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을 놓친 비운의 천재들/에디슨과 테슬라

발명왕 에디슨과 테슬라의 혈투(5)

Que sais 2020. 10. 19. 10:08

youtu.be/Slp7i4XBkvg

<직류로 돌아가자>

요즈음 각 가정은 마치 전선의 을 방불케 한다. TV의 유선방송선, 오디오와 비디오 기기선, 컴퓨터의 인터넷 선은 물론 어댑터까지 달려있어 복잡하기 그지없다. 2007BBC-TV지난해에 새로 밝혀진 100가지 사실중에는 영국 가정의 경우 침실이 3인 집이라면 최소한 38개 이상의 전기소켓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왜 이렇게 복잡할까. 전선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 본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닐 것이다.

책상 위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휴대전화,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PDA 때문에 책상이 아예 충전기 전열대가 돼버릴 지경이다. 충전기를 없애버리고 기기들을 콘센트에 바로 꽂아 충전할 수는 없을까. 더구나 오랫동안 가동한 전기기기를 만져보면 따뜻함을 느낀다. 이것은 전기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낭비되고 있다는 증거로 전력낭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발명가라면 반드시 생각해보았을 아이디어이다.

이와같이 전선공해라는 말을 듣는 이유는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가 기본적으로 직류 아닌 교류이기 때문이다.

직류(+)(-)을 가진 전기로 건전지, 휴대전화 전지, 자동차 전지 등에서 사용된다. 반면에 벽에 있는 콘센트교류(+)(-)극의 구분이 없어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어는 쪽으로 꽂아도 전기가 흐른다. 현재 가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전기는 모두 교류.

사실 교류도 극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극성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극성의 구분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1초에 60(+)(-)가 바뀌며 프랑스 등 일부 유럽에서는 1초에 50 바뀐다. 그러므로 유럽에서 사용하던 가전제품을 한국으로 갖고 올 경우 얼마가지 않아서 고장나기 일수이다. 이는 가전제품의 사양이 기본적으로 다소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유럽에서 살다가 한국에서 사용하기 위해 귀국할 경우 한국의 전기에 맞는 제품을 구입하거나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직류발전기(90%)교류발전기(70%)에 비해 효율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송전시스템을 놓고 보면 직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직류는 전압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어려우므로 발전소에서 전송하는 전압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압과 같아야 한다(110볼트). 그런데 송전하려는 전력 차원에서만 본다면 송전 중에 열에 의한 손실이 관건이다. 열 손실은 송전하는 전류의 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하는데 전압을 높일 수 없는 직류에서는(전력=전압x전류) 전류가 크지 않으면 안 되므로 필연적으로 열 손실이 커진다. 그런데 직류 전류를 사용하면 낮은 전압과 전선의 저항에 의한 손실, 발전소에서 23마일 정도 밖에 송전할 수 없었으므로 송전 사업 자체를 두고 볼 때 치명성을 갖고 있었다. 교류를 사용할 경우에는 이런 문제가 사라진다. 교류변압기(transformer)를 사용해서 전압을 높였다 낮추었다 할 수 있기 때문에, 10,000볼트로 송전하고 변압기를 사용해서 이를 110V로 낮추면 된다.

 

그러나 세상은 바뀔 수 있다는 것이 묘미다. 에디슨직류와 교류 전쟁에서 참패하여 세계적으로 교류가 직류를 밀어내었는데 근래 그의 재평가가 다시금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현대 문명의 총아로 등장한 전자기기의 급속적인 보급 때문이다.

물론 교류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전선의 수를 줄이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무선통신과 전력선통신이다. 무선통신은 가전기기 간 통신을 모두 무선으로 한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DVD플레이어에서 TV나 프로젝터로 가는 신호를 지금처럼 선으로 연결시키지 않고 무선으로 한다는 개념이다. 요사이 각광받고 있는 유비쿼터스(사물인터넷)무선통신의 대표적인 예다.

그런데 무선을 사용하면 전선의 수는 획기적으로 줄어들지만 전자파가 많아진다. 예를 들어 불루투스에서 채택한 주파수는 2.45GHz인데 이 주파수는 전자렌지 주파수와 같다. 사람들이 약한 전자렌지 속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전력의 낭비가 많아진다. 가전기기들은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무선 신호를 항상 기다리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스탠바이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전력을 소모해야 한다.

반면에 전력선통신전력선통신 신호까지 함께 보내는 방법으로 통신선을 줄여 결과적으로 선의 개수를 줄이는 방법이다. 무선통신과는 달리 공중을 날라다니는 전자파를 거의 발생시키지 않고 전력의 낭비도 커지지 않는다. 서울 도곡동의 타워팰리스를 비롯한 몇몇 곳이 전력선 통신으로 인터넷을 운영하고 있다김석환 박사는 적었다.

그러나 전력선 통신인터넷 신호를 받는 것 이상의 용도로는 사용되지 않는 이유가전기기에 붙어 있는 전원장치 때문이다. 거의 모든 가전기기 내부에서는 직류가 사용되지만 공급되는 전기는 교류이므로 기기마다 교류를 직류로 바꿔주는 전원장치가 필요하다. 어댑터전원장치의 일종인데 이것의 문제점은 전력선통신에 필요한 통신 신호가 이런 전원장치통과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전력선 통신으로는 수많은 전선 중에 인터넷 선 하나만 줄어들 뿐 나머지 가전기기들의 전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교류를 사용하는 한 충전기 문제도 항상 도사리고 있다. 충전이란 전지전기를 흘려 저장시키는 것인데 전지에는 직류가 흘러야 한다. 그런데 가정에 들어오는 전기는 교류이므로 충전을 위해 교류를 직류로 바꿔주는 충전기 회로가 필요하다. 전력낭비도 문제이다. 거의 모든 가전기기에는 어댑터와 같은 전원장치가 있고 전원장치에는 변압기가 들어있다. 그런데 변압기는 기기가 전혀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조금씩 전력이 새어 나가도록 돼 있으므로 어댑터를 만져보면 따뜻한 이유.

가전기기직류를 직접 공급해 주면 이런 문제들이 모두 해결되므로 가전기기의 크기와 무게가 감소한다. 학자들은 교류 대신 직류를 사용한다면 개인용 컴퓨터의 크기를 노트북 크기로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더구나 가전기기끼리 전력선 통신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전선의 수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변압기의 전력낭비 문제도 해결된다. 교류를 직류로 바꿔주는 충전기가 필요 없으므로 휴대전화를 직접 콘센트에 꽂아 사용할 수 있다.

직류를 사용하면 분산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대규모 아파트 단지마다 작은 발전소를 지어 공급하는 것이다. 분산발전에서는 직류를 발전하므로 가정에서 직류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 더구나 태양에너지나 연료전지들은 모두 직류를 생산하므로 차세대 발전 방식으로 직류를 고려하고 있는 이유이다.

 

직류를 사용할 경우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는 대규모 정전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섬을 제외한 전국의 전력망이 하나로 연결돼 있어 전국 어느 곳에서나 전기는 똑같이 60Hz이고 전압과 위상이 모두 맞아야 한다. 위상맞는다는 것은 한 부분이 (+)이 될 때 다른 부분이 (-)이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전국의 전기박자를 맞춰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한 부분의 전력 사용이 갑자기 변하는 등 사고가 생길 경우 전국의 전기가 함께 동요되므로 수많은 도시에서 한 번에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직류이런 동요가 생기지 않는다.

 

또한 무효전력 문제도 해결된다. 교류로 전력을 전송할 경우 전송망소비되는 전력 외에 어느 정도의 전력을 갖고 있어야 하며 이를 무효전력이라고 하는데 직류를 사용하면 무효전력이 사라진다. 더구나 직류를 사용하면 송전선의 수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교류를 사용하는 현재 송전 방식으로는 송전선34개 필요한데 직류로 하면 송전선이 2면 된다. 한 선을 접지할 경우에는 선이 한 가닥이면 된다. 그러므로 감전위험까지 줄어들어 교류보다 안전하다.

 

직류와 같은 전력을 내보내기 위해서 교류최대전압배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같은 전력을 전송할 경우 직류교류의 70퍼센트만으로도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이 줄어드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수백V 이하의 약한 전압에서는 교류훨씬 위험한데, 교류진동수가 60Hz이기 때문에 사람을 1초에 60번 잡고 흔드는 것과 같은 충격을 준다. 반면 직류한 번 충격을 줄 뿐 반복되는 충격이 없다.

교류가 직류대신 전 세계에 보급된 것은 앞에 설명했지만 20세기 초 직류 송전이 기술적으로 큰 문제점을 갖고 있을 때 테슬라라는 천재가 교류 송전으로 문제점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는 기술이 발전돼 에디슨과 테슬라의 혈투에서 교류에 참패하는 원인이 되었던 송전문제가 최근 들어 변환장치사이리스터(thyristor, 반도체소자)의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직류고전압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장거리 송전이나 케이블 송전에는 직류가 교류보다 전력 손실이 적고 안정도가 높아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자는 것이 직류송전으로 바꾸자는 기본이다.

단 하나의 이점만 있어도 잘 나가던 제품이 곧바로 사장되는 판국에 직류의 단점이 해결되자 교류가 아니라 직류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전 세계의 전선망이 교류로 보급된 상태에서 직류로 바꾼다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다. 직류의 장점이 알려졌음에도 교류에서 직류로 곧바로 바꾸지 못하는 이유.

그러나 이미 세계적으로 직류의 유용성을 인식하고 직류의 사용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NTT통신회사>교환실을 직류화하고 있고 <JR철도회사>전철을 직류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직류를 포함한 다중 주파수의 송전을 검토 중이다.

한국직류송전에 관한 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KEPCO)직류송전(HVDC) 시스템 국산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현대의 기술 수준을 감안하면 직류송전을 할 경우 교류송전보다 40% 정도 전력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진다. 학자들은 앞으로 교류지구상에서 차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집안의 수많은 전선들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에디슨이 주장하는 것처럼 교류직류보다 더 위험한 것인가.

오늘날 실험에디슨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직류와 같은 전력을 내보내기 위해서 교류최대 전압배가 되어야 한다. 즉 같은 전력을 전송할 경우 직류교류의 70퍼센트만으로도 똑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이 적다.

무엇보다도 수백V 이하의 약한 전압에서는 교류가 훨씬 위험한데 교류진동수가 60Hz이기 때문에 사람을 1초에 60 잡고 흔드는 것과 같은 충격을 준다. 반면 직류는 한 번 충격을 줄 뿐 반복되는 충격은 없다. 가정용 직류와 교류를 비교했을 때, 심장마비를 일으킬 확률교류직류보다 3나 더 높다는 설명이다. 에디슨이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공격받았던 전류 싸움에디슨이 옳았지만 이미 시간은 지나간 후였다. 다시 직류의 시대가 된다면 테슬라와 에디슨이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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