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노벨상이 만든 세상/방사능

방사능 다이제스트(2)

Que sais 2020. 10. 1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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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피폭 상관관계>

큰 틀에서 방사선 조사의 우려가 크지 않다고 하지만 이 부분에 관한 한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첫째는 방사선을 한꺼번에 많이 받으면 어떻게 되느냐이고 둘째는 방사선을 조금씩 반복하여 받으면 어떻게 되느냐이다.

한국 사람들이 원전 건설에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원전의 방사선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건강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무기력해지고 구역질이 나며 어떤 사람들은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런 주장이 주목을 받는 것은 방사선을 아주 많이 받았을 때 즉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때 피복된 사람들에게서 생길 수 있는 현상(골수증후군)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 의료기관들을 포함하여 유관기관의 철저한 조사에 의하면 이들 증세는 방사능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각종 기관의 발표에 대해 회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곧바로 유관기관에서 무언가 감추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방사능에 대한 문제만 일어나면 거의 언제나 방사선으로 인한 영향이라는 근거가 없다며 판에 박은 이야기만 이야기하므로 그걸 믿을 사람이 과연 누구가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사실 앞의 증상들은 일본에서 원폭이 떨어진 후 살아남은 희생자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도출된 내용이다. 물론 일시에 많은 방사선을 받더라도 인체가 보여주는 반응은 사람, 나이,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또 단순히 많은 방사선이라해도 사실은 얼마나 많은 양인지에 따라서도 다르다.

 

그동안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방사선을 일시에 많이 받으면 우리 몸은 비교적 빠른 수일 이내에 반응한다. 그런데 이때 나타나는 방사선 장해 증상은 다른 질병이나 사고를 당한 환자들이 보이는 증세들과 전혀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처음에는 증상이 며칠 동안 계속되다가 갑자기 완전히 정상상태인 것처럼 모든 증상이 깜쪽같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모든 증상이 사라지는 기간을 잠복기라고 하는데 이 잠복기는 환자가 받은 방사선량이 많으면 짧고 상대적으로 적은양(방사선 측면으로 볼 때 매우 많은 양에 포함)의 방사선을 받으면 12주일 정도로 길어질 수 있다. 잠복기가 지나야 비로소 진성(眞性) 피해 증세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방사선을 많이 받았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방사선 피해 징후는 방사선량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가장 적은 양의 방사선을 맞았을 때의 피해 증세는 보통 인간이 매년 받는 자연방사선량 연간 200240밀리렘의 10003000배 정도의 방사선(25만 밀리램 또는 80만 밀리램)을 한꺼번에 받을 때 비로소 나타난다. 골수증후군은 방사선에 예민한 혈액 속에 변화가 나타나는데 대체로 자연방사선 연간 피폭량 200240밀리렘의 100배 정도를 받으면 혈액 속의 혈구 변화로 백혈구가 급격히 늘어났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든다. 인체의 복원 작용에 의해 골수에서 다시 백혈구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20만 밀리렘을 온 몸에 걸쳐 받으면 환자는 먼저 방사선을 받은 지 몇 시간도 안되어 욕지기가 나고 구토를 한다. 그리고 12주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은 잠복기가 왔다가 다시 무기력해지고 십게 피로를 느끼며 피하출혈이 생기고 거의 항상 탈모증세가 발생된다. 이런 현상은 주로 혈구를 만들어내는 골수조직이 방사선에 의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골수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아 일부가 살아남고 나머지 부분도 점차 재생되면 이 환자는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12개월 내에 사망한다.

자연방사선의 2,000(48만 밀리렘) 정도 받으면 환자의 약 반수는 한 달 이내에 사망하며 환자가 받은 방사선량이 60만 밀리렘을 넘으면 거의 모두 한 달 이내에 사망한다. 방사선을 한꺼번에 80만 밀리렘 이상을 받으면 앞에 이야기한 증세가 한꺼번에 더욱 빨리 나타난다. 또한 이들 방사선량을 받으면 몸속의 혈액보다 방사선에 덜 민감한 소화기관 등 조직까지 파괴될 수 있다. 이 경우 설사, 탈수 등이 생기고 위를 통해 들어간 박테리아 때문에 패혈증이 되어 사망할 수 있다.

방사선을 한꺼번에 많이 받아서 나타날 수 있는 최악의 증세는 신경조직 파괴로 인해 일어나는 중추신경계 증후군이다. 대체로 100만 밀리렘 이상을 순식간에 받으면 수십 시간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사망한다. 이정도의 방사선을 받으면 심한 구토, 설사 및 호흡관란과 함께 혼수상태에 빠지는데 이때는 방사선에 가장 강하다는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도 마비된다.

위 경우는 방사선이 온 몸에 고르게 받았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방사선을 일시에 신체의 어느 한 부분에만 집중적으로 쪼일 때는 전혀 다른 현상이 일어난다. 피부에만 집중적으로 쪼일 경우 피부가 붓고 붉은 색으로 변하며 껍질이 벗겨지는데 이런 현상은 피부에 집중적으로 연간 자연방사선의 2천배 정도인 45만 밀리렘 이상의 방사선을 받을 경우에 생긴다. 이 정도를 넘으면 피부의 탈모현상이 발생하고 각종 피부병이 쉽게 생긴다.

눈에 집중적으로 자연방사선의 2,0003,000배 이상을 한꺼번에 받으면 약 8년 후 방사선을 받은 사람들의 1/10 이상이 백내장에 걸릴 수 있다. 많은 양의 방사선이 일시에 사람의 성기에 집중적으로 조사되면 방사선의 양에 따라 남녀 모두 일시적 또는 영구적 불임이 될 수 있다. 방사선으로 인한 불임은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더 예민한데 남자의 경우 120만 밀리렘을 받으면 일시적 불임이 되는데 여성의 경우는 최소한 30만 밀리렘 이상을 받아야 한다.

이를 종합하여 설명한다면 자연방사선의 100배 이하를 한꺼번에 받았을 때는 아무런 신체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며 최소한 1000배 이상을 받아야 진단 가능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난다. 이 정도의 방사선은 핵사고 등이 일어났을 때 현장에서 직접 피폭되지 않는 한 받을 수 없는 양이다. 한마디로 앞에서 설명한 무기력, 탈모증이 생기는 것을 원전에서 발생되는 방사선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방사선에 의한 증세는 반드시 잠복기가 일어나야 하는 것도 방사선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유전자 결함 발견 못해>

방사선에 집중적으로 피폭된 경우를 설명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은 세포 내의 가장 민감한 부위인 핵 내에 있는 DNA가 방사선을 받되 세포의 생명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 정도로 조금만 파괴된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하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앞에 설명한 것처럼 DNA에 손상이 가더라도 인체의 복구 능력에 의해 원상으로 돌아가므로 아무런 피해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적으로 미처 원상복구되지 못한 세포들은 대체로 거의 죽어버린다. 이때 죽는 세포의 수는 방사선을 한꺼번에 많이 받았을 때 생기는 죽은 세포의 숫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한마디로 우리 몸에는 아무런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는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방사선 45만 밀리렘을 온몸에 한꺼번에 받으면 한 달도 못가 절반이 사망한다. 그러나 45만 밀리렘을 일 년에 걸쳐 5만 밀리렘씩 아홉 번에 나누어서 받으면 사망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는다. 이러한 차이는 우리 몸속에 있는 복구 효소에 의해 파괴된 DNA를 고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사선을 조금씩 여러 번에 걸쳐 나누어 받을지라도 그에 따른 부작용은 있다. 방사선을 오랜 기간 동안 여러 번에 걸쳐 나누어 받으면 우리 몸속의 복구 기능이 고장 난 DNA100% 처리하지 못할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 부서진 DNA를 가진 세포는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택한다. 즉 세포가 분열할 때 부서진 DNA 때문에 분열하지 못하고 세포가 죽든지 아니면 DNA가 부서진 채로 세포분열을 하든지 둘 중의 하나다. DNA가 부서진 채로 세포분열을 하면 새로 생기는 세포도 부서진 DNA를 갖는다.

사실 세포내 고장 난 DNA가 세포분열 후에도 계속 살아남아 새로 생기는 세포의 DNA에 고장 난 채로 전달되는 현상이 가장 우려하는 사항이다. 고장 난 DNA가 다음 세포에서 그 다음 세포로 서서히 전달되어 일어나는 현상은 시간적으로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 늦게 일어난다. 따라서 소량의 방사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나타나는 신체상의 현상을 방사선의 지발효과라 부른다.

문제는 방사선의 지발효과를 의학적 진단으로 명확하게 찾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방사선의 지발효과는 그 발생 가능성이 지극히 희박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방사선의 지발효과는 얼마만큼 방사선에 얼마동안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것은 물론 어떤 반응에 의해 어떠한 종류의 지발효과가 생기는지도 현 단계에서는 알지 못한다. 단지 방사선을 조금씩 받으면 DNA 구조가 파괴될 수 있고 파괴된 DNA가 몸속의 보통 세포에 전달되면 암이나 유전적인 기형아가 생기는 것은 물론 유전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개연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암이나 유전적 기형아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은 방사선에 노출되었을 때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농약, 또는 화학물질에 노출되었을 때도 가능하다.

여하튼 인체 중에서 세포분열이 왕성한 세포들이 방사선 피해를 쉽게 입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즉 분열세포는 방사선에 특히 약하다. 예를 들어 정자와 난자를 생산하는 생식세포는 방사선을 많이 쬐었을 때 불임이 되기 쉬우며 분열하는 염색체에 이상을 일으켜 돌연변이 등 유전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성장하고 있는 아기나 어린이가 피폭된다면 매우 위험하다고 알려진다. 방사선이 백혈병을 잘 일으킨다는 이유도 방사선이 골수의 조혈(造血) 기관 세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방사선이 유전적 장해를 줄 수 있다는 최초의 연구는 1922년 미국의 유전학자 뮐러(Hermann Joseph Muller, 18901967)가 초파리에게 X선을 여러 가지 세기로 조사하여 얻었다. 그는 방사선의 선량(線量)에 비례하여 돌연변이가 많이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뮐러의 법칙으로 알려진 이 실험에서 그는 방사선이 약하더라도 돌연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뮐러는 이 연구로 194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자연계에서 발생하는 돌연변이는 거의가 생존에 불리한 상태로 나타나므로 곤욕이 아닐 수 없다. 일부 원자력 반대하는 사람들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 장단점이 있듯이 원자력도 단점을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문제는 방사능의 효용도로도 잘 알려져 의료용 치료는 물론 종자 개량 등을 비롯하여 여러 분야에서 활용된다

피폭자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암은 백혈병이다. 방사능에 노출된 12만 명 중 219명이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피폭 후 5년까지는 백혈병 사례가 증가하다가 이후로는 감소했다. 1천밀리시버트 이상에 노출된 그룹 중 86퍼센트가 방사능으로 인한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100500밀리시버트 그룹에서는 백혈명 사망자가 36퍼센트, 5100밀리시버트 그룹에서는 5퍼센트에 불과했다.

결장, 유방, , 폐 등 신체기관에 악성종양이 발생한 경우는 더 적었다. 방사능에 노출된 10만명 그룹 중 악성종양으로 사망한 사람은 7851명이었는데, 그중 방사능이 암 발생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11퍼센트인 850명에 불과했다. 방사능에 의해서 암 발생률이 높아지긴 했지만 피폭량에 따라서 차이가 난 것이다. 방사능으로 인해 암이 생길 확률은 부위에 따라서도 다르다. 유방이나 갑상선은 방사능에 의한 암 발생률이 높지만 전립선은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제조에 참여했던 미국의 한포드(Hanford)연구소의 종사자 약 3만 명에 대한 32년간에 걸친 추적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0.05~0.2시버트 정도 피폭된 종사자들의 경우 암이나 백혈병에 의한 사망률이 일반인의 암이나 백혈병에 의한 사망률보다 낮게 나타났다. 자연 방사선이 특히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돗토리현의 미사사 온천은 라듐과 라돈이 많이 함유된 방사능 온천이다. 그런데 이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암 사망률은 일본 평균에 비해 1/2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현저히 낮다.

 

현재까지 암 발생이나 기형아를 유발시킬 수 있는 소위 발암물질로 불리는 화학물질이 약 6,000가지 발견되었는데 아직 암이 생긴 환자가 6천여 종이 넘는 화학물질이나 음식물 등에 의해서 생긴 것인지 또는 방사선에 의해 생긴 것인지 분명하게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방사선에 의해 암이나 유전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다른 화학물질에 비하면 이런 해를 끼칠 확률이 상당히 적다는 뜻이다. 이 말은 방사선의 후유증으로 후손들에게 틀림없이 기형아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성 자체를 불식시킬수는 없지만 그 가능성은 지극히 적어 실제로 관찰된 경우가 없다는 점이다.

이 분야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으므로 미국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전리방사선의 생물학적 효과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보통사람의 경우 부모가 생활환경에서 오는 여러 가지 발암물질에 노출되어 자녀를 출산하면 신생아 100만 명당 평균 107천 명의 유전적 결함을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 부모가 모두 1천밀리렘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유전 장해를 가진 어린이가 575명 정도 더 발생한다고 한다. 이를 정리하면 방사선 1천 밀리렘의 영향은 자연적유전결함 발생률을 약 0.00050.0075 퍼센트 정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사실 이 정도의 영향은 실제 발생하는 유전적 기형아의 발생건수에 비교해볼 때 거의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카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부터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받고도 살아 남은 사람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방사선의 영향으로 유전적 기형아가 생겼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경우가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방사선의 영향으로 암 발생, 유전적 결함이 거론되나 아직까지 방사선에 의해 유전적 기형아 발생된 예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방사선에 대한 소문이 얼마나 과장되었는가를 이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음을 인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