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노벨상이 만든 세상/살충제(DDT)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물질, 살충제 DDT(4)

Que sais 2020. 9. 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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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계 교란물질>

 

레이첼 카슨의 강타는 물론 고엽제의 피해DDT에 결정적인 사망선고를 내렸지만 학자들은 DDT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학자들의 노고는 화학물질이 어떻게 인간과 생태계를 공격하는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는데 레이첼 카슨사망한지 30여 년이 지나서 보다 강력한 구원군을 맞이했다.

1996 테오 콜본(Theo Colborn) 등은 도둑맞은 미래 Our stolen Future에서 화학물질이 구체적으로 인간과 생태계를 공격하는 경로를 정확하게 묘사했다. 뒤이어 1997년 일본 NHK-TV 과학프로그램환경오염 물질체내로 유입되어 마치 호르몬처럼 여러 가지 기능을 한다는 의미에서 환경호르몬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최근에는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는 뜻으로 내분비계 교란물질(endocrine disrupter, ED)'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인체는 각종 호르몬의 미묘한 조화에 의해 유지된다. 혈당, 체온, 삽투압, 호흡, 세포 주기 조절은 물론 성적 성숙과 발달, 성장과 노화 등 인체의 모든 활동에서 호르몬 조절필수적이다.

내분비계 교란물질이란 체내에 들어왔을 때 마치 호르몬처럼 작용하거나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여 생물체의 향상성을 깨뜨리고 건강에 해를 주는 물질을 말한다. 이 물질은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므로 국가별기관별로 정의가 다르지만 약 100여 종의 물질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킨다고 알려진다. 이들이 체내로 유입되면 다양한 방식으로 인체 호르몬 시스템을 혼란시켜 이상을 일으킨다.

첫째, 내분비계 교란물질인체의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한다. 특히 합성 에스트로겐DES의 경우, 천연 에스트로겐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 생식기 기형이나 여성형 암을 일으킨다.

둘째, 내분비계 교란물질인체 내 호르몬의 작용방해하기도 한다. 앞에서 설명한 악어알의 부화율 저하는 유출된 물질이 악어의 호르몬 작용억제하여 수컷 악어들을 교란시켰기 때문이다.

셋째, 내분비계 교란물질비정상적인 세포 반응을 촉진시킬 수 있다. 정상 세포일정 회수 이상 분열한 뒤에 사멸하기 마련인데 이들은 정상적인 세포 분열 촉진시켜 죽지 않는 세포암세포를 만들 수 있다.

넷째,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인체 내 천연 호르몬의 합성, 저장, 배출, 분비, 이동, 배설 등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켜 간접적으로 체내 호르몬 균형을 깨뜨린다. 호르몬은 아주 적은 양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간접적인 방해만으로도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분비계 교란물질자연 상태에서도 존재한다. 특히 콩이나 딸기, 석류 등의 식물성 열매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있다. 이들은 사람으로부터 분비되는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으나 인체 내에 들어왔을 때에는 그 활성수천분의 1 이하로 낮게 나타나므로 그의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 낸 내분비계 교란물질이다. 그중 하나는 인공적으로 만든 합성 호르몬으로 대표적인 것이 1940년대에 개발된 합성 에스트로겐(DES)이다. DES유산 방지약으로 1948년부터 1972까지 미국에서만 수백만 명의 임신부들에게 투여되었는데 1960대부터 소녀들에게 전에 전혀 없던 희귀한 종류생식기 암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자궁기형이 나타나기도 했다. 소녀들의 암과 자궁기형은 그들이 태아일 때 엄마가 복용했던 DES와 관련있다고 밝혀졌고 1972부터 판매가 금지되었다.

레이철 카슨 (1907~1964)

두 번째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바로 레이철 카슨이 소리 높여 주장했던 것으로 흔히 환경호르몬이라 불리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현재 환경호르몬으로 지목된 물질은 100여 종에 이르는데 다이옥신, DDT, PCB, 유기염소계 농악, 중금속, 비스페놀A 이다.

이들 내분비계 교란물질의 또다른 특성은 자연 상태에서 분해가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물질은 자연상태에서 미생물에 의해 원소 수준으로 분리되어 순환되지만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최근 100간 인간에 의해 합성된 신물질로 미생물들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많은 물질이 벤젠고리를 가진 탄화수소 구조를 갖고 있는데 벤젠육각형의 고리 모양으로 닫힌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분해시키기 힘들다.

벤젠의 골격

마지막으로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물보다 기름과 결합되기 쉬워 생물체 내의 지질과 결합하는 특성을 가진다. 수용성인 경우 체내에 유입되더라도 소변을 통해 배출될 수 있지만 지용성 물질피하지방과 함께 체내에 쌓이므로 체외배설되는 양이 극히 적다.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당장에 영향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오랜 세월을 두고 조금씩 축적되어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특히 태아나 유아의 경우 신체 조직이 활발히 성장하고 조직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약간의 호르몬 불균형만으로도 커다란 장애를 일으킨다.

그런데 DDT의 사용 금지에 대해 모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군인들 가운데 DDT로 인해서 병에 걸린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60가 넘는 한국인들 중에는 한국전쟁 중이나 후에 연합군들에 의해 DDT를 온 몸에 뒤집어 쓴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미군남한에 진주할 때 가지고 들어온 DDT는 사람 몸에 기생하는 해충을 전멸시키는 기적의 약이었다. 19462 위생국 화학연구소에서 DDT 자체 생산에 성공했을 때, 국내 모든 언론은 세계적인 연구의 완성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194511월 미군정 당국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DDT인체에 유해하나 아직은 가장 효과적인 살충제. 한국인들은 잘 씻지 않고 옷도 자주 갈아입지 않으니 적어도 열흘에 한 번은 DDT를 살포해야 한다

전쟁 중 피난민들은 검문소를 지날 때마다 DDT 가루를 뒤집어썼다. 또한 이를 비롯한 해충이 몸에 기생하지 못하게 DDT가 들어있는 () 주머니를 갖고 다니기도 했다. 전쟁 중 DDT 세례를 받지 않은 한국인은 거의 없었다. DDT1970대부터 농약으로도 사용하지 않게 되었으나, 생태계에는 잔류해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DDT해롭지 않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이유도 곧바로 밝혀졌다. DDT피부를 통해서 쉽사리 흡수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 그 당시 군인들은 단지 DDT를 뒤집어썼기 때문이다. 그런데 DDT가 이렇게 외형적으로는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지만 기름용해되어 인체에 들어오면 인간과 동물에 대단히 위험한 독성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음식물에 함유된 극소량이 인체 내에 계속 축적된다면 결국 치사량이 된다는 뜻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DDT말라리아 구제DDT가 유해한 것을 인정하여 DDT농업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지만 말라리아 구제를 위해서는 예외를 두었다. 문제는 말라리아 구제를 위해 DDT를 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와즈 박사DDT 금지로 인한 아이러니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DDT 사용 금지령으로 어린이 2,000만 명 정도 죽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말라리아에 관한 DDT도 수모를 당한다. 최악의 위기가 발생했는데 그것은 DDT에 대한 내성이 확산된 것이다. 말라리아 원충 특유왕성한 번식력급속한 진화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변종이 계속 등장했다. 어떤 변종에는 말라리아 치료제클로로퀸도 듣지 않았다.

 

<살충제의 선과 악>

DDT가 초창기에 승승장구했지만 여기에도 어김없이 맬린더의 우려가 나타났다.

살충제로서 DDT가 널리 쓰이게 되자 내성을 지닌 집파리가 생겨났고 계속해서 새로운 살충제가 개발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DDT대상 곤충을 거의 모두 죽일 수는 있었지만 얼마간의 곤충은 꼭 살아 남기 마련이다. 이때 살아 남은 소수의 개체는 대단히 빨리 증식하여 곧 본래의 수만큼 증식되는데다가 그들은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DDT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된다. 몇 번 살포하는 동안에 그 곤충은 점점 저항성이 강해지고 결국 DDT를 뿌려야 아무런 효과도 없게 되는 것이다.

살충제저항력이 있는 해충 수1950대에는 25이었으나 1980대에는 450이 넘는다. 면화에 기생하는 36해충 가운데 25살충제에 저항력이 생겼으며 24종의 모기DDT저항력을 갖고 있다.

DDT가 개발한지 10도 채 안되어 DDT에 내성을 지닌 집파리가 나타났고 1990에는 500종 이상(112개 모기 포함)이 적어도 한 가지 살충제에 대한 내성을 가지게 되었다.

곤충들이 살충제저항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몸의 표피더 두꺼워져 살충제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도 있고 살충제의 분자분해하는 돌연변이 단백질을 만들기도 한다. 물론 살충제가 덮치기 전에 이를 미리 알아차리고 치명적인 양이 투여되기 전에 날아가 버리기도 한다. 문제는 농약이 살포되고 난 뒤 살아남은 곤충들은 경쟁력이 없는 환경에서 살 수 있으므로 마구 증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진화와 돌연변이에 대한 엉뚱한 논쟁이 일어났다. 새로운 형의 생명, 돌연변이진화된 생물이 태어났을 때 그 결과가 반드시 좋은지 나쁜지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 하면 돌연변이의 좋고 나쁨은 그가 살고 있는 환경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고 또 시간이 해결하기 때문이다.

유전적 변이환경에 의해서 그 존속이 결정된다는 것을 나타내는 좋은 예로 영국의 나방을 든다.

영국공업화가 시작되기 전에는 하얀 나무껍질을 가진 나무들이 많았다. 이것은 흰색 나방이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하얀 나무에 앉으면 보호색이 되어 적들에게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이 종()에는 검은색을 갖고 있는 나방도 있었는데, 검은색 나방하얀 나무에 앉으면 언제나 눈에 잘 띄어 천적인 새들에게 쉽게 잡아 먹혔으므로 그 숫자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산업혁명 시대로 들어서자 깨끗하던 영국의 환경은 점점 오염되기 시작하였다. 공장에서 나온 그을음이 영국 전체를 뒤덮자 하얗던 나무들이 점점 검게 변해 갔다. 그 결과 하얀 나방이 검게 된 나무껍질에 앉으면 도리어 새의 눈에 잘 띄게 되어 마구 잡아 먹혔다. 반대로 검은 나방검은 나무의 보호색 때문에 점점 번식하여 검은색의 나방이 흰색의 나방보다 많아졌다.

이것은 진화와 돌연변이가 일반의 상식과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좋은 예로서 자주 거론된다. 특히 검은 나방환경의 변화에 적응해서 새로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산업혁명이 일어날 때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환경 변화에 의해 그 출현이 활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DDT라는 살충제가 나타났다고 해서 곧바로 돌연변이에 의해 어떤 개체가 돌발적으로 생겨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은 아니며, 설사 돌연변이가 생겼다고 해도 그것이 항상 유리하거나 불리한 위치에 서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유전이나 돌연변이가 어떤 요인에 의해 변형되었더라도 그들의 미래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학자들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사실상 유전자의 변이에 바탕을 둔 진화나 돌연변이가 환경에 의해서 그 존속이 결정되는 것이라는 것은 지구에서 생명체가 탄생35억 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다. 한 생명체의 생존 주기를 길게 보아 100이라고 보면 이 동안에 무려 35백만 번의 세대가 교체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물이 이보다 훨씬 짧은 생명을 갖는다. 한 달을 살 수 있는 생명체라면 420억 번의 순환이 있을 수 있고, 박테리아일 경우 그 횟수를 세어 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장구한 세월을 감안하면 인간현대과학으로 무장하기 시작한 것이 고작 100200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이 내세우는 과학은 아직 초보 단계일 뿐이다. 생물의 생존을 결정하는 진화라든가 돌연변이, 유전자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이제 시작인 것이다.

어떤 개체에 대한 생존 여부는 단기간으로 결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DDT 사용은 워낙 많은 여파를 초래하였으므로 당장 큰 논쟁을 일으켰다. DDT와 같은 과다한 화학제 사용으로 인해 인간이 아닌 생명체에 대한 부작용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이다. 그것은 역으로 말하면 화학 약품을 사용하여 한 개체군만 계속 살아남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화학 약품이라는 장벽에 의해 어떤 종이 안전하게 지켜지면 그들의 천적이 없어지므로 자연적인 대항력을 잃게 되는데 만약에 어떠한 계기에 의해 질병이 생길 경우 대항력을 잃은 개체군전멸하는 우려성도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것은 한 종이 다른 종에게 의지하고 있는 생태계의 기본 체계를 흔들기 때문에 결국은 사람을 돕기보다는 해를 줄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구상의 동물 중에 90퍼센트 이상곤충으로 분류되는데 이런 곤충들의 먹이사슬을 중단시킨다면 이들 틈새에서 살아남은 곤충이 지구를 정복하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마저 발표되었다. 이것은 무분별한 화학 물질의 사용으로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유익한 종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2차 해충의 출현을 출현시킬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발 도상 국가들은 DDT를 비롯한 살충제의 사용 금지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DDT가격이 싼 것은 물론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을 때의 부작용이 예상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일 예로 아랍의 여러 나라나 북아프리카의 반 사막지대에 사는 메뚜기의 유충은 하루에 거의 자기 체중에 상당하는 무게의 풀을 먹어치운다. 성충 역시 체중의 반 정도되는 무게의 을 먹는데 활발히 이동할 때는 체중과 비슷할 만큼 혹은 몇 배을 먹는다.

이들이 한 마리 당 하루1.7그램의 풀을 먹는다면 10억 마리의 메뚜기가 하루에 먹어치우는 풀은 1,700이나 된다. 이것은 1평방미터 당 메뚜기의 밀도36마리로 계산할 때 2,800헥타르를 기준으로 한 메뚜기의 피해로서 16만 마리가 먹는 양이다.

게다가 일단 메뚜기의 피해가 일어나면 그 영향은 상당히 장기간 계속된다. 1931케냐를 엄습한 메뚜기 떼의 피해축산물의 생산량20퍼센트나 떨어졌으며 방목지의 회복에는 3이 걸렸다. 에티오피아에서는 1958메뚜기 떼들이 에티오피아 인구 1백만 명1년을 먹을 곡물을 먹어 치웠다. 에티오피아의 인구가 대략 5천만 명인데다가 세계적으로 빈곤국임을 감안하면 DDT를 사용하여 해충인 메뚜기들을 퇴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국가 간이나 지역 간에 무조건 DDT와 같은 살충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설득력을 잃는다. 질병과 기아가 워낙 급선무인 이들에게는 생존에 대한 기본권이 더욱 중요하기에 때문이다. 더구나 개발 도상국은 항상 준비된 항의문이 있다.

 

DDT의 생산과 사용을 금지시키려면 현재 존재하는 대체품을 공급할 수 있게끔 개발 도상국에 보조금을 주어야한다.’

 

그러므로 해충을 조절하는 기술과 시도를 모두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특수하거나 생태계 전반에 걸쳐 해가 덜 미치는 방법을 찾자는 제안이 상당한 지지를 받는 것이다.

파울 헤르만 뮐러(1899~1965) 1948년 노벨 생리의학상

이런 논란은 뮐러에게 수여된 노벨상이 실수라는 시각도 있다. DDT는 더 이상 기적의 살충제가 아니며 오히려 환경오염 가능성으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DDT의 사용제한하는 것을 강조한다면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DDT는 분명 지구상에서 수많은 생명들을 살려냈고 다양한 변화들을 이끌어 냈다. DDT가 살려낸 수많은 목숨은 물론 DDT과학 발전에 대한 장기적 포석을 이루게 했다는 측면까지 더해진다면 뮐러의 노벨상을 단순히 실수로 치부할 문제는 아니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한 궁극적인 평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많은 학자들이 도전하고 있는 분야는 DDT같은 지속성 농약이나 살충제를 대체하는 농약을 개발하는 것이다. 생분해성 농약으로 제조하는 것은 물론 천적의 활용, 해충을 죽이는 박테리아바이러스의 이용, 수컷 해충의 불임화, 인공 호르몬 사용 등이다. 이른바 환경친화적 방법이다.

교미교란제 및 성페로몬 예찰트랩

가장 흥미로운 것은 ()유인 물질 사용법이다. 암컷수정기에 이르러 수컷을 유인하기 위해 분비하는 성유인 물질페로몬을 활용하는데 이처럼 합성 페로몬으로 수컷을 유인해 잡는 것은 매우 좋은 환경친화적 해충 구제방법이다. 방법도 간단하다. 합성 페로몬을 넣은 깡통을 여기저기 매달아 놓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합성페로몬의 경우 효율은 좋지만 제조비가 만만치 않다. 이들 페로몬의 실충성 화합물의 구조가 밝혀지면 저렴하게 인공적으로 생산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류와 자연을 위한 과학의 시대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뮐러세기의 발명품을 개발했다는 찬사와 함께 194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는데 당시 그의 수상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그의 수상 업적도 DDT 개발에 대한 것으로 DDT의 효과, 특히 절지동물에 대한 접촉성 살충 효과 발견이다. 수상 추천사를 보면 당시 DDT에 대한 열광을 알 수 있다. 뮐러는 단순히 옷을 갉아먹는 해충을 방지하기 위해 살충제를 연구하기 시작하여 1939 독자적으로 DDT를 합성한 것이지만 원래 자이들러합성했다는 것을 추후에 발견했다. 그러므로 1948뮐러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지만 그는 의학적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특이한 예의 수상자이다.

오트마 자이들러(1859〜1911)

 

참고문헌 :

비난으로 얼국진 노벨상 수상, 유지영, 과학동아, 19982

환경재앙 경고한 카슨의 침묵의 봄, 홍대길, 과학동아, 19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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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전쟁 말라리아, 마이클 핀클, 내셔널지오그래픽, 20077

[그때 오늘 - 6·25전쟁 ] 씻기도 갈아입기도 어려운 피란살이, DDT로 견디다, 전우용, 중앙일보, 2010.06.23

녹색세계사, 클라이브 폰팅. 심지,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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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이은희, 궁리, 2002

청소년을 위한 과학자 이야기, 송성수, 신원문화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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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 노벨화학상, 노벨 재단, 바다출판사, 2007

역사를 이끈 아름다운 여인들, 김정미, 눈과마음, 2007

하리하라의 과학 고전 카페(1), 이은희, 글항아리, 2008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 이은희, 살림, 2009

하리하라의 몸 이야기, 이은희, 해나무, 2012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 황진명 외, 사과나무, 2014

하리하라의 청소년을 위한 의학이야기, 이은희, 살림,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