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악당/세계의 악당 라스푸틴 복권

킹스맨, 라스푸틴 복권(15)

미스테리002 2022. 1. 6. 13:53

https://youtu.be/Mk0gGXINE14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라스푸틴>

라스푸틴 사후 그에 관한 작품은 하나의 작은 산업이라고 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거대한 제국붕괴시킨 신비에 싸인 마법사, 신비술사라는 자체가 대중의 큰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로마노프 제국의 몰락

영화계 역시 이 좋은 소재를 놓칠 리 없다. 그의 죽음 후 불과 1년만인 1917에 벌써 그를 다룬 영화가 만들어졌다. 로마노프 왕조의 몰락(The Fall of the Romanovs)이라는 미국산 무성영화. 이 영화에는 특히 라스푸틴 생전에 그의 일종의 라이벌로 알려지는 그리스정교의 사제 일리오도르(본명 세르게이 트루파노프)가 실명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으나 필름이 사라져 볼 수 없다.

1927년 소련 영화가 제작한 최초의 역사 다큐멘터리로마노프 제국의 몰락(The Fall of the Romanov Dynasty)이다. 19172월 혁명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로마노프 가문과 그들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사건을 묘사했다. 1967, 뉴버전으로 제작되었는데 1927년 혁명적 예술의 맥락을 강조하는 프롤로그가 포함되었다.

 

라스푸틴과 황후

1932에는 미국의 MGM이 제작한 라스푸틴과 황비(Rasputin and Empress)가 등장했다. 이 영화에는 당시 미국 영화계를 주름잡던 배리모어 일가가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라이오넬 배리모어라스푸틴, 누이 에셀 배리모어알렉산드라 황비역을 맡았다.

러시아 로마노프 정권의 마지막인 1913년부터 1918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내용은 잘 알려진 것으로 알렉세이 황태자의 혈우병을 치료하기 위해 라스푸틴을 부른다. 이후 권력 다툼 등 여러 가지 요인을 버무려 라스푸틴을 총으로 사살하려하지만 라스푸틴방탄조끼를 착용하여 무사히 살아나는 등 우여곡절을 겪는다는 시나리오다.

그런데 라스푸틴의 암살을 계획하는 사람이 실존인물유수포프 왕자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문제는 영화의 시나리오에 이리나 공주라스푸틴에게 강간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명색이 왕자인 유스포프가 이 장면을 문제 삼아 MGM제소했다. 결론은 유수포프 왕자의 승리로 결국 MGM재판에서 패소했다는 것을 앞에서 설명했다.

이후 유수포프는 자신이나 이리나부정적인 시각으로 묘사한 다양한 언론 매체를 상대로 고소하여 승소했다. 이들 중에는 연극과 영화 등이 있는데 이를 계기로 이후 영화에서 살아있든 죽은 사람이든 실제 사람과 닮은 것은 순전히 우연의 일치이다라는 면책조항이 삽입되었다.

그런데 라스푸틴과 황비의 영화 자체도 호평을 받아 1933년 아카데미상 베스트 스토리 후보로도 올랐다.

유수포프1953년 회고록 잃어버린 화려함(Lost Splendor)을 출판했는데 , 이것은 러시아 역사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를 설명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당대의 여러 조사나 연구에 의하면 왕자라는 직분의 유수포프가 상당부분 가필하였다고 인식하지만 당시 유수포프의 모이카 궁전에서 라스푸틴살해하는데 깊숙이 관계한 것은 사실이다. 사실 라스푸틴의 살해 모이카 궁전을 제외할 수 없으므로 그의 진술의 하나하나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매혹적인 정보이지만 상당부분 가짜 뉴스라는데 학자들의 인식을 같이한다. 확인하면서 잃을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1966에는 영국의 해머영화사광승 라스푸틴(Rasputin, the Mad Monk)을 출시했다. 드라큘라로 이름을 떨친 크리스토퍼 리가 라스푸틴 역을 맡았다. 정통 역사물이라기보다 다분히 공포물 같은 분위기로 이와 유사한 영화들을 함께 비교하기도 하는데 라스푸틴 살해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자체가 공포물이므로 시나리오를 적절히 사용했다는 시각이다. 귀족집안에서 태어난 크리스토퍼 리가 어린아이이던 1920년대라스푸틴의 살해 장본인니콜라이2의 조카사위 펠릭스 유수포프 왕자를 실제로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니톨라스와 라스푸틴

라스푸틴 영화1971니콜라스와 알렉산드라(Nicholas And Alexandra)로 세인의 주목을 받는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로버트 K. 매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SF영화 혹성탈출,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최고의 전쟁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는 패튼 대전차 군단. 탈옥 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빠삐용을 연출한 프랭클린 J 샤프너가 메가폰을 잡았다.

니콜라이 2와 그의 가족 로마노프 왕조의 몰락을 가장 드라마적으로 표현한 영화로 알려지는데 이들의 최후와 볼셰비키 혁명으로 오늘의 소련이 탄생하기까지의 역사적 배경을 그린 대작 사극이다. 내용은 상당 부분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는데 방탕한 귀족들의 삶, 무리한 일본과의 전쟁, 노동자들의 궁핍한 생활고는 물론 괴승 라스푸틴 등이 나오며 줄거리는 부패한 왕당파든 혁명가이든 교활하고 잔인하며 오직 권력만 꿈꾸는 인간상을 적절하게 보여준다.

1971 당대로서는 엄청난 9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됐는데 1972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음악상, 의상상, 미술상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이 중 의상상과 미술상을 수상했다. 물론 이 영화는 로마노프 왕조의 최후를 주로 다루었으므로 니콜라이 2세 부부주인공이고 라스푸틴은 조연이다.

워낙 영화가 대작이므로 당대 할리우드를 들썩들썩 거리게 했는데 알려지기로는 당대 최고의 배우모나코 왕비가 되는 그레이스 켈리, 오드리 헵번, 줄리 크리스티,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주인공 역을 맡을 뻔 했다고 알려진다.

라스푸틴 이야기TV드라마로도 제작됐다. 1996년 미국의 유료채널 HBO가 만든 미니시리즈. 제목은 라스푸틴: 운명의 어두운 종복(Rasputin: Dark Servant of Destiny)이다. 울리 에델이 연출하고 라스푸틴으로 영국배우 앨런 리크먼, 니콜라이 2이언 맥켈런, 알렉산드라 황비그레타 스카키가 출연해 세 사람 모두 골든글로브상을 받았다. 수상 대상은 드라마,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 및 남녀조연상이며 작품상도 수상했다. 한마디로 라스푸틴을 다룬 영상물로는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라스푸틴이 워낙 유명 인사이므로 영국과 미국 외에서도 제작되었다. 2010이탈리아에서 이탈리아어라스푸틴이 제작되었으며 2013프랑스러시아와 합작으로 TV용 영화를 만들었다. 프랑스의 정상급 배우 제라르 드파르뒤(Gerard Depardieu)라스푸틴, 알렉산드라 황비역으로 프랑스의 화니 아르당(Fanny Ardant)이 출연했다.

 

그리고리 R

러시아에서도 라스푸틴 이야기가 영화화되어 2014그리고리 R이란 제목으로 TV드라마화됐다. 라스푸틴 역-러 합작판에서 니콜라이2세역을 했던 블라디미르 마쉬코프가 맡아 이채를 띄었다.

라스푸틴 이야기라스푸틴의 복권 등으로 새로운 소재의 영화들로 계속 만들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마블사킹스맨 퍼스트에이전트2021 출시되어 세계 시장을 흔들었으며 <워너 브러더즈사>레오나르도 디 카프리오를 주인공으로 라스푸틴에 대한 영화를 기획중이라고 한다.

 

잉그리드 버그만의 아나스타샤

영화뿐만 아니라 오페라는 물론 만화에도 등장한다. 1958라스푸틴의 최후(Rasputin's End)라는 제목으로 3막짜리 오페라가 만들어졌고 1997에는 <폭스사>가 만든 애니메이션 아나스타샤에 악당 역으로 라스푸틴이 등장했다. 목소리는 백 투 더 퓨처시리즈의 브라운 박사였던 크리스토퍼 로이드이다. 아나스타샤할리우드 영화로도 1955에 만들어졌는데 여주인공 잉그리드 버그만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라스푸틴 맥주

2013년 영국 BBC위대한 생애시리즈의 하나로 라디오 연속극으로 만들었으며 웨일스에서 라스푸틴, 혁명을 향한 물결(Rasputin, Ripples to Revolution)이라는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여제의 궁정에 공급한 18세기 영국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올드 라스푸틴> 맥주도 판매되는데 알코올 도수가 거의 12가 되는 것도 있다.

수많은 영화, 애니메이션을 비롯하여 각종 창작물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라스푸틴에 대한 설명이 여러 가지로 번안되어 라스푸틴에 대한 진실을 지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라스푸틴에 대해 그동안 세기의 악당이라고 지목되었지만 그의 진면목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는데 김상은 기자가 분석한 라스푸틴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라스푸틴은 성직자도 사제도 아니지만 성서의 독특한 해석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명을 주었다.

 

라스푸틴은 시베리아 방언을 썼으며 주어나 술어를 뺀다든지 하는 식으로 절대 완성된 문장으로 말하는 법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한번 들으면 잊기 어려운 것이었다.

 

어떤 방법인지는 분명치 않아도 육신의 질병치유하는 능력이 실제로 어느 정도는 있었던 것으로 널리 믿어지고 있다. 특히 알렉산드라 황비로부터는 그에 관한 절대적 믿음을 얻었다.

 

그는 지적이고 야심이 있지만 동시에 영적이고 게으르며 특히 관대하지만 비도덕적인 품성이 복합적으로 혼재돼있는 인간이었다. 한마디로 예언가이면서 열성적인 향락주의자라는 특성을 모두 가진 비정상적인 존재였다.

 

술과 여자 등 유흥에 흥청망청 돈을 썼으면서도 축재에는 관심이 없음을 과시했다. 실제로 그는 돈이 생기는 대로 주위에 마구 뿌려댐으로써 관대하다는 평판을 얻었다.

 

당시 러시아의 좌파에게 라스푸틴민주주의의 적, 반면 우파에게는 군주제를 위태롭게 하는 인물로 몰려 양쪽 모두에게 경원 당했다. 결국 황족과 귀족 등 우파가 그를 암살했다.

 

오늘날 러시아에서는 성직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라스푸틴훌륭한 인물로 본다. 반면 일각에서는 그를 희대의 독재자 스탈린이나 폭군이었던 이반 뇌제(雷帝)와 동격의 미친놈으로 간주한다.

 

푸틴 대통령과 라잔스키

러시아 제정 말기 러시아 황실과 밀착하여 결국 황제인 니콜라이 2세 일가족몰살되는데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라스푸틴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인 것은 이해되는 일인데 라스푸틴 파일을 발간하여 라스푸틴의 복권을 요청하는 에드워드 라잔스키 박사는 다음과 같이 총론적으로 그를 평했다.

 

라스푸틴을 이해하려면 그의 뒤를 이은 러시아의 정신과 만행을 모두 이해해야 한다. 그는 수백만 명에 이르는 농민들의 선구자였다. 그는 농민들의 정신에 종교 의식을 불어넣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분열시켰고, 사랑과 정의의 국가를 세우려는 이상을 갖고 있었지만 국가 전역을 피로 물들였으며, 결국은 농민들을 파멸시켰다.’

 

한마디로 라스푸틴이 마냥 엉망진창의 괴승은 아니고 수많은 모해와 음해를 받은 대표적인 희생양으로 복권의 대상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라스푸틴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지만 결론적으로 러시아가 멸망하고 그동안 상상하지 못하던 공산주의 진영이 탄생하는 빌미가 되었다는 데는 동조한다. 라스푸틴이 세계로부터 비난받는 장본인이 된 것은 그가 줄을 잘못 섰기 때문이 아니라 시대가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이라는 뜻이다.

 

참고문헌 :

그리고리 라스푸틴, 나무위키

가브릴로 프린치프, 나무위키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나무위키

[김상온의 영화이야기]<94> 라스푸틴 영화들, 김상은, 국민일보, 2016.11.01

괴승 라스푸틴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과 허위, 밴가드, PGR21, 2016.12.30.

Rasputin의 신비한 죽음에 대한 10가지 이상한 사실, 마크 올리버, ListVerse, 2018.07.30.

라스푸틴을 살해하고 러시아를 영원히 바꾼 복잡한 남자의 삶, RP 깁슨, 히스토리칼인사이트

로마노프와 라스푸틴, 시어 도어 딩월, Bridgeman images,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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