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58) : 네안데르탈인 대체론과 연속론(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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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학자들은 아프리카-이브설 등을 고려하여 오늘날 아프리카 대륙 밖에 거주하는 인류는 모두 7만 년 전 아프리카를 떠난 이주민의 후손이라는 가정 하에 증거를 수집했다. 이들 증거가 인간의 DNA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전가의 보도처럼 인식되는 인간 DNA가 서양인들의 입맛에 맞게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프리카-이브가설에 맞지 않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물론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의 전투에서 유럽인들이 절대적으로 견지하는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현생인류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현생인류 즉 세계인들 모두 유럽에서 단 몇 만 년 전에 살았던 유럽인으로 채워졌다는 단순한 논리가 유럽인들이 철저하게 신봉한 유전자 분석에서 사라진 것이다.

여하튼 이후 발견되는 자료들은 놀랍다. 2017년에는 유럽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화석에 보존된 DNA는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호모사피언스에서 유전된 것이라고 수정되었고 2018년, 18만 년 된 호모사피언스의 턱이 이스라엘에서 발견되었다. 또한 모로코에서 발견된 호모사피엔스 화석은 315,000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므로 과학자들은 현생 인류가 최소 27만 년 전에 유럽에 이주했고, 거기서 네안데르탈인과 이종교배되었다고 추정했다. 여하튼 애피디마 1과 DNA 증거는 호모사피언스가 더 이른 시기에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퍼져 나간 것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인간과 챔팬지는 약 98%, 오랑우탄과는 97%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배하여 새끼를 낳을 수 없다. 그런데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교배하여 새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은 같은 종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결정적인 사항으로 99.84%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할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에 놀란 학자들은 첫 번째 이스라엘에서 발견된 화석의 주인공은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현생 인류의 이주 물결에 속해 있었거나 나중에 건너 왔을 수도 있지만 여하튼 그때의 인류는 모두 사라졌다는 것이다.

둘째는 네안데르탈인이 그리스와 이스라엘로 들어 왔는데 그들이 맞닥뜨린 호모사피엔스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유럽에서 유사하게 오래된 인간 화석이 발견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애피디마1이 그리스로 건너왔지만 이미 거주하는 네안데르탈인과 경쟁할 수없는 인구에 속해 패배했다는 것이다. 이는 이들 두 종이 서로 대체하는 상황이 계속되었을 것을 의미하는데 기간과 지역은 어떠하든 네안데르탈인이 호모사피엔스에 승리했다는 것은 충격이지 않을 수 없다.

여하튼 추후에 아프리카에서 온 현생 인류가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더 우수한 도구를 가지고 나왔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정학적으로 그리스는 이같은 가설을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지역으로 설명된다. 남동 유럽은 유럽 대륙 대부분을 빙하가 뒤덮은 빙하시대의 피난처였을 뿐 아니라 다양한 종의 인류가 유럽으로 넘어오는 회랑이었기 때문이다.

고인류에 대해 첩첩산중의 문제들이 유전자 분석으로 계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학자들이 이들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갈 것으로 생각된다. 단지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가는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함은 물론이다.

 

<충격적인 연구 결과>

근래의 눈부신 유전자 분석에 의한 고인류에 대한 연구는 거의 모든 정보가 거꾸로 바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라르손 박사는 인간과 네안데르탈 인은 북극곰과 불곰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고 주장했을 정도다. 다소 비유가 어색하지만 호모사피언스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은 유전적으로 북극곰과 불곰보다 더 가까웠기 때문에 곰과 마찬가지로 건강하고 비옥 한 혼혈을 쉽게 생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계를 별개의 상자로 분류하려는 학자들은 종을 완전히 별개의 단위로 생각하려한다. 생물학은 이러한 엄격한 정의에 관심이 없으며 진화적으로 멀리 떨어져있는 많은 종들도 항상 유전자를 교환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한다. 우리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과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이 쉽게 생식력이 있는 새끼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의 학자들이 그렇게도 부정하던 네안데르탈인, 호모사피엔스, 데니소바인 간의 오랜 성행위 즉 교배 역사는 게놈 분석을 통해 확연히 입증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유전자 분석이 현대와 같이 활발해지기 얼마 전만해도 일부 유전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가 ‘생물학적 호환성의 가장자리'에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이 교배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현대의 유전자 연구는 이들이 호환성의 가장자리가 아니라 중심부에 함께 있었다는 것이다.

2010년에 발표된 네안데르탈인 게놈 서열을 보면 유라시아 혈통을 가진 현대인의 게놈에 있는 DNA의 약 2%가 네안데르탈인이라고 밝혔다. 자넷 켈소 박사는 1910년과 1911년 사이에  유럽 뉴저지의 라코트 드 세인트프레라드 동굴에서 발견된 13개의 48,000년 된 네안데르탈인 이빨을 재분석 한 결과 두 종이 유라시아에서 만나 교배하였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켈소 박사는 과거에는 이런 경우 항상 단일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나온 것으로 가정되었지만 실제로는 두 사람에게서 나왔다는 것이다. 더구나 13개의 네안데르탈인 이빨은 현대인의특징을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가 ‘공유된 조상’을 가졌다는 뜻이다.

특히 유골 화석이 발견된 곳은 25만 년 전부터 48,000년 전까지 네안데르탈인들이 살고 있었던 곳이다. 학자들은 48,000년이라면 네안데르탈인들이 멸종하기 약 8000년에서 10,000년 전으로 이곳을 현생인류가 가장 먼저 차지한 네안데르탈인의 거주지로 인식한다.

이것은 네안데르탈인과 현대인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부터 현대인과 교배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켈소 박사는 이곳에서 발견된 여성의 자궁 경부 또는 치아의 긴 플루트 목이 인간과 같은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결론은 당시 네안데르탈인과 현대인 사이의 교배는 일반적이라는 뜻이다.

같은 결과에도 해석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은 예부터 알려져 있지만 이들 혈투에도 다소 예외적인 사례가 등장한다. 하버드대학교의 데이비드 라이크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교배했음을 인정하면서 4만5천 년 전에 살았던 시베리아 현생인류에서 얻은 DNA를 분석해보니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유래된 DNA가 현대의 현생인류보다 7배나 더 많았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이 개체에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남기게 된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교배는 5만4천 년 전에서 4만9천 년 전 사이로 시대 범위를 확정했는데 그는 이점을 매우 다르게 해석했다.

한마디로 현생 인류가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확산하기 시작한 5만 년 전부터 네안데르탈인이 사라진 3만9천 년 전 사이에 중동과 유럽 지역에서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공존했다는 고고학적 증거들과도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네안데르탈인의 DNA 비율이 동아시아인에서 가장 높고 유럽인에서 가장 낮다. 또 아프리카인에서는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그의 발견되지 않는 것을 토대로 ‘다지역 가설'을 부인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현생 인류에게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남아 있다는 것은 약 5만 년 전 아프리카를 벗어난 호모사피엔스 집단이 중동과 유럽에서 네안데르탈인과 교배하면서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로 퍼져나갔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말에 모순은 시베리아의 현생인류의 선조라고 한 고인류의 DNA보다 몇 십만 년 전에 이미 자바 등 세계각지에 분포되어 있었고 그들이 현생인류가 되었다는 것을 배제한 것이다. 더구나 이미 고인류학계에 원자폭탄보다 더 위력이 큰 수소폭탄이 터졌다는 것을 알고도 이런 주장을 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아직도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는 학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아주 좋은 말로 고인류에 대한 설명을 단편적으로 자기 말만 하고 싶은 사람들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보아도 고인류에 대해서는 수많은 자료를 분석하여 편향된 시각이 아니라 객관적인 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참고문헌 :

「네안데르탈인의 DNA 분석」, 이창묵, 동아사이언스, 2006.6.26.

「‘네안데르탈인’ 멸종 비밀 풀 열쇠 찾았다」, 이정애, 한겨레, 2008.08.08.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혼종 자식 낳았을 것」, 김신영, 조선일보, 2010.05.07.

「네안데르탈인, 너무 적응잘해서 ‘멸종’」, 박태진, 더사이언스, 2011.11.27.

「저지에 만연한 인간과 네안데르탈 인의 이종 교배?」, 애슐리 카위, Ancient Origins, 2015.04.07

「네안데르탈인은 현대인이었다」, 이강봉, 사이언스타임즈, 2017.09.22.

「엄마는 네안데르탈인, 아빠는 데니소바인」, 김병희, 사이언스타임스, 2018.08.23.

「이 210,000 년 된 두개골은 유럽에서 발견 된 가장 오래된 인간 화석 일 수 있습니다」, 브리짓카츠, 스미스소니안매거진, 2019.07.11

「그리스서 발견된 두개골, 인류역사 바꿀 수 있다」, 한국일보, 2019.09.07.

「우리 몸 안에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있다고?」, 추왕훈, 연합뉴스, 2020.03.18

「인간과 네안데르탈 인은 북극곰과 불곰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 옥스퍼드대학교, Ancient Origins, 2020.06.04

「우리처럼 네안데르탈 인 아기들도 생후 6 개월에 단단한 음식을 먹었습니다」, 애쉴리 코위, Ancient Origins, 2020.11.04

『고고학개론』, 이선복, 이론과실천, 1989

『21세기에 풀어야 할 과학의 의문 21』, 존 말론, 이제이북스, 2003

『현대과학으로 본 창세기 빛의 환타지아』, 임성빈, 환타지아,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