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노벨상이 만든 세상/초전도체

노벨상의 노다지, 초전도체(2)

Que sais 2020. 10. 24.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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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 역사>

20세기초 등장한 초전도처럼 현대 과학의 모든 면을 보여주는 것도 거의 없다.

우선 초전도체는 놀랍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채워진 완벽한 드라마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주제 자체가 환상적인데다 많은 흥미진진한 등장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들 상당수가 노벨상으로 무장했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을 주는 것은 초전도체가 아직도 많은 수수께끼와 예측 불가능한 결말들을 이끌어가는 끝나지 않은 이야기(never ending)라는 점이다. 김창영 박사100여 년에 걸친 초전도 역사세 개의 시기로 나누었다. 첫 번째 시기초전도체가 등장1911부터 1957, 두 번째 시기초전도체가 실용으로 전개되는 1957년부터 1986 그리고 마지막으로 1986년부터 현재까지이다.

 

1단계 (19111957)

초전도체라면 제일 먼저 레이던 대학 실험물리학부 교수1913에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헤이커 카메를링 오네스(Heike Kamerlingh Onnes) 박사를 거론하지만 그에게 기초를 만들어 준 사람은 반 데르 발스(Johannes Dideric Van der Waals)이다.

요하네스 디데릭 판데르발스(1837~1923)1910년 노벨 물리학상

그는 기체의 상태 방정식분자적 정보와 연관해 유도했다. 그가 유도한 상태 방정식기체가 연속적인 방법으로 액화될 수 있고, 임계점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불연속적 변화를 보인다는 것이다. 액체가 증발하면 기체가 되므로 임계점에서는 액체 상태식이나 기체 상태식이 같아져야 한다는 경계조건을 이용하여 복잡한 자연 현상단순한 식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기체의 상태 방정식에 관한 연구는 1910 그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했다.

반 데르 발스 박사의 제자인 오네스발스 박사의 연구를 계승하여 당대의 물리학자들이 치중하고 있던 양자역학에서 벗어나 초전도 연구에 도전했다.

구스타프 키르히호프(1824~1887)

네덜란드의 오네스 박사그로닝겐 대학교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한 후, 1871년부터 1873까지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당대 최고의 물리학계 거물인 키르히호프와 분젠의 지도를 받았다. 1879년 그로닝겐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1878년부터 1882까지 델프트 고등기술학교에서 강의하였다. 1882년 레이덴 대학교 실험물리학 교수로 임용되어 1923까지 즉 40년간 재직하였다.

로베르트 분젠(1811~1899)  1859년   키르히호프와 함께 '스펙트럼 분석법'

그는 1894년 레이든 대학교에서 저온물리학연구소를 설립한 후 연구소 안에 기체를 액화하는 저온기술장치 제작에 몰두했다. 그의 좌우명은 측정을 통해 지식을 얻어라였다.

그는 그야말로 끈질긴 사람으로 1908 드디어 당시까지 액화가 되지 않는 유일한 원소였던 헬륨5.22°K에서 액화시켰다. 헬륨의 액화에 성공한 오네스금속의 전기저항극저온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실험물질로 택한 금속은 순도높은 금과 백금이었다. 금의 전기 저항은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계속 감소했으나, 백금의 경우에는 4.3°K 이하에서는 거의 일정한 값을 보이면서 온도가 내려감에도 줄어들지 않았다. 그는 일정한 저항이 남는 것은 불순물이 녹아 있기 때문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쉽게 정제가 가능한 수은과 납을 택해 실험을 계속했다. 이 두 금속은 증류하여 응축시키는 과정을 되풀이하면 거의 100% 순도의 물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그야말로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었다.

절대 온도 부근에서 평상 온도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물질의 성질이 발견된 것이다. 수은4.20K일 때 500분의 1이던 저항이 100만분의 1로 줄어들었고 1.50K에서 1억분의 1 이하로 감소했다. 말하자면 4.20K에서 수은은 새로운 상태 즉 특수한 전기적 성질인 초전도상태로 변했다.

4°K는 우리가 숨 쉬는 공기도 고체 상태로 변하는 극저온이다. 오네스수은을 그렇게 낮은 온도까지 냉각시킬 수 있었던 것은 이미 헬륨 기체액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하였기 때문인데 그는 액체 헬륨 일부를 기화시켜 0.83°K라는 극저온도 얻을 수 있었다.

오네스노벨상을 받은 후 곧이어 발발한 1차 세계대전은 막 시작된 초전도 연구를 중단시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지에서의 양자분야 연구는 계속되었고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거불확정성원리를 발표했다.

물론 1차 세계대전임에도 불구하고 초저온에 대한 연구는 세계 각지의 연구원들을 매료시켰는데 이들의 궁극적인 주제는 절대 0를 향해서 낮출 때 다른 금속의 저항이 어떻게 될 것인가이다. 학자들은 세 가지 경우의 수를 들었다.

 

- 무한대로 증가한다

- 계속 낮아져서 결국 0으로 간다

- 유한한 저항으로 수렴한다

 

오네스수은뿐만 아니라 다른 금속들도 초저온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7.22°K에서 초전도 현상이 나타났는데 액체헬륨으로 저온을 유지하면서 수백 암페어의 전류납 고리에 흘려보냈더니 2년 반 동안이나 전류가 거의 감소하지 않았다.

오네스가 행한 일련의 저온 물리의 연구가 인정되어 1913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고 이는 초전도체 분야노벨상의 노다지로 부각하는 전초였다.

오네스의 중요성극저온에서의 물질의 성질을 조사할 수 있는 기초가 만들어 졌다는 점이다. 오네스는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특히 어린 오네스가 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자 부모는 다락방을 그의 실험실과 천문대로 개조해 주었다. 그는 무엇이든 자기가 직접 설계하고 실험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어느 날 혼자 집에서 실험하다 목조건물로 된 집을 절반이나 태우기도 했다. 자신의 실수로 집을 태운 것에 낙담해 있는 오네스에게 아버지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얘야. 무서워할 것 없으니 울음을 그치렴. 아빠와 엄마는 너를 나무라지 않는다. 과학 연구를 위해서라면 네가 집을 다 태우더라도 우리는 너를 탓하지 않는단다.”

 

오네스와 같은 부모를 만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부모의 아들이 노벨상을 받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발터 마이스너(1882~1974)

1933 독일의 물리학자 발터 마이스너(Walter Meissner)로베르트 옥센펠트(Robert Ochesenfeld)초전도체가 지니는 매우 특이한 전기적 성질을 발견했다. 자석을 움직이거나 자기장의 강도를 변화시키면 그 가까이에 있는 전도체 내부에 전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들은 초전도체 위에 자석을 두면 공중으로 올라가 떠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을 발견했다. 유명한 마이스너 효과이다.

마이스너 효과

마이스너 효과초전도 내부자기장투과를 하지 못하는 현상이다. 이는 초전도체 안에서 발생한 전류내부 자기장을 만들어내 자석의 자기장과 균형을 이루기 때문으로 설명되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자기장이 비교적 약할 때만 발생했다.

프리츠 런던(1900~1954)

이 발견으로 전도 현상에 대한 연구는 완전도체 현상보다는 완전 반자성체 현상의 설명에 초점이 모아졌다. 1935년 런던(London) 형제'런던 방정식으로 완전 반자성체 현상을 설명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설명은 보통 금속의 전류가 전기장의 세기에 비례하는데 전류벡터장에 비례한다고 설명하여 완전하지 않았다.

그러자 BCS 이론이 등장한 후인 1963년 앤더슨 박사진공에서는 질량이 0전자기장초전도체 내부에서는 질량을 갖게 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하였다. 전자기장질량을 갖게 되는 수학적 원리초전도체 내에 존재하는 쿠퍼쌍의 위상전자기장의 벡터장이 흡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학적 원리양자장론에서 1964년 힉스 박사가 발표한 힉스 입자와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당대에 힉스 입자를 탐색하는 것이 불가능했는데 스위스 CERN의 거대 입자가속기에서 힉스입자를 발견하여 그들의 이론이 임이 입증되었다.

피터 웨어 힉스(1929~)2013년 노벨 물리학상

현재는 1,400여 개의 원소들과 합금들이 초전도성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속 중에서 가장 높은 임계온도를 나타내는 원소는 테크네튬인데 11.2°K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낸다.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온도를 임계온도(Tc)라고 한다.

초전도 현상을 나타내는 온도가 높이 올라갈수록 실용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액체헬륨리터당 수 만원에 이를 정도로 값이 비싸고 45K는 너무 낮아서 크라이오스탯이라는 특수한 구조의 단열용기가 없으면 담고 보관하기조차 어렵다.

크라이오스탯

그러므로 높은 임계온도의 초전도체를 발견하기 위해 학자들은 부단히 노력했다. 곧이어 금속계에서 니오브-티탄(Nb-Ti, Tc=9K), 니오븀주석(Nb3Sn, Tc=18K), 니오븀게르마늄(Nb3Ge, Tc=23K), 임계온도가 39K인 붕화마그네슘(MgB2)가 발견됐다. 그러나 이 온도로도 만족스러운 것이 아니므로 취급이 까다로운 헬륨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노벨상 추천사>

헤이커 카메를링 오너스(1853~1926) 1913년 노벨 물리학상

1913년 오네스에게 수상된 노벨 물리학상 주제는 저온에서의 물질 속성 연구: 액체 헬륨의 생성이다. 이 내용을 보면 초전도 연구의 전반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다.

 

전하,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왕립과학원1110일 회의에서 라이덴 대학교의 교수인 하이케 카메를링 오네스 박사에게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오네스 박사냉각기법을 연구해 액체헬륨을 제조했고, 저온에서의 물질 특성에 대한 연구에서 보여 준 업적을 인정받았습니다.

100여 년 전 다양한 압력과 온도에서 일어나는 기체의 거동에 대한 연구는 물리학을 크게 발전시켰습니다. 이후 기체의 압력·부피·온도 사이의 연관 관계물리학 특히, 현대 물리학의 핵심 분야 중 하나인 열역학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1873년과 1880 반 데르 발스 교수기체의 운동을 설명하는 유명한 법칙을 발표했습니다. 반 데르 발스의 기체 법칙열역학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기여를 했으며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기체의 특정 성질분자와 분자 사이에 작용하는 힘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만들어진 반 데르 발스의 열역학법칙은 사실은 비논리적인 기초에서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실제 기체압력과 온도에 따라 변화되는 성질반 데르 발스 교수가 가정한 것과 상당히 큰 차이를 보입니다.

따라서 반 데르 발스의 법칙에서 벗어나는 현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온도와 분자구조의 변화에 따라 기체어떤 거동을 보이는지를 연구하는 것분자의 성질과 그것에 관련된 현상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1880대 초반 오네스 교수는 자신의 유명한 실험실을 만들면서 기체와 관련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실험에 필요한 장치를 직접 설계하고 개선하여 놀랄 만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오네스 교수의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중요한 많은 결과들을 여기에서 간단히 다루기는 어렵습니다. 오네스 교수동료 연구자들은 단원자와 다원자 기체 그리고 기체 혼합물의 열역학적 성질을 연구해 현대 열역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또한 설명하기 매우 힘들었던, 기체들이 저온에서 독특하게 행동하는 현상에 대해 명료하게 설명하였습니다. 오네스 교수와 연구자들물질의 구조와 그것에 관련된 현상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오네스 교수의 연구는 그 자체로도 매우 중요하지만, 인류가 추구해 온 가장 낮은 온도를 달성했다는 데 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오네스 교수도달한 온도열역학에서 언급하는 가장 낮은 온도절대온도 0에 매우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일반적으로 저온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영구기체(불활성기체)를 응축시켜야만 가능합니다. 패러데이1820대 중반, 선구적으로 이 연구를 수행했는데 이는 열역학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였습니다.

올체프스키, 린데 그리고 햄프손이 다양한 방법으로 액체산소와 공기를 제조하였고 듀어는 실험적인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소 응축에 성공하였습니다. 이 같은 연구를 통해 우리는 섭씨 영하 259, 절대온도에서 단지 14도 높은 저온 상태까지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저온 상태에서는 모든 알려진 기체들이 쉽게 응축되는데 1895 대기에서 발견된 헬륨만은 예외였습니다. 따라서 헬륨을 응축시킬 수 있다면 더 낮은 온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올체프스키와 듀어, 트레버스와 자크로드액체헬륨을 얻기 위해 많은 응축 방법을 사용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일련의 실패 이후 사람들은 헬륨 액화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908년 오네스 교수는 이 문제를 마침내 해결했습니다. 오네스 교수가 처음으로 액체헬륨을 제조한 것입니다. 오네스 교수헬륨을 액체화했던 실험장비오네스 교수가 극복한 수많은 실험적인 어려움을 여기에서 말씀드리자면 많은 전문적인 내용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는 헬륨의 액화저온에서 기체와 액체의 성질을 연구하는 오래된 연구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만 말씀드립니다. 오네스 교수저온에서의 기체와 액체의 성질을 연구하면서 최종적으로 헬륨의 이른바 등온선을 얻었으며, 등온선을 얻으면서 획득된 지식이 헬륨의 액화를 위한 첫 단계가 되었습니다. 이후 오네스 교수액체헬륨을 채운 차가운 수조를 만들어 절대온도 1.15에서 4.3 사이에 놓인 물질의 성질을 연구했습니다.

물리학에서 이러한 저온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 온도에서는 물질의 성질과 물리 현상이 상온이나 고온과는 일반적으로 상당히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온도에 따른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현대 물리학의 많은 의문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 자리에서 특별히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기체의 열역학에서 빌려온 많은 원리들이 이른바 전자이론(고체물리)에서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자이론물질의 전기적, 자기적, 광학적, 그리고 많은 열적 현상을 설명하는 길잡이입니다.

상온 또는 고온에서 얻어진 열역학적 방법으로 얻은 물리 법칙은 측정으로 확인된 듯 보입니다. 그러나 만약 온도가 매우 낮아진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오네스 교수가 발견했듯이 액체헬륨 온도에서의 전기전도에 대한 저항 연구네른스트와 그의 학생들이 액체헬륨 온도에서 수행한 비열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이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전자이론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점점 더 명백해지고 있습니다. 전자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는 이미 플랑크와 아인슈타인을 포함한 많은 연구자들이 시작하였습니다. 전자이론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많은 실험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전자이론저온 특히 액체헬륨이 만들어지는 온도에서 물질의 성질을 실험적으로 계속 측정해야만 검증할 수 있습니다. 저온 연구전자들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입니다.

오네스 교수의 장점은 그 자신이 이런 가능성을 만들었으며 동시에 물리학에 커다란 영향력이 있는 중요한 연구 분야를 열었다는 데 있습니다.

오네스 교수물리학 연구에서 중요한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이에 왕립과학원오네스 교수에게 1913년의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할 자격이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