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을 보고싶다>
과학자들의 결론 즉 네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네시 탐색 이외의 많은 점을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다.
다양한 목격담을 토대로 전설처럼 전해 오는 네시는 공룡과 함께 멸종한 해양파충류 플리오사우루스의 일종이라고 설명되었지만 네스호에 거대한 생명체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는데 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사실이라고 생각하느냐이다.
이 질문에 관하여 인간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실제로 보는 것처럼 느끼는 사람들의 착각 때문이라고 설명되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일부 과학자들이 관광객들이 보는 가운데 수면 위로 기둥을 밀어 올리는 실험을 실시했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네모난 물체를 보았다고 대답했지만 본 것을 그려보라는 주문에 일부는 괴물의 머리를 그렸다.
이를 학자들은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은 대개 기대에 부합하는 행동을 한다.
어떤 사람이 내게 적대적이라고 생각하는데도 그들이 내게 우호적이기를 바란다면 실제로 그렇게 되는 확률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이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무언적으로 이해하고 그에 맞게 행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버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로버트 로젠탈 교수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피그말리온 실험’을 진행했다. 로젠탈 교수는 무작위로 뽑은 몇몇 아이들이 ‘변형획득능력 하버드시험’이라는 프로그램에 의해 선정된 아이이지만 특별히 지적인 향상을 이룰 아이들이라고 선생님에게 명단을 주었다.
학년 말에 지능시험을 다시 치렀을 때 ‘약속받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IQ 점수가 평균 15.4점 향상되었다. 이들 약속받은 아이들은 IQ 점수만 좋아진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로부터도 호감이 가고, 말 잘 듣고, 사랑스러우며, 탐구심이 많고, 명랑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로젠탈 박사의 실험은 피그말리온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소 작위적인 편견이 개입되었다는 비판을 보이기는 했지만 긍정적인 사고가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 준 사례로 높이 평가된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플라세보 효과(placebo effect)'에 의해 더욱 힘을 받는다. 의학자들은 치료 작용이 전혀 없는 위약이 상당히 높은 비율로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킨다고 말한다. 특히 플라세보 효과는 기침, 정서 변화, 협심증, 두통, 감기, 림프육종, 위산과다 및 위경련, 피부염, 류머티즘 관절염, 발열, 사마귀, 불면증, 통증 등과 같은 증상에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진다.
학자들의 광범위한 실험에 의하면 플라세보 효과는 실제 약물 치료에 비해 약 1/3∼1/2에 이를 정도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의사가 주는 빈껍데기 알약치고는 대단한 효과가 있는 셈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위약이 아니라 거짓 상담, 심리 치료, 심지어는 거짓 수술도 동일한 효과를 보인다.
플라세보란 단어는 중세 장례식에서 부르던 노래의 첫 소절 ‘주인을 찬미합니다(placebo domiono)'에서 나온 말이다. 원래 가족이 해야 할 역할을 대신해서 죽은 자의 관 옆에서 돈을 받고 애도의 노래를 한 전문 조객들이 쓰던 말이다. 시체 옆에서 곡소리 하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에게 진심어린 기도를 했을 리 만무다. 그렇지만 대다수가 그들의 노래가 있어야 장례의 격식이 갖춰진다고 믿었다.
플라세보 효과는 환자와 의사 둘 다 실험 사실을 비밀로 한 채 강력한 새 치료법을 수행하고 있다고 믿게 할 때 가장 잘 나타난다. 의사가 치료법이 별로 효과가 없다고 여기면 플라세보 효과는 감소한다. 특히 위약이 어떤 환자에게는 주어지고 다른 환자에겐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사가 알고 있는 경우에도 플라세보 효과는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환자들이 위약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가장 극적인 것은 1950년대에 있었던 환자에 대한 사례이다.
‘방사선 치료로도 더 이상 고칠 수 없는 말기 암환자가 있었다. 그에게 그 당시 ’기적의 치료 효과‘가 있다는 크레비오젠이란 약을 주사했다. 그 결과는 의사에게 충격적이었다. 그는 환자의 종양이 “뜨거운 난로 위의 눈덩이처럼 녹아 없어졌다’고 진술했다. 나중에 환자는 그 약이 효과가 없다는 보고서를 읽었다. 그러자 종양은 또다시 확산되었다. 이때 의사는 거짓 정맥주사를 놓아주면서 개선된 새 크레비오젠이라고 말했다. 이때도 암은 극적으로 소멸했다. 그런데 완치된 후 환자는 신문에서 크레비오젠 자체가 쓸모없는 치료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약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지 며칠 후 환자는 죽고 말았다.‘
플라세보 효과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처방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염려 때문에 생기는 부정적인 효과가 수반되는데 이를 ‘노세보(nocebos)'라 한다.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지에서 이런 효과의 대표적인 사례가 자주 포착되는데 인류학자들은 부두교 살인(voodoo death)'이라는 주술 행위는 주문의 힘만으로 죽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알려진다.
이런 결과는 실제 한 실험에서도 발견되었다. 피실험자에게 부착된 전극을 통해 약한 전류가 머리를 관통하며 두통이 생길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실제로는 전류를 흘리지 않았는데 피실험자들의 2/3이상이 두통을 느꼈다. 이는 플라세보와 노세보 모두 일반 대중의 문화적인 믿음에 의해 좌우된다. 한마디로 믿음이 병들게 하고 믿음이 죽음을 초래할 수 있으며 믿음이 치료해 주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여하튼 네스호에 거대한 공룡이 살 수 없다는 결정적인 지적은 네스호 안에 네시가 먹을 먹이가 매우 적어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네스호는 빙하의 흔적으로 생긴 호수이므로 네시가 온혈이든 냉혈이든 살기엔 너무 춥다는 것이다.
사실 공룡 시대의 중생대 지구는 매우 따뜻했으므로, 수장룡 같은 생물이 지금도 살아있다면 스코틀랜드 같은 겨울이 추운 데보다는 열대지방의 따뜻한 바다나 호수에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네스호의 괴물 네시에 대해 부정적인 말이 주력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것은 아직도 네시의 열기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 네시는 아직도 인기를 누리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학자들의 설명은 간단하다. 그것은 네시가 인간이 만들어 낸 창조물일 뿐만 아니라 절묘한 거짓말로 만든 상상의 동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학자들이 처음부터 시종일관 주장한 바와 같이 네스호 근처로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적극적인 시도의 결과임에도 그것이 인간의 속성과 딱 들어맞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명한 사진 중에서 몇 개는 지역 주민이 호수 속으로 풍선을 갖고 들어가 사진이 찍히도록 했으며 의사 윌슨의 사진도 태엽 장치가 있는 잠수함 장난감이었다. 그러한 고도의 작전, 즉 절묘한 거짓말을 편 끝에 결국 그들은 세계적인 여론을 조성하였고 관광지로 부상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영화사도 있다.
미국의 폴리그램 영화사는 네시를 발견해 증거를 제시하는 사람에게 100만 파운드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네스 호의 네시를 증명하는 가시적 증거를 제시하면 해양생물학연구소 전문가의 검증을 거쳐서 상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단 네시로 짐작되는 동물의 길이는 5미터를 넘어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아직도 이 상금을 획득한 사람이 없음은 물론이다.
<백두산 천지의 공룡>
네시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동안 백두산 천지에도 길이가 2~5미터의 공룡이 살고 있다는 설이 등장했다. 백두산은 함경북도와 함경남도, 중국 길림성 조선족자치주가 경계를 접하는 곳에 있는 높이 2,744미터의 우리나라 최대 높이의 산이다. 중국 측은 2,749미터로 설명하는데 천지는 이 안에 있는 호수이다. 천지의 물은 60퍼센트 이상이 지하수이며 나머지는 비나 눈이다. 천지의 평균 수심은 213.3미터이고 최대 수심은 384미터이며 수온은 고지에 있는 관계로 0.7도에서 11도로 비교적 차다.
그런데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백두산 괴물에 대한 목격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저명한 작가인 뢰가는 『천지괴수목격기』에서 다음과 같이 백두산의 괴물에 대해 묘사했다.
‘8월 21일 새벽 4시 나는 기상대 문 앞에서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8시에서 8시 반 쯤 되는 시간에 천지에서 거대한 나팔모양의 물갈래를 보았다. 그 꼭지부분에서 꺼먼 흑점을 보았는데 머리 같았다. 때로는 북(베틀) 같은 것이 길게 끌리는 것을 보았는데, 아마도 이것은 척추부분일 것이다. 그것은 물속에 비친 장군봉부터 내가 있는 쪽으로 헤엄쳐 왔다.’
이틀 뒤인 8월 23일 새벽, 길림성 기상국에 근무하는 3명이 30미터나 되는 가까운 거리에서 모두 5마리의 괴물을 보았다고 발표했다. 괴물의 머리와 가슴부분이 4미터나 물위로 솟구쳐 나와 있었고, 머리는 소와 비슷하고 체형은 개, 입 부분은 오리, 등 부분은 검은 색으로 기름을 바른 것처럼 미끄러워 보였다. 특기할 만한 것은 종려나무 잎 같은 긴 털이 있었으며 배 부분은 희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놀라 소리 지르며 총을 쏘았지만 총알은 괴물을 맞히지 못했다. 괴수는 민첩하게 물속으로 숨어 들어갔다. 같은 날 다른 한 사람이 다시 괴물을 보았다. 괴물의 위치는 천지의 북쪽 기슭에서 40여 미터, 두 마리가 앞뒤로 서서 빠르게 헤엄쳐 오고 있었다. 그 중 한 마리는 물위에 나온 부분이 보다 많았고 머리는 뱀 모양, 직경은 약 15 센티미터, 눈동자는 밤알만 했고, 주둥이가 앞으로 뾰족 튀어나와 있었다. 목의 굵기는 10센티, 피부는 백색이고 마치 바다표범처럼 몸이 매끄럽지만 무늬가 없었다. 그들이 몸을 틀 때에 물자취가 상당히 둥글게 컸다. 헤엄칠 때에는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인(人) 자 같은 파문이 일었으며 10미터가 넘었다. 10월에도 백두산 천지의 괴물이 목격되었는데 이때 목격된 괴물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오리같은 주둥이와 물소처럼 생긴 머리에 몸통은 소보다 더 크고 울퉁불퉁한 등에 매끄러운 털이 돋아난 것 같다.’
그러나 이들 목격담이 한국에도 알려지자 서울대의 정착학 교수는 백두산의 생성 연대로 볼 때 중생대의 동물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백두산의 지질은 신생대에 속하는데 신생대 중에서도 제3기말과 4기초인 약 250만 년 전에 생겼다는 것이다. 중생대의 공룡류가 백두산에 살아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하튼 목격자들의 말에 의하면 오리주둥이공룡류와 흡사하다. 오리주둥이공룡은 공룡류로 매우 빨리 뛸 수 있는 공룡으로 알려지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쥬라기 공룡」에서 티라노사우루스에 쫓기는 장면에 나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공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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