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래?(한국불가사의)/한국인과 네안데르탈인

네안데르탈인(39) : 네안데르탈인 등장(3)

Que sais 2021. 2. 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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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 사망 후 추가 유물이 나오지 않았다>

도슨은 영광을 한 몸에 받으며 1916년에 사망했다.

그런데 그가 죽자마자 괴상한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그가 사망한 연후에는 필트다운에서 원인의 뼈가 전혀 발굴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한 번의 유골이 발견된 후에 그 부근을 엄밀히 조사해보면 다른 유골들이 많이 발견되기 마련이다. 그것은 첫 번째 유골이 나온 시기와 동일한 여건으로 다른 유골도 묻혀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필트다운인의 특징은 너무나 특이해서 이후에 발견된 인류의 화석들과 비교할 때 어떤 계보에도 넣을 수 없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즉 다른 화석 인류들은 뇌가 비교적 작고 이빨이 진화한 반면 필트다운인은 그 반대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원숭이를 닮은 턱과 인간을 닮은 뇌가 결합되었다는 해석에 대해 해부학적인 근거를 두어 많은 고고학자들이 불가능 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비교적 온건한 학자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유인원과 비슷하게 생긴 아주 원시적인 인간과, 마찬가지로 사람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유인원이 오래 전에 죽은 뒤 같은 장소에 묻혀 그 중 하나는 그의 두개골을 다른 하나는 턱뼈를 남기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실현 불가능한 괴물이 그야말로 우연에 우연이 겹쳐 한꺼번에 필트다운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그 유골 자체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상상하지도 않았다. 그러므로 이들 인골이 다소 의심적인 면은 있지만 당대까지 모든 교과서에 게재되었다. 한마디로 필드다운인은 당대에 가장 유명한 인사였다.

1948년 대영박물관의 케네스 오클리 박사를 비롯한 몇몇의 과학자들이 드디어 이 필트다운인의 비밀을 밝히는데 도전했다. 그것은 당시에 최첨단 연대측정법불소연대측정법이라는 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불소연대측정법이란 화석화되는 동안에 광석에서 나오는 불소가 뼈 속에 계속 침전되기 때문에 화석이 오래 되면 될수록 더 많은 불소를 함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시료를 엄밀히 측정한 결과 필트다운의 두개골에는 아주 작은 양의 불소가 들어 있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동물 화석들이 인골화석인 두개골과 턱뼈에 비해 10배나 넘는 수치가 나왔다. 결론은 필트다운 유골의 연대가 예상만큼 오래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5000년을 넘길 수 없다는 것이다.

1953 두개골과 턱뼈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사가 시행되었는데 그 결과는 아주 결정적이었다. 턱뼈와 두개골은 완전히 다른 시기의 것으로 두개골은 0.10%의 불소를 턱뼈는 0.03%가 채 안 되는 불소를 포함하고 있었다. 즉 시험결과 두개골과 턱뼈는 서로 다른 개체라는 것이 분명했다.

더불어 옥스퍼드 대학의 조지프 위너 교수도 폭탄선언을 했다. 필트다운인턱뼈는 원숭이의 것이며 인위적으로 수정이 가해졌다는 것이다. 위너의 가설이 타당하다고 확신한 오클리 박사는 전면적인 조사를 요구했고 영국의 <자연사박물관>은 그의 요구를 받아드려 필트다운인 유골을 모두 건네 주었다.

곧바로 진상이 밝혀졌다. 이들의 정밀 측정으로 필트다운인의 두개골은 비교적 오래된 원인의 것이었으나 턱뼈는 현생 오랑우탄의 뼈를 가공하여 붙인 것이다. 오랑우탄의 턱이 결코 인간의 두개골에 맞을 수 없다. 때문에 연결부위를 제거함으로써 사람들이 두개골 화석만으로 유골의 형태를 상상할 수 있도록 여지를 만들었다.

게다가 턱의 어금니침팬지의 것으로 줄질로 깎아내어 마치 사람이 음식물을 많이 씹어서 남기 마모같이 보이도록 만들었고 그 전체를 화석처럼 갈색으로 칠해서 오래된 것처럼 꾸몄던 것이다. 함께 발굴된 50만 년 전의 동물 화석들도 세계 각지에서 모아, 필트다운의 자갈층에 가짜 원인의 뼈와 함께 묻었다가 다시 파낸 것이였다.

이 사건은 영국인들에게 워낙 큰 충격을 주어 다음과 같은 유머가 생겨나기도 했다.

 

선생님. 이제 사람들은 무엇을 믿어야 하나요? 가령 첫 번째 인류인 필트다운인이 가짜 이빨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것은 누군가의 고의적인 장난에 의해 고생물학이 40여 년 간이나 엉뚱한데서 헤매었다는 것을 뜻한다. 학자들은 필트다운인의 턱뼈와 머리뼈가 잘못 접합되었다고까지는 주장했지만 그 발굴물 자체가 속임수라는 것까지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범인은 누구인가?>

이 사건은 워낙 고인류학계는 물론 세계인에 미친 영향이 많으므로 필트다운 사건의 동기에 대해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 졌다. 우선 사람들을 골탕 먹이는 것에서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거짓말을 상습으로 하는 사람은 세계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싶은 유혹을 항상 느끼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속았다고 분개하는 고생물학자들은 과연 그가 누구일까 하는 문제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도슨 박사가 이 사기 사건에 연루되어 있음은 분명하지만 그가 그런 일을 꾸미기에는 과학적 소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지적되었다. 적어도 고인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이런 음모를 꾸미기 위해서는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동기가 있어야 한다.

도슨의 동기도 전혀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존경과 명성을 한 몸에 누릴 수 있는 <영국왕립협회> 회원이 되기 위한 고도의 절차라는 것이다. 도슨이 해부학이나 기타 전문적인 학위를 받지 않았으므로 <지질학회><런던골동품학회>의 회원으로 활동했지만 <영국왕립학회>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즉 학계의 인정과 명예를 위해 필트다운인을 고의로 만들어 어리숙한 전문가들을 잘 속여 넘어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도슨1901화석화한 두꺼비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지만 후에 그것은 모조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고학계에서 도슨서섹스의 마법사라 부를 정도로 중요한 화석들을 발견할 때마다 아주 대단한 행운이 따랐다. 그런데 고고학에서 지나친 행운은 의심을 받을만하다. 그러므로 도슨필트다운 모조를 위해 상당히 준비했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그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할 공범이 필요하다. 그들은 무슨 연유로 필트다운에서 발견된 유골을 은밀히 변조했을까 의문이 가지만 확실한 범인은 가려지지 않았다. 필트다운인이 엄밀한 검증을 받을 때 이미 관련자들은 모두 사망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범인들은 그들의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간 것이다.

우드워드 박사를 음해하려는 다른 학자의 고도의 기만전술이라는 설도 있었다. 우드워드는 화석을 조작할만한 전문지식과 기회를 모두 갖춘 사람이다. 더구나 그는 분명 필트다운 사건에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된 학자이며 화석 발견의 공동 발표자이자 첫 번째 학문적 보고서의 공동저자였다. 그리고 필트다운 현장에서 지속적인 발굴 작업을 통한 유물의 추가 발견 때도 직접 관여했고 이 공으로 작위를 받기도 했다.

우드워드 박사가 화석을 조작해야 하는 이유는 도슨과 다소 다르다.

그는 원래 어류학자였고 어류화석 연구에 있어서는 동료들의 존경을 받는 학자였다. 당시에 우드워드<영국자연사박물관>의 관장 후보였으므로 학계는 일반 대중들로부터 명성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가 관련 됐음을 암시하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도슨에 비해 충분히 의심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확한 범인의 윤곽이 나타나지 않자 수많은 가설 가운데 발굴지의 소유주가 땅값을 올리려고 그런 짓을 꾸몄다는 비난도 있었다. 심지어는 아서 코난 도일(Sir Arthur Conan Doyle)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셜록 홈즈의 아버지코난 도일이 발굴 장소에서 15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고 최소한 한 번은 현장을 방문했다.

도일셜록 홈즈로 가장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탐정을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남들로부터 잘 속는 아주 순진한 성격의 소유자로 그 당시에는 강신술과 죽은 자들이 영매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진짜라고 믿고 있었다. 도일은 자신들이 요정이라고 주장하는 영국의 두 소녀가 제시하는 사진들을 열렬하게 지지했고 그들의 정원을 자주 방문하곤 했다. 1997년작 요정이야기 Fairy Tale : A True Story가 바로 이 자매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결국 필트다운 사건은 결론이 없이 필트다운인을 학계에서 영구히 추방함으로써 끝을 맺지만 학자들의 줄기찬 연구가 계속되었다. 그것은 역시 발견자인 도슨의 자작극이며 그에게 유명한 공범자가 있다는 것이다. 공범자의 이름도 알려졌는데 그는 고생물학자이자 철학자인 테이아르 드 샤르뎅이다. 그들은 대학교에서 서로 우정을 쌓았고 서로가 청년시대부터 선사시대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장난기로 이 같은 음모를 꾸몄고 테이아르착색제로 쓰이는 중크롬산염을 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이다.

샤르뎅이 사망하기 얼마 전에 필트다운 화석들이 가짜임이 폭로되었는데 그는 필트다운 발굴의 전말과 그의 역할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또한 도슨과 우드워드가 위조혐의로 비난을 받을 때도 변함없이 그들의 입장을 지지했다. 그런데 그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고인류학자인 루이스 리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썼다.

 

나는 누가 필트다운 위조 사건의 책임자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도슨은 이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

 

이 편지만 본다면 자신도 관련이 없다는 뜻으로 적은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이러한 추측이 결론이 날 리 없는 일인데 인간은 그야말로 오묘한 동물이다. 이런 미스터리를 그냥 놔둘 리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