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노벨상이 만든 세상/우주

블랙홀(5)

Que sais 2020. 9. 19. 22:53

youtu.be/MzySkNjhiJk

<블랙홀의 내부 구조>

 

우주에 정지해 있는 천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또 다른 물리량인 블랙홀의 회전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회전하는 블랙홀 안쪽은 어떻게 되어 있을지 궁금하지 않을수 없다. 회전하는 블랙홀 주위의 공간은 일그러지고 그 바깥쪽에 에르고 영역(ergo sphere)'이라고 불리는 공간 영역이 발생한다.

커 계량에서는 두 가지 표면의 특이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내부의 표면은 사건 지평선이고, 외부의 표면은 정지 한계라고 불리는 편구면(oblate spheroid)이다. 작용권(ergo sphere)은 두 표면 사이에 있다

에르고 영역에서는 공간 자체가 빛의 속도블랙홀에 이끌려서 돌고 있는데 이 영역에 도달하는 물질은 블랙홀이 도는 방향으로 끌려간다. 이러한 회전의 다른 효과로 인해 블랙홀 표면이라고 할 수 있는 사상의 지평면안쪽에 또 다른 내부 지평면이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사상의 지평면으로 들어간 물체는 반드시 안을 향해 끌려가는데 내부 지평면보다 안쪽에는 큰 원심력이 작용하고 있어서 그 안으로 들어간 물체는 중심 방향으로 낙하하지 않고 운동할 수 있다. 내부 지평면밖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내부 지평면 안에서의 특이점고리 모양으로 생각되는데 이 내부 지평면의 안쪽 영역은 다른 우주로 가는 통로로 추정하는 시각도 있다.

이를 연계하면 다른 우주에서는 블랙홀이 아니라 화이트홀이 된다. 화이트홀블랙홀과 달리 그 안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반드시 바깥 세계로 밀려나가는 시공간의 영역이다. 따라서 내부 지평면 안으로 들어간 물체는 잠시 거기에 머문 다음 급히 내부 지평면 밖으로 그리고 화이트홀 밖으로 내던져진다. 그곳은 다른 우주다. 내부 지평면이 안정적으로 존재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많은 학자들은 불안정하다고 생각한다.

슈바르츠실트 웜홀의 매장 다이어그램

무엇이든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증발한 후 마침내 소멸한다는 것이 호킹의 증발론이다. 그의 이론은 현재 천문학자들 사이에 참으로 인정되고 있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증발의 마지막고에너지 전자기파감마선의 분출로 관측될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보통 태양의 무게 정도의 블랙홀을 생각하면 반지름 3킬로미터 이상이므로 상대성 이론과 같은 거시 이론만 고려하고 미시적 규모의 이론양자 효과는 무시한다. 그러나 소립자 정도의 블랙홀을 고려한다면 양자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얼마나 작아야 이 효과가 나타나는 가는 블랙홀의 질량1조킬로그램인 경우 반지름이 10조분의 1센티미터 이하가 되면 큰 영향이 나타난다.

블랙홀 강착원반에 대한 예술가의 인상

호킹은 그와 같은 작은 블랙홀이 형성되었다고 가정한 후 양자론블랙홀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여 그 결과 블랙홀증발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증발입자방출되면 블랙홀은 당연히 에너지를 잃게 되므로 그 분량만큼 질량이 줄어든다. 질량이 줄면 그것에 반비례하여 온도가 상승하므로 입자가 더욱 많이 나오게 된다. 따라서 블랙홀가속도적으로 그 질량에너지를 잃고 마지막에는 소멸된다는 것이다.

이 마지막 순간의 증발은 사실 폭발에 가깝다. 1천 톤의 블랙홀이라면 마지막에는 1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소멸하고 그 모든 것이 에너지로 변화된다. 태양질량 정도블랙홀에서 의도는 1백만분의 1 K(절대온도)로 매우 낮다. 그와 같은 블랙홀이 증발하고 소멸하려면 우주의 나이(150 억 년으로 계상했을 경우) 1,054나 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별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생기는 블랙홀이나 은하 중심핵에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거대한 블랙홀의 경우에는 이 증발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블랙홀의 존재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지만 학자들은 은하 초기에도 지금보다 규모가 작을지언정 거대한 질량의 블랙홀이 중심부에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가설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째는 은하가 먼저 생성된 후 블랙홀이 형성되어 은하의 진화에 따라 함께 성장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견해는 거대 블랙홀이 먼저 생성된 뒤 가스를 모으고 소용돌이치게 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은하를 생성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후자의 경우 거대 블랙홀이 파괴의 주체가 아니라 은하 생성을 촉발하고 별의 생성과 생명의 탄생을 가능케 했다고 설명되기도 한다.

 

<블랙홀 촬영>

블랙홀이 정말로 존재하느냐아니냐는 매우 중요한 질문 중 하나인데 과학자들이 이에 놀라운 장면을 보여주었다. 거대한 블랙홀에서 쏟아져 나온 강력한 입자 분출(jet)이 부근에 있는 은하를 강타하는 장면이다. 미항공우주국찬드라 X레이 관측소에서 지구로부터 14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두 개의 은하 시스템 3C321에서 목격한 것이다.

은하계 3C 321. 왼쪽 하단의 죽음의 별 은하에서 에너지 흐름이 분출하여 오른쪽 상단의 동료 은하와 충돌하고 있다

두 개의 은하궤도를 그리며 서로를 돌고 있다가 하나로 융합되는 과정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큰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에서 에너지 빔(광선)분출되었고, 그 경로에 작은 은하가 놓이게 되었다. 블랙홀에서 나온 빔은 고에너지 X레이감마선 그리고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빛의 속도에 가깝다. 작은 은하 속의 수천 개 행성을 강타했다. 두 은하는 20만 광년 거리에 떨어져 있었다.

블랙홀막대한 중력 때문에 빛까지도 빨아들이지만, 인접한 일부 물질들을 제트 형태분출하기도 하는데 이는 자기장의 효과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2007에는 보다 생생한 장면이 목격되었다. NASA의 찬드라위성이 지구에서 3,200만 광년 떨어진 블랙홀우주가스가 흘러 들어가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지구에서 3천200만 광년 떨어진 NGC3115 은하계 중심에 있는 태양의 20억배 크기의 블랙홀이 우주가스를 빨아들이는 모습을 미항공우주국(NASA)이 쏘아올린 찬드라 위성이 촬영했다

수많은 천문학자들이 이 결과에 환호했는데 블랙홀우주가스를 빨아들이는 모습은 현대 우주물리학에 있어서의 가장 근본적인 2개의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어떻게 블랙홀이 성장하며, 우주물질(우주가스, 우주먼지 등)짙은 중력 속에서 어떻게 움직이는가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이다.

지구로부터 3,2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이 블랙홀 NGC3115로 알려진 거대한 은하계의 중심에 위치하는데 천문학자들은 가스의 움직임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지배돼 내부로 빨려가는 임계문턱을 확인한 것으로 이 블랙홀로부터의 거리를 본다이 반지름(Bondi radius)'으로 부른다.

카와 웡 앨러배마대 교수우주가스블랙홀로 흘러 다가감에 따라 가스는 압축되면서 더 뜨거워지고 밝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가스온도의 상승블랙홀에서 700광년 떨어진 본다이 반지름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NGC3115의 중앙에 있는 블랙홀태양의 20억 배 이상의 크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지구크기의 블랙홀을 만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태양의 덩어리본다이 반지름에 의해 끌어들여져 블랙홀을 향하게 된다.

지미 어원 박사거대한 블랙홀덩어리 근처 지역에 태울 수 있는 많은 연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엷으냐는 질문이 계속 제기되었는데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은 이러한 문제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학자들은 이런 모순에 대해 두 개의 설명을 제시한다.

첫 째, 실제로 본다이 반지름 내로 흘러들어가는 우주가스 물질보다 훨씬 더 적은 우주물질블랙홀로 빨려들어 간다는 점이다. 다른 가능성으로는 에너지의 전환 및 방사가 생각한 것 보다도 훨씬 덜 효율적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제 블랙홀은 우주에서 보통 명사나 마찬가지다. 모든 은하의 중심에는 초대형 블랙홀이 적어도 하나씩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하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400만 배에 이르는 궁수자리 A*라는 블랙홀이 있다. 여기서 *는 그 천체가 블랙홀로 추정된다는 표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으로 촬영한 궁수자리 A

천문학자들은 우리은하의 중심으로부터 3광년 이내에서 12개의 작은 블랙홀이 있음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이 12개의 블랙홀을 발견했다는 것은 그 지역에 수만 개의 블랙홀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어느 누구도 블랙홀의 실제 모습을 본 적은 없다. 블랙홀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 복사를 흡수하므로 인류가 가진 어떤 망원경으로 관측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블랙홀에 대한 직접적인 관측 대신 블랙홀의 중력과 방사선의 영향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를 찾는 방식을 택한다. 우주의 매우 어두운 점 주위를 도는 것처럼 보이는 별이나 가스의 궤도를 측정하고, 어두운 점에 얼마나 많은 질량이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LIGO 핸포드 관측소의 북쪽 다리

블랙홀을 감지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충돌음을 듣는 것이다.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게 되면, 거대한 중력파를 방출하게 된다. 블랙홀의 충돌은 먼 거리에 일어나므로 중력파가 지구에 도착할 때쯤이면 매우 희미해진 상태이지만 미국의 중력파 관측소 라이고(LIGO)유럽에 있는 비르고(VIRGO)는 이런 작은 파동들이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주파수의 범위와 비슷하므로 소리로 변환할 수 있다. , 블랙홀의 실제 모습을 아직 볼 수는 없지만 소리는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태리 피사 인근 카시나에 있는 ‘비르고’. 라이고와는 달리 기역자로 붙어있는 터널의 길이가 3km다

인간의 호기심은 한정이 없다.

우주에서 블랙홀먼저 탄생했을까, 아니면 은하가 먼저 탄생했을까하는 질문이다. 이는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란 질문과 같은데 학자들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우주 미스터리의 실마리가 잡혔다고 발표했다.

NRAO(국립전파천문대) : 미국 뉴멕시코 주 소코로 인근의 초대형 어레이

미국 NRAO(국립전파천문대) 연구진초대형 라디오망원경간섭계를 이용해 블랙홀과 은하형과 아우 관계에 대한 결론은 블랙홀은하보다 더 일찍 탄생한 이라고 설명했다.

블랙홀과 벌지 질량 사이에는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에 둘 중에 무엇이 먼저 성장했는지, 만약 동시에 성장했다면 질량 비율은 일정하게 지속되는가가 천문학자들간에 큰 화두였다.

일반적인 은하들의 중심 벌지의 질량과 그 안에 있는 초거대 질량 블랙홀의 질량의 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 더 무거운 은하는 더 무거운 블랙홀을 품고 있다. 보통 은하 중심 초거대 질량 블랙홀의 질량은 그 주변 별들이 얼마나 빠르게 돌고 있는지를 의미하는 속도분산으로 계산한다. 그래서 이러한 관계를 은하의 질량과 속도분산 관계(M-sigma relation)라고 한다. 사진=K. Cordes & S. Brown (STScI)

학자들이 마침내 우주가 창조 초창기빅뱅 몇 억년 뒤에 생성된 몇 개의 가까운 거리의 은하를 발견했고 그 중심의 블랙홀과 벌지의 질량을 측정해 초창기에는 블랙홀과 벌지 질량 사이에는 일정한 비율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독일의 패비안 월터 박사는 멀고 어린은하에 있는 블랙홀의 질량보다 가깝고 나이든 은하의 벌지에 비해 훨씬 더 큰 질량의 블랙홀을 갖고 있는 것을 볼 때 블랙홀은하보다 더 먼저 생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참고문헌 :

파란만장한 블랙홀 자서전, 박석재, 과학동아, 19975

한 달 째 먹통 허블망원경 수리, 이은정, 경향신문, 1999.12.21.

우주는 모든 물질이 한 점에 모여 일으킨 대폭발의 결과, 박석재, 신동아 2004년 신년호 특별부록

블랙홀도 죽을 수 있다, 박방주, 중앙일보 2004325

21세기판 상대성이론 입문, 뉴턴 20044월호

블랙홀 빠져나온 호킹, 블랙홀 정보 방출한다, 오철우, 한겨레, 20040728

블랙홀 둘러싼 거장과 신인의 싸움, 박진희, 과학동아, 20049.

스티븐 호킹, 블랙홀 이론을 바꾸다, 김성원, 과학소년, 20049월호

사이언스선정 '올해의 10과학뉴스', 이영완, 조선일보, 2004.12.16.

블랙홀의 에너지 빔, 이웃 은하를 강타최초 목격, 박운찬, 팝시스, 2007.12.17.

연구팀 블랙홀, 은하보다 먼저 탄생, 강경윤, 나우뉴스, 2009.01.07

사상 첫 촬영"블랙홀,우주가스 빨아들여", 이재구, ZDnetKorea, 2011.08.01.

블랙홀에 관한 진실, 마이클 핀클, 내셔널지오그래픽, 20143

초질량 블랙홀 83개 발견, 빅뱅 이후 75000만 전 형성 추정, 연합뉴스, 2019.03.15

블랙홀의 실제 모습 볼 수 있나, 이성규, 사이언스타임스, 2019.04.08.

처음 모습 드러낸 블랙홀, 아인슈타인 당신이 옳았어요, 이영완, 조선일보, 2019.04.11

[블랙홀 첫 관측]실루엣 드러낸 블랙홀우주 진화 설명할 수 있을까, 김민수, 동아일보, 2019.04.11

갈릴레오에서 터미네이터까지, 에이드리언 베리, 하늘연못, 1997

21세기에 풀어야 할 과학의 의문 21, 존 말론, 이제이북스, 2003

판타스틱 사이언스, 수 알렌, 웅진닷컴, 2005

교양으로 읽는 과학의 모든 것, 한국과학문화재단, 미래M&B, 2006

물리법칙으로 이루어진 세상, 정갑수, 양문, 2007

열정의 과학자들, 존 판던 외, 아이세움, 2010

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폴 파슨스, 미래인,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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