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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2) : 지구의 지배자 인간(2)

Que sais 2021. 2. 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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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남다른 영장류>

인간과 침팬지 등 몇몇 영장류는 매우 유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인간과 챔팬지는 약 98%, 오랑우탄과는 97%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같은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양상은 크게 다르다.

인간과 유인원의 근본적인 차이로 제시되는 것이 체모와 이빨이다. 그 중에서도 인간의 체모가 워낙 두드러지므로 가장 많이 질문하는 요소다. 인간과 유사한 유인원 등 모두 털복숭이인데도 불구하고 인간은 털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지구상에는 193종의 원숭이와 유인원이 살고 있는데 이들 중 단 한 종만 제외하고 온몸이 털로 덮여 있다. 바로 털 없는 원숭이인간이다.

더불어 현존하는 포유류는 약 4,000종에 달하는데 그 전부가 체모를 갖고 있거나 적어도 부분적으로라도 체모를 갖고 있다. 특별한 예외로 따뜻한 지역에 살고 있으면서 몸이 비정상적으로 크고 무거운 코뿔소와 코끼리가 있다. 또한 두더지와 박쥐 날개체모가 없으며 고래처럼 유선형의 필요에 의해 체모가 극단적으로 적은 수생동물도 있다. 그러나 이들을 인간과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다.

만약에 종의 진화 과정에서 인간만 유별나게 체모가 없어졌다면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모피는 방한도 되고 외상도 막을 수 있어 생존에 훨씬 유리한데 어째서 인류는 체모를 없애려고 했을까가 의문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엄밀한 의미에서 인간에게도 털은 아직도 남아있다. 한마디로 털이 훨씬 짧아졌고 가늘어져서 발가숭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사실 동일한 유인원에서 출발했다는데 인간이 털복숭이가 아니라는 점은 그동안 수많은 학자들을 괴롭게 만든 주제 중의 하나다.

이런 중요한 질문에 여러 가설이 제안됐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는데 다소 놀랄 것이다. 이는 그만큼 설명하기 어려운 속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 몸에서 털이 사라진 이유를 가장 그럴 법하게 설명한 것은 호주 인류학자 레이먼드 다트(18931988)사바나대초원 이론이다. 원시 인류의 수컷이 열대지방의 초원에서 사냥할 때 짐승을 쫓느라 몸에 열이 많이 났기 때문에 체온을 낮추기 위해 온몸에서 털이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학자들은 유인원의 종이 크면 클수록 주어진 표피의 털의 수효는 적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초기의 인류가 들판에서 살기 시작했을 때 이미 털은 태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지 못할 정도로 적어졌다고 추정했다. 즉 유별나게 활동적인 생활방식을 가진 동물인 인간이라 다른 유인원에게서 볼 수 없는 효과적인 냉각 방식이 필요하므로 몸 전체에 있는 구멍을 통하여 땀을 흘려야 했는데 이때 털을 제거하는 것이 냉각에 도움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냉각효과만으로는 털이 없어졌다는 데는 여러 가지 의문점이 제기되었다. 인간이 땀샘의 활성화를 위해 털이 사라졌다는 냉각 기능은 일견 일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바나 같이 덥고 건조하며 노출된 환경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우리 몸에는 땀샘이 아주 많으며 그 곳을 통해 물과 소금이 빠져나간다.

일레인 모건(Elaine Morgan) 박사는 그런 경우 한꺼번에 많은 물을 마실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인간은 그렇지 못한 신체구조를 갖고 있으므로 땀샘을 위해 털이 사라졌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뜻이다.

그래도 사바나 이론50년 이상 절대적 권위를 누렸는데 결정적인 약점이 제시됐다. 우선 원시 인류의 암컷은 사냥을 하지 않아 체온을 낮출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털이 없다면 밤에 털이 없어 추위에 시달려야 했는데 이는 생존에 치명적이다.

2003년 영국 리딩대 진화생물학자 마크 페이겔기생생물 이론을 제안했다.

은 이처럼 기생하는 곤충에게는 안전한 서식처. 질병을 일으키는 기생충을 제거하기 위해 사람 몸에서 털이 없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생생물 이론 역시 사바나 이론만큼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사람 몸에서 털이 사라진 이유 못지않게 털이 없어진 시기에 대해서도 여러 이론이 제시되기 때문이다.

2004년 미국 유타대 유전학자 앨런 로저스 박사120만 년 전 인류가 털 없는 원숭이가 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2007년 미국 기생충학자 데이비드 리드는 사람 머리카락 등에 서식하는 유전자 분석한 결과 330만 년 전 털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람의 머리, 겨드랑이, 불두덩에 털이 남아 있는 이유도 과학적 설명이 시도되었다. 머리털은 햇볕으로부터 두개골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겨드랑이털과 음모페로몬을 널리 퍼뜨리는 기능을 갖고 있다. 다른 개체에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몸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을 통틀어 페로몬이라 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니나 재브론스키 박사는 다소 놀라운 주장을 했다. 털이 사라져 열이 발산됨에 따라 온도에 가장 민감한 기관인 뇌가 극적으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여하튼 인간에게 털이 사라졌다는 것은 그야말로 많은 학자들을 고민케 만들었다. 그런데 1967년 과학적인 연구를 토대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데스먼드 모리스 박사털없는 원숭이가 세계를 강타했다.

그의 책이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은 지지자도 많았지만 반대자들도 많아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가 얼마나 심한 공격을 받았는가는 일부 교회에서 그의 책을 몰수해 불태웠고 미국의 <시카고트리뷴>은 서평이 사주들에게 불쾌감을 주었다며 서평이 실린 잡지를 모두 폐기했을 정도다.

그가 이런 공격을 받은 것은 여러 가지인데 우선 인간을 털없는 원숭이라고 표현한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사실 고명한 사람들에게 인간을 털없는 원숭이라고 부르는 것은 인간적 특성보다 동물적 특성을 강조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불쾌한 생각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가 그렇게도 일부 사람들로부터 공격받는 내용 즉 인간의 가장 큰 궁금증에 대해 1967년에 설명한 것이 인간의 진화를 설명하는데 가장 중요한 논거로 제시된다는데 아이러니가 있다. 모리스 박사자신이 털없는 원숭이에서 적은 내용의 출처를 다음 세 가지로 분명히 적었다.

 

고생물학자들이 발굴한 인간의 과거에 대한 정보

인간과 가까운 원숭이와 유인원을 관찰한 결과에 바탕을 둔 정보

인간의 주요 문명권에 속해 있는 행동 양식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

 

한마디로 과학적 성과를 기본으로 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그가 그렇게 강타당한 것은 이런 전문적인 사안을 과학적인 면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등을 접목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면으로만 해석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에게 이런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학자들이 모두 이에 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즉 이런 문제가 생길 때 보다 설득력있는 자료를 제시하는데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하튼 털없는 원숭이 문제는 과학적인 잣대로 왜 인간이 정말로 털없는 원숭이가 되었느냐로 귀결된다.

인간들이 털을 잃게 된 이유에 관해서는 가장 먼저 제기된 설득력 있는 주장은 사냥에 거추장스러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털을 벗어 던진 대신 체온 유지를 위해 피하지방을 늘렸다. 털을 포기해서 잃는 것보다 털을 벗어 던짐으로써 얻는 것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영장류는 원래 원시적인 식충류에서 생겨났다. 이 포유류는 하찮은 동물이었고, 동물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거대한 파충류인 공룡이었다. 그런데 16500 년 동안 지구를 석권하던 공룡6500만 년 전 멸종하자 곤충을 잡아먹는 이 작은 동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영토로 과감하게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하게 진화했다. 일부는 초식동물로, 일부는 나무에 매달리는 생활을 하면서 먹이를 벌레에서 과일과 견과류로 다양화했다.

학자들은 인류의 먼 조상들이 년대를 정확하게 제시할 수는 없지만 매우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놓였다고 설명한다. 그들의 본거지였던 숲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선택은 단순하다. 비좁은 숲속에 남아 생존 경쟁을 펼치느냐 아니면 전혀 새로운 환경으로 뛰어드느냐이다. 이 말은 오래 전부터 생존해온 육식동물보다 더 뛰어난 육식동물이 되거나, 아니면 오래 전부터 생존해 온 초식동물보다 더 뛰어난 초식동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숲속에서 초식동물인 인간류는 후자를 택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인간으로 진화한 인간류는 결과적으로 육식동물로도 성공했고 초식동물로도 성공했는데 중요성이 있다.

문제는 새로운 환경으로 진입하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이는 육식동물과 영장류은 근본적으로 신체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의 신체구조는 숲속 생활에 적합하도록 진화했으나 육식동물은 민감한 감각기관을 발달시켰다. 또한 정지한 물체보다 움직이는 물체의 식별에 강하며 후각이 극히 발달했다. 또한 육식동물은 형태나 색깔보다 냄새로 풍경을 파악하며 포식과 굶주림에 강하다. 늑대의 경우 몸무게의 1/5을 한 번에 먹을 수 있는데 인간의 경우 60킬로그램이라면 12킬로그램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에 영장류는 후각보다 시각이 보다 발달했다. 이는 색깔을 잘 구분하기 위해서인데 색깔의 미묘한 차이에 따라 과일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불어 미각은 육식동물보다 발달했는데 이는 먹이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육식동물과 영장류의 차이는 신체조건이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영장류나무 오르기는 적합하나 전속력으로 달리기는 부적합하다. 한마디로 육상 생활에는 빵점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오늘날 존재하는 원숭이와 유인원 가운데 고기를 먹는 것은 인간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는 초식에서 성공적으로 육식동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 중국의 자이언트 팬더는 인간과는 정반대육식동물에서 초식동물로 바뀌었다. 이것은 자이언트 팬더가 인간처럼 여러 가지 점에서 유별나고 독특한 생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영장류 중에서 인간의 육식이 매우 특이한 것은 신체적인 특징으로 볼 때 영장류는 다른 동물을 죽이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혼자 다니는 원숭이나 유인원들이 공격받기 쉬운 동물이라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하여 다른 육식동물처럼 강력한 무기를 갖고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먹이를 찾아 헤매다 보면 육식동물의 밥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이들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남다른 것을 확보해야 했다. 학자들은 이를 위해 인간류의 선조가 선택한 것은 이족보행과 도구사용 그리고 억센 근육 대신 두뇌 활용 방안이라고 설명한다. 이 문제는 뒤에서 차례로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