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그래?(세계불가사의)/아틀란티스

아틀란티스 대륙의 전설(3)

Que sais 2020. 11. 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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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 사이를 연결하는 육교>

아틀란티스 대륙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가설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원래 사라진 대륙이란 말은 아틀란티스 대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지질학의 발전 과정에서 학문적인 연구로부터 나온 말이다.

17세기만 해도 사람들은 모든 물질은 생명력이 있어서 생동한다는 물활론(物活論)을 믿었다. 심지어 땅에서 나오는 돌멩이조차 생물처럼 스스로 자란다고 생각했고, 광산에서 금을 캐다가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 광산을 폐쇄하고 금이 다시 자랄 때까지 기다리곤 했다.

당시 학자들을 가장 골치 아프게 만든 것은 도처에서 발굴되는 화석이었다. 산 정상에서 조개나 물고기 화석이 나오는가 하면 인간이 살지 않는 사막에서도 화석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학자들은 화석생물의 유해가 돌처럼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일반인은 이를 부정했다. 사람들은 화석이 동식물의 유해가 아니라 우연히 생물체의 모양을 닮은 돌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똘똘 뭉친 중세유럽에서는 과학은 신학의 시녀라는 표현에 걸맞게 화석도 성경의 말씀에 적합한 설명으로 풀이되어야 했다. 그들은 산에서 발견된 조개의 화석은 노아의 홍수 때 산까지 떠밀려간 조개가 죽어서 남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이미 멸종되고 없는 기이한 동물의 화석은 하느님이 흙으로 빚어 창조하려다 실수로 생명을 불어넣지 않아 그렇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기독교인은 악마가 사람들을 혼란시키기 위해 화석을 만들었다고 믿었다.

18세기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화석이 과거에 살았던 생물의 잔재라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구 역사와 생물의 진화에 대한 이론들이 나왔다.

그런데 1859년에 출간된 찰스 다윈󰡔종의 기원󰡕은 학자들에게 여러 가지 연구 과제를 던져주었다. 그의 학설대로 서로 비슷한 ()이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진화한 것이라면 그 증거가 어디엔가 남아 있어야 한다. 다윈의 진화론을 확신했던 독일의 동물학자 에른스트 H. 헤켈(Ernst H. Haekel)은 지구가 격심한 변혁기를 거쳐 현재처럼 되었고, 그 여파로 생물의 진화와 적응에 큰 변화가 있었으며 지구는 계속 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구의 여러 곳에서 때론 천천히 또 때론 격심하게 지표의 침강과 상승이 일어났으며 대륙이나 섬들이 함몰되고 새로운 산맥이 출현했다. 섬이 산맥이 되고 반도가 섬이 되는 것은 물론 섬이 대륙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헤켈은 영장류의 분포 상태를 조사한 다음 각 대륙의 일부 생물이 유사한 것을 보고 생물이 자연적인 방법으로 인도양을 건널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생물이 인도양을 건널 수 없는데도 어떻게 여러 대륙에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에 이는 과거에 이들 지역이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사람이 원숭이로부터 진화했다는 다윈의 진화론을 입증해 줄 만한 화석이 아무데서도 발견되지 않은 이유는 사라진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에서 인류가 생겨났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헤켈은 자신의 주장을 증명해 줄 원인(猿人) 화석이 두 대륙에서 틀림없이 발견될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사전에 그 원인을 피테칸트로푸스 에렉투스(직립원인, 直立猿人)라고 명명하기까지 했다.

 

에른스트 헤켈

그가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것은 인류의 요람이 인도양에 가라앉은 대륙에 있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그가 명명한 최초의 인류는 피테칸트로푸스 아랄스였다.

헤켈이 추론한 사라진 미스테리의 대륙을 영국의 동물학자 필립 L. 스크래터레무리아 대륙이라고 불렀다. 레무리아 대륙은 약 2억 년 전 현재의 아프리카, 남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남극 대륙을 한데 묶는 거대한 곤드와나(Gondwana) 대륙이 있었다는 지역과 거의 일치하므로 이후 레무리아 대륙으로 설명한다.

스크래터가 사라진 대륙을 레무리아 대륙으로 부른 이유는 여우원숭이, 즉 마다가스카르 섬에 살고 있는 레무르의 진화 과정을 조사한 결과 헤켈이 주장했던 대륙에 레무르가 살았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스크래터는 레무르가 마다가스카르 섬에 인접한 아프리카(최근 아프리카에 레무르류의 원숭이가 서식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대륙에는 존재하지 않고, 인도양에서 멀리 떨어진 수마트라에는 서식하고 있는 점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그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수마트라에 이르는 인도양을 가로지르는 큰 대륙이 있었을 거라고 추정했다.

마다가스카르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이그너도 아프리카에는 없지만 태평양의 갈라파고스 제도, 안틸 제도, 피지 제도 및 남아메리카에서는 발견된다. 이외에도 프테로프스는 마다가스카르와 인도에는 살고 있지만 아프리카에는 살고 있지 않다.

 

레무르 원숭이

동식물의 분포를 보면 마다가스카르 섬의 동식물인도의 동식물과 놀랄 만큼 유사하다. 인도에서 마다가스카르 섬으로 동식물이 유입되었든, 그 반대가 되었든 그 이동에는 바다를 건너야 하는 문제가 따른다. 더욱이 마다가스카르 섬의 동식물은 오스트레일리아나 남미와 매우 유사하다. 스크래터는 이에 대해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 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육교가 있어야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스크래터의 주장은 고생물학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 이유는 헤켈 등이 주장한 고생물의 진화 분포를 비교적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레무리아 대륙이 현재의 마다가스카르 섬, 모리셔스 제도, 세이셸 제도, 코모로 제도를 포함한다는 가설은 프랑스의 에밀 프랑샬, 독일의 오스칼 페셜, 다윈과 진화론의 공동 발견자인 앨프레드 월리스 등의 지지를 받았다.

구소련의 지질학자 리세톱은 인도양의 해저 조사를 통해 대륙이 실제로 존재했다고 생각할 만한 지질상의 자료가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1972년 마다가스카르 섬의 남쪽 약 700마일에 걸친 해령(海嶺)을 조사한 학술조사선 그로머챌린지호는 최근 2000만 년 사이에 이 지역이 1,600미터 이상 가라앉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세이셸 제도와 샤드마리아의 얕은 해양에서는 해저가 그 전 높이에서 2,000미터나 침하한 것이 발견됐다. 특히 마다가스카르 섬 북서부의 해저에서 1011세기 것으로 보이는 아랍인의 건축물 폐허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수세기 전에도 육지의 침하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고대 인도의 전설은 해저에 가라앉은 몇몇 도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도의 가장 오래된 텍스트, 즉 고전서인 󰡔마하바라타󰡕, 󰡔마스쳐푸라나󰡕 등에는 신들의 적인 아르스가 살고 있던 도시 트리플이 바다 속에 가라앉았으며 신들의 눈을 피해 모습을 감추었다고 적혀 있다.

 

<인간의 문명권으로 들어온 레무리아 대륙>

레무리아 대륙이라는 명칭이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고생물학적인 견지에서 태어났지만 일부 사람들은 레무리아 대륙에 사라진 초고대 문명이 틀림없이 존재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주장의 대표적인 인물은 루이스 스펜서.

루이스 스펜서는 하나의 대륙이 인도양에서 태평양으로 뻗어 있고 또 다른 대륙이 비스듬히 태평양을 향해 뻗어 있는데, 이 두 대륙이 레무리아 대륙이라고 말했다. 그 증거로 그는 고대 하와이인의 전설을 지목했다.

전설에 따르면 하와이에서 뉴질랜드까지 연결된 하나의 대륙이 있었는데, 이 대륙은 카네신의 지배를 받았다고 한다. 이스터 섬에도 서쪽에 있던 마라에롱가라는 대륙이 홍수로 함몰되었다는 전설이 있으며,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에게는 선조가 살던 땅 하와이키가 대분화(大墳火)로 순식간에 침몰했다는 전설이 있다.

영국의 인종학자 맥밀런 브라운󰡔태평양의 수수께끼󰡕에서 오스트레일리아 올레아이 섬의 주민은 섬으로부터 100마일 떨어진 작은 섬과 종속관계에 있었다는 것을 밝혔다. 그 중심에는 야프 섬이 있었고, 그들은 수백 마일 떨어진 작은 섬 주민들에게도 해마다 공물을 받았다. 주민들은 만약 공물을 제때에 바치지 않으면 야프 섬의 추장이 폭풍우나 지진의 신을 동원해 작은 섬을 뒤흔든다고 믿었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 브라운은 폴리네시아 전 국토가 한 사람의 통치를 받았으며 지각 변동으로 땅이 가라앉았다고 주장했다.

과정이 어찌됐든 일단 레무리아 대륙이 인류의 문명권 안으로 들어오자 레무리아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레무리아인은 금발에 하얀 피부를 가진 종족이라고 전해진다. 현재의 폴리네시아인은 대륙이 침몰할 때 겨우 재앙을 면한 사람들로 선주민(先住民)의 문화유산을 계승했다. 그들 중 일부 주민은 다른 대륙으로 피신해 아시아 대륙을 거쳐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이르러 북유럽 인종의 기원이 되었다.

신대륙으로 피신한 사람들은 티티카카 호 주변에 정착해 티아우와나코의 유적을 남겼다. 이 신대륙의 문화는 아틀란티스의 영향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이며 멕시코, 유카탄, 콜롬비아, 페루의 고대문명은 레무리아와 아틀란티스의 혼합 문명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편 레무리아인의 존재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자 신비주의자들은 아예 레무리아인이 인류의 조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귀족 헬레나 P. 블라바츠키(Helena P. Blavatsky 18311891) 여사는 신지학협회(神智學協會)를 창설한 후 자신의 저서 󰡔비밀의 가르침󰡕에서 인간은 일곱 종족의 조상을 거쳐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신지학이란 기독교 및 불교의 가르침에다 티베트에 사는 은자들로부터 직접 전수받았다는 신비한 계시를 혼합한 것으로 그녀는 인류의 세 번째 종족이 레무리아인이라고 했다.

 

레무리아인

 

레무리아인은 남반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륙에서 살았다. 모습은 거대한 원숭이와 유사하며 4개의 손이나 머리 뒤에 3의 눈이 있는 레무리아인도 있었다. 언어는 없었으며 텔레파시로 의사를 전달했고 지능은 미미했으나 의지가 강해 산도 움직일 수 있었다. 후일 레무리아는 붕괴되어 아틀란티스가 되었다. 레무리아인의 후예는 오늘날에도 살고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인 애버리지니나 남아프리카 원주민인 호텐토트, 파푸아인이 이에 해당된다.’

 

황당한 이야기일수록 사람들의 흥미를 끌게 마련이다. 블라바츠키의 주장은 영국의 신지학자 W. 스코트 엘리엇󰡔아틀란티스와 레무리아 이야기󰡕를 통해 더욱 구체화했다.

 

레무리아인의 키는 약 4.5미터로 갈색 피부를 지녔고 얼굴에는 이마라고 할 만한 데가 없으며 턱이 앞으로 돌출해 있었다. 눈은 양미간이 떨어져 있어서 새처럼 앞을 보는 동시에 옆도 볼 수 있었다. 기묘하게도 발뒤꿈치가 많이 튀어나와 앞으로 나 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뒤로도 쉽게 걸을 수 있었다. 파충류의 껍질을 벗겨 옷을 만들었고 한손에는 나무 창, 또 다른 손에는 애완용 공룡을 개처럼 끌고 다녔다.'

 

레무리아인은 과거에는 알을 낳는 양성구유자(兩性具有者)였으나 이후 사람과 마찬가지로 성별이 생겨났고, 아틀란티스 민족은 무려 10080만 년 전에 문명의 절정에 이르렀다고 한다. 6,500만 년 전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공룡이 100만 년 전에 나타나 레무리아인의 애완동물이 되었다니 인류학자들이 머리가 돌겠다고 말하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어쨌든 제니퍼 웨스트우드는 레무리아인이 동물과 섞여 원숭이를 낳았을 때 진화를 도우러 왔던 신들은 그들을 돌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을 대신해 그들을 도운 것은 금성에서 온 불꽃의 왕이었으며, 덕분에 레무리아인은 불사의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문명을 이룩하고 사람과 비슷해졌을 때 레무리아는 바다 속에 잠기고 말았다.‘

 

스코트 엘리엇은 레무리아 대륙이 네 번에 걸쳐 사라졌으며 그것은 80만 년 전, 20만 년 전, 8만 년 전, 그리고 아틀란티스의 이름으로 침몰한 기원전 9564(솔론이 말한 연대)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때 살아남은 아틀란티스의 후예들은 다섯 종족으로 나뉘게 되었다고 한다.

 

엘리엇이 그린 레무리아 대륙

첫 번째 종족은 인도에 살았던 아리안족으로 이집트를 식민지로 만들 만큼 첨단 문명을 지녔다고 한다. 두 번째 종족은 바빌로니아와 아시리아, 세 번째 종족은 이란과 페르시아를 건설했으며, 네 번째 종족은 셀틱족이고, 다섯 번째가 그리스인과 로마인이라고 설명한다. 그뿐 아니라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로 북 아메리카인을 추가하고 있다.

그의 주장은 한마디로 아프리카와 아시아인을 제외하고 모든 민족이 아틀란티스인이라는 것이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기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무튼 레무리아가 아틀란티스와 결합되든 아니든 그것이 매력적인 소재라는 것은 1932522일자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스타에 게재된 에드워드 랜서의 다음과 같은 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로 향하는 밤 기차에 몸을 싣고 있던 나는 캘리포니아의 샤스타 산에서 붉은색과 초록색의 기묘한 빛을 발견했다. 승무원에게 물으니 그것은 레무리아인이 축제를 벌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에 흥미를 느낀 랜서는 샤스타 산을 찾았고, 워드라는 마을에서 그가 본 것과 똑같은 빛을 보았다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산중턱에 신비의 마을이 있는데 이제까지 그곳에 가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랜서는 그들로부터 전해들은 레무리아인의 특징을 기록했다.

 

샤스타 산

레무리아인은 키가 크고 맨발로 다니며 짧은 머리에 하얀 옷을 입고 있다. 그들이 벌이는 빛의 축제는 잃어버린 고향 레무리아를 그리는 의식이다. 그들은 티베트에서 전래된 모습을 감추는 비술을 사용해 아무에게도 발견되는 일 없이 북미에서 수천 년간 살아왔다. 마을에도 보이지 않는 장벽이 둘러쳐져 외부인이 침입하는 것을 막고 있다.’

 

랜서의 글에 자극을 받은 사람들이 샤스타 산을 조사했지만 레무리아인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랜서는 1894년에 무명작가가 발표한 󰡔두 개의 행성 사람들󰡕을 토대로 자신이 가공한 기사라고 실토했다.

이어 레무리아 대륙의 이야기가 너무 부풀려져 있다는 자성이 일면서 레무리아 대륙이 곧 아틀란티스 대륙이라는 얘기가 등장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 위치가 대서양이 아니라 인도, 말레이시아 반도와 인도네시아가 합쳐지는 태평양이라고 했다. 레무리아-인도는 모든 문명이 시작된 아버지 대지이며, 레무리아-인도네시아어머니 같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은 레무리아도 현대 문명과 인간의 원천지인 에덴동산, 즉 낙원과 같은 뜻으로 풀이했고 연대도 축소해 약 2만 년 정도로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레무리아 대륙과 아틀란티스 대륙이 합해지자 아틀란티스 대륙은 보다 힘을 받게 되었다. 아틀란티스 대륙 발견의 기회가 그만큼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