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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에 큰 충격을 준 상대성이론>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창안한 일반 상대성이론을 사용하여 제일 먼저 수성의 근일점 이동에 관한 쾌쾌 묵은 의문점을 깨끗이 해소했다. 수성의 근일점은 언제나 같은 장소가 아니고 항상 달랐으므로 20세기 초까지도 학자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든 현상이었다. 뉴턴의 이론에 따라 행성이 태양 주위를 회전할 때 그리는 궤도가 타원이므로 행성의 궤적을 추적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며 모두 정확하게 맞았다.
그러나 수성의 회전주기는 예상했던 것보다 약간 더 길었다. 프랑스의 천문학자 라비에르는 수성 궤도의 근일점이 100년에 38초씩 이동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1년 동안 길어진 각도가 기껏해야 10킬로미터 밖에서 동전을 관찰하는 사람의 눈에 보이는 현의 길이만큼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물리학계에서 이 차이는 매우 큰 것이었으므로 심지어 이런 오차를 설명하기 위해 태양의 먼 뒤편에 ‘불칸(Vulkan)'이라는 보이지 않는 행성까지 가정했을 정도였다.
천문학자들을 가장 고민에 빠뜨린 이 작은 오차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다른 행성으로부터 받는 중력의 영향에 의해 이동된다는 것으로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즉 수성의 회전주기는 다른 행성들의 교란 때문에 약간의 오차가 생긴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뉴턴의 이론은 물체의 중력이 관성질량과 비례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중력가속도가 물체의 질량이나 성분과 무관한 이유 즉 포탄과 깃털이 같은 속도로 떨어지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해결하지 못했다.
관성질량은 매끄러운 바닥으로 가방을 굴릴 때 느껴지는 힘, 중력질량은 가방을 들어 올릴 때 느껴지는 힘으로 비유할 수 있다. 이것은 두 질량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암시한다. 중력질량은 중력이 드러나는 것이고 관성질량은 물질의 불변적 특성을 말한다.
지구 궤도를 벗어난 우주선 안의 가방은 지구의 중력에서 벗어나 있으므로 무게가 없다. 즉 가방의 중력질량은 0이다. 그러나 가방의 관성질량은 언제나 동일하다.
지상에서 잰 가방의 무게가 15킬로그램이라고 하자. 이 무게가 가방의 중력질량이다. 이 가방을 비교적 마찰력이 적은 곳에 놓고 스프링 저울에 달아놓으면 가방은 15킬로그램의 눈금에 도달할 때까지 같은 가속비로 떨어진다. 이것이 관성질량이다.
수세기 전부터 과학자들은 중력질량과 관성질량이 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포탄과 농구공은 서로 무게가 다르지만 같은 속도로 떨어지는 것이다. 포탄의 중력질량이 훨씬 크지만 같은 크기로 관성질량도 크기 때문에 느리게 가속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두 질량이 서로 상쇄된다는 등가법칙이 성립한다. 뉴턴의 물리학은 등가법칙을 단지 우연적인 것으로 생각했던 것에 반해 아인슈타인은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가속이라는 형태로 해석될 수 있다면 가속은 구부러진 공간의 곡면을 따라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점이 뉴턴의 역학과 다른 점이다.
뉴턴의 이론에 따르면 모든 물체는 질량에 비례함으로 다른 물체를 끌어당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태양처럼 거대한 물체의 주변은 이 물체의 중력이 너무 크므로 이 물체가 회전할 때 공간을 함께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현재 초등학생에게도 잘 알려진 내용이다. 즉 근처의 공간이 휘거나 구부러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의 등가원리를 여기에 적용하면 중력질량과 관성질량이 같아진다. 즉 아인슈타인은 우주선의 가속이 지구의 중력으로 인한 가속과 같다는 것을 지적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구의 중력을 받으며 지구에 앉아 있는 것과 가속되고 있는 우주선을 타고 우주 공간을 날아가는 것과는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 가속되고 있는 우주선 안에서 물체를 관찰하는 것과 중력이 있는 곳에서 물체를 관찰하는 것과는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에 의해 외양으로는 다른 것으로 보이는 중력질량과 관성질량이 같다는 것을 말끔하게 설명했다.
더욱이 뉴턴은 변화하지 않는 절대공간의 존재를 믿었다. 뉴턴의 이론에 따른다면 공간이란 개념은 관찰자의 위치와는 상관이 없었다.
뉴턴은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밧줄로 물통을 매달아 실험을 했다. 양동이를 돌리자 밧줄이 꼬였다. 처음에는 평평하던 물 표면이 양동이가 회전함에 따라 함께 회전했고 급기야는 양동이와 같은 속도로 회전했다. 이 시점에서 물 표면은 포물선을 그렸다.
뉴턴은 물 표면을 변화시킨 것은 양동이의 운동 때문이 아니라 물 표면이 물에 영향을 받는 시점에서는 물이 더 이상 양동이를 따라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그는 물 자체의 운동이 이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믿었다. 어쨌든 물이 회전운동을 하는 것은 사실이므로 이 실험으로 뉴턴은 힘의 작용 여부를 결정하는 절대공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뉴턴의 주장을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에른스트 마흐(Ernst Mach, 1838~1916)가 비판했다. 마흐는 지구가 그렇듯 물은 주변 질량에 반응하는 것을 자체의 운동 때문이 아니라 주변의 질량 때문에 돈다고 주장했다. 절대공간이 있다는 뉴턴의 생각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과학자들이 뉴턴의 이론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의 이론이 가진 결함을 수정할 정교한 중력이론을 내놓지 못했다. 그런데 특허청에 근무하고 있던 아인슈타인이 그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다.
20세기 물리학의 또 하나의 기둥인 양자론과 함께, 상대성이론은 소립자 물리학이나 우주론, 천문학을 크게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상대성 이론이 뉴턴의 역학을 근본에서부터 완전히 뒤엎은 혁명적인 이론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칙적으로 일반 상대성 이론과 뉴턴 법칙은 일상 세계에서는 기본적으로 똑같은 결과를 얻는다. 뉴턴 역학도 일상생활이나 궤도 위에 위성이 놓여 있는 것과 같은 보편적인 천문학에는 잘 맞는다.
뉴턴의 역학에서 물체의 질량이란 그 안에 들어 있는 ‘물질의 양’이며 물체의 관성은 주어진 가속도를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힘이 가속도와 질량의 곱이라는 법칙에 따라 파악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이 이론에서 광속을 고려해야 하는 등 특이한 문제에 부딪치면 속도에 따른 질량 증가 이론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체의 질량은 속도와 더불어 대략 그 운동 에너지에 비례하여 증가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인슈타인은 뉴턴의 이론에 약간의 수정을 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아인슈타인의 이론도 느린 속도에서는 뉴턴의 역학과 일치한다. 그러나 빛의 속도에 따른 특성을 고려하려면 뉴턴의 질량 개념을 약간 변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우리들의 상식의 울타리를 넘어서 더욱 넓은 세계에서 통용이 되는 올바른 생각을 제시한 것이다.
앞에서 설명했지만 미국의 『라이프』 지가 「지난 1천년을 만든 100인」 중에 뉴턴을 여섯 번째로 선정하고 아인슈타인을 21번째로 선정하고 존 시몬스가 선정한 『사이언티스트 100인』에서도 1위가 뉴턴이고 2위가 아인슈타인인 이유는 뉴턴 역학으로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 적용되는 물리학적인 현상을 거의 불편이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시청자들은 아인슈타인을 2, 3번 뉴턴을 10번째로 선정했지만 말이다.
상대성 이론에서 나오는 결론은, 보통의 상식에 비추어보면 오히려 앞뒤가 맞지 않는 느낌이 든다. 상대성 이론이 어렵고 알기 힘든 이론이라고 말해지는 것도 그 때문인 것이다. 옛날 사람들에게는 땅은 평평하고 어디까지 가도 끝이 없다고 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러나 지리의 지식이 풍부해짐에 따라 지금은 누구라도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상대성 이론에 관해서도 19세기말부터 20세기에 걸쳐서 실험이나 관측 기술이 발달하고 빛과 그렇게 차이가 없는 큰 속도를 연구 할 수 있게 되자 지금까지의 시간, 공간의 상식으로는 풀 수 없는 것이 많아졌다. 바로 그러한 문제점을 아인슈타인이 제시했기 때문에 인류가 태어난 이래 최대의 과학자 중에 한 사람으로 거론하는 것이다.
<상대성이론의 검증>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처음 나왔을 때는 어느 누구도 그의 이론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의 이론을 젊은 과학자의 객기로 여겨질 정도였다. 그러나 모든 학자들이 아인슈타인에게 배타적이지는 않았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뚱딴지와 같은 이론이라고 무시하는 학자들도 있었지만 아인슈타인의 새로운 이론에 매료된 학자들도 많았다.
아인슈타인 공간의 4차원은 상당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현실적인 공간에서는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Euclid, 기원전 330?〜275?) 기하학이 유효하지만 일반상대성 이론에서는 유클리드 기하학엔 없는 것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임의의 점을 통해 임의의 선이 만들어지므로 수평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하학이 유효한 공간은 플러스나 마이너스 곡률의 상수를 갖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의하면 물질로 채워진 공간은 구부러져 있다. 빛은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신호로써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고 공간의 곡률을 따라간다는 것을 앞에서 이야기했다. 그러므로 빛이 흡수되지 않는다는 전제를 하면 엄청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이를 위해 약 2천 억 광년이 필요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나이가 고작 138억 년이라는 것을 상기하기 바란다
문제는 이러한 아인슈타인의 가설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학자들, 특히 물리학자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엄밀한 검증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그의 이론은 광속과 같은 상상을 초월하는 현상을 다루기 때문에 실험으로 검증하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다.
바로 이때 아인슈타인의 진가가 발휘된다.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자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중력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세 가지 실험을 제안했다. 첫째는 수성 궤도의 사소한 변화, 둘째는 태양의 중력장에서의 빛의 사소한 구부러짐 그리고 세 번째는 중력장에서의 시계의 늦음이다. 그러나 상대성이론이 포함하고 있는 미지의 내용이 많으므로 사실 인류 역사상 아인슈타인처럼 자신이 주장한 논문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받은 학자는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학자들도 아인슈타인이 갖고 있는 논리를 철저하게 검증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만큼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1) 수성 궤도 변화
뉴턴의 이론에서 어떤 한 행성이 다른 행성들의 영향 때문에 생기는 계산 가능한 섭동(perturbation)을 제외하고는 그 행성은 정확하게 똑같은 길을 영원히 따라 돈다. 이 문제에 대해 이론을 제기하는 학자들은 없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과감하게 태양계의 행성조차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태양계 안에서 행성이 태양을 돌아갈 때마다 근일점(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점)은 약간씩 앞쪽으로 움직이며 몇 백 년이 흘러감에 따라 타원형 궤도가 조금씩 선회하거나 나아간다. 이 근일점의 나아감은 원주가 거의 10억 킬로미터인 궤도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정확하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의 경우 속도가 가장 큰데다 또한 가장 많이 회전하는 궤도를 가진다. 그런데 수성의 궤도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특별한 성질을 갖고 있다. 즉 수성의 근일점은 언제나 같은 장소가 아니고 항상 달랐다. 뉴턴의 이론에 따라 행성이 태양 주위를 회전할 때 그리는 궤도가 타원이므로 행성의 궤적을 추적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며 모두 정확하게 맞았지만 수성의 회전주기만은 예상했던 것보다 약간 더 길었다.
프랑스의 천문학자 르베리에(Urbain Jean Joseph Leverrier, 1811〜1877)는 수성 궤도의 근일점이 100년에 43초씩 이동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제로 수성 궤도면의 전체 회전 각도는 100년에 574초이지만 그 중 약 531초는 다른 행성의 중력 때문이라는 것이 알려졌으므로 43초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43초의 차이란 1년 동안 길어진 각도가 기껏해야 10킬로미터 밖에서 동전을 관찰하는 사람의 눈에 보이는 현의 길이 만큼에 해당한다.
그러나 물리학계에서 이 차이는 매우 큰 것이다. 심지어 이런 오차를 설명하기 위해 태양의 먼 뒤편에 ‘불칸(Vulkan)'이라는 보이지 않는 행성까지 가정했을 정도였다. 이와 같은 주장이 나온 것은 행성의 영향이 다른 행성에 미치기 때문이다. 해왕성이 발견된 것은 천왕성이 궤도를 변화시킨다고 르베리에가 예언한 후 마침내 발견된 것이다.
천문학자들을 가장 고민에 빠뜨린 이 작은 오차를 설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이론을 적용하여 정확하게 43초라는 각도가 나온다고 발표했다. 예전에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던 회전량의 초과를 아인슈타인은 다른 행성으로부터 받는 중력의 영향에 의해 이동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수성의 회전주기는 다른 행성들의 교란 때문에 약간의 오차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것이 일반 상대성 이론의 최초의 증명이다.
이론적인 계산에 의해 수성의 이상함이 증명되었지만 학자들은 이론이 아니라 실질적인 검증에도 통과되어야 비로소 이를 인정한다. 그러므로 학자들은 수성의 변위를 직접 측정코자 했다. 문제는 천문학에서 수성의 운동을 점검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구 축에서의 비틀림 때문에 수성의 근일점은 매년 거의 호의 1분(1도의 약 1/60)만큼 옮겨지는 것처럼 보인다. 수성의 근일점은 이것의 약 1/10비율로 실제로 움직이는데 그것은 아인슈타인 효과 때문이 아니라 다른 행성들의 영향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에 의해 설명된 운동은 관찰된 운동의 1/100보다 적다. 이것은 수성의 이상함을 검증하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런 어려운 작업을 자청하는 사람이 항상 있게 마련이다. 바로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어윈 샤피로(Irwin I. Shapiro)이다. 그는 레이더로 수성을 정밀하게 관찰하여 아인슈타인 효과에 기인한 옮겨짐을 예언의 0.5% 이내로 확인했다. 아인슈타인이 제안한 첫 번째 검증이 아인슈타인이 사망한 후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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