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인간은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줄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영화 「데몰리션」에서 냉동인간을 매우 심층적으로 다루었는데 영화의 주제는 미래의 어느날 포악한 악당 피닉스와 거칠지만 정의로운 경찰 스파르탄이 대결하여 결국 정의가 이긴다는 헐리우드의 전형적인 이야기이다.
그런데 주제가 종신형에 처해진 죄수들을 형량만큼 냉동인간으로 만들었다 형량이 지나면 해동하는 것이다. 스파르탄은 뛰어난 경찰이기는 하지만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파괴를 자행하여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자 70년, 악당 피닉스는 종신형을 받고 냉동감옥에 갇힌다.
인간을 벌주기 위해 인간을 냉동감옥에 수감한다는 영화의 기본 아이디어는 많은 논쟁을 야기했다. 냉동인간은 다시 살려내야 한다는 기술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데 과연 이것이 가능한가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항이다.
‘과학이야기’ 「냉동인간의 부활, 언제?」에서 냉동인간에 대해 다루었는데 냉동 인간을 되살리는 것 자체는 앞으로 가능할 것이라 믿는 과학자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일단 냉동된 사람을 해동시키터라도 그들이 냉동되기 전에 갖고 있던 기억의 유지와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일부 학자들은 뇌세포와 기억의 복구에 나노기술이 해답을 줄 수 있다고 기대한다. 미세한 기계가 해동 중인 인체 내에 투입되어 수 조개에 이르는 세포들을 하나하나 복구한 다음 환자를 소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세포를 수리하는 ‘나노로봇’이 분자수술을 하는 장면이 간단한 것은 아니지만 간단하게 말해 수십 나노미터(nm) 크기의 로봇팔들이 세포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골라내어 마치 세포를 수술하는 집도의 구실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나노테크놀러지로 인체분자를 복구(molecular repair)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특정 질병의 병균을 완전히 퇴치하였더라도 부수적으로 피해 받은 신체부위를 보다 빨리 복구하는 것이 완치의 비결이다. 질병 기간 동안 신체 내에 쌓인 노폐물을 즉시 제거하여 젊고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 역할을 인체 복구 기능을 가진 나노로봇이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자들이 가장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은 나노로봇이 인간의 큰 숙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학자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법적으로 사망이라고 선고할 수 있는 가사상태에 빠진 사람이다. 대부분이 뇌를 다친 사람들로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여 환자나 가족, 의학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데 나노로봇은 이들 손상부분을 복구시킬 수 있다.
특히 냉동 보존되어 있는 사람들도 나노테크가 활성화되면 모두 다시 살려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인간의 뇌는 신경세포라는 구성 성분들의 복잡하고 방대한 연결 회로로 되어 있다. 100억 개 이상의 신경 세포로 가득 찬 뇌에서 신경세포 하나는 다른 신경세포 1,000여개에 이어지는데 이를 복원하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미래 나노기술이 발전한다면 결코 공상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나노기술은 현대 과학이 창조한 것이 아니라 매우 오래 전부터 지구상에 태어났다. 35억 년 전 세포 수준의 최초 생명체가 등장했는데 이들은 나노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유전 물질을 조작하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자연은 이미 수십 억 년 동안 나노구조물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이들 세포들이 복잡한 생명체로 진화하였지만 궁극적으로 아무리 큰 생명체도 나노스케일 구조들로 구성된 작은 세포로 이루어져있으므로 이들 기술을 임의적으로 인간들의 필요에 따라 접목시키자는 것이다.
이와 같은 환상적인 일을 사실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나노 기술'이란 용어 자체는 일본의 노리오 다니구치 (谷口紅南)가 1974년에 사용했다. 그는 반도체 가공에서 원자, 분자 차원의 기술을 나노 기술이라 적었다. 그런데 나노기술은 과거부터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유럽의 중세 교회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놀라는 것은 화려한 착색유리(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들어진 창이다. 16〜18세기에 착색유리는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이했는데 비밀은 유리용융물에 염화금을 넣으면 빨간색, 질산은을 넣으면 노란색을 띠는 것을 활용한 것이다. 그런데 근래 연구에 의하면 이들 착색유리에 금과 은 입자들이 나노크기로 들어있었다. 착색유리는 적어도 10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나노크기의 금과 은 입자가 양자점(quantum dot) 노릇을 해 각기 빨강과 노란색을 반사하는 것이다.
중동의 칼 제작자들도 12세기부터 18세기까지 일종의 나노기술을 사용했다. 유럽인들이 십자군전쟁으로 성지탈환을 위해 아랍을 공격할 때 시리아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제조되는 '다마스쿠스 칼'을 보고 그 기술력에 감탄했다. 이들은 서방보다 더 날카롭고 오래 사용가능했는데 비밀은 인도에서 수입해 온 강철주괴를 사용해 칼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최근까지도 깊은 베일에 쌓여 있었는데 스승으로부터 도제에게 전수되면서 비밀 중 비밀로 감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비밀은 2006년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에 의해 다마스쿠스 칼날에서 탄소나노튜브와 탄소나노선 미량을 발견했다. 탄소나노튜브로 둘러싸인 탄소나노선들이 다마스쿠스 칼날을 유달리 날카롭게 가공토록 만들어 장시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현대인의 필수품이라면 자동차라고해도 과언이 아닌데 자동차의 핵심 부품 중 하나는 타이어다. 19세기 후반부터 타이어에 탄소검댕이를 엄청나게 많이 사용했는데 천연고무나 합성고무에 탄소검댕이를 섞으면 보강효과가 일어나 강도, 장력, 내마모성 등이 개선된다. 또한 탄소검댕이는 고무의 굳기도 증가시켜주어 타이어의 질과 수명을 크게 높인다. 이런 보강은 나노크기의 탄소입자와 고무분자 사이의 물리 및 화학적 작용에 의한다.
나노기술이 오래전부터 우리의 곁에 있었지만 나노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상태에서 신기한 현상을 규명하기도 했다. 미국의 벤자민 프랭클린은 1773년 영국의 과학자인 윌리엄스 브라운리그에게 매우 특이한 관찰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기름이 물의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것으로 항해 중 배의 요리사가 사용 후 기름기 섞인 물을 바다에 버리면 배가 훨씬 덜 흔들린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은 뱃사람들은 잘 알고 있었는데 왜 그런 효과가 나는지를 몰라 벤자민 프랭클린이 당대의 과학자에게 질문한 것이다. 의문이 생기면 이의 해답을 얻기까지 참지 못하는 프랭클린이라 그는 미국에서 런던에 도착한 후 클라팜공원의 연못에서 간단한 실험을 했다. 다행히 바람이 상당히 불고 있으므로 바람이 연못에 수파(水波)를 만들고 있었다. 그가 기름 한 숟가락을 연못가에 붓자 수파와 바람이 기름을 연못 전역으로 퍼뜨리면서 기름은 연못가에서부터 연못 중심부로 퍼져나갔다. 그런데 한 에이커나 넘는 연못이 놀랍게도 평온해졌다.
이러한 관찰은 로마 제국의 유명한 역사학자로 백과사전 『박물지』를 편찬한 플리니우스까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를 과학적 관찰을 통해 이론적으로 설명한 사람은 프랭클린이 처음이었다. 프랭클린은 자신이 관찰한 내용을 분자 간 상호작용으로 설명했다. 즉 물과 기름 사이에 반발력이 있어 서로 밀치기 때문에 기름막이 물 위에 퍼져 거이 보이지 않는 얇은 막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의 생각은 옳아 후에 로드 레일리, 어빙 랭뮤어(Irving Langmuir)가 기름이 물위에 떠서 단분자막을 만듦을 밝혔고 단분자막의 두께가 수 나노미터인 것도 알아냈다. 이것은 표면과학에 커다란 변혁을 갖고와 현대적 박막코팅 기술의 기초를 제공해 주었다. 랭무어와 캐서른 블로젯은 스테아르산 바륨용액을 물위에 퍼뜨리면 유리같은 기판 위에 정확히 한 분자 두께의 코팅을 만들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 기술은 현재 카메라나 망원경렌즈 등 빛 반사를 최소화한 렌즈에 적용되어 반사를 방지하는 코팅으로 알려진다. 랭뮤어는 인공강우로도 유명한데 1932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나노테크가 활용될 분야는 인간 생활의 전부분에 적용될 수 있다는데 중요성이 있다.
근간 의료부분에서 크게 각광받는 것은 특정 질병부위에 정확하게 효율적인 치료약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나노 입자를 사용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암을 파괴하는 금으로 코팅된 나노셀(nanoshells)은 극히 작은 구형의 유리구슬로 근적외선의 에너지를 포획할 수 있다. 나노셀을 특별히 종양세포에 결합하는 항체에 연결하여 인체에 투여한 후 나노셀을 외부에서 강한 적외선으로 가열하면 근접한 조직들을 손상시키지 않고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이다.나노테크가 활용될 분야는 수없이 많으므로 우선 나노테크가 이미 활용되거나 활용될 분야를 먼저 설명한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geulmoe.quesais
<클레오파트라의 나노화장품>
피부를 희게 하는 미백 화장품, 자외선 차단 선크림, 주름살 제거 화장품 등 기능성 나노 화장품 열풍이다. 나노 화장품의 원리는 10~200nm 크기의 나노 입자에 생리활성물질을 담아 피부조직으로 침투시키는 것이다.
특정 성분을 피부 속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나노 구조체는 피부의 세포보다도 크기가 작다. 가령 콩자갈 밭에 모래를 뿌리면 모래가 자갈 사이로 쉽게 침투하듯이 피부조직이라는 콩자갈 밭에 모래 역할을 하는 나노 구조체가 쉽게 흡수된다는 뜻이다. 아직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주름살 제거제의 경우 나노 구조체가 주름살 제거 기능을 발휘하는 생리활성물질과도 쉽게 결합하므로 주름살이 사라진다고 설명한다.
화장품의 영어 표기인 코스메틱(Cosmetic)의 어원은 그리스어 코스메티코스(Cosmeticos)로 ‘잘 정리한다’, ‘잘 감싼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코스메티코스는 무질서와 혼돈을 의미하는 카오스(Cjaos)의 반대 개념으로 ‘질서있는 체계’, ‘조화’를 뜻하는 코스모스(Cosmos)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는 화장품이 인간을 잘 감싸서 질서 있게 조화시키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화장은 기원전 5,500년경 이집트에서 시작되었고 기원전 1,500년경 이집트의 전성기인 제18왕조의 네페르티티 여왕이 그 동안 전해 내려온 이집트의 화장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설명한다. 네페르티티 여왕은 청색 아이라인, 빨강색 매니큐어를 하고 있었음이 그녀의 묘지 발굴을 복원하면서 발견됐다.
당시 매니큐어의 색깔은 일종의 계급 표시로 왕족은 진한 빨강, 신분이 내려갈수록 색깔이 엷어졌다. 현대 화장의 창시자는 그리스의 클라우디우스 갈레누스(129~199)로 인식한다. 그는 그동안 축적된 이집트의 화장품을 체계화하고 세분했다. 특히 그가 사용하던 화장품 원료 중 많은 성분이 현재도 무독성분과 무공해 요소로 화장품 제조업체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알려진다.
그런데 프랑스 국립과학기술연구원(CNRS) 박물관보존연구센터의 필립 월터(Philippe Walter) 박사는 4,000년 전부터 이집트에서 사용된 머리 염색약을 분석한 결과 나토테크놀로지를 이용한 화장품이라고 발표했다. 고대인들은 물, 여러 가지 크림, 오일로 된 천연재료를 혼합하여 화장품을 만들었으며 그리스로마시대에 사용된 머리염색약에는 헤나(Henna)라는 풀에서 얻은 액을 추출해서 사용했다고 알려졌는데 이집트의 화장품은 이보다 높은 기술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의 화장품 제조기술자 소위 화학자들은 눈썹화장과 검은머리 염색에 PbS(방연광), 화운데이션으로는 탄산연과 같은 천연재료를 사용하여 화장품을 만들었다. 월터 박사가 분석한 이집트의 화장품은 흰머리와 갈색을 검은머리로 염색하는 용도이며 PbS를 주재료로 했는데 이 화장품은 놀랍게도 나노 크기를 갖고 있었다. PbS의 성분 중 납은 머리칼에 작용하고 S는 머리두피에 있는 아미노산과 작용하여 염색효과를 높인다.
근래 각종 화장품 회사에서 나노과학을 이용한 최첨단 기술로 기능성 화장품을 만들었다고 대대적인 선전을 하고 있지만 이들 기술은 이집트에서 4,000년 전부터 이미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클레오파트라 여왕도 이들 나노화장품을 사용했음은 물론인데 현대인들의 값비싼 화장품에 비해 이집트인들이 만든 화장품은 초저가이므로 더욱 돋보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신라시대에도 이집트와 유사한 질 좋은 화장품을 사용했다는 것이 알려졌다. 일찍부터 고도의 문화를 창조한 한국인들은 남다른 미의식을 갖고 있었고 화장과 화장품의 수준이 뛰어났다. 북부지방에 살았던 읍루인들이 돼지기름(豚膏)으로 피부의 동상을 예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말갈인들은 오줌으로 세수했다고 한다. 돼지기름은 일소(一燒)와 설소(雪燒) 즉 피부의 부드러움과 동상예방효과가 높다. 기원 200년경 로마의 가렌이 제조한 콜드크림의 원형도 돼지기름을 가공한 것이다. 피부 미백(美白) 효과가 큰 오줌으로 세안하는 미용법은 궁중의 비방이었으며 최근까지 산간지방에서 활용했다.
단군 이야기에도 화장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한민족의 첫주거지를 단목근처라고 하는데 이는 향나무인 박달나무를 신성하게 여겼다는 것을 말해준다. 태백산을 묘한 향내가 나는 묘향산이라고 명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곰과 호랑이가 인간이 되기 위해 받은 쑥과 마늘도 실은 화장품과 관련이 있다. 쑥과 마늘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랫동안 애용해 온 피부 미백제이기 때문이다.
신라에서 백분(白粉)의 사용이 대중화돼 있었다는 것은 신라의 화장품 기술이 얼마나 높았는가를 알려준다. 백분은 안면을 희게 보이게 하며 잔주름과 작은 홈을 위장시키는 장점도 있어 한국인들이 1960년대까지 가장 애용한 화장품이었다. 일본의 한 자료에 의하면 신라의 한 승려가 서기 692년에 일본에서 연분(鉛粉)을 만들자 후한 상을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당시 일본인들이 제조하지 못하는 연분을 신라에서는 692년 이전에 이미 널리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과거의 백분은 글자(粉)가 의미하는 대로 쌀(米)로 만든 가루(分)로 서속(기장과 조)를 3:2의 비율로 섞어 사용했다. 또 분꽃 씨앗, 칡뿌리, 조개껍질을 태워 빻은 분말, 백토(白土), 활석의 분말 따위로 만들거나 여기에 동물의 뼛가루를 약간 혼합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백분은 부착력과 퍼짐성이 아주 약한 단점이 있었다. 그러므로 화장하기 전에 면도하거나 족집게로 얼굴에 난 솜털을 뽑은 후 백분을 물에 개어서 바르고 20〜30분간 잠을 잤다. 잠자는 동안에는 피하지방 분비가 왕성하므로 분이 잘 스며든다.
그럼에도 백분은 절차가 복잡하면서도 골고루 발라지지 않는 단점이 있는데 신라에서 백분을 납(鉛)으로 화학 처리 했다는 것이다. 납을 사용한 백분은 부착력이 좋아지고 쉽게 바를 수 있는데 적어도 신라에서 692년 이전에 연분을 사용했음을 알려준다. 앞에 설명한 이집트에 납을 사용한 나노 화장품과 유사함을 알 수 있다. 물론 납 성분이 궁극적으로 피부에 해독을 주는 것은 근래에 알려진 사실이다.
신라인들이 제조한 화장품 중에는 미묵(眉墨)이 있다. 미묵은 눈썹을 그리는 화장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부터 눈썹의 모양을 중시했다. 눈썹의 숱이 지나치게 많거나 뻗친 모양이면 성질이 포악하든지 성욕이 과다하다고 믿어 기피하였다. 이른바 반달눈썹이 미의 기준이 되었는데 조선시대 여자들은 무려 열 가지나 되는 다양한 형태의 눈썹을 그렸다. 빙허각 이씨가 지은 『규합총서』에는 원앙⋅소산⋅오악⋅삼봉⋅수주⋅월능⋅분초⋅함연⋅불운⋅도훈형이 있는 것을 볼 때 우리나라 여자들이 얼마나 눈썹화장을 중시했는지 알 수 있다. 남자들은 진하고 팔자(八字) 모양의 눈썹을 으뜸으로 쳤지만 여자의 눈썹이 진하고 숱이 많은 경우에는 족집게로 일부를 뽑거나 가다듬은 다음 화황(花黃)을 발라 부드러우면서도 엷은 색깔을 표현했다. 반대로 눈썹의 숱이 적고 흐린 경우에는 나뭇결이 단단한 굴참나무 또는 너도밤나무 목탄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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