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노벨상이 만든 세상/우주

블랙홀(1)

Que sais 2020. 9. 1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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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1)>

우주에 대해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블랙홀이란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여 블랙홀에 들어가면 모든 것을 흡수하며 빛조차 일단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다소 황당한 일로 보이지만 우주에는 수많은 블랙홀이 존재한다.

근래 천문학이 급속도로 진전하여 별에 대해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다.

태양의 일생. 태양은 약 109억 년 동안 주계열성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수많은 별들 가운데 태양의 질량은 중간 정도이므로 50억 년 후 마지막 남은 수소 연료가 다 타버리면 태양의 외곽층은 떨어져나가고 은 결국에는 수축해 지구만 한 크기의 백색왜성으로 변한다. 태양보다 10배가 큰 별은 이와는 달리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 외곽층우주 공간으로 흩어지고 은 중력에 의해 수축직경 약 20킬로미터의 중성자별이 된다.

그런데 태양 질량의 20가 되는 별은 상상을 초래한다. 이 별의 핵은 급속도로 수축되고 놀랍게도 온도는 550억 도에 달한다. 중력의 힘도 막강해 에베레스트 산보다 큰 쇳덩어리도 순식간에 모래알 크기로 압축시킨다. 원자전자, 양성자, 중성자로 쪼개지고 이들 소립자마저도 더 작은 단위인 쿼크, 렙톤, 글루온 등으로 분해된다. 그리고 이들은 갈수록 더 작고 더 밀도가 높은 입자로 분해된다. 그 이후의 과정은 아무도 모르는데 학자들은 이 별이 블랙홀이 되었다고 한다.

블랙홀우주에서 가장 어두운 구멍이라고 하는 이유는 블랙홀의 중력을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속도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려면 초속 11킬로미터의 속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블랙홀을 탈출하는데 이 속도는 물론 초속 30만 킬로미터에 달하는블랙홀의 중력을 벗어날 수 없다. 현재까지 도출된 과학으로 볼 때 어떤 일이 있더라도 빛의 속도를 추월할 수 없다고 하므로 블랙홀에서는 빛도 빠져나올 수 없다는 뜻이다.

더불어 중력이 강력하므로 블랙홀의 내부관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블랙홀의 내부와 외부를 나누는 선을 사건 지평선이라고 하는데 이 선을 넘으면 별이든 행성이든 사람이든 영원히 사라져버린다.

놀라운 것은 아인슈타인블랙홀의 존재를 부정했다는 점이다. 블랙홀은 그의 상대성이론으로 입증되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그는 실제로 그런 물체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중력이 일반적으로 그보다 더 강하다고 여겨지는 전자기력이나 핵력을 압도해 결국 우주에서 거대한 별의 핵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존 미첼(1724~1793)

그러나 블랙홀이라는 개념은 아인슈타인보다 훨씬 전부터 제기된 것이다. 1783년 영국의 철학자 존 미첼블랙홀과 같은 개념을 논문으로 보고했으며 프랑스의 수학자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 역시 1796 블랙홀의 존재를 예견했다.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1749~1827)

물론 이 당시에는 블랙홀이라 부르지 않고 얼어붙은 별’, 어두운 별’, ‘붕괴된 별로 불렸으며 블랙홀에 관한 많은 논문을 제출한 슈바르실트블랙홀이 아니라 슈바르실트 특이점이라고 불렀다.

슈바르실트(1873~1916)

막상 기존의 블랙홀 개념을 블랙홀이라고 정의한 것은 미국인 물리학자 존 휠러로 그는 1967 한 강연에서 블랙홀이란 말을 처음 사용했다.

존 휠러(1911~2008)

블랙홀에 대해 사람들이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새로운 우주 관측 기술 덕분이다. 그동안 인간이 관측할 수 있는 분야는 가시 영역에 제한되었다. 그러나 1960X선 및 전파망원경이 개발됨에 따라 천문학자들은 파장에 따라 빛을 구분해 성간 먼지의 방해를 받지 않고도 은하 내부의 구조들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은하 중심부, 가스, 먼지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블랙홀의 정의에 의하면 블랙홀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주변의 다른 별들과 은하들에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통해 그 존재를 추론할 수 있을 뿐이다. 19904에 발사된 허블 우주망원경은 천문 관측 분야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초반부에는 학자들의 기대에 못미쳤다. 그것은 초창기애 우주망원경이 보낸 사진의 화질이 나빴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반사경타원형으로 깎여야하는데 완전히 구면으로 깎이는 바람에 초점이 제대로 맺히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그러므로 199312 광학보정장치를 만들어 망원경의 검출기 앞에 작은 보정렌즈를 달아 데이터를 보정했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지상에서 610킬로미터의 지구 궤도96분에 한 번씩 회전하며 천체를 촬영한다.

SM1 도중 교정광학장치를 설치하고 있는 우주비행사 머스그레이브와 호프먼

그러나 허블 우주망원경자주 기기고장을 일으켰다. 그러므로 NASA1994년 우주인들이 우주 유영으로 망원경수리하였는데 이때부터 비로소 블랙홀의 존재를 확신하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1990년대 말 관측한 증거를 통해 일부 천문학자들은 블랙홀에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전형적인 쌍성계 유형의 블랙홀과 태양의 10억 배나 되는 블랙홀이 있다. 이런 거대한 블랙홀들은 은하의 중심부에 위치하는데 폭우가 내린 뒤 빗물이 배수구로 빨려 들어가듯이 블랙홀 주변에서 원을 그리며 빨려 들어가고 있는 가스 원반의 속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2001까지 30개 이상을 확인했다. 관측결과 은하의 크기가 클수록 중심부의 블랙홀의 크기도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은하 중에서도 중심부에 별이 밀집되어 볼록한 부분이 있는 타원 은하에서만 그런 블랙홀들이 나타났다. 중심부가 볼록하지 않은 은하에서는 블랙홀발견되지 않았다.

cD은하, 타원은하인 처녀자리 A 은하 중앙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의 사진. 2016년 측정한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약 70억 배

중심부의 볼록한 정도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인 우리 은하에는 블랙홀이 있기는 하지만 태양 몇 개 정도에 맞먹는 다소 작은 크기들이다. 그리고 매우 큰 블랙홀이든 상대적으로 작은 것이든, 은하의 볼록한 중심부에서 그것이 차지하는 질량항상 0.2퍼센트였다. 거대한 블랙홀들이 계속 발견되자 미시건 대학더글러스 리치스톤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블랙홀들은 질량이 결정될 때 자신이 속하게 될 은하의 질량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혹은 은하들이 주변블랙홀을 형성하거나 우연히 그렇게 되었을 때 그것의 질량을 알고 있는 것만 같다.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서로를 조절하는 것 같다.’

 

양자 단계에서 전자들이 서로의 움직임아는것 같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려졌지만 이런 상호작용우주처럼 규모가 큰 곳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놀란다. 이런 예로 보아 학자들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질문 즉 은하와 블랙홀 중 어느 것이 먼저인지에 대해 설문을 돌렸다. 일부 과학자들은 블랙홀이 먼저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양자상호적으로 함께 성장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하튼 학자들의 추정으로는 우리 은하를 포함하여 1,000억 개 정도의 은하가 존재하는데 이들 은하의 중심부에 엄청난 질량과 밀도 그리고 상상을 초래할 정도로 큰 중력을 가진 물체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 물체를 설명하는 방법으로 도출된 것이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우리 은하 중앙에 위치한 불랙홀의 질량태양의 430만배, 이웃인 안드로메다의 질량태양의 1억 배이다. 근래의 발견으로 10억 배, 100억 배가 넘는 블랙홀도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블랙홀은 처음부터 이렇게 무거운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무거워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므로 블랙홀은 우주 안에 흔하게 존재하며 우리의 우주 안에도 블랙홀이 무수히 많다고 설명한다.

물론 블랙홀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선 눈에 보이는 것이 전혀 없다. 그러므로 블랙홀의 존재는 오로지 블랙홀 주변에 미치는 영향으로 유추한다. 창밖의 나뭇가지들이 한 방향으로 구부러져 있는 것을 보고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블랙홀자전하고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깊은 소용돌이와 같다. 그런데 블랙홀을 향해 돌진하는 물질이 있다면 많은 양의 마찰열을 발생시킨다. 마찰열과 소용돌이의 효과가 더해지면 블랙홀로 떨어지던 물질의 상당량 때로는 90%이상 연마기에 불꽃이 튀듯 사건 지평선을 통과하지 못하고 튕겨나간다.

이렇게 달궈진 물질우주를 가르며 돌진하는 제트 기류를 타고 엄청난 속도로 블랙홀에서 멀어진다. 제트 기류수백만 광년 거리를 뻗어나가 은하를 돌파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블랙홀은하 중심에 있는 오래된 별들을 마구 휘저어 이 과정에서 생성된 초고온 가스은하 외부로 이동시킨다. 가스가 식은 뒤 뭉쳐져 결국 새로운 별을 만들므로 블랙홀을 은하를 재생시키는 젊음의 샘과 같다.

블랙홀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SF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블랙홀의 흡인력은 평범한 별보다 더 크지 않다. 단지 크기에 비해 중력이 어마어마할 뿐이다. 만약 태양블랙홀이 된다면 지금과 질량은 같지만 직경은 현재의 1392,000킬로미터에서 6.5킬로미터 이하 줄어든다. 흥미로운 것은 태양의 크기가 줄었다고 하더라도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의 공전 궤도는 바뀌지 않는다. 태양블랙홀로 변하더라도 태양지구에 미치는 중력은 똑같기 때문이다. 지구블랙홀이 되더라도 크기는 줄어들지만 달의 공전 궤도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궁수자리 A의 모델로 제안된, 전리물질의 원환면을 두르고 있으면서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의 상상도. 원환면 양 옆의 비대칭성은 블랙홀의 매우 강력한 중력적 인력으로 공전속도가 무지막지하게 빨라져 도플러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시간에 관한 문제는 상당히 놀랍다. 시간과 블랙홀매우 이상한 관계.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엄청난 중력을 가진 블랙홀은 기본적으로 타임머신과 같다. 로켓을 타고 26,000광년 떨어져 있는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궁수자리A+(Sgr A*)로 가면서 사건 지평선에 가까이 다가가되 그 선을 넘지 않으면 당시 그곳에서 보내는 1지구에서의 1000년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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