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현미경>
전자현미경은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과 투과전자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의 2종류가 있다.
투과전자현미경은 높은 진공으로 가속된 전자빔을 물체를 투과시켜 이를 형광판에 비추거나 사진으로 찍어 관찰한다. 따라서 물체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세포 내 소기관의 단면도 같은 사진은 바로 투과전자현미경의 작품이다. 투과전자현미경은 빛을 물체에 투과시켜 물체를 관찰하는 광학현미경과 원리가 비슷하다. 그러나 광학현미경이 약 1천배까지 확대할 수 있는데 비해 투과전자현미경은 1백만 배 확대 가능하다.
투과전자현미경의 전자총에서 발사된 전자빔은 수백kV의 전압으로 가속돼 에너지를 얻어 전자렌즈를 통과한다. 전자렌즈는 코일을 감은 자석이다. 코일에 전류를 흘려주면 자기장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전자빔의 방향이 정리돼 평행하게 물체를 투과한다. 전류를 바꾸면 자기장이 변하므로 초점거리나 배율을 조절할 수 있다. 전자현미경의 특징은 가속시킨 전자빔의 에너지가 높을수록 초점을 작게 만들 수 있어 해상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가속전압이 2백kV 정도인 일반 투과전자현미경은 0.2nm 크기까지 구별할 수 있는 분해능을 가진다. 한국의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설치된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은 전자를 1천kV 이상의 초고전압으로 가속시켜 0.12nm 크기도 구별할 수 있다. 원자 간 간격이 보통 0.1〜0.2nm이므로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하면 원자 하나하나까지도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투과전자현미경은 빛이 아닌 전자의 흐름을 유리 렌즈가 아닌 전자장으로 굴절시킨다는 점이 다를 뿐 광학현미경과 기본적인 원리는 같다.
반면에 주사전자현미경은 전자선이 시료면 위를 주사(scanning)할 때 시료에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신호 중 그 발생확률이 가장 많은 이차전자(secondary electron) 또는 반사전자(back scattered electron)를 검출하는 것으로 대상 시료를 관찰하는 것이다. 특히 초점이 잘 맞춰진 전자빔을 물체의 표면에 주사하기 때문에 물체의 겉모양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주사전자현미경에서는 주로 시료 표면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시료의 두께, 크기 및 준비에 크게 제한을 받지 않는다. 또한 주사전자현미경은 광학현미경에 비해 집점 심도가 2배 이상 깊고, 광범위하게 집점을 맞출 수 있어 입체적인 상을 얻는 것이 가능하며, 주사전자현미경은 광학현미경에 비해 100배 정도 높은 해상도를 얻는다. 또한 주사전자현미경으로는 부피가 큰 표본도 특별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시료로 사용할 수 있다.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곤충의 미세구조 확대 사진들은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얻은 것이다.
그러나 전자현미경도 약점이 있다. 전자현미경의 경우 1nm 크기 이하의 분해능을 제공하여 원자 하나하나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분해능은 좋지만, 전자의 투과도가 낮고 원소별 구별성이 미약해 세포를 보기 위해서는 세포에 인위적인 조작을 많이 해야 했다. 예를 들면 전자의 투과도가 낮아 세포를 100nm 두께로 잘라야 하는데 이때 제대로 자르기 위해 세포를 말리고 얼려야 한다.
또한 전자는 세포를 구성하는 주원소인 탄소, 질소 등을 잘 구별하지 못하므로 보고자 하는 부분을 미리 특별 처리해야 한다. 즉 화학적 고정, 염색, 도는 건조 등의 처리를 해야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세포는 결국 죽으므로 원래 원하는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할 수 없게 된다. 설사 이때까지 세포가 살아있더라도 전자를 사용하기 위해서 추가로 고진공 환경이 필요하므로 세포는 결국 죽게 마련이다. 죽은 세포의 구조를 관측하다보니 구조 변화와 관련된 세포 기관의 기능에 대한 연구는 불가능해지며 설사 이루어진다하더라도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출된 것이 가시광 광학현미경과 전자현미경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X선은 전자보다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가시광선보다 1/10배 정도로 짧으므로 수십 나노미터 급의 공간분해능을 원리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더구나 X선은 전자에 비해 투과도가 좋아 10㎛ 두께를 투과할 수 있다. 따라서 세포를 얼려 엷은 막으로 자를 필요가 없다.
환경주사전자현미경도 있다. 이 현미경은 전자가 발생해 가속되어 집속 편향되는 구간과 시료가 있는 구간에서 생기는 압력차를 1억 배나 유지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만든 것이다. 전자가 시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배율이 높은 만큼 아주 작은 구멍만 있으면 된다. 구멍이 작아 공기 흐름이 약한 각각의 구간으로 전자를 분리해 내보내면 구멍 양쪽의 압력차가 100〜1000배 정도까지 유지될 수 있다. 이렇게 구멍의 개수를 여러 개로 늘려 각 구멍마다 압력차를 두면 전자 렌즈의 시료대 사이의 짧은 구간에도 구멍수에 상응하는 높은 압력차가 유지될 수 있다.
시료가 있는 구간의 압력이 높으면 시료 표면에 부딪히는 고밀도의 기체 분자들이 시료의 열을 어느 정도 흡수해 준다. 그리고 전자와 충돌해 양이온으로 변한 기체 분자들은 시료에 끌려와 시료의 음전하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부도체 시료를 건조시키거나 금을 입히는 등의 특별한 조작을 하지 않아도 된다.
환경주사전자현미경의 핵심은 몇 밀리미터의 짧은 거리를 두고 있는 마지막 압력제한 미세구멍(Pressure limiting Aperture)과 시료 사이의 압력을 조절하는 것이다. 또한 환경주사전자현미경은 다양한 압력과 습도 등의 환경 조건에서 벌어지는 생명체의 시간적 변화와 운동 양상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주사전자현미경의 한계를 크게 뛰어넘었다고 평가된다. 특히 수분으로 덮인 살아 있는 미생물이나 세포 표피의 미세 구조까지도 뚜렷이 관찰할 수 있어 의학, 생물학 등 관련 학문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전자현미경의 단점인 세포에 대한 인위적 조작을 줄이는 문제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세포의 구성 원소들의 원소별 흡수 차이를 이용하여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소위 ‘물의 창(water window)'이라고 하는 파장 영역의 ’연 X-선‘이 세포 촬영에 필요한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물의 창‘ 영역이라 함은 2.3〜4.4nm 파장대의 X선을 말한다. 이런 용도로 개발된 것이 ’결상 투과 X선 현미경‘으로 이를 이용하여 생체시료를 자연 그대로인 수용액 상태에서 관찰할 수 있다.
그런데 현미경을 다루려면 1953년 노벨상위원회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프리츠 제르니케(Frits Zernike, 1888-1966)를 반드시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는 위상 차이를 이용해 광학 현미경을 개량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고 현재도 금속공학 분야에서는 그의 현미경을 쓰고 있다.
그런데 그의 수상은 노벨물리학상 이래 가장 업적이 뚜렷하지 않은 물리학상 수상자 순위에서 3번째로 선정되었다. 그의 수상이 노벨상의 명예를 훼손시킬 정도의 평가를 받는 것은 그가 개발한 장치 때문에 특별히 발견된 자연과학의 원리도 없고 그 뒤에 개발되는 현미경들에 비해 업적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나면 과거의 업적이 퇴색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제르니케의 노벨상 수상도 당대에는 어느 정도 공이 인정되었기 때문이라고 두둔하는 학자들도 있다.
<원자현미경>
1982년 스위스 취리히 근처 뤼실리콘이라는 자그마한 마을에 있는 IBM의 유럽 연구소에서 게르트 비니히와 하인리히 로러는 자신들이 직접 만든, 아주 날카로운 바늘 침이 달린 새로운 장치로 실리콘의 표면 영상을 측정하고 있었다.
이들의 연구는 ‘터널’이라는 양자현상을 이용한 장비로 물질의 표면 영상을 찍는 것이다. ‘터널’ 현상이란 바닥에 놓인 뚜껑 없는 상자에 탁구공을 넣어두었는데 이 탁구공이 상자 바닥에서 슬슬 굴러다니다가 스스로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현상을 말한다. 상식적으로 상자의 옆면에 구멍이 나지 않는 한 결코 이러한 일은 벌어질 리 없지만 양자역학이 지배하는 나노세계의 입자는 상자 밖으로 나올 수 있다.
비니히와 로러는 몇 개의 원자로 구성된 텅스텐 탐침을 금속 물질 표면에 근접시키고, 이 둘에 전압을 걸어주는 장치를 만들었다. 탐침과 금속 사이의 거리가 수nm이면 터널링 현상에 의해 전자가 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 즉 전류가 흐른다는 뜻이다.
전류는 탐침과 물질 사이의 거리가 짧아질수록 지수적으로 커진다. 탐침을 시료표면 위로 0.1nm만큼 더 가까이 가져가면, 터널링 전류는 10배 늘어난다. 만약 터널링 전류를 일정한 값으로 유지시킨다면, 탐침과 물질 사이의 거리는 일정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탐침을 표면 위에서 움직이면 탐침은 표면의 미세한 윤곽에 따라 위·아래로 움직이게 된다. 원자의 위치에 따라 전류의 세기가 달라진다는 것은 바꾸어 말해 전류의 변화를 측정하면 원자의 위치를 알 수 있다는 의미다.
바로 이 탐침의 오르내림을 컴퓨터로 분석해 시료의 등고선 지도를 그릴 수 있는데 등고선의 간격이 원자 크기만큼 좁기 때문에 물질 표면을 구성하는 개개의 원자를 상세히 알 수 있다. 즉 이 탐침의 미세한 움직임을 측정하면 원자 수준으로 물질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나노과학을 연 제3세대 현미경 중 하나인 초저온에서 고진공 주사터널링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e, STM)이라고 부르며 개개의 원자를 볼 수 있으므로 ‘원자현미경’이라고도 부른다. STM의 해상도는 0.001nm이다. 과거의 전자현미경으로는 희미했던 원자 하나하나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정도였다. 많은 과학자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나노 과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계기를 STM의 발명으로 생각한다.
미국 IBM 연구소에 있는 아이글러(Donald Eigler) 박사는 STM을 이용해 단결정 구리 표면 위에서 철 원자를 하나씩 하나씩 조작해 원하는 곳에 재배열해 양자 울타리라고 불리는 ‘IBM'이란 새로운 나노구조를 만들어냈다.
한국의 김필립 박사도 하버드대학교에서 STM 탐침에 순간적으로 큰 전압을 걸어 발생한 강력한 전기장을 이용, 층층이 쌓여있는 단결정 표면의 원자들을 한 번에 움직여 원래물질과 다른 구조를 가진 단지 한 장의 원자평면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나노 물질을 제조하는 방법은 이미 존재하는 큰 물질을 작은 크기로 만드는 톱다운(top-down) 방식과 원자나 분자를 벽돌 쌓듯이 조합에서 완전히 새로운 물질을 제조하는 (bottom-up) 방식이 있다. 톱다운 방식이 물리적이라면 보텀업 방식은 화학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톱다운 방식으로 제조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원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반도체산업 또는 물질 표면에 일련의 패턴을 형성하는 리소그래피(lithography) 기술에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톱다운 방식은 50나노미터보다 작게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보텀업 방식은 생체 물질의 특징인 자체 조립을 이용해서 나노 물질을 만드는데 이떄 생체 물질은 스스로 원자와 분자를 질서 있게 정렬․배치시킬 수 있다.
1986년 비니히와 로러는 STM 개발의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그러나 최초의 원자현미경인 STM은 탐침과 시료 사이에 전류가 흘러야 하기 때문에 부도체인 시료는 영상을 얻을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이 문제점을 해결한 사람도 비니히이다.
비니히는 1987년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1년간 연구하면서 전도성이 없는 물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시료의 원자와 탐침의 원자 사이의 힘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STM과 마찬가지로 탐침을 물체의 표면에 근접시키면 이들 간의 거리에 따라 끌어당기거나 밀치는 힘이 작용한다. 탐침을 캔틸레버라고 불리는 다이빙보드처럼 잘 휘는 물체에 붙이면 탐침의 원자와 시료의 원자 사이에 작용하는 힘에 의하여 캔틸레버가 쉽게 휜다. 이는 캔틸레버의 휜 정도를 알아내면 시료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때 휜 정도를 캔틸레버에 레이저를 쏘아서 반사되는 각도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이다.
이처럼 탐침을 이용해 표면을 더듬는 방식으로 표면윤곽에 대한 정보를 얻는 제3세대 현미경 즉 원자현미경인 주사탐침현미경(Scanning Probe Microscope, 이하 SPM)이다.
SPM이 전자현미경보다 탁월한 기능을 보이는 것은 전자현미경은 단지 표면의 2차원 영상을 보여주지만 SPM은 탐침을 위와 아래, 앞과 뒤, 그리고 양옆으로 이동시키기 때문에 한 번에 물체 표면의 3차원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전자현미경의 경우 전자빔이 시료까지 도달하고, 측정해야 하는 전자가 다시 전자 검출기까지 도달해야 하기 때문에 측정을 위해서는 시료와 전자총, 그리고 전자 검출기 사이에, 방해가 되는 기체분자가 거의 없는 진공상태가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SPM은 진공과 대기 중에서 모두 가능하다. 심지어 액체 속에서도 측정이 가능하다. 아울러 측정에 의한 시료의 손상이나 변화가 매우 작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전자현미경은 수십만-수백만 볼트의 전압으로 가속된 전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측정과 동시에 시료가 쉽게 영향을 받지만 SPM은 이를 뛰어 넘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SPM의 가장 큰 장점은 물질을 관측한다는 수동적인 현미경을 뛰어넘어 SPM의 탐침으로 시료 표면의 원자를 들어 올리거나 원하는 위치로 옮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특정한 구조나 모양을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SPM으로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구조를 직접 만들어서 어떤 물리적인 현상을 보이는지 동시에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여인환 박사는 SPM은 초소형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SPM의 배율은 주어진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0.01nm 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구별할 수 있다. 원자의 크기가 대략 0.1nm이므로 원자 하나하나를 충분히 구분해 낼 수 있는 이유다.
SPM은 원자력간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e, 이하 AFM)으로 발전된다.
AFM은 터널링 현상에 의한 전류 대신 원자와 원자 간에 미치는 힘을 조절하기 때문에 세라믹과 같은 물체뿐만 아니라, 세포와 같이 부드러운 물체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STM은 전기적으로 부도체는 볼 수 없는데 반해 AFM은 이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다.
SPM은 시료와 탐침 양쪽에 전기를 걸어 양자역학적 터널링 현상으로 전류가 흐르는 특성을 이용한다. 전류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탐침을 시료 위에서 움직이면 탐침은 시료의 원자 의 모양에 따라 상하로 움직인다. 바로 이 탐침의 움직임을 컴퓨터로 분석해 시료 표면의 원자구조 이미지를 그려내는 것이다.
시료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 즉 세라믹과 같은 물체뿐만 아니라, 세포와 같이 부드러운 물체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AFM은 STM보다 표면을 그려내는 최대 해상도가 부족하지만 시료를 거의 손상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다.
원자현미경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작은 것을 볼 수 있는 것만이 아니라 아주 작은 원자를 원하는 위치로 움직일 수 있고 나노크기로 표면을 가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나노리소그래피(nano-lithography) 기술에서 AFM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리소그래피는 반도체나 다른 고체의 표면을 처리해 아주 작은 구조를 만드는 기술이다.
AFM을 사용한 리소그래피 기술은 크게 2종류다. 하나는 나노새김으로 나노미터 크기의 AFM 탐침으로 직접 반도체 표면을 긁어 선을 그린다. 이 기술은 반도체 칩 표면에 잘못 연결된 도체 선을 끊어 회로를 고치거나 감광재료의 일부분을 긁어서 없애는데 사용한다. 다른 하나인 나노산화는 도체로 만들어진 AFM 탐침으로 전기를 흘려 특정 반도체 표면을 산화시키는 기술로 특정 영역만을 산화된 반도체로 덮어 표면의 일부를 감광재료로 덮는 과정을 대신한다. 나노크기로 가공된 반도체는 그렇지 않은 반도체보다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한다.
최근에는 AFM을 이용한 새로운 리소그래피 기술이 개발돼 주목을 받았다. 일명 ‘나노펜 기술’로 AFM 탐침을 펜으로 삼아 화학이나 생화학물질 용액 잉크를 찍어서 고체표면에 글씨를 쓰거나 선을 그리는 기술이다. 마치 가정에서 많이 쓰는 프린터처럼 종이 대신에 반도체 같은 고체표면에 인쇄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AFM은 DNA나 단백질과 같은 생명과학 연구에서 필수 핵심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AFM은 물, 기름과 같은 액체 속에서도 동작해 DNA 구조를 손상시키지 않고도 관찰할 수 있다. 즉 특정 조건에 있는 생명체가 움직이는 상태를 동영상으로 볼 수 있어 상세 관찰이 가능하다. 또한 단백질이 어떤 모양으로 접혀 있는지, 접히는데 얼마나 에너지가 필요한지, 접힌 구조가 단백질의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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