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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46) : 호모사피엔스 등장(5)

Que sais 2021. 2. 1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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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이후 호미닌두 개의 속(, genus)으로 나뉘어 분기점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상대적으로 지능이 높은 호모 속(Homo genus), 신체가 좀 더 튼튼한 파란트로푸스 속(Paranthropus genus)이 함께 나타난다. 이들 중 서로 다른 속에 속했던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Paranthropus boisei)는 약 60만 년 동안 공존하면서 생존 경쟁을 벌였다.

호모하빌리스가 돌을 갈아 도구를 만들고 그 도구를 잘 사용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것은 정설이다. 키는 약 90센티미터 정도였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 작았지만 뇌 용량은 보다 컸다. 그렇지만 검치호 같이 덩치가 큰 포식자의 먹이감이었다.

두 종의 두개골 화석을 분석한 결과, 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호모 하빌리스보다 단단하고 거친 먹거리도 능히 씹을 수 있는 튼튼한 턱을 갖고 있었다. 그밖에 다른 신체적 조건도 파란트로푸스가 훨씬 우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모두 멸종하고 도리어 취약했던 호모 속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호모 속의 호미닌이 생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석기를 발명하여 도구로서 사용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호모 하빌리스동물의 사체 등을 먹고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들은 도구를 사용할 능력을 갖고 있었다. 호모 하빌리스발명한 석기가 바로 힘이 약한 호모 속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강력한 무기였다는 뜻이다. 튼튼한 턱으로 무엇이든 먹을 수 있었던 파란트로푸스는 굳이 도구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므로 석기를 발명하지 못했다. 신체적으로 더 강했던호미닌이 도리어 멸종한 아이러니가 생긴 것이다.

이 말은 호모 사피엔스의 직계 조상들이 육체적으로 강하고 뛰어나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도리어 대단히 취약하고 불안했으나 역설적으로 그러한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즉 동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사회성을 형성해 나아가고, 도구를 사용하여 신체적 약점을 극복한 것이 주효한 것이다.

호모 하빌리스 이후 190만 년 전에서 18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등장했는데 이들은 이전의 호미닌에 비해 체모가 훨씬 줄어들고 다리가 가늘고 길어서 원숭이보다는 훨씬 사람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특히 호모에렉투스완벽한 직립보행을 했으며 비로소 나무 위에서 살던 방식과 완전히 결별했다.

이러한 신체적 특성달리기에 중요한 대둔근에 붙어있는 뼈를 볼 때 이들은 , 단거리 달리기에 능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생존에 매우 유리했다는 뜻이다.

호모 에렉투스불과 도구의 사용, 그리고 잘 달릴 수 있게 됨에 따라, 스스로 사냥꾼이 되어 다른 동물들을 사냥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맹수에 쫓기면서 죽은 동물의 사체 등을 먹으면서 연명하던 조상들에 비해 훨씬 육식을 많이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들은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함께 겪는다. 키도 매우 커져 약 150센티미터가 되었다.

단단한 열매나 식물의 뿌리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주로 섭취하던 시절에는 초식동물처럼 장이 길고 소화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던 반면에, 영양분이 많고 소화가 쉬운 고기를 자주 먹게 되자 장은 점점 짧아지고 다른 데에 에너지를 쓸 수 있어서 지능도 더욱 높아졌다. 학자들은 대체로 호모에렉투스는 항상 년 10만 개체 이상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하며 어떤 때는 100까지 존재했다.

학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이와 같은 육체적 진화가 아울러 마음의 진화도 가져왔다는 것이다. 즉 사회성이 더욱 높아지고 연대감과 동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코카서스 지역의 조지아에서 발견된 호모에렉투스의 유골을 보면 부상이나 치아의 상실 등으로 독자 생존이 어려운 동료들을 보살핀 흔적이 발견된다. 이런 행동이야말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집단적인 도움과 보살핌을 주고받는 인간성출현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후 호모 에렉투스의 후손으로 1907년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지역에서 화석이 발견된 하이델베르크인, 네안데르탈인,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다. 이때 유럽에 등장한 호모사피엔스가 2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출현했다는 아프리카 가설의 한 축이다.

여하튼 가장 마지막에 나타난 호모 사피엔스는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유일한 호미닌 종 즉 현생인류로 추정하지만, 곧바로 위태로운 멸종 위기를 겪는다. 19만 년 전부터 시작된 빙하기는 세계적인 기후 변화를 몰고 와서 호모 사피엔스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시 아시아빙하기의 영향이 크지 않았으므로 그 지역에서 살던 호모 에렉투스의 후손들에게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더불어 유럽에 퍼져있던 네안데르탈인은 추운 날씨에 적응해 왔기 때문에 무사히 생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프리카 지역에서 이동한 호모 사피엔스는 빙하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여 절멸의 위협에 직면한다.

학자들은 당시 호모 사피엔스의 숫자가 1만 명 아래로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를 현생인류의 유전자에 남아있는 병목 효과(Bottleneck effect)로 설명하는데 현재 약 80억이 넘는 인간들의 유전적 차이가 극히 적은데 그 이유가 바로 오래전 과거에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었다가 이후에 다시 크게 증가한 결과라는 것이다.

근래 학자들이 매우 흥미로운 소재를 발견했다.

멸종의 위기에 처한 호모 사피엔스가 마지막까지 생존했던 곳 중의 하나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부의 곶(Cape)인 이른바 피너클 포인트(Pinnacle Point)라 불리는 유적지다. 이곳에서 절멸해가던 호모 사피엔스를 살렸는데 그 뜻밖의 식량은 바로 홍합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아프리카에서 조개류가 번성하는 곳은 매우 드문데, 홍합이 풍부했던 이곳에 호모 사피엔스가 도착하여 절멸하지 않고 살아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이 다시 아프리카를 떠나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당연히 호모 사피엔스보다 오래부터 유럽 지역 등에 살고 있으며 인원도 많은 네안데르탈인과 생존 경쟁을 벌여야 했는데 학자들이 놀라는 것은 호모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에 완승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제시된 것은 여러 가지이지만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에 부적응, 각종 질병에 의한 절멸 또는 근친교배로 인한 인구 감소 등도 거론된다. 물론 한 가지 이유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멸종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고 설명된다.

사실 유럽의 크로마뇽인은 현대인들도 놀라울 정도의 자질을 갖고 있었다.

앞에서 부분적으로 이야기된 것도 있지만 개괄하여 다시 설명한다. 우선 크로마뇽은 대부분 동굴에서 살았지만 일부는 움집을 짓고 살았다. 이는 주거라는 개념을 갖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들은 그물, , 덫 등 낚시와 사냥에 필요한 도구를 발달시켰다. 동굴벽화를 그리거나 돌, , 상아를 이용해 조각품등을 만들어 예술적 능력을 한껏 발휘했다. 바느질을 해서을 만들어 입었고 발을 보호하는은 만들기도 했다.

잘 알려진 사항이지만 불을 피울 줄도 알았다. 사냥을 떠나거나 죽은 사람을 매장할 때 그리고 그 외의 관습이나 활동을 할 때 영적인 제례나 의식을 수행하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옛 체코슬로바키아의 지역인 돌니 베스토니체의 한 유적지에는 27,000년 전도기를 굽는 것으로 보이는 가마터가 있다. 뼈를 갈아 만든 가루와 찰흙을 섞은 반죽으로 도기를 만들고 이 도기를 불에 구웠다. 학자들은 인간류가 서로 다른 물질을 혼합해 두 물질과 전혀 다른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낸 최초의 작품 활동으로 생각한다.

놀라운 것은 이들의 삶과 생활방식현대의 북아메리카 원주민이나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 그리고 몇몇 아프리카 부족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학자들은 한때 크로마뇽인의 인구300만 명에 달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크로마뇽만 이런 재주를 가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크로마뇽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유럽에 살고 있던 네안데르탈인들이 정교하게 제작된 석기 및 각종 도구를 사용할 줄 알았고 시신을 매장하는 풍습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이다. 더불어 네안데르탈인이 언어를 사용했다는 것은 정설로 인정된다. 네안데르탈인은 신체적 조건이 호모 사피엔스를 능가했을 뿐 아니라 지능 및 문화적 수준 역시 호모 사피엔스에 못지않게 높았는데도 불구하고 호모 사피엔스는 살아남은 반면, 네안데르탈인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원인은 어떠하든 최소한 환경 변화 등에 호모 사피엔스는 잘 적응하여 생존한 반면, 네안데르탈인은 적응에 실패해서 멸종했다는 것이다.

두 호미닌 종의 운명을 가른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최성우 박사사회성의 차이를 꼽았다. 튼튼한 몸을 지녔던 네안데르탈인은 크고 사나운 동물들도 근거리 사냥을 주로 했으므로 뼈 화석에 부상과 골절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뼈가 가늘고 근육도 약한 호모 사피엔스는 큰 동물을 사냥하는데 역부족으로 처음에는 작은 사냥감을 잡아서 연명했다.

그런데 호모사피엔스는 도구 등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킴으로써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고 삶의 질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네안데르탈인들이 사용한 석기는 수십만 년 동안 거의 발전이 없었던 반면에, 호모 사피엔스의 석기 및 각종 도구는 후대로 갈수록 훨씬 날카롭고 다양하며 성능이 뛰어났다.

네안데르탈인이 이루지 못한 도구의 혁명호모 사피엔스가 이루어내었는데 이를 최성우 박사는 단순히 지능이 더 높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유대와 협력을 통하여 훨씬 큰 집단을 형성하여 살았던 것과 큰 관련이 있다고 적시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네안데르탈인들은 십 여명의 가족 단위 집단으로 살아갔지만 호모 사피엔스는 이보다 훨씬 큰 집단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사회적 관계를 기본으로 했다는 점이다. 이는 호모사피엔스발명한 새로운 도구를 자신이 속한 집단을 넘어 인근의 다른 집단에게도 전달하면서 널리 확산시켜 종족 전체의 생존에 큰 기여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네안데르탈인은 설사 새로운 도구를 발명하였다고 해도 그 성과가 작은 집단에 그쳐 더 이상 확산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네안데르탈인은 사냥 능력 등에서 결국 열세에 처했을 뿐 아니라, 급격한 기후 변화 등이 닥쳐왔을 때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발명의 효과가 보다 많은 사람에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은 자손을 남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학자들은 이들 두 종의 사회성의 차이가 그들의 뇌에도 증거가 남아있다고 말한다.

사회성과 두뇌의 발달 간의 관계를 연구한 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이 두뇌가 더 크며 시력을 담당하는 뒷부분이 더 발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각 정보 처리를 통하여 어두운 환경에서도 잘 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에 호모 사피엔스는 두뇌 용량은 도리어 약간 작지만 앞부분인 전두엽과 두정엽이 더 발달했다. 이곳은 사회적 관계와 밀접한 부분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큰 집단에 속해 살면서 공동체의 협력과 의사소통 등을 중요시했다는 설명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약점을 극복하고 최종 승자가 된 비결은 육체적 강인함도, 개별적 지능 수준 때문도 아닌, 높은 사회성을 통한 연대와 소통, 혁신 덕분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근래 그동안 이런 연구 결과를 완전히 부정하는 새로운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한마디로 네안데르탈인크로마뇽인호모사피엔스에 결코 멸종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한 것이 아니라 현대인 속에 당당히 들어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그동안 고인류학계를 후꾼 달게 한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간의 멸종에 따른 대체론과 연속론에 이은 충격적인 내용이다. 뒤에서 보다 심층적으로 이 부분을 다루는데 이에 앞서 크로마뇽인의 자랑이라 볼 수 있는 동굴벽화에 대해 설명한다.

 

참고문헌 :

네안데르탈인 생각보다 빨리 멸종, 과학과 기술, 20064월호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은 비결(1), 최성우, 사이언스타임스, 2019.11.22.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은 비결(2), 최성우, 사이언스타임스, 2019.11.29.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은 비결(3), 최성우, 사이언스타임스, 2019.12.06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 분기, 기존 예측보다 30만 년 늦다, 김진호, 동아사이언스, 2017.07.05.

고고학개론, 이선복, 이론과실천,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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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과학으로 본 창세기 빛의 환타지아, 임성빈, 환타지아, 2007

발견과 발명으로 보는 과학의 역사, 외르크 마이덴바우어, 생각의 나무, 2008

인류사를 바꾼 위대한 과학, 아널드 R. 브로디 외, 글담출판, 2018

엑스맨은 어떻게 돌연변이가 되었을까?, 박재용, 애플북스,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