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불가사의/이집트 피라미드

피라미드(44) : 피라미드 건설(5)

Que sais 2021. 3. 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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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하게 미라로 만들어지고 성스러운 호신부들로 무장한 시신은 사후의 삶을 사는 데 지침 구실을 할 마법적인 주문들을 갖춘 채 무덤 속에 안치된다. 모든 의식이 끝나고 등불마저 꺼지면 망자는 영혼의 기나긴 여행이 시작될 수 있게끔 홀로 남겨진다.

이집트인들에게 영혼은 셋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실체다. 사람이 죽을 때 육신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각기 다르면서도 서로 긴밀하게 연관된 세 가지 영들이 그대로 살아남아야 사후의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들 영은 ’, ‘’, 그리고 아크. 여기에서 바는 각 개인 특유의 인품의 영, 카는 삶의 영 그리고 아크는 불멸의 영이다.

사자에게 는 매우 중요하다. 카는 늘 시신 가까이 머물러 있어야했는데 시신이 부패하면 그와 더불어 소멸될 수 있고 항상 음식과 물을 적절히 공급해줘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인간의 머리를 가지는 새로 묘사되는 보다 제약을 덜 받는데 무덤을 제 집으로 삼으면서도 가끔 이승의 땅을 방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원히 무덤을 떠나는 자유를 누린 것은 오로지 아크 뿐이다. 아크는 망자의 신앙의 깊이에 따라 밤의 별들 사이에서 빛날 수도 있고 낮 동안에는 레 신의 태양 배를 타고 항해를 할 수 있으며 갈대 밭에서 오시리스 신과 영원히 머물 수도 있었다.

갈대밭은 이집트인들에게 경이로운 곳이다. 흐르는 강물과 비옥한 갈대밭, 그리고 살아 있는 왕이 아니라 죽은 왕을 정점으로 한 사회적 위계를 갖고 있는 곳으로 이집트인들의 이상향이다. 벽화에 등장하는 갈대밭이 바로 이를 묘사한다. 우나스의 피라미드 텍스트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하늘의 문 위에 있는 아누비스의 따님, 그 사다리 난간 위에 있는 토트의 친구 만세. 우나스의 길을 열어주어 우나스를 지나가게 해주소서.

그 소용돌이치는 바다의 해안에 있는 오스트리치 만세. 우나스의 길을 열어주시어 우나스를 지나가게 해주소서.’

 

그런데 아크는 멀고도 위험한 여정을 밟아야 했는데 마법의 미로에 들어가려면 출입을 허가해주는 권능을 부여받은 어떤 사람의 이름을 반드시 대야 했다. 이집트 인들이 사자를 위해 그런 이름들을 지침서와 함께 매장했음은 물론이다.

우나스 피라미드는 근래 지구인들에게 다시 매우 친근한 피라미드가 되었다.

 

사자의 서 일부

우나스 피라미드는 1996년까지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다가 폐쇄되었는데 방문객들의 호흡이 내뿜는 높은 습도가 묘실 내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출입이 금지되었다가 201620년 만에 다시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계단식 피라미드 옆에 다소 작은 크기의 우나스 피라미드를 그동안 이집트에서 공개한 것은 피라미드 텍스트의 중요성 때문이다. 한마디로 고대이집트의 삶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실예로 이만한 것도 없다는 뜻이다.

 

<변화하는 지침서>

이집트의 지침서들은 시대를 거듭하여 계속 변하면서 발전했다. 구왕국 시대에는 오로지 파라오만을 위해 주문이 사용되었는데 중왕국 시대에 사후의 삶으로 들어가는 패스포트로 주문과 마법으로 이루어진 관 주문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들은 관 안쪽에 색깔 있는 물감으로 적어놓았다.

주문은 정치적인 상황에 의해서도 변경되었다. 혼란은 살아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죽은 이집트인들에게도 끊임없이 닥칠 수 있으므로 정상적인 상태가 지속되도록 보장해달라는 목적을 지닌 주문도 있었다. 예를 들어 망자가 모든 것이 엉망이 되는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금박을 입히고 심판의 날의 장들이라는 파피루스 두루말이사자의 서가 필요한 이유다.

그런데 오시리스가 재판할 때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오시리스 앞에서 거짓말할 수 없는 일이므로 이집트인들은 무덤에 나름대로 대안을 만들었다.

재판에 심장의 무게를 재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이집트인들은 심장이 정직하여 망자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발설할 위험성이 항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집트인들은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내가 어머니로부터 받은 내 심장이여. 이승에서 내가 갖고 있었던 심장이여.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신이 계신 자리에서 나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말아다오. 내가 저지른 죄를 발설하여 나를 불리한 처지에 몰아넣지 말아다오. 서방의 왕이시며 위대한 신이 계신 자리에서 내가 저지른 그 어떤 짓도 노출시키지 말아다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평소에 화를 잘 내고 성 마른 사람이 갓 죽었을 때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고왕국 때부터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망자에게 개인적인 편지 등을 보냈다. 적어도 산 사람들의 일에 참견하지 말아달라는 뜻이다.

모든 망자들이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심지어 법원이나 신탁소가 해야 할 역할을 부탁하기도 했다. 남편에게 친척이 그녀와 아들에게 돌아가야 할 재산을 빼돌렸다며 이런 부당한 처사를 바로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지금 우아부에트는 이세시와 공모하여 당신의 가문을 유린하려하고 있어요. 그 여자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들을 탈취해서 이세시는 부자로 만들고 당신의 아들은 가난뱅이로 만들려하고 있어요.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이런 일에 그렇게 무관심할 수 있나요?‘

 

이는 죽은 사람이 산사람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미망인은 죽은 친정아버지까지 동원하여 죽은 자기 남편이 산 사람들을 응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망인이 법원을 왜 찾아가지 않았는지 또는 재판에서 패소했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여하튼 정의의 시행에 혼령이 도움된다고 생각한 것은 틀림없다. 이집트인들이 망자와 함께 산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예라 볼 수 있다.

사자의 서피라미드 텍스트등으로 볼 때 이집트인들이 얼마나 합리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이집트인들은 죽은 뒤에 다시 사는 것이 가능했다면 다시 죽는 일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죽는 것, 영원한 망각을 늪으로 떨어지는 것이야말로 이집트인들이게 가장 무서운 미래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므로 고왕국 때부터 사람들은 무덤 속에서 두 번째 죽음으로 소멸되지 않도록 해주는 주문을 적었다.

그러나 이와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절대로 살아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철저하게 두 번째 죽음을 의미하는데 한 마디로 시신의 훼손을 의미한다. 유해가 훼손되어 사라지는 것은 즉각 의 죽음으로 이어지며 그것은 다시 아크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여하튼 이집트인들이 나쁜 짓을 저지르고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으나 죽은 뒤에는 신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은 이집트 관리의 무덤 글에서도 알 수 있다.

 

거짓말로 남을 모함한 사람은 훗날 신께서 정직한 사람을 알아보시므로 닥쳐오는 운명을 피할 길이 없다.’

 

그런데 이집트인들이 적어도 죽어서 오시리스 신 앞에 갔을 때 아무트(Ammut)에게 먹히지 않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즉 이런 일을 내생에서 저지르면 아무트에게 먹힌다는 것이다.

 

살인, 절도, 탐욕, 가난한 이들과 힘없는 이들을 이용해먹은 죄, 아기들로부터 우유를 훔쳐먹은 죄, 남들에게 두려움과 고통을 안겨준 죄, 간통과 성적인 탈선, 거짓말, 남을 염탐한 죄, 무게나 양을 속여먹은 죄, 폭력과 교만, 파라오에게 반역한 죄와 신에게 반역한 죄.’

 

현대인들이 이 규정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겠지만 이를 철저하게 믿었기 때문에 이집트인들은 상당히 선하게 살았다고 추정한다.

우나스 피라미드는 고대에 이미 손상을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 람세스 2의 많은 아들 중 한 명인 카엠와세트 왕자가 기원전 13세기 중엽에 이를 재건했던 사실이 피라미드 남쪽 비문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