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에 대한 연구는 한국이 상당히 앞서있다.
그래핀은 그래핀 발견 초창기부터 한국에 도입되어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100대 유망 연구분야에도 포함됐다. 그래핀에 대한 한국의 연구는 그야말로 다방면에 걸쳐있다.
UNIST 백종범 교수는 쇠구슬을 이용한 볼밀링법을 통해, 연료전지에 사용되는 백금 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 그래핀 촉매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래핀이 폭발적인 인기를 보이는 것은 열 전도성 때문이다. 전도성이 높으므로 알루미늄이나 구리 방열판 대신 아주 얇게 필름 형식으로 만들어 방열판으로 사용가능하다. 배터리에도 그래핀이 사용된다. 일반적인 리튬 폴리머 배터리의 방전률이 25~60C라면 그래핀 배터리는 90C 이상 연속으로 뽑아낼 수 있다.
스티커처럼 자유롭게 뗐다 붙이는 이차전지도 한국에서 개발되었다. 한마디로 어떤 물체나 표면 등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탈부착이 가능한 스티커 형태의 이차전지 기술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윤하나 박사는 고팽창 그래핀 전극 기반의 자유롭게 탈부착 가능한 스티커형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 기술을 개발했다.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는 얇은 판상의 초소형 고성능 에너지저장소자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적용이 가능하다. 특히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이들을 적용하려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한데 이는 디자인의 유연성과 안전성이 함께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존 웨어러블 디바이스용 에너지저장소자로는 리튬박막전지가 활용되는데 이들은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든다. 이 때 유연한 구조적 특성상 공기 중 수분과 노출해 폭발할 위험성이 있고 반복적으로 구부러질 경우 전극의 단락이 생길 수 있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스티커형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티다. 특히 이들 표면에 도파민이라는 분자를 적용하여 기존 리튬박막전지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갖는 스티커형 에너지저장소자를 개발한 것이다. 이들이 세대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IoT 기기에 쉽게 탈부착이 가능하여 기존 리튬 기반 에너지저장소자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KAIST는 김상욱 박사는 그래핀이 스스로 벨트 형태로 납작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것은 그래핀을 유연한 소자나 웨어러블 기기에 보다 빨리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많은 연구로 그래핀을 이용한 다양한 응용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어 기본적으로 소량의 그래핀을 첨가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김 박사가 스스로 납작해져 벨트와 같은 단면을 갖는 현상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다. 통상 일반 섬유는 단면이 원형으로 이뤄져 있는 반면 원자 단위의 평평한 2차원 소재인 그래핀으로 이뤄진 섬유는 단면이 납작한 형태가 안정적인 구조라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원형 단면을 갖는 일반 섬유에 비해 기계적 강도는 약 3.2배, 전기전도성은 약 1.5배 향상됐다는 발표다.
그럼에도 납작한 면 방향으로 매우 쉽게 구부러지는 유연한 섬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플렉시블 소자나 웨어러블 소자 등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탄소섬유의 잘 부러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마스크 필터 소재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에 큰 도움을 준다.
그동안 많은 곳에서 개발하고 있는 것은 입고만 있어도 내 몸의 데이터 즉 심박 수, 호흡 수, 체온, 신진대사량 등을 측정해주는 바이오 웨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면섬유 같은 직물에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를 섞은 용액을 코팅함으로써 스마트 섬유로 발전시키는 센서를 개발했다.
그동안 스마트 섬유 제작을 위한 센서 개발은 꾸준히 진행되어 왔지만 유연성과 내구성이 약해 번번이 난관에 부딪혀왔다. 그런데 전도성이 우수하고 신축성도 뛰어난 그래핀을 센서 제작에 활용하면서 스마트 섬유 개발이 힘을 얻은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들 센서는 10만 번 이상 구부리거나 압력을 가해도 성능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들 재료는 장애인이 자연스럽게 착용 가능한 의수 및 의족 제작 등과 접목도 가능하다.
서울대학교 권성주 박사는 그래핀에 고분자 물질을 섞어 전기 전도도를 높이고 이를 이용해 적은 전기로도 밝은 빛을 내는 효율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래핀의 장점이 전도도가 높은 점이지만 성능이 낮아 학자들은 다른 물질을 섞어 성능을 개선해 왔다. 그러나 기존에 사용되던 물질은 공기와 만나 쉽게 날아가거나 물과 반응해 성능을 오래 유지시키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권박사는 저분자 물질 대신 고분자 물질로 눈을 돌렸다.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특성을 지닌 불화 고분자산으로 그래핀을 가공한 결과, 전기 전도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300도 이상의 높은 온도와 산, 유기용매에도 안정된 전극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핀을 이용한 OLED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을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바늘을 찌르는 방식으로 채혈하지 않고 땀을 이용해 혈당을 확인하고, ‘마이크로바늘’을 이용해 통증 없이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는 ‘당뇨 전자패치’에도 그래핀이 사용된다. 그래핀 위에 포도당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얹어 전자패치를 만든 것인데 그래핀을 이용할 경우 유연하면서도 신축성이 뛰어나 피부 위에 안정적으로 부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채혈 없이 땀을 통해 당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당뇨 전자패치 한쪽에 마이크로바늘을 배열시켜 자동으로 약이 투입될 수 있다. 혈당량이 높아지면 마이크로바늘과 연결된 발열장치에서 열이 발생해 바늘이 녹고 그 안에 든 약물이 피부 내로 침투하는 것이다. 당뇨 전자패치의 마이크로바늘은 당뇨 치료제인 ‘메트포민’을 투여할 때마다 새로 갈아줘야 하지만 센서 부위는 약 10회 재사용할 수 있다.
그래핀을 응용한 콘택트 렌즈도 등장했고 이어폰도 등장했다. 잘 알려진 '그래핀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래핀을 사용한 골프공도 등장했는 점이다. 골프공의 크게 주목받은 것은 전자기기, 섬유, 의학 산업에 활용되던 그래핀을 골프볼 등 스포츠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갤러웨이>에서 개발된 듀얼 소프트패스트 코어는 운동 에너지를 증가시켜 더 빠른 볼 스피드와 비거리를 만든다. 극도로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은 그래핀을 볼의 아웃코어에 주입해 크기는 줄어든 반면 한층 강력한 파워와 탄성을 실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제공되는 여유무게를 이너코너의 질량 증가에 투입하여 운동 에너지는 극대화되므로 결과적으로 더욱 강력하게 멀리 날아가는 비거리를 보인다는 것이다.
학자들이 그래핀에 큰 기대를 거는 분야가 양자컴퓨터다.
‘꿈의 물질’이란 말에 알맞게 그래핀으로 양자컴퓨터의 핵심인 큐비트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래핀을 폭이 좁은 띠 모양으로 만든 것을 나노리본이라 부르는데, 이를 이용하면 이온덫 방식의 연속된 양자 큐비트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버클리대학교의 스티븐 루이 교수는 머리카락 두께의 1,000만 분의 1인 약 5㎚(나노미터) 이하로 구현한 두 개의 나노리본을 이용, 이온덫 방식의 양자 큐비트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컴퓨터 속 디지털 정보는 0 또는 1로 구분돼 저장된다. 그러나 양자컴퓨터에 들어갈 양자 정보, 즉 큐비트는 0또는 1 중 어느 하나로 확정되지 않은 정보다. 이를 큐비트가 가진 양자얽힘 상태라 하는데, 두 개 이상의 양자가 위상학적으로 완전히 똑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얼마나 많은 큐비트를, 얼마나 오래 양자 얽힘 상태로 유지시킬 수 있는가’가 양자컴퓨터 연구의 핵심이다.
그동안 학자들은 이온 덫 방식을 이용해 큐비트를 개발하는데 열중했다. 초전도 방식은 초전도 회로의 마이크로파를 쏴, 그 속의 전자를 양자 얽힘 상태로 만들어 정보를 제어한다. 이온 덫은 원자 궤도를 도는 전자에 빛에너지를 전달해 전자가 가진 에너지 준위를 조절해 위상을 같게 구현하는 것이다.
루이 교수는 주사 터널링 현미경과 분광학적 방법을 이용해 두 가닥의 그래핀 나노리본이 약 50~100개의 접합부를 형성하는 것을 발견했고, 각 접합부의 전자가 양자적으로 이웃한 전자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상호작용을 통해 전자들이 양자 얽힘 상태를 이루면서 큐비트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양자컴퓨터의 개발에 전세계가 투입하고 있지만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려면 최소한 5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학자들도 있으나 그래핀의 등장으로 양자컴퓨터의 개발 시기는 빨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핀의 약점>
수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그래핀이지만, 전기 전자 분야에서의 활용이 생각보다 미흡한데 이는 잘 알려진 밴드갭(띠틈, band gap)을 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구조적 대칭성을 깨지 않는 한 벤드갭을 열 수 없고, 구조를 깨면 그래핀들의 다른 장점이 사라진다.
그래핀 성능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주름살’이라는 연구결과는 한국에서 발표되었다.
그래핀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단점이 제기되었기 때문인데 이는 그래핀 표면의 전기 특성을 제어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문주희 박사는 그래핀은 두께가 원자 1~2개 정도로 극도로 얇아 금속 기판 위에서 형성되는데 이 과정에서 수 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주름이 생겨 전기 흐름이 나빠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핀은 1,000도 이상 고온에서 만들어지는데, 다른 물질과 달리 온도가 낮아지면 오히려 팽창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그래핀을 만들 때 사용한 금속기판은 온도가 내려가면서 크기가 줄어들지만, 반대로 그래핀은 팽창하기 때문에 표면이 물결 모양으로 휘어지면서 주름이 생긴다는 것으로 이들에 대처하는 대안이 도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보완하는 방법이 울산과학기술원의 로드니 루오프 박사에 의해 제시되었다. 루오프 박사는 그래핀의 층수 및 층을 쌓는 순서를 제어할 수 있는 금속기판을 설계해 반도체의 특성을 가진 다층 그래핀을 합성했다고 밝혔다.
그래핀이 가진 한계점 중 하나는 전류의 흠을 제어할 수 있는 성질인 ‘밴드갭’이 없다는 점이다. 밴드갭은 물질 속 전자들이 모여 있는 부분과 전자들이 전혀 없는 부분 사이 일종의 장벽으로 이 공간을 자유전자들이 돌아다니면서 전기를 통하게 한다. 밴드갭이 작을수록 전기가 잘 통하며 멀수록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 밴드갭이 없으면 전자소자의 전원을 키거나 끌 수 없어 응용에 한계가 생긴다.
AB 적층구조의 이중층 그래핀이 이 문제 해결에 해답을 주었다. AB 적층 그래핀은 위쪽에 쌓인 그래핀의 탄소 원자 중 절반이 아래쪽 그래핀 위에 위치한 A패턴과 B패턴이 반복되는 구조로 특정 조건에서 밴드갭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현재 기술로는 그래핀의 적층 층수 및 순서를 제어하기 힘든다는 것이 문제점인데 루오프 박사는 탄소원자가 다른 물질에 용해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하는 ‘탄소용해도’가 낮은 기존 구리 기판이 단층의 그래핀을 쌓아 올린다는 점에 착안했다. 구리보다 높은 탄소용해도를 가진 니켈에 주목하여 구리 포일에 니켈을 전기도금하고 열처리하여 구리와 니켈을 모두 포함하는 기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즉 AB 적층구조를 갖는 그래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다. 기존 실리콘 등의 반도체 소자와 달리 적외선 영역의 파장을 흡수할 수 있어 새로운 형태의 나노광전자소자로 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루오프 박사는 0.5nm 초박막 다이아몬드 즉 세상에서 가장 얇은 다이아몬드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두께가 탄소 원자 두 개와 불소 원자 두 개를 쌓은 높이에 불과하다.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지니면서 강한 새로운 소재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는 그래핀을 간단한 공정을 통해 다이아몬드 박막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그래핀은 탄소가 마치 육각형의 그물코를 가진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는 2차원 탄소 소재다. 하나의 탄소 원자는 주변 탄소 원자 3개와 결합해 있으며, Y자 모양의 평면을 이룬다. 이런 Y자 구조가 평면 상에서 세 개 모여 육각형 그물코를 만든다.
다이아몬드 역시 탄소로만 된 소재지만 구조가 많이 다르다. 1개의 탄소 원자가 주변 탄소 원자 4개와 결합해 있는데, 평면으로는 이런 구조를 이룰 수 없어 마치 발가락이 하나 적은 닭발 모양의 입체 구조를 이루므로 매우 안정적인 특성이 있어 단단하다.
각 국에서 그래핀의 구조를 변화시켜 얇으면서도 강한 초박막 다이아몬드인 ‘다이아메인’을 합성하려는 시도가 많았지만, 그래핀도 매우 안정적인 소재이므로 결합구조를 변화시키려면 큰 압력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런데 루오프 박사가 2장의 그래핀을 쌓고 화학 변화를 일으켜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평상시 대기압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다이아메인을 처음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비밀은 불소 기체였다. 루오프 박사는 불소를 주입하는 ‘불소화 과정’을 통해 간단히 그래핀의 탄소 결합을 다이아몬드의 결합 형태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의 중요성은 다이아몬드의 우수한 물성을 다양한 분야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핀의 약점은 또 다른 면에 있다.
그래핀이 이론적으로 높은 전기전도도와 높은 열전도도로 전자소재가 아니더라도 그 사용처가 무궁무진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대면적으로 균일하게 만드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그래핀에 복합재료를 첨가하여 열전도도, 전기전도도, 그리고 기계적 강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 예상되었으나 용매에 분산이 힘들다는 점 등이 또 다시 발견되었다.
현재 그래핀의 활용도는 탄소나노튜브와 비슷한 경우라고 볼수 있다.
탄소나노튜브 역시 처음 그 존재가 알려진 이후로 미래의 첨단소재로 주목 받았지만 원하는 길이와 직경으로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래핀, 탄소나노튜브의 특성이 워낙 매력적이므로 현재 이들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연구는 세계각지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국이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데 계속적인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마디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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