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4) : 먼로의 자살(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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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형제와의 만남>

마릴린 먼로는 아서 밀러와 이혼 후 촬영 중에 대본을 못 읽을 정도로 각성제 및 음주를 하여 정신이 망가지고 있었는데 바로 그때 대단한 형제를 만난다.

당대의 정치가인 케네디 형제들이다. 존 케네디(1917〜1963) 약어로 JFK가 보다 더 알려졌지만 미국의 제35대 대통령으로 1961년에 당선되어 1963년에 암살당했다.

그들의 케네디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이었다. 케네디와 먼로 사이의 뚜쟁이 노릇을 한 사람은 그의 동서인 피터 로포드이다. 그런데 케네디는 천하의 바람둥이로 알려지는데 그를 거쳐 간 유명배우로는 오드리 헵번, 제인 맨스필드, 엔지 디킨슨, 주디스 엑스너 등도 있었다.

문제는 마릴린 먼로였다. 그녀는 자신이 케네디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간다고 믿기 시작했다. 마릴린 먼로와의 밀회장소는 카라일 호텔의 대통령 전용 펜트하우스였고 케네디의 대통령 취임 후, 두 사람은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여행도 했다. 그녀의 변장술이 너무나 뛰어나 그녀가 영화배우 먼로라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도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1962년 5월 19일은 특별한 날이다.

 

마릴린 먼로의 특별출연

마릴린 먼로는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케네디 대통령의 45번째 생일 파티에 특별 출연해 'Happy Birthday Mr President'라는 자작곡을 부른다. 이날 그녀는 속옷도 입지 않은 채 꽉 끼는 금색의 실크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대통령을 비롯한 좌중을 놀라게 했다. 매혹적인 몸짓과 아름다운 그녀의 목소리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모든 이를 홀리기에 충분했고 공식적으로 이들의 만남은 이때가 마지막이다.

 

마릴린 먼로의 실크드레스

이 날을 많은 사람들이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시 입은 실크드레스 때문이다.

이 옷은 실크 재질에 수많은 인조 다이아몬드인 라인 스톤과 금박 장식 수천 개가 달린 의상이었다. 마릴린 먼로의 몸매를 꽉 끼게 만든 의상이란 점에서 수많은 수집 애호가들의 관심을 불렸는데 이 옷은 1999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14억에 팔렸으며, 2016년 11월 줄리어스 옥션 경매에 다시 등장하여 57억 원에 낙찰되었다. 그녀의 명성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마릴린 먼로와 로버트 케네디

먼로는 자신이 케네디가의 며느리가 될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고 집착이라 느껴질 정도로 진지했다고 알려진다. 먼로는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재클린에게 “당신 남편(케네디)이 나와 잠자리를 가졌으며 가족을 떠나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클린은 “당신이 잭(케네디)과 결혼한다면 대단하겠군. 백악관에 들어온다면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고 모든 문제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고 한다.

그러나 케네디는 섹스와 사랑을 혼동하는 타입의 사람이 아니었다.

미국이라는 막강한 제국의 대통령이 된 케네디가 그를 미국 대통령이 되도록 조력한 재클린과 이혼하면서까지 그녀와 결혼하여 정치 경력을 망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알려지기는 케네디가 FBI 국장으로부터 먼로와 정사를 나누는 것이 모두 감시되고 있다는 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먼로와의 관계를 끝냈다고 한다.

변심한 케네디 대통령을 대신하여 접근한 사람이 그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다. 존 케네디가 소개해주었다는 말도 있는데 그는 먼로를 동정하기 시작했고 마릴린 먼로와 사랑에 빠져 들었다는 말도 있지만 로버트 역시 그녀에게 진지한 사람은 아니었다.

로버트 F. 케네디(1925~1968)

신경 쇠약에 걸린 마릴린은 점점 더 수면제와 술에 의존하였고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렸다. 당시에 먼로는 「아내는 살아 있었다」라는 영화를 찍고 있었는데 먼로는 세트장에 몽롱한 상태로 나타나 대사도 제대로 외우지 못했다.

이 영화는 20세기폭스사가 심혈을 기울이는 작품이었으므로 마침내 그녀는 배역을 빼앗겼고 촬영은 중지되었다. 자신의 배우 생활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로버트와의 사이에 임신한 아이를 중절하자 초조함을 느끼고 정신이 이상해졌고 이것이 자살의 동기 중에 하나라는 추측이다.

 

마릴린 먼로의 임신

그런데 근래 마릴린 먼로가 임신한 아이는 로버트 케네디가 아니라 존 케네디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연예주간지 <내셔널인콰이어러>는 1960년 7월 8일에 찍힌 사진 속에서 먼로의 아랫배가 유난히 볼록해 보였는데 이는 케네디의 아이를 임신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사진 속에서 먼로는 타이트한 스커트를 입고 있었으며, 실제 아랫배 부분이 볼록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동안 할리우드 관계자는 ‘먼로가 배우 이브 몽땅과 함께 영화 「사랑을 합시다」를 촬영하던 도중에 임신했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아서 밀러와 결혼한 상태였지만 먼로는 동시에 케네디와도 불륜 관계였는데 아서 밀러도 뱃속의 아이가 이브 몽땅의 아이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먼로와 케네디가 처음 만난 것은 1954년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파티라고 한다. 당시에 케네디는 유망 정치인 중 한 명인데 케네디가 대통령이 된 후에도 꾸준히 관계를 지속했다.

먼로가 조 디마지오는 물론 아서 밀로와 결혼 중에도 몰래 케네디와 바람을 피웠는데 1960년 7월 중순, LA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가하고 있던 케네디를 비밀리에 만난 먼로는 그 자리에서 임신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케네디는 당시 경쟁 후보였던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으므로 그 어떤 스캔들도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케네디는 먼로에게 낙태를 말했고 먼로는 하는 수 없이 이 말에 동의했다고 한다. 1960년 8월, 먼로는 중절 수술을 했으며 영화 촬영도 중단한 채 열흘 간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공식적으로는 ‘과로’ 때문이라고 입원 이유를 밝혔다. 한편 먼로와 케네디 사이에 아이가 있었던 사실은 재클린 케네디조차도 까맣게 몰랐던 것으로 알려진다.

여하튼 케네디 형제로부터 바람 맞았을 때 그녀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전 남편 조 디마지오라고 한다. 마릴린은 그와 다시 결혼할 것을 결심한다.

 

<부지기수의 살해 용의자>

두 사람의 결혼을 3일 앞둔 1962년 8월 5일 새벽 마릴린 먼로의 가정부였던 유니스 머레이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자 먼로의 주치의 랠프 그리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슨은 LA의 브렌트우드에 있는 먼로의 집으로 곧바로 달려왔는데 그는 마릴린이 침대 위에서 알몸의 변사체로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주치의 랠프 그린슨

공식적인 먼로의 사망 요인은 수면제과다복용 즉수면제 넘뷰탈 과다 복용에 의한 중독이다. 검시관은 토머스 노구치였는데 그는 자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혈액과 간장에서 많은 양의 펜토바르비탈(넘뷰탈)이 검출되었다고 발표되었는데 엥젤버그는 전날 그녀에게 50정의 펜토바르비탈을 주었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실제로 두 번이나 자살 시도를 했다. 수많은 조사에 의한 결론은 세 번째 시도가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릴린 먼로가 자택 침실에서 수화기를 쥔 사체로 발견되자 그녀의 사망은 곧바로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장 석연치 않은 의혹은 우선 시간 관계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그녀가 8월 4일 늦은 밤에 죽은 것인지 5일 새벽에 죽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들을 바탕으로 정황을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8월 3일 그녀는 주치의 중 한 명인 하이면 엥겔버그로부터 수면제 처방전을 받았다. 그리고 8월 4일 먼로의 주치의 렐프 그린슨은 브렌트우드에 있는 먼로의 집을 방문했다. 우울증 증세를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그는 오후 5시에 집을 나섰다. 오후 7시에서 7시 15분경 조 디마지오 주니어가 먼로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조 디마지오의 아들로 당시 해병대 복무 중이었는데 그가 먼로에게 헤어진 여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후 인터뷰에서 통화 당시 먼로의 목소리는 매우 밝았으며 약간 들떠 있는 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7시 30분 먼로에게 피터 로포드가 전화했다.

피터 로포드(1923~1984)

그는 당대 인기 배우이자 엔터테이너로 사교계 인사인데다 케네디 대통령의 매제였다. 그가 먼로를 케네디에게 소개해 주었는데 여러 파티와 로포드의 집에서 먼로는 케네디와 만났다. 그날 로포드는 먼로에게 자신의 저녁 만찬에 오라고 말했지만 먼로는 낮에 이미 참석할 수 없다고 말한 상태였다. 로포드는 재차 전화를 했는데 그는 당시 먼로의 말투가 불명확했으며 15분 정도 통화를 했는데 대화가 이어질수록 점점 알아듣기 힘들었는데 먼로가 갑자기 ‘굿바이’라 말하며 전화를 끊어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통화중이었다고 증언했다. 통화 기록에 의하면 그 전화가 마지막이었다.

8시경 로포드는 먼로의 가정부인 유니스 머레이에게 전화를 걸어 먼로의 상태에 대해 질문하자 그녀는 먼로의 상태가 괜찮다고 말했다. 확신하지 못한 로포드는 그날 밤 계속 직접 먼로를 만나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고 10시 30분 먼로의 홍보담당자였던 아서 제이콥스는 먼로의 변호사인 루딘으로부터 먼로가 약물 과용상태라는 전화를 받는다.

제이콥스는 당시 콘서트에 참석하고 있었는데 곧바로 자리를 뜬 후 2일 간 잠적한다. 추후에 그는 먼로의 죽음에 대한 미디어 보도를 날조하는데 있어 정부 관료들을 도왔다고 말했다.

먼로의 사인에 본격적인 의문이 제기되자 그야말로 엄청난 폭풍을 불러일으키면서 각종 의혹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우선 8월 5일 새벽 1시 먼로의 변호사인 루인은 어떻게 알았는지 피터 로포드에게 먼로의 죽음을 알렸다. 그는 수면제 과용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새벽 3시에 가정부 머레이는 주치의 랠프 그린슨에게 연락하였는데 그녀는 무언가 낌새가 이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으며 그린슨은 3시 40분에 도착했고 먼로가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

그는 곧바로 또 한 명의 주치의인 엥겔버그에게 연락했다. 경찰이 도착한 건 4시 30분, 그런데 수면제 과용이라고 추후에 발표되었지만 처음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방에서 수면제를 먹을 때 사용했을 물잔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추후에 침대 밑에서 발견되었다고 발표되었다.

문제는 검시관 토머스 노구치다.

그는 먼로의 내장에서 어떤 캡슐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수면제에 의한 위장 탈색 현상도 없었다. 그의 부검에 의하면 먼로는 입으로 약을 삼킨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혈중 농도 즉 펜토바르비탈의 농도는 최소한 10명을 죽일 수 있는 양이었다. 한편 먼로는 엎드린 상태로 발견되었는데 산소 결핍으로 혈액이 검푸르게 변하는 ‘치아노제‘ 증상이 없었다. 이것은 먼로의 죽음이 상당히 빨리 진행되었다는 증거였다.

먼로의 죽음은 워낙 큰 파장을 갖고 있으므로 그녀가 죽기 마지막 시각마다 재구성되었는데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도 속속 발표되었다. 먼로의 헤어드레서인 시드니 길라로프가 8시 30분에 먼로와 통화를 했고 먼로와 잠시 연인 관계였던 호세 블라노스와 9시 30분에 통화를 했다. 그런데 그와 전화를 하던 중 집의 출입구 쪽에서 뭔가 소동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한 후 통화가 끊겼다고 했다. 이 말은 9시 30분 이후 무언가가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의사 가이 호켓의 말은 더욱 사건을 혼동스럽게 만든다. 그는 8월 5일 5시 30분 경 먼로의 집에 도착했는데 이때 이미 사후 경직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를 근거로 하면 먼로의 사망시간은 8월 4일 9시 30분부터 11시 30분 사이였다. 그런데 먼로의 홍보담담자인 아서 제이콥스가 변호사 루딘으로부터 먼로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은 것은 10시, 이 당시 무언가 일어났다는 것을 변호사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특히 가정부 머레이의 사위인 노먼 제프리스가 먼로의 사망 시각에 먼로의 집에서 머레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는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와 두 명의 남자가 먼로의 집에 들어와 머레이와 제프리스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들은 곧바로 옆집으로 옮겼는데 로버트 케네디가 집에서 나온 시간은 10시 30분 경이었다. 그들이 나가자 머레이와 제프리스는 나체 상태의 먼로가 침대에 엎드려 있는 것을 발견했고 곧장 911에 연락했으며 구급차와 도착했을 때 먼로는 코마 상태였는데 근처의 산타모니카병원에 옮겼을 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설명되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먼로의 시신은 영안실이 아니라 곧바로 먼로의 집으로 돌아왔고 누군가에 의해 철저하게 은폐가 이루어졌다. 먼로의 일기장과 노트는 사라졌고 이후 다음날 아침 앰뷸런스가 와서 경찰이 조사했고 이후 검시가 이루어졌다.

검시의 책임자인 테오도르 커페이는 수면제과용으로 인한 자살로 결론을 내렸지만 검시관들은 먼로가 수면제를 복용하고 한동안 살아 있었다고 주장했다. 간에서 약 13밀리그램의 넴뷰탈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대사 작용에 의해 약 성분이 간에 도달해 분비되는 과정이었다. 즉 먼로는 다량의 수면제를 삼켜 즉시 사망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한편 주사에 의해 주입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었지만 바늘자국이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검시관의 주목을 받은 것은 위장 안에서 넴뷰탈 특유의 노란색 캡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결장 부분에 비정상적인 변색이 있었는데 검시관들은 관장에 의해 강한 약 성분이 체내에 흡수되었을지 모른다고 추정했다.

 

조 디마지오가 남긴 장미꽃

시간적으로 보아 로버트 케네디가 강압적으로 먼로를 살해했다는 설명도 된다.

먼로의 타살설이 큰 힘을 받는 것은 먼로가 조 디마지오와 재결합하고 차기 출연작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자살했다니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