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래?(한국불가사의)/한국인과 네안데르탈인

네안데르탈인(25) : 호모 에렉투스(5)

Que sais 2021. 2. 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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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에렉투스의 멸종>

자바 섬의 호모에렉투스11만 년 전에 기후변화로 사라졌다고 설명되는데 호모에렉투스는 고인류 중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전 세계 각 지역에서 살았던 종이다. 그렇다면 다른 곳에 있었던 호모에렉투스가 왜 사라졌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 연구는 여러 곳에서 진행되었는데 특히 동남아시아의 경우 호주 그리피스대의 줄리언 루이스(Julien Louys) 박사는 약 10만 년 전 초원이 열대우림으로 바뀌면서 거대 동물을 비롯한 고인류가 멸종했다고 발표했다. 한마디로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뜻으로 이는 고대 동남아 포유류에 대한 안정 동위원소 분석을 기반으로 한 내용이다.

루이스 박사는 다음과 같이 격동의 시기를 설명한다.

 

초기 홍적세(Pleistocene) 때의 열대우림이 중기 홍적세 때 사바나 초원으로 바뀌고 이 초원이 말기 홍적세 때 다시 열대우림으로 뒤덮인다. 이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거대 동물과 호모 에렉투스 등이 멸종하고, 적응에 성공한 종들과 호모 사피엔스인 현생인류가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사실 이들 지역은 현재는 모두 멸종된 거대 동물들이 번성했던, 포유류 공동체가 존재했던 곳이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연구소의 패트릭 로버츠(Patrick Roberts) 박사는 현대의 포유류와 화석화된 옛 포유류 이빨에 대한 기록을 조사하여 과거의 동물들이 주로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풀이나 나뭇잎을 먹었는지의 여부와 이 동물들이 살았던 당시의 기후 조건을 재구성했다. 연구 결과 홍적세 초기미얀마에서 인도네시아까지 열대우림이 번성했으나, 점차 초원지로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같은 변화는 100만 년 전에 정점에 이르렀고, 지금의 코끼리 비슷한 스테고돈(stegodon) 같은 거대 초식 동물군이 번식하는데 적격으로 현생인류의 선조로 볼 수 있는 호미닌들이 번성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생태계는 지구에 생존했던 가장 다른 유인원들에게는 치명상으로 멸종을 초래했다고 설명된다.

그런데 이런 변화도 영구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10만 년 전 열대우림이 다시 우거지기 시작했고, 전형적인 열대우림 동물군이 등장한다. 한때 이 지역에 살았던 호모 에렉투스도 숲이 재확장되는 환경에 적응할 수가 없었다고 루이스 박사는 설명했다. 그런데 호모에렉투스와 동시대에 살았던 호모사피엔스열대우림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면서 번성했다는 것이다. 호모사피엔스만 역동적이고 극한적인 환경에 살아남은 것이다.

 

<인간류의 분류>

고인류가 지구상에 태어난 이후 수많은 종이 변혁을 거쳐 현생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만 남았다는데는 이론이 없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유전자 분석으로 현생인류유사한 다른 종의 인류사라진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근래 각광받는 데니소바인의 경우 약 15,000년 전까지 현대인에게 유전자 흔적을 남겨놓았다.

화석 발굴이 계속 이어지면서 인류 조상 논란은 오히려 가열되고 있는데 가장 흥미로운 주제는 초기 인류 종의 수. 이중 가장 궁금한 것은 190만 년 전에 태어나 적어도 150만 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살았으며 심지어는 11만 년 전까지 살았다는 호모 에렉투스가 얼마나 많은 종으로 분류되었느냐이다.

근래 호모 게오르기쿠스(Homo georgicus), 호모 에르가르테르(Homo ergaster)와 같은 종들이 등장하자 이들을 호모 에렉투스가 아닌 또 다른 종의 인류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종의 숫자가 계속 늘어났다.

존 스튜어트 박사는 이런 논란이 가라앉기 위해서는()에 대한 정의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물을 분류하는 기본 단위(species)이기 때문이다. 특히 종의 변이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해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학자마다 입장이 서로 다르므로 간단하게 정리될 일은 아니다. 생물학에 있어 가장 정의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는데 분류학자와 계통학자, 유전학자와 진화학자 등 분야에 따라 종에 대한 견해가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가장 큰 차이가 이종교배에 대한 논란이다.

학계에서 그동안 통용되는 정설은 만약 두 개체가 생식력이 있는 자손을 낳을 수 있다면 그들을 같은 종에서 나왔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종인 말과 당나귀는 짝짓기를 통해 노새를 만들 수 있지만 노새는 번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종의 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말과 당나귀 역시 비슷하지만 생식력이 있는 자손을 낳지 못했기 때문에 같은 종이라고 볼 수 없다는 논리다.

그런데 이 정의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일부 식물과 박테리아무성 생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견지되던 이종교배에 대한 정의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 생물학자들은 DNA 분석을 통해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그런데 화석 연구에 있어 DNA 분석이 많은 각광을 받고 있지만 모든 화석들이 다 DNA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 보면 인류 조상의 계보를 정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더불어 종의 개념 자체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한마디로 당장 고인류를 포함하여 모든 동물에 대한 진화적인 차원의 이야기가 어렵게 전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종의 분류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초기 인류의 종21개로 분류하였다. 이중에는 호모 사피엔스를 비롯, 네안데르탈인, 인도네시아에 거주했던 호빗 크기의 인류(Indonesian hobbit-size people), 호모 에렉투스 등도 포함되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는 사람과 침팬지의 공통 조상인 호미닌(hominin)을 기점으로 초기 인류의 계보를 분류하고 있다. 호미닌사람과 침팬지의 공통 조상인 만큼 그 후예인 현대인의 모습 역시 침팬지와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다초기 인류가 침팬지에 가까운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 21개 종에는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데니소바인, 필리핀의 한 동굴에서 발견한 왜소한 체구 초기 인류 호모 루소넨시스(Homo luzonensis)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학자들 간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인데 데니소바인한국인에게 유전자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으므로 이 부분은 네안데르탈인과 함께 뒤에서 설명한다.

앞으로도 아직 발견되지 않은 또 다른 많은 초기 인류 화석이 존재할 수 있다. 이는 앞에서 설명한 초기 인류에 대한 해석이 크게 변화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과학이 발전하는 것을 나무랄 수 없으므로 현재의 지식을 토대로 미래의 지식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고고학 분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유럽인들의 밝은 피부>

고인류를 전공하는 학자들에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 중 하나는 인간의 피부색이 왜 다르냐이다. 연구에 의하면 호모에렉투스가 아프리카에서 출발하여 세계 각지로 퍼졌으며 이들이 현지에서 적응하여 살다가 현생인류로 대체되었다고 추정한다.

이는 각지에서 호모에렉투스가 정착했는데 유럽인의 피부는 백색, 동양인은 대체로 갈색, 아프리카는 아직도 검은색이며 눈 색깔도 다르기 십상이다.

그런데 호모에렉투스가 아프리카에서 출발했다면 그들은 검은색이 분명하다. 이는 언젠가 이들 간에 피부색이 변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살던 사람이 유럽으로 왔다고 하여 곧바로 백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혼혈에 의해 검은색이 지워지기는 하지만 검은색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 문제는 고인류를 다룰 때 워낙 첨예한 일인데 드디어 이에 대한 연구결과가 도출되었다. 4 만 년 전스페인, 룩셈부르크, 헝가리에서 살았던 초기 수렵 채집자들도 더 어두운 피부를 가졌는데 유럽에 나타난 하얀 피부는 고작 8000여 년 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이안 매티슨 박사밝은 피부색과 유럽 유전학과 관련된 키가 대륙의 특성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유럽의 83개의 인간 샘플을 기반으로 인간이 유럽에 살았던 대부분의 시간 동안 사람들은 피부가 어두웠다고 분명히 말했다. 매티슨 박사탈색을 유발하는 두 가지 유전자SLC24A5 SLC45A2가 부족했는데 두 유전자를 갖고 있던 근동의 농부들이 유럽에 도착하여 밝은 피부 유전자유럽인들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한편 7,700 년 전 스웨덴 남부에서 밝은 피부와 금발 머리카락을 나타내는 유전자 변이와 파란 눈을 일으키는 또 다른 유전자인 HERC2/OCA2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이것은 북유럽의 고대 수렵 채집인들이 하얗고 푸른 눈을 가졌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이들 피부 특성햇빛이 적은 지역에서 유리했다.

학자들은 유럽에서 이들 유전자가 선호되고 확산된 이유비타민 D 흡수를 지적한다. 이는 유럽의 고대 수렵 채집자들이 8,000년 전에는 우유를 소화 할 수 없었다는 것으로도 설명된다. 유럽인들이 우유를 먹을 수 있게 된 것4,300 년 전부터. 자브론스키 박사는 햇볕이 덜 드는 기후에 사는 사람들은 비타민 D를 흡수하고 합성하기 위해 다른 피부 색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창백한 피부가 이들 지역에서 유리했고 우유를 소화하는 능력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당대의 인간들이 두 가지 유전적 해결책도출했다는 것을 뜻한다. UV 자외선을 더 효율적으로 흡수하는 창백한 피부를 발전시키고 우유에서 자연적으로 발견되는 당과 비타민 D를 소화 할 수 있는 유당 내성을 갖추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