를 계산했더니 예상보다도 2.53나 더 높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포착한 잡음이 약 3.5°K의 전파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 전파원이 어디인지를 알 수 없었다.

그들은 안테나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있던 한 쌍의 비둘기를 발견하고 이것이 전파 잡음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비둘기의 보금자리를 제거하고 측정했을 때 10%의 잡음은 제거되었지만 라디오의 공전에 필적하는 잔류 방사선잡음, 3.5°K의 전파는 계속 남아 있었다. 그들은 결국 이 잡음의 근원을 우주로 추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잡음우주의 어느 방향으로부터도 균일하게 날아왔다. 날짜의 변동도 없었고 계절적인 변동도 없었다. 그것은 인공적으로 발사된 전파도, 지구대기의 잡음도, 특정 천체나 성운으로부터 오는 전파도 아니라는 것은 명백했지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로버트 디키(1916~1997)

마침 프린스턴 대학의 <홈델 연구소>에서 빅뱅에서 방출되었다고 예측된 복사선을 찾는 일에 종사하던 로버트 디키(Robert Dicke, 19161997)와 그의 팀원들을 만나서 자신들의 측정 결과를 상의한 펜지어스와 윌슨은 그들이 포착한 전파가 그때까지 이론상으로만 거론되고 있던 빅뱅으로부터 남겨진 우주 배경 복사선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후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 계속된 연구로 이 복사선이 실제로 우주를 탄생시킨 우주적 사건의 잔존물임이 확인되었다. 우주의 배경 마이크로파를 구성하는 광자들이 가모프의 예상대로 100억 년 이상이나 도처에 널려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빅뱅 후 약 100억 년 동안 다른 물체들과 전혀 반응을 하지 않고 살아남은 복사이다. 정확하게 말해서, 우주배경복사빅뱅 후 약 30만 년 후에 실제로 존재했던 우주의 모습이다.

 

그들의 발견은 곧바로 인정되어 1978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지만 빅뱅 이론을 제창한 가모프는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 그러므로 펜지어스와 윌슨노벨상 역사상 가장 운이 좋은 과학자로 일컬어지는 대신에 가모프모즐리, 캐러더스(Wallace Hume Carothers)와 함께 노벨상을 받지 못한 가장 안타까운 사람으로 꼽힌다.

헨리 모즐리(1887-1915) 모즐리 주기율표
월리스 캐러더스(1896~1937) 최초 나일론 합성

그런데 이런 현상을 발견한 사람은 펜지아스와 윌슨만은 아니었다. 그들과 같은 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던 과학자들도 똑같은 잡음을 발견했지만 그들은 잡음의 중요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단지 안테나의 바탕 잡음을 조절하여 바탕 잡음보다 더 강한 신호를 찾는데 주력했다. 반면에 펜지아스와 윌슨은 그 반대로 바탕 잡음의 수준이 그 안테나에서 기대되었던 것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에 주목한 것이다. 같은 현상을 가지고도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한 팀은 노벨상을 받았고 다른 팀은 전혀 다른 길을 걸은 것이다. 이와 같이 같은 발견이라도 자신의 발견에 대한 주의력, 경각심 그리고 상상력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우주배경복사선을 일반 집에서도 볼 수 있다고 라대일 박사는 적었다. 라대일 박사가 설명하는 우주배경복사선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TV 수상기를 켠 다음 기존 방송이 없는 채널을 선택한다. 그 다음에 화면의 암영을 조절하는 콘트라스트(contract) 스위치를 돌려 약간 화면을 어둡게 하면 화면에 간혹가다 반짝거리는 신호를 볼 수 있다. 이런 신호의 약 10퍼센트는 바로 우주배경복사선에서 오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가 사는 우주 곳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열전자파이므로 우주 어느 곳으로 TV수상기를 옮긴다 하더라도 그러한 반짝 신호는 절대로 없앨 수 없다.’

 

여하튼 빅뱅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었다. 빅뱅에 의해 은하가 시작되었다면 우주는 사방으로 균일한 분포를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현재의 우주 은하들이 도처에 점점이 박혀있는 구조며 어떤 부분에 엄청난 숫자의 은하계이 밀집되어 있다. 이것을 은하단이라고 한다.

중력렌즈를 통해 매우 멀리 있는 은하를 보여주는 에이벨 2744 은하단 (2014년 10월 16일)

학자들은 이러한 불균일성초기의 우주가 완전히 균질하지 않고 요동(ripple of matter)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원자들은 우주가 10만 년이 되었을 때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설명되는데, 이때가 복사선아원자 입자들과 충돌 없이 우주 도처로 자유롭게 움직이게 된 시기이므로 이 시기에 커다란 우주의 요동이 있었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이 초기 우주의 요동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선온도 변이로 검출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학자들의 예상은 정확했으며 1992NASA가 발사한 코비(COBE: cosmic background explorer) 위성이 실제로 마이크로파 배경10만분의 6정도의 작은 온도 요동이 있음을 발견했다.

우주배경 탐사선(COBE.1989년)

이들은 1989 발사한 COBE 우주관측 위성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극초단파 우주배경복사흑체(黑體) 복사 형태를 띠고 있고, 이방성(異方性)이 있음을 발견했다. 우주배경복사가 방향에 따라 온도가 달라지는 이방성이 있다는 것은 빅뱅 후 초기 우주에서 물질들이 고르지 않게 분포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COBE 위성이 촬영한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의 비등방성을 보여주는 사진

이것은 초기 우주의 미세한 양자 요동이 일반적으로 아주 균등하던 물질 분포를 흩뜨려 놓았을 것이라는 견해와 같은 맥락으로 은하와 별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이 가능했음을 뜻한다. 쉽게 말하자면 아주 조금씩 덩어리가 진 스프에 비유할 수 있다. 밀가루는 고르게 퍼져 있지만 완전히 균일하지는 않으면 얼만 안 되는 양의 덩어리들이 계속 유지된다. 이 같은 성과는 우주영하 270로 균일하다고 알려진 내용을 뒤집는 것으로 빅뱅(Big Bang)이론의 타당성을 뒷받침하고 초기 우주와 은하, 별의 기원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게 했다.

이때 찍은 복사 사진빅뱅 후 약 38만 년의 것으로 대단히 흐린 영상이었다. 그 때보다 더 먼 옛날을 볼 수 없었다. 그것은 미지의 원시 입자 습지가 인간을 만든 종류의 물질로 응고되는 데 38만 년이 걸렸기 때문이다.

존 C. 매더(1946~)2006년 노벨 물리학상

빅뱅의 또 하나의 증거가 발견된 것으로 천문학자들은 이 성과를 우주론 사상 20세기 후반 최대의 발견으로 평가했다. 이 발표의 주인공은 `코비프로젝트의 책임 연구원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C. 매더 박사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조지 F.스무트 교수.

조지 F.스무트(1945~)2006년 노벨물리학상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우주배경복사를 찾는 실험에 참가하고 있던 조지 스무트구스와 같은 베이비붐 세대 과학자. 스무트MIT에서 수학과 입자물리학을 공부했고 반물질에 관심이 있었다.

제임스 피블스(1935~)2019년 노벨물리학상

스무트제임스 피블스1971년에 출판물리적 우주론을 읽고 우주론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우주배경복사를 더 정밀하게 관측하려면 검출 장치를 공기의 영향이 적은 하늘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정밀한 마이크로파 검출기를 우주로 내보내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NASA익스플로러 위성을 천문학에 이용할 프로젝트공모하고 있었는데 1974년 스무트우주배경복사를 측정하고 싶다고 제안서를 제출했다. 스무트 뿐 아니라 세 팀이 유사한 연구 제안서를 제출하였으므로 그들은 프로젝트에 우주배경복사 탐사위성코비(COBE)란 이름을 붙였다.

외부연료탱크의 폭발 직후. 보조추진로켓은 분리되어 불규칙적으로 날아가고 있다. 연료탱크의 폭발로 발생된 연기 내에서는 챌린저호 본체가 압력에 의해 분해되었다.

프로젝트 계획은 어려움이 없었으나 이를 우주로 갖고 갈 우주왕복선 챌린저호19861 발사 직후 폭발하면서 승무원 7명이 모두 죽자 프로젝트 자체가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198911 드디어 코비는 우주에 설치되었다. 그로부터 2년 간 코비에 탑재된 마이크로파 검출기는 우주 전체를 훑으며 7,000만 번이나 우주배경복사를 측정했다.

19924월 코비팀역사적인 그림 두 장을 발표했다. 코비가 그동안 우주에서 측정한 마이크로파온도에 따라 다른 색으로 나타낸 것인데 이 지도에 나타난 얼룩우주가 탄생한 지 30만 년, 우주의 나이가 30만 살일 때 100,000분의 1만큼 밀도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우주균질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빅뱅 후 30만 년이 지나는 동안 우주에는 작은 밀도 변화가 생겼고 밀도가 높은 곳은 더 많은 물질을 끌어들여 은하와 별이 되었다. 137억 년 뒤 오늘날과 같은 우주의 모습을 갖춘 씨앗이 이 시기에 벌써 뿌려져 있었다는 뜻이다. 스무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가장 오래된 초기 우주의 구조를 관측했습니다. 은하나 은하단같이 오늘날 우리가 보는 구조의 원시 씨앗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이것은 빅뱅우주론을 지지하는 더없이 중요한 증거였고 그동안 논란이 되던 변하지 않는 우주라는 개념을 밀어냈다고 설명되었다. 한마디로 인간의 우주관에 대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코비 팀스무트와 존 매더는 이 공로로 2006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매더 박사COBE 탐사선 연구의 총책임자로서 우주배경복사흑체복사 형태를 띤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스무트 교수 우주배경복사의 온도가 방향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그동안 우주생성론빅뱅이론이론적 연구에 의존하던 시대에서 실제 관측과 측정을 통해 연구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참고문헌 :

대폭발이론이 태어나기까지, 라대일, 과학동아, 199212

노벨물리학상에 매더스무트, 박도제, 헤럴드경제, 2006.10.4

사이언스 오딧세이, 찰스 플라워스, 가람기획, 1998

21세기에 풀어야 할 과학의 의문 21, 존 말론, 이제이북스, 2003

100 디스커버리, 피터 매시니스, 생각의 날개, 2011

처음 읽는 우주의 역사, 이지유, 휴머니스트,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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