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노벨상이 만든 세상/원자력

방사능 해결하는 초안전 토륨 원자력발전소

Que sais 2020. 10. 17. 07:37

youtu.be/DEugiKucXvQ

<방사능이 만드는 괴물>

원자력을 다루고 있는 전문가를 비롯한 생산자들과 원자력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서로 극과 극을 달릴 정도로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원자력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원자력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원자력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하튼 원자력에 관한 기술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은 방사능에 대한 공포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사능의 해악이 일반 사람들에게 쉽게 각인될 수 있었던 것은 과학적인 지식보다는 만화를 비롯한 SF 작품들의 역할이 보다 크다.

방사능의 결과를 단순하면서도 극적으로 보여준 만화는 수많은 TV시리즈물과 영화로도 번안된 헐크이다. 감마 폭탄을 발명한 브루스 배너 박사는 한 간첩의 음모로 감마 폭탄을 처음 시험할 때 감마선에 피폭되었는데 외형적으로는 전혀 피해를 입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흥분하거나 화가 나면 키가 약 175센티미터 몸무게 58킬로그램에서 몸 색깔에 따라 키가 198213센티미터, 몸무게 408471킬로그램의 초인적인 힘에 난폭한 성격의 거대한 괴물로 변신한다. 그는 90100톤의 무게도 들어 올릴 수 있다.

처음에는 회색으로 변신했는데 나중에는 초록색으로도 변신할 수 있다. 로이스 그레시 박사는 헐크가 초록색으로 변한 것은 원래 인쇄상의 실수였다고 말한다. 그런데 초록색 헐크가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자 만화가인 커비가 아예 헐크가 여러 색깔로 변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변경했다. 한마디로 색깔이 달라질 때마다 성격이 달라진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마자 원자폭탄은 만화책을 비롯하여 모든 SF물에서 각종 악한이나 범죄자, 소위 불량국가들이 가장 사용하기 쉬운 위협수단이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이 만들어낸 끔찍한 파괴 현장 사진들이 교과서에 실렸고 원자폭탄 실험에 대한 이야기들이 거의 매일 언론 매체에 보도됐으므로 일반인들은 자연스럽게 방사능의 해악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원자력에 종사했던 전문가들조차 원자폭탄이 세상을 황폐화시키고 파괴시킬 수 있으며 이는 절대 기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TNT가 폭발할 때는 온도가 수천 도까지밖에 올라가지 않지만 원자폭탄이 만드는 버섯구름의 온도는 수백만 도이므로 공포심을 주기에는 비교할 정도가 아니다.

과학자들이 강력한 방사선이 동물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신하지 못하는 순간에 이미 수많은 영화와 만화에서 방사선에 피폭된 괴물들을 창조해내자 방사능은 괴물을 만드는 장본인이라는 인식이 깊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헐크는 원자폭탄 방사선이 낳은 부산물로 그 명성을 날렸다. 헐크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끈 것은 선한 사람과 괴물이라는 두 모습을 한 몸에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몸에 들어 있는 두 가지 인격이라는 개념은 진부했지만 방사선의 영향은 지대했다.

방사선으로 인한 괴물은 계속 탄생했는데 헐크에 버금갈 정도로 유명해진 만화의 주인공은 스파이더맨이다. 책을 좋아하는 겁쟁이 피터 파커는 방사선 시연을 보여주는 과학 전시장에서 우연히 방사선에 쪼인 거미에게 물린다. 거미에 물린 피터는 자신이 거미의 능력을 얻게 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거미의 힘과 속도, 민첩성, 달라붙는 능력 등을 갖게 된 것이다.

스파이더맨이 공전의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슈퍼영웅처럼 처음부터 완벽한 것이 아니라 계속 실수를 저지르면서 교훈을 배워가기 때문이다. 그는 경찰이 도와달라는 요청도 무시하고 조무래기 악당이 달아나도록 방치한다. 악당들을 저지하는 일은 자신이 할 일이 아니고 경찰이 할 일이라는 것이다.

물론 사건은 기묘하게 꼬여 조무래기 악당이 피터의 삼촌 벤을 살해한다. 범인을 잡았을 때 자신이 일찍 경찰의 도움 요청을 무시하지 않았다면 삼촌이 살해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깨달으면서 책임을 토대로 하는 인생을 살아간다.

SF물에서 방사능에 의한 여파는 인간의 변형에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거미나 개미가 방사능에 의해 거대화되어 지구를 초토화시키는 것도 다반사이며 돌연변이 인간이나 괴물이 태어나는 요인으로 방사능을 도입하면 독자들도 큰 거부반응 없이 넘어 간다. 사실상 SF영화에서 방사능으로 돌연변이 인간이 되거나 괴물이 되지 않는 캐릭터가 나오지 않는다면 재미없는 내용이 된다고 이야기할 정도이다.

그런데 감마선은 빛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전자기 복사선이다. 우주에는 많은 종류의 전자기파가 있는데 그 중에 인간의 눈에 보이는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감마선은 X, 전파, 자외선, 적외선처럼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도 극단적으로 높은 에너지를 가진 아주 짧은 파동이다.

감마선은 세슘137, 코발트60, 우라늄235같은 방사성 물질로부터 방출된다. 그런데 헐크의 원주인공 브루스 배너 박사는 감마선에 정통으로 노출되어 가이거 계수기가 요란스럽게 뚜뚜소리를 낼 정도로 방사성을 몸에 많이 갖게 되었다고 설명된다.

감마선에 심하게 노출되면 가이거 계수기가 소리를 내는 것은 사실이다. 방사선에 얼마나 피폭되었는지를 측정할 때 렘(rem)이란 단위를 사용하는데 만약 브루스 배너의 몸에서 가이거 계수기가 뚜뚜뚜 소리가 날 정도로 피폭되었다면 그는 1,000렘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감마선을 맞았다고 해서 사람을 변신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 대신 화상, 사망의 원인이 되는데 학자들은 800렘 이상 피폭된 자는 며칠 내에 사망한다고 설명한다. 강한 방사선은 대체로 한 가지 일에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하는데 그 일은 인간을 변형시키는 것이 아니라 죽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화나 SF 영화에서 사람이 다반사로 변형되는데 실제 상황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원자력을 이해하는 첩경이다.

그러나 현재 가동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방사능 유출에서 자유로울수 없다. 원자력 발전소 자체가 방사능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학자들이 이 문제 해결에 발벗고 나섰다. 적어도 후쿠시마와 같은 초유의 사태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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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륨원자력발전소>

2017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발표가 있었다. 네덜란드에서 토륨을 원료로 하는 원자로 개발을 위한 실험에 착수한다는 것이다. 이 발표가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은 토륨도 우라늄과 마찬가지로 원자로에서 핵분열을 통해 에너지를 발생할 수 있는 방사성 물질이지만, 핵분열 성능이 약해 1970년대 이후 우라늄 원전이 활성화되자 완전히 폐기처분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토륨 원전이 대두된 것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핵분열 성능이 낮은 점이 오히려 원전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으로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각국에서 우라늄을 사용하는 원자력발전소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신재생에너지를 거론하지만 이들만으로 당장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없으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그 중 가장 유망한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이 토륨발전소라는 뜻이다.

토륨은 원전 연구 초창기부터 연료 후보로 꼽혀왔던 물질이다.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핵종(동위원소)3,300개가 넘는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야만 하는 핵종이나 반감기가 너무 짧은 핵종을 제외하면 인류가 실제로 접할 수 있는 핵종 수는 393개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전혀 핵분열을 일으키지 않는 안정핵종 255개를 제외하고, 반감기가 우주 나이보다 길어서 역시 핵분열을 유도하기 어려운 핵종들을 제외하고 나면, 원전에 이용할 수 있는 방사성 핵종 후보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극히 일부밖에 남지 않는다. 토륨도 바로 이런 핵종 중 하나다. 바닷가 모래 등에 풍부하며, 매장량도 우라늄보다 4배 많다. 산출국이 한정된 우라늄에 비해 토륨은 세계 곳곳에 비교적 고르게 퍼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토륨은 한 가지 큰 단점이 있었다.

우라늄은 적은 에너지로 스스로 핵분열을 일으킬 수 있고,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토륨은 다소 다르다. 우라늄은 한 번 불만 지펴 주면 계속해서 활활 타오르는 불쏘시개와 같은데 반해 토륨은 불도 잘 안 붙고 잘 꺼진다. 연료로서는 매력이 떨어지므로 우라늄을 사용하는 원자력발전소만 전세계적으로 건설된 이유다.

우라늄은 그 자체가 핵분열성 물질로, 적당한 에너지의 중성자만 있으면 쉽게 핵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 일단 핵분열을 시작하면 멈추는 것이 어려우므로 우라늄 원전에서는 분열속도가 빨라지지 않게 섬세하게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연료 중간 중간에 분열 속도를 늦추는 제어봉을 꽂는다. 제어봉은 붕소로 돼 있는데, 우라늄의 핵분열을 시작하고 가속화시키는 입자(중성자)를 흡수해 전체적인 반응속도를 조절하며 물 같은 냉각재를 써서 원자로를 식히므로 원자력발전소는 수량이 많은 강가나 바닷가 인근에 건설한다.

그러나 토륨은 이와는 달리 핵분열을 해도 만들어지는 중성자의 수가 연쇄반응을 일으키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분열이 꾸준히 이어지지 못하고 중단되므로 토륨 원전에서는 핵분열을 돕는 중성자를 따로 공급해 연쇄반응을 꾸준히 이끌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단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어 토륨원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즉 원전 안전성을 거론할 때 급박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저절로 꺼지는 원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효율 면에서 큰 장점이었던 우라늄 원전의 연쇄반응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비상발전기가 꺼져 냉각수 공급이 중단되자 잔열 때문에 노심의 온도가 높아졌고, 끝내 노심 일부가 녹아버렸다. ‘꺼지지 않는 불꽃을 자랑하는 원전이 인간의 통제력을 벗어나자마자 괴물이 된 것이다.

문제는 정말로 토륨을 사용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가능하느냐이다.

이 문제는 20세기 말만해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해도 실질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당시에는 토륨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방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5년이 되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입자인 W보손과 Z보손을 발견한 공로로 1984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이탈리아의 핵물리학자인 카를로 루비아 박사가 토륨 원전의 상용화 가능성을 발표했다.

토륨 원전에 이용하는 것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토륨의 100%를 차지하고 있는 토륨232 동위원소다. 이 원소가 중성자를 만나 결합하면 토륨233이 된다. 토륨233은 불안정한 핵종이므로 22분 만에 절반의 원소가 붕괴(중성자 하나가 양성자 하나로 변하는 베타 붕괴)돼 프로탁티늄233이 된다. 프로탁티늄233 역시 27일 만에 절반의 원소가 붕괴돼 우라늄233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진 우라늄233이 현재 널리 쓰이는 우라늄235처럼 비교적 에너지가 낮은 중성자와 충돌해도 핵분열을 일으킨다.

우라늄 원전은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성자의 수가 투입되는 중성자의 수보다 많아 계속해서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상태를 임계상태라고 하는데 토륨은 핵분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중성자 수가 투입되는 중성자에 비해 적으므로 스스로는 연쇄반응을 일으키지 못한다. 이 말은 토륨 원전에 다른 추가 조치를 하지 않으면 핵분열반응이 자연스럽게 멈춘다는 뜻이다.

따라서 토륨을 원전의 연료로 쓰려면 중성자 수를 보충해야 하므로 토륨과 함께 우라늄235나 우라늄238, 또는 플루토늄과 같은 초우라늄 핵종 즉 우라늄보다 원자번호가 높은 핵종을 일부 섞어주면 된다. 서울대학교 황일순 교수는 연료에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20% 섞어주면 임계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사용하므로 온전한 의미의 토륨 원전은 아니다.

이런 문제점이 제기되자 루비아 교수가 역시 대안을 제시했다. 원전에 선형가속기를 도입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가속기를 이용해 고속으로 가속시킨 양성자를 납이나 텅스텐에 충돌시켜 다량의 중성자를 만들어 이 중성자를 토륨과 충돌시켜 핵분열을 일으키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루비아 교수는 가속기를 도입한 토륨 원전은 우라늄 원전과는 근본 원리가 다르므로 원자로(reactor)라는 용어 대신 에너지 증폭기(energy amplifier)’라는 용어를 제안했다. 토륨 원전의 실용성은 2005년 스위스에 0.6GeV대의 약 1MW의 실험용 원전 PSI가 만들어지면서 검증이 됐다.

토륨원전의 장점은 우라늄원전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먼저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가 해결된다. 기존의 우라늄 원전에서 핵폐기물이 문제가 되는 것은 우라늄235와 우라늄238 중 우라늄235만을 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 우라늄에서 우라늄235는 전체의 0.7%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우라늄238이다. 따라서 우라늄 농축과정을 거쳐 우라늄235의 비율을 35%로 높여 사용한다.

문제는 핵분열 결과로 만들어지는 플루토늄과 넵튬, 아메리슘, 퀴륨 등 화학독성이 강한 초우라늄 방사성 핵종들은 타지 않고 남는다. 반면에 토륨은 100% 연료로 이용 가능한 핵종(토륨232)을 이용하는데다, 에너지 증폭기가 고속로 시스템이므로 초우라늄 핵종까지 태울 수 있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독성이 낮은 핵종으로 바뀌는 과정으로, 이를 핵변환이라고 부른다.

핵발전소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이 안전성인데 토륨은 원전이 정지하면 중성자를 공급받지 못해 바로 핵분열을 멈춘다. 덕분에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아도 토륨에서 나오는 열로 원자로가 녹아내릴 우려가 없다. 또한 토륨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의 83%10년 내 방사능이 안전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나머지도 500600년 이내 석탄 탄광 수준으로 낮아진다. 같은 기간 가압수형원자로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독성은 거의 20,000배 높다. 우라늄 원전 폐기물의 독성이 토륨 폐기물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지려면 10,00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 한 가지 장점은 플루토늄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플루토늄은 핵무기 제조에 이용될 수 있다. 원전 개발 초기 단계에 각국에서 토륨이 아닌 우라늄을 선택한 배경에는 핵무기 개발도 한 몫을 했다.

여하튼 루비아 박사가 토륨 원전이 실무적으로 가능하다는 논제를 제기한 이후 세계 각국은 토륨 원전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냉각재로 용융염을 사용하고 연료는 토륨을 사용하는 용융염원자로 개발에 착수했다. 중국은 이 방식을 개선한 액체불소화토륨 원전연구에 뛰어들었고 당초 2030년대에 토륨 원전을 가동하려 했으나 후쿠시마 사고 후 2024년 가동으로 앞당겼다. 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 테라파워사가 토륨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고, 유타주()도 토륨 원전 개발업체인 알파 테크 리서치 코퍼레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 4위의 토륨 산지인 인도도 기존 원전에 토륨을 반응시켜서 우라늄233을 얻은 뒤 다시 핵분열을 거치는 3단계 방식에서 루비아교수가 이야기한 가속기 기반 원전으로 방향을 바꿨다,

물론 토륨 원전의 한계도 분명히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우라늄 원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실현가능성을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골머리 아픈 원전의 문제를 기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즐거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바다에서 가동되는 원자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의 문제점이 여러 면에서 제기되자 우라늄 원자로를 바다로 옮겨 안전성과 활용도를 높이자는 연구도 활발하다. 원전을 바다 위 바지선이나 수중에 건설하면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부른 천재지변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쓰나미는 육지에 엄청난 물을 쏟아 내지만 바다에서는 보통 수준의 물결에 그친다. 바다 원전은 주변이 온통 바닷물이라 사고가 났을 때 냉각수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미국 MIT의 자콥 부온지오르노 교수는 해상 원전이 안전한 것은 물론 전기 생산 단가도 육지 생산의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아카데미크 로모노소프라는 해상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 35급 원자로 두 기를 선박 위에 설치한 형태다. 중국의 <중국광핵집단>도 러시아와 같은 선박형 해상 원전 20척을 2020년대에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해상 원전으로 영토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자국 인공섬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략적 목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 원전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태풍이다. 그러므로 선박이 늘 바람의 방향으로 뱃머리를 잡게 돌려 파도가 선박 옆을 강타하지 않도록 설계한다. 학자들은 이런 설계로 10,0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규모의 태풍까지도 견딜 수 있다고 주장한다. 프랑스는 아예 태풍의 위험마저도 피할 수 있게 육지에서 15떨어진 바다 밑에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중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는 수중 케이블로 육지로 전송한다.

육지에서도 원자로를 물속에 통째로 넣는 소형 모듈 원전(Small Modular Reactor)’도 구상중이다. 모든 장비가 원자로 안에 다 들어가고 사고가 나도 원자로 주변의 물로 열을 식힐 수 있다는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와 물리와 화학은 19세기 말에 있었던 X선과 방사선의 우연한 발견으로부터 급속도로 발전하여 드디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라는 것까지 도달하였다. 독자들은 이것이 지구상에 건설되기까지 수많은 학자들에게 노벨상이라는 영예를 안겨 주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거의 모든 학문이 선악의 두 얼굴을 갖고 있다고 한다. 원자폭탄과 같은 무기는 가장 유명한 과학자, 즉 노벨상 수상자들이 전적으로 매달려 개발한 것이다. 그러나 원자폭탄이 문제점이 있는 것이라면 그 문제점도 역시 인간이 해결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는 사람에게는 노벨상이라는 과실이 떨어질 것이다. 노벨상을 탈 수 있는 분야는 항상 남아있다.

참고적으로 원자력 사고에 대해서는 <끄새 이야기>화학 노벨상이 만든 세상에서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1),(2),(3)」에서 심층적으로 다루었으므로 참조하기 바란다.

 

참고문헌 :

체르노빌 원전사고 10년의 회고, 이재기, 가우리블러그정보센터(박선호), 2005.1.25.

체르노빌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리처드 스톤, 내셔널지오그래픽, 20064

토륨 원전 vs 우라늄 원전, 윤신영, 과학동아, 201202

우라늄 대신 토륨, 바다에 원자로원전, '안전'으로 진화, 이영완, 조선일보, 2017.09.09.

수퍼영웅의 과학, 로이스 그레시, 한승, 2004

시크릿 방사능, 이종호, 과학사랑,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